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레노버가 미국 HP를 제치고 다시 세계 1위 PC업체가 됐습니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가 간밤에 발표한 2013년 2분기 세계 PC 판매 예비실적을 보면 판매대수 기준으로 레노버가 다시 HP를 제쳤습니다. 레노버는 작년 3분기에도 HP를 제치고 분기 세계 1위에 오른 적이 있죠. (링크). 최근 수년새 레노버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HP는 PC 사업을 접을까 말까 망설여 다들 언젠가는 다시 뒤집힐 거라고들 예상했었죠.
가트너 자료는 예비실적입니다. 또 분기 판매대수에서 뒤집혔다는 얘기지 연간 실적으로 뒤집힌 건 아닙니다. 판매대수로 순위를 따지는 게 맞는지 논쟁 소지도 있고, 다른 시장조사기업들의 집계가 어떻게 나오는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가트너 자료는 참고만 하면 됩니다. 관심사는 레노버가 올해 연간으로도 세계 1위가 되느냐겠죠.
가트너 자료. 2013년 2분기 세계 PC 판매대수(출하 기준)는 7600만대. 전년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두 자릿수 감소세 지속. 역시 "포스트 PC 시대"로군요).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 PC산업 역사상 처음이다. 모든 지역에서 감소했다. 이머징 마켓에서 저렴한 태블릿이 주요 컴퓨팅 기기로 떠오르는 바람에 미니 노트북 시장이 붕괴하고 있다. 아태지역 2분기 판매대수는 268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1.5% 감소. 중국을 포함해 모든 국가에서 약세를 보였다. 인도만 국가 PC 도입 계획 덕분에 약간 늘어났다.
HP와 레노버의 박빙의 승부는 2분기에도 계속됐다. 이번에는 레노버가 간발의 차이로 1위에 올랐다. 레노버는 미국, 중동/아프리카(EMEA) 시장에서는 고성장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안방인 중국 시장에서 부진해 전체 실적은 마이너스 0.6%. HP는 미국, EMEA, 남미 등지에서 선두를 지켰다. 아태지역에서는 최근 3년 내내 부진했다.
발표자료 중 일부만 간추렸습니다. 덧붙이자면 수년 전 “넷북 돌풍”을 주도했던 “대만 듀오"인 에이서, 에이수스가 매우 고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에이서는 3, 4년 전만 해도 레노버를 누르고 세계 4위를 고수했는데 지금은 판매대수에서 “하프게임"밖에 안됩니다. “미국 듀오"인 HP와 델의 급락세가 현저히 주춤해진 점도 눈에 띕니다.
글로벌 빅5에는 중국 1개, 미국 2개, 대만 2개 업체가 포함됐고, 일본 업체는 하나도 끼지 못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애플이 3위에 올랐는데 2분기 판매대수가 4.3%나 감소했습니다. 아이패드가 맥북 시장을 잠식했다는 얘기겠죠 일본 도시바는 빅5에 간신히 이름을 넣었습니다. "포스트 PC 시대"를 맞아 PC 시장이 요동치는 것 같습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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