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9일 일요일
팀 쿡 애플 CEO가 지독한 일벌레라는데...
“농업적 근면성”. 열심히 하지만 기대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을 비판할 때 쓰는 말입니다. 글쎄요. 머리 좋고 부지런한 사람이 최고, 머리 나쁘고 게으른 사람이 최악일 텐데... 어떤 경우든 부지런하지 않고도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비결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한 유명인사 16명을 소개했습니다. 여기에는 팀 쿡(Tim Cook) 애플 CEO도 포함됐습니다.
팀 쿡. 1960년 11월생. 한국 나이 53세.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강력한 천거에 의해 작년 8월 애플 CEO가 됐죠. CEO로서 1년 남짓 됐습니다. 그 당시에는 ‘과연 잘해낼까'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애플은 초고속으로 성장해 시가총액 세계 최대 기업이 됐습니다. 쿡이 지나치게 특허싸움을 밀어부치는 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현재까지 대단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글. 팀 쿡은 일중독자(workholic)다. 포춘에 따르면 그는 새벽 4시30분부터 이메일을 보낸다. 사무실에 맨먼저 출근해 맨늦게 퇴근한다. 일요일 밤에도 월요일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직원회의를 소집하곤 한다… 쿡 말고도 새벽에 직원들한테 이메일 보내는 CEO는 더러 있습니다. 맨먼저 출근해 맨늦게 퇴근하는 사원도 회사마다 있죠. 그런데 일요일 밤마다 전화회의를 소집했다니... 미움도 많이 받았겠네요.
팀 쿡은 어번 대학교에서 사이언스를, 듀크 대학교에서 MBA를 공부했으니 문무를 겸비한 경영인인 셈입니다. 1998년 잡스가 애플 CEO로 복귀한 직후에 입사했죠. 직전에는 컴퓨터 메이커인 컴팩에서 4년쯤 구매 담당 임원으로 일했고, 그 전에는 16년 동안 당시 세계 최대 컴퓨터 회사인 IBM에서 일했습니다. 카리스마가 있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포춘에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유명한 일화가 소개돼 있습니다.
어느날 팀 쿡이 팀 회의를 소집해 아시아 문제를 논의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큰 문제군요. 누군가 중국으로 가서 해결해야겠어요.” 30분쯤 후에 쿡이 새비 칸을 바라보면서 “왜 아직도 여기에 계신 거죠? (Why are you still here?)”라고 물었다. 한 치의 감정 흐트러짐 없이. 칸은 바로 일어나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가서 중국행 비행기를 탔다.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 말 한 마디로 이렇게 하도록 했다니 대단합니다.
팀 쿡은 애플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애플이 제조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고 합니다... 그는 세계 곳곳에 있는 공장과 물류창고를 폐쇄했고 그 대신 OEM 제조사들과 생산계약을 맺었다. 그 결과 애플의 재고는 수개월에서 수일로 단축됐다. 쿡은 재고에 대해 “근본적으로 나쁘다"며 “일반적으로 제품을 창고에 쌓아두면 가치가 1주일에 1% 내지 2% 감소한다”고 말했다... 애플 제품은 주로 폭스콘 중국 공장에서 만들고 있죠.
포춘 기사. 팀 쿡의 정력은 거의 전설이다. 종종 간부들한테 새벽 4시30분부터 이메일을 보낸다. 월드와이드 컨퍼런스는 아무때나 소집한다. 쿡은 월요일 아침 회의에 대비하기 위해 수년 동안 일요일 밤에 임직원전화회의를 소집했다. … 퇴사한 부하직원의 증언. “쿡은 질문 10개를 합니다. 제대로 답을 하면 또 질문 10개를 합니다. 이렇게 1년쯤 하다 보면 질문이 9개로 줄어듭니다. 답을 잘못하면 질문이 20개, 30개로 늘어나죠.”
회사 밖의 생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쿡은 평생 독신이다. 팔로알토에 셋집을 얻어 살고 있다. 휴가 때는 요세미티나 지온 국립공원에서 보낸다. 애플 주식을 팔아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자 티를 내지 않는다. 맨먼저 출근해 맨늦게 퇴근한다(the first in and last out of the office)고 알려졌다. 해외출장도 엄청나게 많이 다닌다. 일을 안할 때는 운동을 한다. 산에 오르거나 자전거를 탄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는 마이클 조단도 포함돼 있습니다... 조단을 NBA 레전드로 만든 것은 엄청난 연습이었다. 조단이 NBA 선수가 됐을 때 그의 슛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시즌이 끝난 후 슛이 완벽해질 때까지 하루에 수백개씩 점프슛을 던졌다... 야후 CEO가 된 구글 출신 마리사 메이어도 엄청난 스테미나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7일을 회사에서 보낸 적도 있다”고 하는데... 곱상하게 생긴 분이 독종이군요.
팀 쿡이든 마이클 조단이든 마리사 메이어든 그게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까지 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뭔가를 이루려는 집념이 남들보다 강했을 테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 집중했을 테고, 남들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일을 즐기며 했을 테고...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 속담이 맞는 것 같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사람은 없다. 위대한 사람은 남들이 자고 있을 때 위대해진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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