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9일 토요일

우수 인재를 오래 붙들고 싶으면 ‘동맹'을 맺어라

2년 전 구글플러스에서 책 한 권을 소개했다. 링크드인 창업자/CEO 리드 호프만 등 3명이 쓴 ‘얼라이언스'라는 책으로, 우수 인재를 오래 붙들고 싶으면 ‘동맹'을 맺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때 내가 쓴 글을 보고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이 책의 번역서를 내놨다. 그리고 서평을 써 달라고 요청해 왔다. 신문에 쓴 글을 옮겨 싣는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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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직장에서 20년, 30년 근속한 뒤 퇴직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후배들은 꽃다발을 안겨줬고 박수를 쳐 줬다. 요즘 젊은이들 생각은 다르다. 장기근속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나오면 옮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달가울 리 없다.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회사를 위해 과연 헌신적으로 일할까?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런 의심이 들 수 있다.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 등 신간 ‘얼라이언스'(한국경제신문) 저자들은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준다. △실리콘밸리 성공 비결은 ‘사람'에 있다 △‘동맹(얼라이언스, alliance)’을 맺어라 △기업과 직원이, 팀장과 팀원이 동맹을 맺고 서로 상대의 가치를 높이려고 애쓰다 보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이렇게 역설한다.

동맹관계가 작동하면 직원은 프로 선수처럼 일한다. ‘얼라이언스' 저자들은 이를 ‘창업 마인드(entrepreurship)’란 말로 설명한다. 창업 마인드를 지닌 이들은 변화를 주도하고 맡은 일을 완수한다. 픽사나 아마존이 혁신기업으로 꼽히는 것은 창업 마인드로 무장한 인재들이 엄청난 성과를 올려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제안한 사람은 벤자민 블랙이라는 평사원이었다. 웹사이트 개발팀 관리자였던 벤자민은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시설을 활용해 가상 서버를 판매하는 사업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직속 상사는 이를 무시하지 않고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한테 보고했다. 이사회는 반대했다. 그러나 베조스가 이들을 설득해 관철시켰다.

‘얼라이언스' 저자들은 벤자민을 ‘창업 마인드'를 지닌 직원이라고 평한다. 이런 전문 인력이 매력을 느낄 만한 일터를 조성하고 이들이 기업가적 본능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조직의 리더가 할 일은 구성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위대한 능력을 알아보고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회사와 직원이 업무협약을 통해 동맹관계를 맺는 사례가 많다고 하는데, 한국은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않아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노사가 동맹관계를 맺음으로써 우수 인재들이 직장생활에 만족하며 맘껏 재능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우수 인재들을 장기근속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업의 핵심 인재들은 장기근속 하는 게 바람직하다. ‘얼라이언스' 저자들은 조직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아는 핵심 인재들이 장기근속해야 조직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업이 어떻게 우수 인재들과 장기 동맹을 맺을 수 있을까? 첫 단계는 회사와 직원이 추구하는 가치에서 공통점을 찾는 것이다. 양자 간 교집합이 클수록 직원은 열정적으로 일하고 장기근속할 가능성이 커진다. 서로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도 쉽다. ‘얼라이언스' 저자들은 직원들과 터놓고 얘기하라고 권한다. 속내를 얘기하다 보면 신뢰가 쌓이고 우수 인재들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와 직원 중 한 쪽이 일방적으로 동맹을 깨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얼라이언스' 저자들은 인재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것까지 감안해 일을 맡기라고 권한다. 그렇게 했는 데도 어느 한 쪽이 동맹을 깨면 ‘후폭풍’을 각오해야 한다. 회사 측 처사가 부당했다면 세상에 널리 알려짐은 물론 다른 직원들한테도 악영향을 끼친다. 직원이 잘못했다면 ‘믿지 못할 사람’으로 낙인 찍힌다.

이 책에는 ‘네트워크 지성(network intelligence)’의 중요성에 관한 설명도 담겨 있다. 네트워크 지성이란 전 직원의 네트워크를 통해 발휘할 수 있는 집단지성을 말한다. 이는 기업이 외부와 교류하고 정보를 얻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숨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이다. ‘얼라이언스' 저자들은 △인맥이 넓은 인재를 채용해 네트워크 지성을 확대할 수 있게 도와라 △직원은 네트워크 지성을 회사와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평생직장' 시대가 가고 ‘평생직업' 시대가 오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우수 인재를 오래 품고 싶겠지만 이들은 떠날 준비가 돼 있다. 급여를 많이 주기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얼라이언스'는 이런 고민을 하는 리더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의 인사관리 노하우가 담겨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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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1일 금요일

“너, 안철수 캠프에서 일하냐?”

“너, 안철수 캠프에서 일하냐?”
“아니.”
“그럼 어디서 일하냐?”
“나? 디캠프. 그런데 왜?”
“테레비 보니까 안철수 옆에 서 있길래.”


친구들한테 이런 전화를 몇 번 받았다. 안철수 후보가 창업자들을 만나러 디캠프에 온 적이 있고 그때 센터장으로서 안내를 했는데, 친구들은 내가 안철수 캠프에서 일하는 것으로 오해한 것 같다. 그래서 간단히 해명한다. 난 여전히 디캠프에서 일하고 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는 18개 금융기관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출연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이다. 정치적으로 중립일 수밖에 없다. 대선을 앞두고 센터장으로서 잠깐 고민 했다. 결론은… 어느 후보든 오겠다고 하면 받아주자. 이유는? 디캠프를 모르는 정치인이 많고,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설립 취지를 오해하는 정치인도 있기 때문이다.


대선후보 중에서는 유승민 후보가 맨먼저 디캠프에 왔다. 디캠프에 입주한 스타트업 직원들을 만나고 창업자들과 둘러앉아 얘기를 했다. 얼마 후 안철수 후보가 디캠프에 와서 창업자들을 만나고 창업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후보가 오기로 했는데… 일정상 취소했다. 대신 문재인 캠프 일자리위원장이 디캠프에 와서 창업자들을 만나고 창업계 현안에 관해 얘기를 듣고 갔다. 오늘 저녁에는 심상정 후보가 디캠프에 온다.


대선후보들이 디캠프를 찾는 이유? 잘은 모르겠지만 박근혜 정부와 무관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이고, 2013년 개관 후 창업 활성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디캠프는 누가 정권을 잡든 정치와 무관하게 사회공헌 차원에서 창업을 활성화하는 일을 꾸준히 할 것이다. 그러니 광파리한테 “OOO 캠프에서 일하냐?”고 묻지 마시라. 광파리는 묵묵히 “디캠프”에서 일하고 있다. 관련 사진을 몇 장 첨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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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21일 금요일 저녁에는 심상정 후보가 디캠프에 왔다. 6층 다목적홀에서 2030 여성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문제에 관해 얘기하고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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