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4일 수요일
애플 보이콧, 이런 것도 있다
애플에 대해 구글팬보이(?)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다니... 재밌는 일이군요. 애플이 구글과 삼성이 만든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 ‘갤럭시 넥서스'에 대해 최근 특허를 침해했다며 법원에 판매금지를 요청하자 구글팬보이 또는 안드로이드팬들이 구글플러스에서 #boycottapple 해시태그를 붙여 반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구글플러스 ‘트렌트 토픽’에 올랐죠.
보이콧애플 포스팅 중에는 수긍할 만한 것도 있고, 재밌는 패러디도 있고, 억지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저작권에 대해서는 두 가지 주장이 있죠. “저작권은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누가 창조적인 일을 하겠느냐?”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지나치게 특허를 주장하면 창조의 싹까지 죽는다.” 구경꾼으로서 구글플러스에 올라온 포스팅 몇 가지만 소개할까 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을 패러디 해 공격하고 있습니다. 잡스는 피카소의 말을 인용해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말했습니다. (동영상). 그렇다면 애플은 자기네도 훔쳐왔으면서 그 물건 베꼈다고 산업계 전체를 제소한다는 주장입니다. 댓글은 이렇습니다. “애플은 피카소도 제소할 것이다", “나는 똑같은 전자오븐 가지고 있는 아주머니를 제소했다.” ㅎㅎ.
현실을 표현한 사진 (링크). 안드로이드 연합군이 애플을 에워쌌습니다. “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면 해봐!” 이런 식입니다. 애플이 레퍼런스폰에 대해 시비를 검으로써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HTC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을 따로따로 상대했죠. 애플이 혼자서 연합군을 상대로 큰 싸움을 벌였으니... 갈수록 재밌겠네요.
어제 화제가 됐던 사진입니다. 애플이 아이폰 내놓기 전에 삼성 LG 등이 비슷한 디자인을 선보인 적이 있다, 삼성 F700도 그 중 하나다. 그렇다면 애플이 삼성 디자인을 베낀 게 아니냐... 이런 얘기입니다. 아이폰 전에 비슷한 디자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가 봅니다. 그런데 삼성 측에 물어보니 "F700은 2007년 2월에 발표해 연말에 발매했다"고 합니다. 아이폰보다 조금 늦죠.
한 안드로이드팬은 ‘넥서스7’ 한 대를 경품으로 걸고 자신의 주장을 담은 14분 동영상을 퍼뜨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동영상 관람자가 100만명을 넘으면 한 사람을 뽑아 보내주겠답니다. 달에 살든, 화성에 살든. 너무 길어서 다 보진 못했지만 아이폰이 안드로이드폰의 어떤 점을 베꼈는지 밝히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고 있는 현재 5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아마 구글플러스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사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안드로이드를 “훔친 제품”이라며 “파괴해 버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구글팬보이’(?)들은 “그렇다면 이건 뭐냐?"며 애플이 안드로이드를 베낀 증거를 들이댑니다. 위 사진 밑에 3가지 증거가 있습니다. (링크) 간추리자면 이렇습니다. 제가 확인까지는 못했습니다.
* 음성입력 (보이스 타이핑):
안드로이드는 프로요(2010.5.20)부터.
애플은 뉴아이패드(2012.5.16)부터.
* 신속답변 (퀵 리스폰스):
안드로이드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2011.10.19)부터.
애플은 iOS 6 (2012. 가을)부터.
* 알림센터 (노티피케이션 센터):
애플은 iOS 5 (2011.10.12)부터.
안드로이드는 프로요(2010.5.20) 이전부터 비슷한 게 있었다.
구글이 지난달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구글플러스 “이벤트” 메뉴를 활용해 누군가 #boycottapple Day 사이트도 만들었습니다. 7월 7, 8일을 ‘애플 보이콧 데이’로 정해 그때까지 반대 여론을 모아보자는 얘기겠죠. 취재를 위해 저도 일단 ‘대기(maybe)’를 눌렀습니다. ‘참가(yes)’를 누른 사람은 200여명으로 많지 않은 편입니다. 여기엔 이런 사진도 있습니다.
제가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밤샘 줄서기도 마다하지 않는 ‘애플팬'들의 글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구글 홈구장인 구글플러스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boycottapple은 오늘 새벽까지는 트렌딩토픽 10개에 포함됐는데 지금은 빠졌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이 해시태그가 붙은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구글팬보이들이 이렇게 많은가요? 보세요.
간단합니다. We are many. 애플은 각개전투를 계속했어야 하는 게 아닌지... 안드로이드 진영 제1 장수인 삼성만 물고 늘어지는 게 애플로서는 낫지 않았는지... 연합군과 싸움을 벌이는 건 상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애플이 갤럭시 넥서스를 문제삼자 구글과 삼성은 공조를 취하기로 했나 봅니다. 현재 국면은 애플한테 불리해 보입니다. 애플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합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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