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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9일 수요일

실리콘밸리는 이민자들이 주도하는데...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 테크 기업 대부분을 ‘이민자’들이 설립했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기업가치 세계 1위인 애플은 물론이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 등이 모두 이민자 후손이나 이민자가 설립한 기업이다. 미국 이민자 테크 기업들의 가치가 3조 달러(약 3377조원)에 달한다는 기사도 나왔다. 기업가치 상위 25개 미국 테크 기업 중 거의 절반이 ‘이민자 기업’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몇 개만 예를 들자면…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영국계, 어머니는 캐나다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어머니 나라인 캐나다로 가서 퀸스칼리지를 다녔고,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대학교에 편입해 물리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했다. 이어 서부에 있는 스탠포드 박사과정에 입학했으나 이틀만에 그만두고 집투(Zip2)를 설립했다. 이 집투를 매각한 돈으로 엑스닷컴(나중에 페이팔과 합병)을 설립했고, 이 회사를 매각할 때 받은 돈으로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테슬라, 솔라시티 등에 투자해 대주주가 됐다. 솔라시티를 테슬라에 합병해 현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저커버그는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계 유대인 후손으로 1984년 뉴욕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치과의사, 어머니는 정신과의사. 유대인으로 키워졌고 한때는 무신론자로 알려졌으나 올해 하버드 졸업연설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4년 하버드 기숙사에서 페이스북을 창업했고, 2012년 중국-베트남계 프리쉴라 첸과 결혼했다. 저커버그는 올해 초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조상에 대해 밝혔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출신이고, 프리쉴라의 부모님은 중국 베트남 이민자이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다. 우리는 이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는 1973년 미시간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미시간대 교수로 컴퓨터 사이언스와 인공지능 선구자였고, 어머니는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강사로 일했다. 어머니는 유대인. 어린 시절 컴퓨터, 과학기술 잡지가 뒹구는 집에서 자랐다. 열두 살 때 니콜라스 테슬라 전기를 읽고 울었다. 스탠포드 대학원 시절 구글 검색 알고리즘인 ‘페이지랭크'를 개발했고 1998년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을 창업했다.


세르게이 브린은 1973년 소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수학자였는데 소련의 반 유대인 정책으로 인해 좋은 직장을 찾기 어려워 미국으로 이민했다. 세르게이가 여섯 살 때였다. 세르게이는 열일곱 살 때 아버지와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했는데 그때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에서 탈출시켜 주셔서 고맙습니다.” 세르게이는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수학을 공부했다. 스탠포드 박사과정 때 래리 페이지를 만나 구글을 공동창업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베조스는 1964년 뉴멕시코주 앨비커키에서 태어났다. 엄밀히 말하면 이민자 아들은 아니다. 베조스의 부모는 고등학생 때 ‘사고'를 쳐서 베조스를 임신했고 출산 직전에 결혼했다. 그때 아버지는 18세, 어머니는 17세였다. 이들은 결혼 17개월만에 이혼했다. 베조스의 어머니는 4년 후 쿠바 이민자 미구엘 베조스와 재혼했다. 미구엘은 15세 때 쿠바를 탈출한 이민자로 제프를 아들로 받아줬고 성씨를 베조스로 바꿔줬다. 베조스의 생부는 2013년까지도 아마존 창업자가 자기 아들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기자에게 “나는 좋은 애비도 아니었고 좋은 남편도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의 탄생 비화는 널리 알려졌다. 생부 존 잔달리는 시리아인이었고 아랍 무슬림이었다. 레바논 베이루트대학 다닐 때는 반정부 시위를 벌여 감옥형을 받기도 했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던 중 스위스 독일계 후손인 캐롤 쉬블을 만났다. 동갑내기. 잔달리는 쉬블이 수강하는 과목의 조교였다. 쉬블은 혼전임신을 했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잔달리와 결혼하지 못했고 아들을 낳자마자 입양 보냈다. 이 아들이 바로 스티브 잡스다. 양부는 폴 잡스, 양모는 이민자 후손인 클라라 해고피안. 잡스는 양부모에 대해 “그분들은 1000% 제 부모님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까지. 미국에는 이들 외에도 이민자 출신 테크 기업인이 수두룩하다. 새삼스럽게 이민자 출신 미국 테크 기업인들을 훑어본 데는 이유가 있다. 어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매우 심한 인종차별 글을 봤다.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 같은 ‘거지 같은' 나라 유학생들을 왜 돈 줘 가면서 들여오느냐, ‘사회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글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반박 댓글을 달았지만(참고), 우리의 인종차별이 너무 심하다. 이것 시정하지 않고는 “4차산업혁명" 백날 떠들어도 ‘존경받는 선진국’은 될 수 없다.


한두 해 전 스타트업 대표한테 들은 얘기다. 아주 유능한 베트남 엔지니어를 CTO로 영입했다. 삼성전자가 애지중지했던 엔지니어다. 국제수학경진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던 천재, 한국 학생(현재 서울대 수학과 교수)이 2등 할 때 1등 했던 천재. 이 엔지니어를 영입한 뒤 매우 만족했는데 어느날 “한국 떠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단다. 초등학생 아이가 학교에서 너무 놀림을 당해 견딜 수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웃 중국이 강국으로 떠오르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먹고 살 수 있을까? 소수정예로 날카롭게 치고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게 하려면 국적 따지지 말고 우수한 인재들이 베이징이나 상하이 대신 서울로 몰리게 해야 하고, 이들이 창업한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코스닥에 상장하게 해야 할 텐데… 인종차별하는 나라로 인재들이 몰릴까. 제발 그러지 말자. 트럼프한테 욕하지 말고 우리부터 그런 짓 하지 말자. (끝)

2014년 6월 27일 금요일

구글 "건강 데이터 분석하면 내년에 10만명 살릴 수 있다"

구글은 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4’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것을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Google Everywhere’를 선언한 셈이죠. 시계, 자동차, TV 등 모든 것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겠다는 겁니다. 기조연설을 듣고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저러다간 구글이 ‘빅브라더’가 되는 것 아닐까? 구글은 정말로 하드웨어 사업은 하지 않을까? 구글플러스 서비스는 어떻게 될까? 이런 겁니다.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어제 순다 피차이 부사장(SVP)이 주도한 기조연설이 끝난 뒤 뉴욕타임스 기자가 무대 뒤에서 구글 창업자/CEO 래리 페이지와 순다 피차이 부사장을 만나 30분 남짓 얘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기자가 묻고 두 사람이 답하는 식이었는데, 인터뷰 글을 읽어보면 페이지의 생각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페이지피차이.jpg

"컴퓨터를 시키는 시대에서 컴퓨터가 알아서 하는 시대로"

첫번째는 구글 장기 비전을 묻는 질문. 구글은 무슨 생각으로 각종 기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할까 궁금한데, 페이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멀티스크린 세상에 관해 얘기해왔다. (‘다양한 기기’로) 손목시계, TV, 노트북, 태블릿, 폰 정도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어 피차이가 보충설명을 했는데 재밌습니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사람이 컴퓨터한테 뭔가를 대신해 달라고 명령하는 시대에서 컴퓨터가 (알아서) 사람을 위해 뭔가를 대신해주는 시대로 진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아이들을 픽업하러 갔다면 아이들이 차에 제대로 탓는지 차가 확인해주면 좋겠고, 아이들이 차에 탄 뒤에는 음악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바꿔주면 좋겠다는 얘기다.”

“건강 데이터 분석하면 내년에 10만명 살릴 수 있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이어 ‘빅브라더' 문제를 거론합니다. “더 많은 기기로 구글 서비스에 접속하게 되면 프라이버시 문제도 생길 수 있고 (빅브라더에 대한 우려로) 오싹하지 않겠느냐?” 이 질문에 대해 페이지는 “우리는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줄 수 있는 제품, 서비스, 기술을 내놓을 것이다"고 말합니다.

페이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답변은 이 대목입니다. “너무 염려하다 보면 혜택을 보지 못하기도 한다. 헬스케어도 그렇다. 우리가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게 허용한다면 내년에 1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언론과 정부가 지나치게 부작용을 부각시키는 바람에 우리가 사람들한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데도 못하고 있다. 매우 염려스럽다.”

쉽게 말해 프라이버시 문제를 지적하면서 ‘빅브라더' 운운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페이지는 “마음을 활짝 열고 미래에 관해 낙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하드웨어는 방향 제시할 필요가 있을 때만 한다"

세번째 질문은 하드웨어 사업 관련입니다. 최근 가정자동화 기기 메이커인 네스크와 드롭캠을 인수하고 모토로라를 매각했는데, 하드웨어 사업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입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때 삼성 등 파트너들은 ‘구글이 경쟁자가 되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그래서 페이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페이지의 ‘분신' 피차이가 먼저 말합니다. 구글에서는 파트너들과 협업한다는 게 기본 전제라는 겁니다. 페이지는 “그게 바로 우리 서비스가 iOS(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지칭)에서도 작동하는 이유다"고 맞짱구칩니다. 피차이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우리는 우리가 방향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때만 하드웨어를 한다. 넥서스 같은 걸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는 철저히 대규모 에코시스템에서 일하려고 한다.”

철저히 구글식 답변입니다. 삼성 LG 등 파트너들을 향해 ‘우리는 하드웨어 안할 테니 우리를 믿고 같이 하자'는 얘기입니다. 구글로서는 각종 기기에서 자기네 서비스가 잘 돌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일리가 없는 건 아니죠. 다만 삼성 등이 서비스 사업을 하려고 보면 구글과 손 잡고 구글 서비스를 키워주는 게 잘한 일인가 의문이 들 것 같습니다.

“구글플러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더 중요해졌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마지막으로 구글플러스에 관해 물었습니다. 구글플러스는 페이지가 구글 CEO에 복귀한지 두세 달 후인 2011년 6월 말 시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제 만 3년이 된, 페이스북과 비슷한 서비스입니다. 최근 책임자인 빅 군도트라 부사장이 구글을 떠나면서 구글이 구글플러스에서 힘을 빼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죠.

페이지의 답변은 명확합니다. “구글플러스와 관련해 많은 것이 진행되고 있다. 나도 구글플러스를 잘 이용하고 있다. (링크).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매우 큰 서비스다.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매일 좋게 더 좋게 만들고 있다.” 이런 얘기. “지금도 소셜 서비스가 구글한테 중요하냐?”는 추가 질문에는 “더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페이지가 설명한 네 가지는 한결같이 몹시 궁금했던 것들입니다. 세계 테크놀로지(IT)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의 창업자/CEO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글 생각대로 모든 기기에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면 편리하긴 하겠지만 구글이 지나치게 무서운 존재가 되는 건 아닌지… 구글 이용자나 하드웨어 메이커나 구글에 너무 예속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광파리]

2014년 4월 28일 월요일

니콜라스 테슬라, 스티브 잡스, 그리고 래리 페이지


니콜라스 테슬라, 스티브 잡스, 그리고 래리 페이지.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요?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유례없이 긴 글을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200자 원고지로 계산한다면 300장, 400장은 될 듯 합니다. 구글 창업자/CEO인 래리 페이지에 관한 글인데 매우 잘 썼습니다. 이 글의 첫 부분은 세 사람을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아시다시피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쫓겨나 13년쯤 ‘야인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넥스트를 세워 교육용 컴퓨터를 개발했고 픽사에 사실상 ‘올인' 했다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가 뜨면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부도 위기에 몰린 애플에 복귀해 회사를 살렸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내놓아 세상을 바꿨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개발할 무렵엔 췌장암에 걸려 투병 중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죠.


천재 발명가 니콜라스 테슬라에 대해서도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세르비아계 이민자. 8개 언어 능통. ‘사진기'라고 할 만큼 뛰어난 기억력. 토마스 에디슨 밑에서 발전기를 좀더 효율적으로 돌리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하죠. 그런데 프로젝트 종료 후 에디슨이 약속했던 5만 달러를 주지 않고 주급을 10달러 올려주는 것으로 끝내려 하자 회사를 그만두고 테슬라전기를 설립. 그러나 투자자들과 의견이 엇갈려 쫓겨났다고 합니다.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다는 점에서는 스티브 잡스와 비슷하네요.

테슬라는 1900년에 JP모건을 설득해 15만 달러를 투자받아 새 회사를 세웠으나 이듬해 돈이 떨어졌고 JP모건은 더이상 돈을 대주지 않았습니다. 말년에는 연금으로 연명하고 비둘기 모이 주는 것으로 소일. 1943년 1월 뉴욕 호텔 방에서 사망. 방 문에 '방해하지 마세요(Do not Disturb)' 팻말이 걸려 있어 하루가 지난 뒤에야 발견됐습니다. 테슬라의 불행한 삶은 친구뉴욕헤럴드트리뷴 기자가 1944년 전기를 써내면서 알려졌습니다.

41년 후 열두 살 소년이 이 전기를 읽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래리 페이지입니다.




아시다시피 래리 페이지는 스탠포드대학교 박사과정 재학 중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해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을 설립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글을 보면 페이지도 창업 초기에 힘든 경험을 했습니다. 페이지는 회사가 커지면서 자신과 개발자들 사이에 관리자들이 개입하는 게 싫었던가 봅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관리자가 방해만 된다고 본 것이죠.


페이지는 어느 날 직원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자리에서 관리자들을 모두 해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무런 통보도 없이 불쑥 해고를 공표한 겁니다. 물론 반발이 심했죠. 결국 관리자들을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으로 타협을 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에릭 슈미트를 데려와 ‘10년 섭정’을 하게 한 것도 미덥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슈미트는 10년 동안 구글 CEO를 맡아 기반을 다졌습니다. 페이지는 10년 후인 2012년 4월 구글 CEO에 복귀했습니다. 이제 2년이 갓 지났습니다. 이 짧은 기간에 구글+ 런칭, 구글 서비스 통합, 구글글라스 공개,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장 등을 추진했고, 특허 전쟁에 대비해 모토로라를 샀다가 중국 레노버에 팔아넘겼습니다.


래리 페이지가 슈미트의 10년 섭정을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테슬라처럼 회사 말아먹고 투자자들한테 돈 달라고 징징대고 있을까요?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자는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야인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단점을 보완했기에 애플 복귀 후 아이폰을 내놓아 세상을 바꿨습니다.


페이지도 10년 섭정을 거쳤기에 인간적으로 성숙했고 CEO 복귀 후 구글을 제대로 키워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페이지의 경우 단정적으로 말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1973년생, 한국 나이로 마흔두 살. 구글이 현재 안드로이드와 크롬으로 모바일과 웹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에 처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래리 페이지를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던 두 천재와 비교한 것은 아주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지가 잡스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잇따라 내놓아 세상을 바꿔 놓을 수도 있다, 10년 담금질이 부족했다면 테슬라처럼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비즈니스 인사이더 글을 직접 읽어보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래리 페이지는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CEO)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봅니다. 선천적으로 목이 좋지 않고 다소 수줍음을 타는 탓에 대중 앞에 자주 서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10년 동안 에릭 슈미트 그늘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테고요. 대단한 선수이긴 한데, 생존인물에 대한 평가는 늘 조심스럽습니다. [광파리]

2014년 3월 20일 목요일

래리 페이지 “시큐리티 없이는 프라이버시도 없다"


구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가 어제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TED에서 재밌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페이지가 목이 좋지 않아 공개석상에 자주 서는 편은 아닌데… 아시다시피 현재 웹과 모바일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은 구글이고, 이 구글을 이끄는 사람이 바로 페이지입니다. 그래서 페이지가 한 말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듣지는 못했고 몇몇 매체에 요약된 글과 트윗만 읽었습니다. 핵심을 간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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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요약한 걸 봤습니다. “기업들이 실패하는 중요한 원인은 미래를 잘못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글은 다양한 선도적 프로젝트를 추진하나 봅니다. “우리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을 땐 규모가 작았고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미래였다.” (구글은 2005년에 안드로이드 인수했고 그 덕분에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자 안드로이드를 대안 플랫폼으로 내세워 성공했죠.)

페이지는 재밌는 아이디어도 제시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진료기록을 익명으로 공개해 연구하게 한다면, 연구원들한테 데이터만 제공한다면… 연간 10만명은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검색 서비스 회사 창업자다운 발상입니다. 적정 정보를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공유해주면 매우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말도 했다는데, 구글이 “인터넷 개방”을 줄기차게 주창하는 것도 바로 이런 철학에서 비롯되고 있죠.

페이지는 자동운전차에 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34세 이하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사고다, 자동운전을 하게 되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전에도 들었던 얘기. 구글은 차량사고로 인한 사망을 줄이려고 자동운전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하죠.) 구글은 수 년 전부터 자동운전차 거리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자동운전차가 사고를 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없는데… 무사고운전 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겠죠.

기술(Technology)에 관해서는… 배우면 배울수록 배울 게 많다는 걸 깨닫는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창업자가 이런 호기심을 갖고 있기에 구글이 활기있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썼습니다. 래리 페이지, 1973년생, 한국나이 42세. 창업 후 에릭 슈미트의 10년 섭정을 받고 나서 2년 전 CEO가 됐습니다. 이때부터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통합하고 있고, 안드로이드와 크롬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죠.

페이지는 미국 정부의 무차별 인터넷 검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링크)

시큐리티 없이는 프라이버시도 없다. You can’t have privacy without security. 구글이 정부 검열로부터 여러분을 지켜야 한다면 슬프지 않냐. 우리(테크 기업)가 사용자들을 지켜야만 한다면 민주주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기준이 뭔지, 검열을 어떻게 하고, 왜 하는지. (미국) 정부는 비밀리에 검열함으로써 엄청난 해악을 남겼다. 이에 대해서는 토론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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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의 발언은 한 마디 한 마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크 세상에서는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도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한방에 훅 갈 수 있죠. 자동운전차는 5년, 10년쯤 후엔 상용화될 테고… 건강기록 공유는 두고두고 토론 대상이 될 것 같고… 배우면 배울수록 배울 게 많다는 말은 우리 모두 명심해야겠죠. 그리고 정부의 무차별 검열은 인터넷 흥망이나 민주주의 존속과도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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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포춘이 선정한 '40세 이하 스타 기업인 40명'


포춘(Fortune)이 간밤에 “40 Under 40”을 발표했습니다.
40세 이하의 젊은 스타 기업인 40명의 명단입니다.
미국 기업이 대상이고 테크놀로지 기업인이 많이 뽑혔습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1위가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1위였던
페이스북 창업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2위로 밀려나고
구글 창업자/CEO인 래리 페이지가 1위로 올라섰습니다.




래리 페이지(Larry Page). 1973년생, 한국나이 40세, 만 39세.
1998년 스탠포드 박사과정 때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 창업.
에릭 슈미트의 10년 ‘섭정'을 받다가 작년 4월 CEO로 복귀.
복귀 직후 전격적으로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구글플러스를 런칭.
구글은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로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끌고
‘크롬’ 브라우저/OS를 기반으로 웹 혁신도 주도하고 있죠.
구글의 주가는 페이지가 이끈 1년 반 동안 많이 올랐습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창업자/CEO.
1984년생, 28세. 타임 선정 ‘2010년 올해의 인물’.
지난 5월 기업가치 1040억 달러에 페이스북을 공개했죠.
그런데 38달러로 시작했던 주가가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것이 래리 페이지한테 1위를 내준 원인이 됐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버드 기숙사에서 창업한지 8년이 지난달
페이스북 적극사용자(MAU) 10억명 돌파... 대기록을 세웠죠.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 야후 CEO. 1975년생, 37세.
어머니가 핀란드계여서 북유럽 느낌을 풍깁니다.
구글 20번째 직원, 첫 여성 엔지니어이고 ‘일벌레’.
구글을 상징하는 단순한 검색 페이지가 메이어의 작품.
구글뉴스, 구글맵스, 구글북스, 구글툴바, G메일 등에도 참여.
막판에 지역, 지도, 위치 서비스 담당 부사장(VP)으로 일하다가
지난 6월 야후 ‘구원투수’로 영입돼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첫 아기를 낳은 워킹맘이기도 하죠. 과연 야후를 구해낼지...

현재로서는 래리 페이지가 가장 잘나가고 있는 게 맞습니다.
구글서치는 검색, 크롬은 브라우저, 안드로이드는 모바일에서 1위.
저커버그는 요즘 주춤합니다. 올해 기업 공개하고 결혼하고...
주가가 많이 떨어지는 바람에 경영능력까지 의심받고 있죠.
그러나 페이스북 사용자가 10억명을 돌파했으니 대단합니다.
모바일에서 길을 찾기만 한다면 다시 상승국면으로 진입하겠죠.
마리사 메이어는 ‘야후 부활'이라는 큰 부담을 안고 있는데,
구글에서 경험이 도움이 되겠지만 ‘구글 2중대'로는 안될 테고...
과연 어떤 탈출구를 찾아 야후를 살려낼지 궁금합니다. [광파리]


2012년 6월 24일 일요일

구글 I/O 기조연설, 래리 페이지가 못한다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O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창업자/CEO인 래리 페이지(39)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목에 문제가 생겨 21일 투자자설명회에 불참했다고 합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당분간 공개연설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27일로 예정된 구글 I/O 기조연설도 못한다고 합니다.
페이지는 작년 4월4일 CEO로 취임한 뒤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구글플러스를 런칭하는 등
의욕적으로 구글을 이끌었고 제법 성과도 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를 읽었습니다.


페이지는 목요일 마운틴뷰 본사에서 열린 행사에 불참했고
앞으로 예정돼 있는 2개의 중요한 일정을 취소했다.
구글은 자세한 얘기 안해주면서 회사를 계속 이끌 거라 했다.
월스트리트에선 건강에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페이지는 목요일(21일) 사원들에게
“나와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계속 회사를 이끌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슈미트 회장이 밝힌 이유는 “목이 잠겨서(lost his voice)”.
구글 I/O 연설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답변도 못한다.
이 와중에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농담을 했다네요.
페이지가 말을 더 신중히 할 테니 더 좋은 CEO가 될 거라고.
브린이 농담을 하고 슈미트가 이 농담을 전하는 걸 보면
심각한 것 같진 않은데... 실리콘밸리 분위기는 다르다네요.
2분기 실적발표는 한참이나 남았는데... 이상하다는 거죠.
페이지가 5월25일 이후 한 달 동안 구글플러스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 달지 않은 것도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구글 내부사람은 “별 거 아니다. 괜찮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페이지의 목소리는 평소에도 좋지 않습니다.
잠겨 있고, 쇳소리도 나고... 아주 답답하게 들립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를 읽으면서 핵심만 메모했습니다.
래리 페이지도 세간의 이런 의혹을 의식하고 있나 봅니다.
오늘(6월24일) 한 달만에 구글플러스에 글을 올렸습니다.
구글 홈페이지에서 앨런 터닝 탄생 100주년 두들을 봐라,
컴퓨터 선구자 터닝이 만든 터닝머신을 형상화한 것이다...
별일 아니겠죠? 한 달 전 목소리 한 번 들어보세요. [광파리]


2012년 4월 6일 금요일

구글 CEO가 말하는 "차세대 검색"


구글 창업자/CEO인 래리 페이지가 CEO 취임 1주년(4월4일)을 맞아 긴 글을 올렸습니다. 구글은 사랑받을 만한 기업이란 메시지를 담았다는데, 아침시간이라 바빠서 다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차세대 검색'이란 부분만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구글이 지향하는 차세대 검색이 무엇인지, 페이지가 왜 구글플러스에 집착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래리 페이지의 글. 아이덴터티와 관계를 알면 검색 성능을 높일 수 있다. 기존 검색은 보편적이어서 카페에 앉아 있는 낯선 두 사람이 같은 것을 검색하면 거의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 그런데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경험을 한다. 관심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다. 음악 음식 휴가 스포츠 영화 등등. 특히 사람에 대한 관심/선호에서는 차이가 많이 난다.

여러분이 누군가에 관해 검색한다면 바로 그 사람에 관한 결과를 원할 것이다. 이름이 같은 다른 사람들에 관한 검색 결과를 원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 문제는 여러분의 아이덴터티, 여러분의 관심사, 여러분이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 등에 관해 알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

오랜 구글러 중에 벤 스미스(Ben Smith)가 있다. 내 친구인데 세상에 벤 스미스가 이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찾고자 하는 바로 그 벤 스미스를 찾아주는 것... 이게 구글의 당면과제다. 공개 프로필만 공유하고 글, 사진, 관계 등은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더구나 프라이버시 때문에 플랫폼 간에 이런 정보를 공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푸는데 구글플러스가 도움이 될 것이다. 구글플러스는 구글이 사람을 이해하고 이들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내가 벤 스미스를 검색하면 내가 찾는 바로 그 벤 스미스에 관한 검색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검색 박스에 이 친구의 사진과 함께 검색결과가 뜬다. 전에는 검색 박스를 보면 내가 입력한 검색어가 포함된 결과가 잔뜩 떴다. 내가 찾고자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사람과 관계를 활용한 검색은) 중요한 변화다.

이런 내용입니다. 개인정보가 있어야 맞춤검색이 가능하다는 얘기. 에릭 슈미트 회장도 검색엔진이 검색자의 의도를 간파해 자동으로 찾아주는 자동검색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것 역시 개인정보가 충분해야 가능하겠죠. 좀더 나은 서비스를 받느냐, 프라이버시를 지키느냐... 결국 이 문제로 귀착됩니다. 개인정보를 많이 제공할수록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반면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는 그 만큼 더 커질 테고... (래리 페이지의 글 링크합니다) [광파리]



왼쪽부터 에릭 슈미트 회장, 래리 페이지 CEO, 세르게이 브린.

www.google.com 사이트에서는 음성검색(마이크)도 가능합니다.

프로젝트 글라스 동영상. 지하철 운행중단을 확인한 순간 도보경로를 보여줍니다.
래리 페이지가 CEO로 일한 1년 동안 구글의 주가 변화

2011년 12월 17일 토요일

구글에는 "L팀"이란 게 있다는데...

구글 본사에 “L팀”이란 게 있다고 합니다.
“L Team” 또는 “Larry’s Team”.
창업자/CEO 래리 페이지의 이너써클.
페이지가 4월4일 CEO로 취임한 이후
소셜 네트워킹, 모바일 컴퓨팅 등의 분야에
전략적 우선순위를 두는 등 회사를 바꾸고 있는데
여기에도 L팀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연초에 물갈이를 조금 했는데 L팀 새 멤버로는
소셜 네트워킹 총책인 빅 군도트라,
안드로이드 모바일 총책인 앤디 루빈,
유튜브 총책인 샐라 캐맹거(Salar Kamangar).
L팀에는 재무 총책, 법률 총책 등도 포함되며
페이지는 주기적으로 팀원들을 만난다고 합니다.

내부에선 이들을 통틀어 “L팀”이라고 부른다네요.
기업인수부터 신제품에 이르는 각종 계획에 대해
이 팀에서 협의하고 평가하고 승인한다고.
세상이 달라져 애플 페이스북과도 경쟁해야 하니
좀더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

물갈이 하면서 유명하고 힘 있는 일부 임원 배제.
로컬/지도/LBS 총괄인 마리사 메이어가 대표적.
에릭 슈미트 회장과 세르게이 브린이 L팀에서
공식으로 역할을 수행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슈미트는 대외업무를 맡고 있어 늘 여행 다니고,
브린은 현재 비즈니스와는 직접 관련이 적은
연구 프로젝트에 치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광파리]


에릭 슈미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앤디 루빈, 빅 군도트라, 순다 피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