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9일 월요일

에릭 슈밋 "창의적·열정적인 인재 뽑아 위대한 제품 만들게 해야"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구글. 임직원이 4만명이 넘는 거대 기업이 된 지금도 구글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놓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최근 출간됐다. ‘구글에서는 어떻게 일하나(How Google Works)’. 에릭 슈밋 구글 회장조너선 로젠버그 전 부사장(현재는 구글 고문)과 함께 썼다.

슈밋과 로젠버그는 한 달쯤 전부터 책 내용을 자사 소셜 서비스 사이트인 구글+에 조금씩 소개했다. 구글이 모바일 혁신을 주도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구글에서는 어떤 인재가 일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는지 등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책이 출간되지 않았다. 두 사람이 구글+에 올린 글을 중심으로 책 내용을 소개한다.


영리하고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인재

구글은 채용 원칙이 확실하다. ‘영리하고 창의적인 인재(smart creatives)’를 뽑아 믿고 맡긴다. 영리할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인재라야 한다. 구글은 이들에게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말하도록 유도하고 끊임없이 실험하게 한다. 열정까지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 슈밋과 로젠버그는 ‘열정적인 인재’에 관해 구글+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기업은 열정적인 사람을 뽑고 싶어한다. 열정적인 사람이라야 난관에 처할 때 꿋꿋하게 버티고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애를 쓴다. 열정적인 사람들은 열정을 말로 떠벌리지 않는다. 열정을 가슴에 품고 있다. 이들이 뭔가를 좋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열정적인 사람은 기회가 생기면 (생각을) 기꺼이 말한다.' (링크)

영리하고 창의적인 인재는 기술 지식과 사업 경험과 창의성을 결합할 줄 안다. 정보는 널려 있고 고객과 접촉할 기회가 많고, 분석수단도 막강하다. 제품을 신속하게 개선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다 갖춰졌다. 슈밋은 ‘디지털 세상에서는 이들은 훨씬 많은 것을 훨씬 빨리 해낼 수 있다’며 이런 인재가 팀에 필요하다고 썼다. (링크)


‘위대한 제품’이라야 성공한다

로젠버그가 구글+에 책을 소개하며 초기에 올린 글도 눈길을 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에서는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은 제품이 아니라 위대한 제품(great works)이 성공한다. 힘의 균형이 기업에서 소비자로 넘어갔다. 성공하려면 월등한 제품을 내놓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려면 영리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 (링크)

슈밋은 ‘위대한 제품’이라야 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경쟁사를 따라 하는 전략으로는 떡고물을 더 얻어먹을 수 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진 못한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앞서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원하는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데 총력을 쏟는 것이다.’

경쟁 관련 이야기도 재미있다. 대다수 기업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쏟지만 구글은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택한다. 슈밋은 안드로이드를 예로 들었다. 2008년 안드로이드를 내놓을 때만 해도 수백만명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지금은 안드로이드 덕분에 10억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링크).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라

슈밋은 지도자의 덕목에 관한 대목도 구글+에 공유했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조직원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는 자기가 공유해선 안될 예민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리하고 창의적인 인재에게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줘야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링크)

이 대목에 첨부된 카툰이 재미있다. 지도자로 보이는 사람이 (영리하고 창의적인) 두 직원에게 퍼즐 조각 3개만 던져주면서 퍼즐을 맞추라고 말한다. 지도자는 퍼즐이 가득 담긴 상자를 껴안고 있다. 직원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카툰 하단에는 이렇게 씌여 있다. ‘기업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해야 한다.’ (링크)


슈밋은 경영 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략적 원칙을 확고히 세워놓고 여기에 기반해 사업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연성 없는 경영학 교과서 스타일의 상명하달 계획으로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고 했다. 직원들에게 전략적 원칙만 확실하게 알려주고 여기에 맞춰 재량껏 일하게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링크) [광파리]



* 한국경제신문 9월30일자 C7면에 실은 글을 블로그에 옮겨 실었습니다.
* 원서를 읽어보고 싶다면 구글플레이에서 살 수 있습니다.

2014년 9월 27일 토요일

컨슈머리포트의 아이폰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전문 번역)

#벤드게이트. 오늘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이제와 집에 돌아와 컨슈머리포트를 읽었습니다. 골자는 대부분 읽으셨겠지만 비교적 객관적인 평가일 것 같아 간추립니다.

제목: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생각 만큼 구부러지진 않는다.
부제목: 삼성, LG, HTC의 비교 되는 모델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다.

이틀 전에 한 남자가 아이폰6 플러스를 맨손으로 구부리는 모습의 동영상이 나와 인터넷에서 확산됐다. 매우 심각한 문제인 것 같았다.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는데 대부분 매우 비과학적이었다. 우리는 비과학적인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실험실 기구를 사용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비교될 만한 스마트폰도 함께 테스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테스트를 했다. 아이폰 두 모델은 인터넷 소동을 통해 알려진 것보다는 강한 것 같다.

우리 테스트

스트레스 테스트를 위해 ‘삼점 구부리기 테스트(three-point flexural test)’라는 방법을 사용했다. 폰을 양쪽 끝 두 지점에서 지지하고 위쪽 제3의 지점에서 힘을 가했다. 비디오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정밀한 인스트론 압착 테스트 기계를 사용해 측정했다.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와 함께 LG G3, 삼성 갤럭시노트3, HTC 원(M3)도 테스트 했다. 옛 아이폰은 어떤가 궁금해 하실 것 같아 아이폰5도 테스트 했다. 각 기종별로 한 대씩 샘플로 사용했다.

어제, 우리가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벤드게이트 논란은 계속됐고 애플은 일부 기자들을 자기네 실험실로 초청해 아이폰 스트레스 테스트를 어떻게 하는지 보여줬다. 이걸 보고 쓴 기사를 보면 애플이 사용하는 테스트 중 하나는 우리가 하는 것과 똑같은 ‘삼점 구부리기 테스트'이고 똑같은 인스트론 장비를 사용하고 있었다.

기사를 보면 애플은 아이폰6 플러스의 구부러짐을 테스트하기 위해 25kg(55파운드) 의 힘을 가한다고 한다. 여기서 55파운드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 인스트론 장비를 사용해본 결과 연필 3개를 부러뜨리는데 들어가는 정도의 힘이라는 걸 확인했다.

컨슈머리포트는 테스트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 55파운드보다 훨씬 많은 힘을 가했다. 처음엔 약하게 힘을 가했다. 30초 동안 10파운드 힘을 가한 뒤 힘을 뺐다. 그리고 나서 10파운드씩 올려가면서 폰이 어느 시점부터 형체가 달라지기 시작하는지 주목했다. 각 폰의 스크린이 케이스에서 떨어지면 테스트를 멈췄다.

결과

우리가 테스트한 모든 폰이 나름대로 매우 단단했다. 우리 테스트에서는 아이폰 신제품 2종 가운데 (아이폰6보다) 아이폰6 플러스가 더 강했는데 힘이 90파운드(40.8kg)에 달했을 때 형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힘이 110파운드(49.9kg)에 달했을 때 스크린과 케이스가 떨어졌다. 이 수치는 (대체로 강하고 튼튼한 폰으로 여겨지는) HTC 원보다는 약간 높다. 아이폰6보다도 약간 높다. 그러나 다른 폰보다는 약했다.

우리가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LG G3와 삼성 갤럭시노트3는 매 단계에서 힘을 가한 뒤 멈추면 완벽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130파운드(59.0kg)에 달했을 땐 G3도 케이스가 떨어졌다. 노트3는 150파운드(68.0kg)에서 스크린에 금이 갔다. 여기서 작업을 멈췄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일부 폰은 인스트론 장비의 힘에 의해 심각한 손상이 난 상태에서도 계속 작동했다. 일부 폰은 스크린에 불이 들어왔고 터치하면 작동했다. 한 폰은 심지어 통화도 됐다.

아래는 처참하게 망가진 스마트폰 사진이다. 이 모든 폰이 이런 정도의 손상을 입기까지는 매우 강한 힘이 가해졌다는 사실을 유념하길 바란다. 파괴되지 않는 것은 없다. 우리는 테스트 대상 어떤 폰이든 정상으로 사용할 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컨슈머리포트.jpg

핵심만 메모하려 했는데 거의 전문을 옮겼습니다. 의역한 대목도 있지만 웬만하면 원문에 충실하려고 했습니다. 컨슈머리포트의 테스트 결과에 대해서는 각자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의 권위있는 소비자단체로 애플이 아이폰4를 내놓아 ‘안테나게이트'가 터졌을 때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며 추천하지 않아 화제가 됐습니다. [광파리]

2014년 9월 10일 수요일

애플 아이폰 신제품 및 애플워치 소개 동영상 모음

애플이 간밤에 신제품 발표 이벤트를 하면서 여러 동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애플워치에 관한 동영상입니다. 신제품 소개 동영상과 광고 동영상입니다.

아이폰 신제품 소개 동영상:





아이폰 신제품 광고 동영상:





애플워치 소개 동영상:






애플 퍼스펙티브:


애플워치: 패션과 테크를 결합해 새 카테고리를 만드나

애플이 간밤에 아이폰 신제품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애플의 첫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를 발표했습니다. 모바일 결제 솔루션인 애플페이도 내놓았습니다. 애플 에코시스템을 강화하는 변화가 많았습니다.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가량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신제품을 발표했고 실황을 애플닷컴 사이트에서 생중계했습니다.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은 에티 큐 부사장(SVP)이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와 애플페이를 발표하고 내려간 뒤 "One more thing"이 있다면서 애플워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애플워치 개요는 팀 쿡이, 디자인 설명은 조니 아이브 부사장(SVP)이 동영상으로 했고, 상세 설명은 애플워치 개발을 주도한 케빈 린치 상무(VP)가 했습니다.



애플워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데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디자인도 재밌고 기능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운동/건강 측정은 기본.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고, 길안내 받을 수 있고, 호텔 방 키로도 쓸 수 있고, 음성으로 전화 걸고 문자 보낼 수도 있고... 웨어러블 기기에서 바랬던 기능이 대부분 포함됐습니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여는 단초가 될 수 있을지.

애플이 애플닷컴에 올려놓은 애플워치 설명을 간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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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는 사람과 기술 관계에서 새로운 장을 연다. 지금까지 애플이 만든 것 중에서 가장 퍼스널한 제품이다. 착용 기기로는 첫 제품이다. 착용 기기는 책상에 놓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기기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애플워치에는 스타일 상의 기호를 광범위하게 반영했다. 애플워치, 애플워치 스포트, 애플워치 에디션 3종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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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플워치는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 사파이어 크리스탈. 스타일이 멋진 다양한 줄. (2) 애플워치 스포트는 산화피막 처리한 알루미늄 케이스. 실버나 그레이 색상. 아이온X 글라스. 컬러풀하고 내구성 좋은 줄. (3) 애플워치 에디션: 18캐럿 골드 케이스. 옐로우나 로즈. 사파이어 크리스탈. 정교하게 다듬은 줄. (애플워치는 대중 브랜드, 애플워치 스포트는 중간 브랜드, 애플워치 에디션은 하이 브랜드...케이스와 줄로 차별화했습니다.)



손목에 차는 기기에 강력한 성능을 넣는다는 것은 디자인 측면에서는 큰 도전이었다. 훨씬 더 창의성을 발휘해야 했다. 디지털 크라운은 다기능 입력장치이다. 이걸 이용해 확대하거나, 스크롤하거나, 선택할 수도 있다. 아이팟에서 클릭휠, 맥에선 마우스가 특징이었듯이 디지털 크라운은 애플워치를 상징하는 기능이다. 애플워치용 OS를 완전히 새로 개발했다. 팔 거리에서 읽기 쉬운 폰트를 채택했고, 압력에 민감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택, 손가락 터치로 잘 작동하게 했다. (디지털 크라운이 애플워치의 차별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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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시간. 고품질 시계는 오래 전부터 시간이 매우 정확하다. 애플워치도 그렇다. 세계표준시간과 50밀리초도 틀리지 않게 각종 기술을 적용했다. 여행할 땐 애플워치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자동으로 전환한다. 일정을 미리 알려주는 기능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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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신속히 연결. 애플워치는 손목에 차기 때문에 좀더 편리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살갗에 닿기 때문에 알림을 좀더 잘 전할 수 있다. 문자가 들어올 때 살짝 두드리기만 해도 알 수 있다. 기존 기기로 불가능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게 해준다. (문자, 이모지, 그림 등으로 답신할 수도 있습니다.)


운동/건강 측정. 운동량을 좀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애플워치는 단순히 걸음 수와 같은 운동량만을 측정하는 게 아니다. 운동의 퀄리티도 측정한다. 액티비티 앱에 있는 3개의 고리는 상황을 한 눈에 보여준다. 이걸 보면 덜 앉아 있게 되고, 더 움직이고 더 운동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워크아웃 앱도 있다. 애플워치는 여러분이 얼마나 어떻게 운동하는지를 보고 적합한 운동량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하게 해준다.


지갑 없는 지갑. 애플워치에서 애플페이로 결제하면 더 편하고 안전하다. 손목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한 번 설정해두면 미국 수십만 개 매장에서 신용카드 직불카드 대신 사용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패스북에 입장권 탑승권 로열티카드 등을 모아놓을 수 있고 신용카드 직불카드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가 안전한 것은 카드 번호를 상인과 공유하거나 전송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워치에서는 각 카드에 기기계정번호를 만들어 구매를 할 땐 이 숫자가 보안코드와 함께 결제에 사용된다. 애플워치로 결제하려면 디지털크라운 옆에 있는 버튼을 더블클릭하고 비접촉 판독기에 팔을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애플은 이 서비스를 위해 아멕스, 비자, 마스터카드 등과 제휴를 맺었습니다. 일단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미국 내 결제의 80% 가량은 애플페이로 커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애플워치에 애플페이 결제 기능이 들어가면 지하철이나 버스 탈 때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폰을 꺼낼 필요 없이 애플워치를 판독기에 대기만 하면 됩니다. 애플이 가세함에 따라 NFC 방식의 모바일 결제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 같습니다. 또 애플이 애플워치에 적용한 애플페이 같은 방식이 수년 내에 널리 보급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손목도 달라서 애플워치를 2가지 사이즈로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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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지 시계줄. 줄이 다르면 외양도 달라진다. 그래서 다양한 소재로 줄을 만들었다. 버클도 예쁘게 만들었고 잠금부분도 완벽하게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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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는 화면이 다양하다. 전통적인 시계 디자인도 있고 재미있는 캐릭터 화면도 있다. 대부분 화면은 맞춤형으로 살짝 바꿀 수도 있다. 색상을 바꾼다든지 디자인 요소를 바꾼다든지 기능을 추가한다든지. 애플워치는 하나이지만 보여주는 화면은 수백만개가 될 수 있다. (옷차림에 맞춰서, 기분에 따라, 취향에 따라) 맘에 드는 걸 고르면 된다.

이것이 무얼 의미할까요? 애플은 애플워치를 단순히 시계로 보지 않고 패션 아이템으로 봤다는 얘기겠죠. 똑같은 시계를 날마다 차고 다니면 질리고, 옷과 어울리지 않을 때도 있고, 남과 똑같으면 싸구려 느낌도 들고... 애플이 애플워치 얼굴(화면)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크기를 2가지, 몸체를 3가지, 줄을 6가지 준비한 것은 패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옷차림에 따라, 기분에 따라 바꿔 써라, 매일 아침 립스틱 색상 고르듯, 넥타이 고르듯 바꿔 사용하라는 얘기겠죠. 이런 점에서 애플이 방향을 잘 잡았다고 봅니다.)

애플 이벤트 행사 사진 몇 장 첨부합니다.


아래는 애플이 발표한 동영상입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애플워치는 독립기기가 아니라 아이폰과 연동하는 기기입니다. 아이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둔 채 사용한다는 얘기지요.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 뿐만 아니라 기존 아이폰5s, 아이폰5와도 연동합니다. 기존 아이폰5나 아이폰5s 사용자도 애플워치를 사용할 수 있겠죠. 가격은 349달러부터이고, 내년 초 판매를 시작합니다.

앞에서 애플페이에 관해 언급했습니다만 이건 삼성이든 샤오미든 수년 안에 결코 따라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애플은 이미 아이튠즈를 통해 수억 개의 신용카드 계정을 확보해둔 상태입니다. 이걸 토대로 아멕스, 비자, 마스터카드를 설득하는데 성공했고 타겟 등 주요 소매점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모바일결제 비즈니스는 카드사 설득해야 하고, 유통업체 설득해 인프라 교체하게 해야 하고, 소비자들 설득해야 하고... 이 세 가지를 하려고 백방으로 뛰다 보면 지치게 마련... 그러다 보면 반쪽짜리 서비스가 되고 맙니다.

삼성한테 갑(甲)인 SK텔레콤도 카드사들이랑 10년 가까이 다투다가 아예 카드사를 인수했죠. 하지만 모바일결제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통업체들은 기존 인프라를 다 버리고 새로 깔아야 합니다. 쉽지 않죠. "단말기에 손목만 대면 결제 끝". 부분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이걸 제대로 실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기업, 애플 아니겠느냐고 썼고, 르코드는 페이팔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썼습니다. 물론 미국 얘기지요. 애플도 한국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봅니다.

웨어러블 기기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한계점을 넘느냐 여부입니다. 그동안 소니 LG 삼성 등이 많은 스마트시계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은 간을 보기만 했죠. 한계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기능은 물론 패션 측면에서도 한계점을 넘어야 할 텐데... 애플워치라면 한계점을 넘을 거라고들 기대했을 텐데 좀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둥그런 디자인이 좋냐 아니냐는 지엽적인 얘기입니다. 지갑을 열게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확인할 게 있습니다. 충전 방식과 배터리 수명입니다. 웨어러블 기기가 아이폰처럼 "짤순이"여서는 곤란합니다. 아이패드처럼 한 달 후에 켜도 켜지는 정도라면 더할나위없고... 일주일 내지 사나흘만이라도 버텨줘야 합니다. 그동안 배터리가 별로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어디서 생산할지 모르겠지만 수율 끌어올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만 해결된다면 애플워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광파리]

2014년 9월 7일 일요일

페이스북, 137개 국가 중 130개에서 1위

페이스북 천하 대단합니다. 세상이 온통 퍼렇습니다. 세계지도가 페이스북 컬러로 도배됐습니다. 이탈리아 블로거 빈첸초 코센차가 ‘소셜 네트워크 세계지도' 2014년 7월판을 내놨습니다. 코센차는 매년 2회 전 세계 소셜 서비스를 국가별로 분석해 1위를 지도에 표시하죠. 반년 사이에 러시아권 라트비아와 몰도바가 함락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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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온통 인디고 블루… 페이스북 로고 색깔입니다. 페이스북을 금지하는 중국, 규제하는 이란, 브이콘탁테가 휩쓸고 있는 러시아, 그리고 서너 개 작은 국가를 제외하곤 페이스북이 모두 1위를 휩쓸었습니다. 137개 국가 중 130개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넷 보급이 미미한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위 지도에 표시돼 있다시피 국가별 소셜 서비스 1위를 가리는 기준은 알렉사 트래픽. 엄밀히 말하면 아주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런 통계를 내는 곳이 없으니 참고할 만합니다. 작년 12월에 비해 달라진 게 두 가지라고 합니다.

(1) 페이스북이 라트비아와 몰도바에서 1위로 올라섰다.
(2) 이란에서 페이스나마가 클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빈코스 블로그에 씌인 내용. 월간활성사용자(MAU)가 13억1700만명인 페이스북. 이번에 조사/분석한 137개 국가 가운데 130개 국가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 권역에서는 브이콘탁테와 오드노클라스니키가 여전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Q존이 휩쓸고 있다. Q존 사용자는 6억4500만명이다.

페이스북이 최근 5년 새 세계를 어떻게 정복했는지는 2009년 6월 지도와 2014년 7월 세계 지도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컬러 지역이 넓어졌습니다.

지도비교.png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 한국부터 달라졌습니다. 2009년에는 싸이월드가 1위로 표시돼 있습니다. 그때는 페이스북에 관해 얘기하면 “친구들이 다 싸이월드 하는데 내가 왜 페이스북 하냐”고 반박하는 이들이 많았죠. 5년 전엔 울긋불긋했던 중남미 유럽 동남아 북아프리카 등도 지금은 온통 퍼렇습니다. 페이스북에 넘어갔습니다.

저는 2010년 페이스북을 시작했고 얼떨결에 페이지도 열었습니다. 2년 후에는 구글+를 시작하면서 페이지를 닫고 주로 구글+에서 놀았습니다. 페이스북에서는 프로필 사이트에 짬짬이 이것저것 올리곤 했지요. 그런데 보름쯤 전에 페이지를 다시 열었습니다. 이제는 프로필에는 개인적인 이야기, 페이지구글+에는 테크 이야기를 올립니다.

페이지를 다시 열고 나서 느낀 점. 페이스북 파워가 엄청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전성기 때 트위터보다 파급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페이스북이 영악해졌다는 것도 달라진 점입니다. 페이지에 글을 올리면 팔로어 모두에게 전해주는 게 아니고 반응 보면서 찔끔찔끔 퍼뜨려 줍니다. ‘확 퍼뜨리고 싶냐? 그럼 광고 해’. 이런 식입니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왓츠앱이 경쟁상대로 뜨자 무려 20조원이나 주고 인수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도 있지요.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서도 페이스북 천하입니다. 위챗, 라인 등이 당장은 큰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페이스북이 독주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진 않습니다. 경쟁을 해야 서비스 질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파리]

2014년 9월 4일 목요일

애플이 웨어러블 기기 내놓으면 “스위스 시계산업 흔들릴 것"

애플이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으면 스위스 시계산업이 위기에 처할 것이다. 애플 디자인 책임자인 조니 아이브 부사장(SVP)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뉴욕타임스 기자(테크 칼럼니스트)가 애플 디자이너한테 직접 들었다고 하니 허튼 소리는 아니겠죠. 갑자기 기대치가 확 올라갑니다.

뉴욕타임스 기사는 닉 빌튼이란 기자가 썼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특별히 관리했던 선수는 아니지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만큼 함부로 쓰진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이 글은 뉴욕타임스 4일자에도 실렸다고 합니다. 글 제목은 ‘패션과 테크가 만난다'. 애플 이벤트를 닷새 앞두고 뉴욕타임스에 이런 글이 실렸다는 게 심상치 않습니다.

아이워치컨셉과조니아이브.jpg

뉴욕타임스 기사를 약간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워치는 한결같이 못생겼다(ugly). 페블도 그렇고, 삼성 LG 소니 등의 스마트워치도 그렇다. 애플이 9일 웨어러블 아이워치를 공개할 거라고 하는데 그동안 애플이 했던 걸 보면 ‘어글리’와 반대일 것이다. 아이워치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게 거의 없지만 애플 웨어러블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한테 약간 얘기를 들었다. 그 디자이너 말에 의하면 조니 아이브는 아이워치가 얼마나 멋지게(cool) 생겼는지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스위스 (시계산업)이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나온 웨어러블 기기는 못생겼다. 이걸 바꿀 수 있는 이는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팟으로 MP3플레이어를 패션 액세서리로 바꿨고, 아이폰을 내놓아 스마트폰을 신분의 상징으로 바꿨고, 아이패드를 내놓아 태블릿 컴퓨터를 바꿔놓았다. 웨어러블 기기가 못생긴 것은 테크 산업이 남성 중심이기 때문이다. 테크 기업들은 기능 중심으로 생각한다. 웨어러블 기기가 이 테크의 한계를 넘어서지 않고는 일상용품이 되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있게 몸에 걸칠 수 있는 제품이라야 한다. 지금까지 자랑스럽게 몸에 걸칠 만한 액세서리가 딱 하나 있다. 스위스 시계다.

글은 여기서 끝납니다. 바로 이 스위스 시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애플이 내놓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9일 웨어러블 기기도 발표한다는 것도 애플이 확인해준 게 아닙니다. 9일 공개설이 맞고 뉴욕타임스 기사가 맞다면... 이런 얘기가 되겠죠.

* 애플이 발표할 웨어러블 기기는 손목시계형이다.
* 패션 감각에서 기존 스마트시계와는 확연히 다르다.
* 아이폰 아이폰 아이패드처럼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제가 자주 들었던 얘기: “애플은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내놓을 땐 완벽한 수준에 달하기 전에는 내놓지 않는다. 애플TV를 봐라, 몇 년째 얘기가 나돌았지만 아직도 내놓지 않았다, 만족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애플TV는 현재 팔고 있는 셋톱박스 말고 스마트TV를 일컫는 말.) 애플이 9일 아이폰 신제품 외에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를 발표한다면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시계와는 다른, 지금까지 나온 컨셉 이미지와도 다른 “와!” 할 만한 제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플은 최근 수년 동안 패션/명품 업계 사람들을 대거 영입했습니다. 안젤라 아렌츠 버버리 최고경영자(CEO)를 부사장(SVP)으로 영입하기도 했죠. 최근에는 “애플에 취직하고 싶으면 패션 회사에 들어가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운동/건강 분야 사람들도 대거 영입했습니다. iOS8에는 ‘헬스킷'이 들어가는데, 애플이 웨어러블 기기 발매를 계기로 운동/건강 분야에서도 판을 바꿔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찜찜한 게 있습니다. 애플이 통상적으로 발매 한참 전에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은 그 기기에 필요한 앱을 전 세계 개발자들이 개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디자인이 차별점인 제품을 미리 공개하면 경쟁사들이 비슷한 제품을 애플보다 먼저 내놓을 수 있는데 그래도 공개할지.  애플이 9일 아이폰 신제품과 함께 웨어러블 기기를 발표한다 해도 판매는 내년 초로 넘어갈 것이란 얘기가 파다합니다. [광파리]

* 사진 속 아이워치 컨셉 이미지 출처 링크합니다.
* (추가, 9/6) 배터리 수명이 실망스러울 것이란 얘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