2012년 8월 2일 목요일

구글은 왜 와일드파이어 인수할까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인수 행태를 보면 단순히 기술/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경쟁사를 훼방할 속셈으로 인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애플이 삼성의 보안 협력사인 오쎈텍을 인수했죠. 간밤에는 구글이 페이스북 마케팅 파트너인 와일드파이어 인터랙티브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이곳에 페이스북 창업자/CEO 저커버그의 여동생 애리얼 저커버그가 일한다는 점이죠.


구글의 와일드파이어 인수 (올씽스D 기사). 구글은 지난 6월 버디미디어 인수에 실패했으나 이번엔 버디미디어 경쟁사인 와일드파이어 인수에 성공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광고 노출을 대행하는 기업이다. 소식통은 인수가격이 2억5천만 달러쯤 된다고 알려줬다. 구글은 더블클릭/AdX 등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에 와일드파이어를 통합하려 할 것이다. 광고주한테 소셜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 중 택하게 할 수 있다. (와일드파이어 발표: 직원 400명...)

저커버그의 여동생 이젠 구글 직원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 저커버그의 세 누이 중 막내인 애리얼이 와일드파이어에서 제품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구글이 와일드파이어를 인수함에 따라 애리얼은 조만간 구글 직원이 돼 오빠한테 불리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애리얼은 페이스북에서 함께 일하자는 오빠의 권유를 뿌리치고 처음부터 제 길을 갔다.

와일드파이어는 페이스북 염탐에 어떻게 도움 되나 (비즈니스 인사이더). 페이스북 내부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페이스북이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염탐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독차지해온 소셜미디어 마케팅비를 잠식할 수 있다. 구글은 와일드파이어 팀을 통해 페이스북이 어떤 새로운 광고 제품을 제공하는지 엿듣고, 와일드파이어가 광고 캠페인을 진행할 때마다 광고 및 소비자 행태에 관한 데이터를 볼 수 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만한 시츄에이션입니다. 저커버그 여동생은 구글을 위해 일하기는 어렵겠죠. 스스로 떠나지 않는다면 구글이 밀어낼 거라고 봅니다. 구글은 와일드파이어를 통해 페이스북을 염탐하려 할 테고 페이스북은 경계를 늦추지 않을 테고... 구글과 페이스북 간의 일만은 아닙니다. 삼성과 애플 사이에도 이런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인수가 기술/인재를 보강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경쟁사 마케팅을 무력화시키고 경쟁사를 염탐하는 수단도 된다... 이런 것을 "전략적 인수"라고 해야겠죠. [광파리]



(추가) 와일드파이어에는 저커버그의 막내 여동생 애리얼 뿐만 아니라 매제(여동생 돈나의 남편)인 해리 슈미트도 다닙니다. 저커버그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회사... 누나 랜디가 트위터에서 이 사실을 말했습니다. “이젠 저커버그 집안 사람이 페이스북보다는 구글에서 더 많이 일하는구만. 웃긴다.” 물론 동생 애리얼과 제부 해리를 두고 하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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