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0일 목요일

래리 페이지 “시큐리티 없이는 프라이버시도 없다"


구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가 어제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TED에서 재밌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페이지가 목이 좋지 않아 공개석상에 자주 서는 편은 아닌데… 아시다시피 현재 웹과 모바일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은 구글이고, 이 구글을 이끄는 사람이 바로 페이지입니다. 그래서 페이지가 한 말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듣지는 못했고 몇몇 매체에 요약된 글과 트윗만 읽었습니다. 핵심을 간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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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요약한 걸 봤습니다. “기업들이 실패하는 중요한 원인은 미래를 잘못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글은 다양한 선도적 프로젝트를 추진하나 봅니다. “우리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을 땐 규모가 작았고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미래였다.” (구글은 2005년에 안드로이드 인수했고 그 덕분에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자 안드로이드를 대안 플랫폼으로 내세워 성공했죠.)

페이지는 재밌는 아이디어도 제시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진료기록을 익명으로 공개해 연구하게 한다면, 연구원들한테 데이터만 제공한다면… 연간 10만명은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검색 서비스 회사 창업자다운 발상입니다. 적정 정보를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공유해주면 매우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말도 했다는데, 구글이 “인터넷 개방”을 줄기차게 주창하는 것도 바로 이런 철학에서 비롯되고 있죠.

페이지는 자동운전차에 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34세 이하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사고다, 자동운전을 하게 되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전에도 들었던 얘기. 구글은 차량사고로 인한 사망을 줄이려고 자동운전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하죠.) 구글은 수 년 전부터 자동운전차 거리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자동운전차가 사고를 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없는데… 무사고운전 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겠죠.

기술(Technology)에 관해서는… 배우면 배울수록 배울 게 많다는 걸 깨닫는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창업자가 이런 호기심을 갖고 있기에 구글이 활기있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썼습니다. 래리 페이지, 1973년생, 한국나이 42세. 창업 후 에릭 슈미트의 10년 섭정을 받고 나서 2년 전 CEO가 됐습니다. 이때부터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통합하고 있고, 안드로이드와 크롬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죠.

페이지는 미국 정부의 무차별 인터넷 검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링크)

시큐리티 없이는 프라이버시도 없다. You can’t have privacy without security. 구글이 정부 검열로부터 여러분을 지켜야 한다면 슬프지 않냐. 우리(테크 기업)가 사용자들을 지켜야만 한다면 민주주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기준이 뭔지, 검열을 어떻게 하고, 왜 하는지. (미국) 정부는 비밀리에 검열함으로써 엄청난 해악을 남겼다. 이에 대해서는 토론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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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의 발언은 한 마디 한 마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크 세상에서는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도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한방에 훅 갈 수 있죠. 자동운전차는 5년, 10년쯤 후엔 상용화될 테고… 건강기록 공유는 두고두고 토론 대상이 될 것 같고… 배우면 배울수록 배울 게 많다는 말은 우리 모두 명심해야겠죠. 그리고 정부의 무차별 검열은 인터넷 흥망이나 민주주의 존속과도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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