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일 목요일

[MWC] 에릭 슈미트 "네트워크 통제에 맞서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월28일 저녁(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슈미트의 연설은 인사이트가 있어서 꼭 듣고 싶었는데 저녁 약속시간과 겹쳐 듣지 못했습니다. 이제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구글이 보내준 연설 내용을 읽습니다. 반쯤 읽다가 재미 있어서 메모합니다. 이미 여러 사람이 이 연설을 소개했을 텐데 제가 읽은대로 전해드립니다. 부분적으로 의역하겠습니다.




아직도 앵그리버드를 해 보지 못한 사람, 앱을 하나도 내려받아 보지 못한 사람이 수억명에 달합니다. 기술의 힘에 대해 얘기할 때는 현실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죠. 진정한 기술의 힘은 아직 발휘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이들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디지털 디바이드”가 생겨났습니다. 이것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단기 변화는 과대평가하는 반면 장기 기술변화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여기서 공연을 하는데 다른 도시로 가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미래에는 이럴 땐 로봇을 보냅니다. 아주 작은 로봇이죠. 운전자 없는 차는 여러분 생각보다 훨씬 빨리 등장할 것입니다. 구글이 개발한 운전자 없는 차는 20만 마일 이상 달렸습니다. 미국에서 일부 주는 운전자 없는 차의 주행을 용인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중요한 일입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을 보고 고무돼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됩니다. 생활 속에 존재하지만 전기처럼 아무것도 아닌 게 됩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람들은 중산층에 속하고 이들의 삶은 연결되면서 바뀝니다. 앱과 서비스가 중산층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회를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 사이언스는 코드를 쓰는 것 이상이고, 코드 쓰는 것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 이상입니다. 개발자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엔지니어입니다.

창조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구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구매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창조한 걸 구매합니다. 이들은 10% 사람들이 창조하도록 지원합니다. 교육받는 소비자이죠. 이들은 웹의 상식이 공격받지 않도록 지킬 것입니다. 웹은 기계 네트워크 이상입니다. 마음의 네트워크입니다. 이것이 있기에 비극도 있고 갈등도 있고 기쁨의 순간도 있는 것입니다.

다른 그룹의 사람도 있습니다. 50억 대중입니다. 이들에겐 다른 미래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잊곤 하는데, 세상에는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데이터센터가 건립되고 많은 곳에서 안정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됩니다. 광케이블은 더욱 빨라지고 저렴해집니다. WDM이란 기술이 현재의 광케이블을 빠르고 저렴하게 해줄 것입니다.

앞으로 스마트폰 혁명이 확산될 겁니다. 무어의 법칙대로라면 400달러짜리 폰 가격이 12년 후엔 20달러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구글이 제대로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주머니에 안드로이드 기기를 가지고 다니겠죠. 이런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휴대폰에 기본적인 진료 정보가 탑재돼 있어서 사진을 찍으면 어디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그 분야에서는 누가 전문가인지 알려줍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온라인이 되는 것은 아니죠. 데이터에 접속해야 합니다. 그런데 꼭 네트워크에 연결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서로 얘기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걸 ‘메쉬(mesh) 네트워크’라고 하죠. 이것은 하나의 선택입니다. 커뮤니티들이 연결되게 하는 도약대죠. 이거야말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 형태이고 가장 저렴한 실행방법입니다.

기술이 어느 순간 커뮤니티의 경제사회적 현실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연결되면 달라집니다. 세계 어느 커뮤니티에서 살든 우리가 아는 물리적인 장벽에 구애받지 않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정보가 힘이 되고 힘이 선택이 되면 사람들이 영리해져 엘리트들한테 좀더 잘 대해달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기술로 인해 좀더 평준화되고 약자들이 강해지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도 조금이라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는 상류층과 하류층의 간격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입니다.

일부 국가는 네트워크를 통제하려 할 겁니다. 네트워크 통제 국가가 10년 전에는 4개였는데 지금은 40개로 늘어났습니다. 미국에서도 최근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규제법안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실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물과 같아서 어떻게든 흘러가게 돼 있습니다. 어떤 검열 시스템도 절대적일 수는 없습니다. 틈은 있는 법이죠. 영리하고 재주 좋은 사람들은 이 틈을 이용해 정보를 찾고 결집하고 검열에서 벗어날 겁니다.

우리는 디지털 계급제도가 등장하지 않도록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모두가 노트북도 있고 로봇도 있는 집에서 태어나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러나 인간은 어디서 태어나든 창의성과 상상력과 혁신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은 그 자체로 힘입니다. 누구든지 클라우드에 접속하고 서로 접속하고 세상과 접속하게 되면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혁명이란 소수에 의해 시작됩니다. 우리는 기술의 힘을 이용해 세상을 바꿀 기회와 능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발자로서, 기업인으로서 다짐합시다. 모두가 연결되는 세상을 만들어 좀더 자유롭고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미래를 열어 갑시다.

여기까지입니다. 구글 직원이 받아쓴 걸 우리 말로 옮기고 간추렸습니다. 군데군데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곳이 있긴 하나 슈미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모든 사람을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세상은 좀더 평등해질 텐데 많은 국가에서 통제하려고 한다. 그러니 여기에 맞서자. 이런 얘기입니다. 네트워크 개방성. 이것은 구글이 오래 전부터 추구해온 가치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남아 있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제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슈미트는 이런 걸 없애자고 주장한 겁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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