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5일 토요일

아이폰5 취재후기(4): 인상 깊었던 세 가지


아이폰5에서 혁신적인 것은 없었다고 했지만 신제품 시연장에서 만져보면서 놀랐던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파노라마 촬영 기능, 둘째는 새가 하늘을 날면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플라이오버' 3D 건물, 세번째는 제품 디자인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파노라마 기능은 이미 일부 안드로이드폰에 적용된 걸로 압니다. 제가 직접 사용해보지 않아 비교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아이폰5의 파노라마 기능은 압권이었습니다.

우선 촬영하기가 편했습니다. 바탕화면에 있는 카메라 앱을 누른 다음 화면 상단에 있는 ‘옵션'→'파노라마 촬영' 순으로 누르고 찍고 싶은 곳을 향해 이쪽에서 저쪽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나서 ‘완료'를 누르면 됩니다. 길다란 사진이 뜨는데 가로화면으로 보면 좋습니다. 서너 차례 찍었는데 한결같이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240도까지 촬영할 수 있고 화질은 최대 2800만 화소라고 하더군요. 다음이 제가 찍은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그동안 아이폰4를 쓰면서 카메라 성능이 불만이었습니다. 밝은 곳에서는 사진이 잘 나옵니다. HDR 기능도 좋고요. 그런데 어두운 곳에서 찍을 땐 잘 안나옵니다. 스티브 워즈니악도 갤럭시S3나 드로이드 레이저에 비해 사진이 잘 안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링크). 카메라 기능이 아이폰4S에서 좋아졌다고 하던데, 아이폰5에서 저조도 촬영 기능이 더 개선됐다고 합니다. 여기에 파노라마 촬영 기능까지 추가된 것입니다.



플라이오버(flyover)도 신기했습니다. 반응속도가 아주 빨랐습니다. 손가락으로 밀고 당기면 도심 한복판의 입체 건물이 시시각각 다르게 보였습니다. 손가락 두 개를 스크린에 대고 틀면 방향도 바뀝니다. 샌프란시스코 행사장 주변과 파리 시내를 둘러봤습니다. 그런데 플라이오버는 미국에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런 된장. 물론 플라이오버는 아이폰5의 기능이라기보다는 iOS6 기능이고 지난 6월 iOS6 발표할 때 포함됐죠.



셋째, 아이폰5 디자인. 후기 (1)회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아이폰5의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폰5를 보면서 스티브 잡스가 떠난 후에도 조니 아이브가 밀려나지 않았구나...생각했습니다. 아이브 아시죠? 애플 디자인 총책인 영국인 부사장(SVP). 최근 마운틴라이언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놓고 애플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아이폰5를 보니 아이브의 입김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아이폰5는 A6를 탑재해 속도가 2배 빨라졌고 4세대 이동통신 LTE를 지원합니다. 배터리 소모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두께를 18%, 무게를 20% 줄였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애플은 독커넥터, 심카드, 프로세서 등을 줄이고, 음성+데이터 원칩을 채택했습니다. 인셀(in-cell) 기술을 도입해 디스플레이 두께도 줄였습니다. 시연장에는 아이브도 나타났다고 하던데 이 곰팅이는 보질 못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겠습니다. 귀국 비행기 안에서 읽었던 워싱턴포스트 기사. 아이폰5를 만져보고 있던 한 여성은 아이폰5 새 디자인이 손이 작은 사람들한테 얼마나 제격이냐며 계속 떠벌였다. “다른 아이폰은 죄다 남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손이 크지 않으면 쉽게 떨어뜨리죠… 마침내 여성용 아이폰이 나왔어요.” ㅎㅎ 그동안 아이폰 사용하면서 남성용이란 생각은 안해봤는데 듣고 보니 일리는 있는 것 같습니다. [광파리]


댓글 8개:

  1. 광파리님... iOS6를 미리 써보고 있는 입장에서... 미국 말고 호주, 영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 맵도 Fly-over기능이 되기는 합니다. 현지 업체와 제휴를 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어떤 업체랑 손 잡을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한 가지 부탁좀 드리겠습니다. 영문 블로그 (http://tbalancer.blogspot.com)에 지금쓰신 글 좀 '우라까이'해서 좀 제 생각을 Add해서 글을 적어봐도 괜찮으련지요. 동의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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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영문 블로그... 대단하십니다. 이까짓 잡글인데...편할대로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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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잡글이라니요 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그럼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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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갤럭시S3 파노라마 촬영도 아이폰5와 거의 비슷하게 작동하는 것 같은데요. 지난 금용일 회사 워크샵가서 주변 경치를 찍었었는데 멋지게 나오더라구요...이건 안드로이드가 먼저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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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아요. 안드로이드가 먼저인 건 많죠. 파노라마 뿐만 아니라 NFC도 먼저, 800만 화소도 먼저, 2기가도 먼저, 쿼드코어도 먼저... 하드웨어는 삼성이 잘하죠. 애플이 잘하는 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고요. 단순 스펙 비교로는 판별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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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워싱톤 포스트 가봤는데 인용하신 부분 중에서 All the other iPhones... 부분은 다 빠져 있네요. 기사가 수정이 된 것인지.
    솔직히 손 작은 사람한테 아이폰5가 특별히 유리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좌우 사이즈는 4/4s 거의 그대로이고 아래위로만 커진거니 이게 잡기가 더 편해진다는 게 말이 안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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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립감이 좋아진 건 사실이에요. 더 얇아지고 가벼워져서...아이폰4 쓰는 저의 경우 그냥 느낄 수 있었어요. 쌩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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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iquid metal은 적용 되지 않은 건가요?
    출시 이후 관련 내용 언급을 찾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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