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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8일 월요일

니콜라스 테슬라, 스티브 잡스, 그리고 래리 페이지


니콜라스 테슬라, 스티브 잡스, 그리고 래리 페이지.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요?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유례없이 긴 글을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200자 원고지로 계산한다면 300장, 400장은 될 듯 합니다. 구글 창업자/CEO인 래리 페이지에 관한 글인데 매우 잘 썼습니다. 이 글의 첫 부분은 세 사람을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아시다시피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쫓겨나 13년쯤 ‘야인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넥스트를 세워 교육용 컴퓨터를 개발했고 픽사에 사실상 ‘올인' 했다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가 뜨면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부도 위기에 몰린 애플에 복귀해 회사를 살렸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내놓아 세상을 바꿨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개발할 무렵엔 췌장암에 걸려 투병 중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죠.


천재 발명가 니콜라스 테슬라에 대해서도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세르비아계 이민자. 8개 언어 능통. ‘사진기'라고 할 만큼 뛰어난 기억력. 토마스 에디슨 밑에서 발전기를 좀더 효율적으로 돌리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하죠. 그런데 프로젝트 종료 후 에디슨이 약속했던 5만 달러를 주지 않고 주급을 10달러 올려주는 것으로 끝내려 하자 회사를 그만두고 테슬라전기를 설립. 그러나 투자자들과 의견이 엇갈려 쫓겨났다고 합니다.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다는 점에서는 스티브 잡스와 비슷하네요.

테슬라는 1900년에 JP모건을 설득해 15만 달러를 투자받아 새 회사를 세웠으나 이듬해 돈이 떨어졌고 JP모건은 더이상 돈을 대주지 않았습니다. 말년에는 연금으로 연명하고 비둘기 모이 주는 것으로 소일. 1943년 1월 뉴욕 호텔 방에서 사망. 방 문에 '방해하지 마세요(Do not Disturb)' 팻말이 걸려 있어 하루가 지난 뒤에야 발견됐습니다. 테슬라의 불행한 삶은 친구뉴욕헤럴드트리뷴 기자가 1944년 전기를 써내면서 알려졌습니다.

41년 후 열두 살 소년이 이 전기를 읽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래리 페이지입니다.




아시다시피 래리 페이지는 스탠포드대학교 박사과정 재학 중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해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을 설립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글을 보면 페이지도 창업 초기에 힘든 경험을 했습니다. 페이지는 회사가 커지면서 자신과 개발자들 사이에 관리자들이 개입하는 게 싫었던가 봅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관리자가 방해만 된다고 본 것이죠.


페이지는 어느 날 직원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자리에서 관리자들을 모두 해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무런 통보도 없이 불쑥 해고를 공표한 겁니다. 물론 반발이 심했죠. 결국 관리자들을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으로 타협을 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에릭 슈미트를 데려와 ‘10년 섭정’을 하게 한 것도 미덥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슈미트는 10년 동안 구글 CEO를 맡아 기반을 다졌습니다. 페이지는 10년 후인 2012년 4월 구글 CEO에 복귀했습니다. 이제 2년이 갓 지났습니다. 이 짧은 기간에 구글+ 런칭, 구글 서비스 통합, 구글글라스 공개,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장 등을 추진했고, 특허 전쟁에 대비해 모토로라를 샀다가 중국 레노버에 팔아넘겼습니다.


래리 페이지가 슈미트의 10년 섭정을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테슬라처럼 회사 말아먹고 투자자들한테 돈 달라고 징징대고 있을까요?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자는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야인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단점을 보완했기에 애플 복귀 후 아이폰을 내놓아 세상을 바꿨습니다.


페이지도 10년 섭정을 거쳤기에 인간적으로 성숙했고 CEO 복귀 후 구글을 제대로 키워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페이지의 경우 단정적으로 말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1973년생, 한국 나이로 마흔두 살. 구글이 현재 안드로이드와 크롬으로 모바일과 웹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에 처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래리 페이지를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던 두 천재와 비교한 것은 아주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지가 잡스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잇따라 내놓아 세상을 바꿔 놓을 수도 있다, 10년 담금질이 부족했다면 테슬라처럼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비즈니스 인사이더 글을 직접 읽어보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래리 페이지는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CEO)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봅니다. 선천적으로 목이 좋지 않고 다소 수줍음을 타는 탓에 대중 앞에 자주 서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10년 동안 에릭 슈미트 그늘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테고요. 대단한 선수이긴 한데, 생존인물에 대한 평가는 늘 조심스럽습니다. [광파리]

2014년 4월 6일 일요일

스티브 잡스는 ‘혁신자의 딜레마’를 우려했다


일요일 아침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보냈다는 이메일을 읽다가 재밌는 내용이 있어 공유하기 위해 메모합니다. 애플-삼성 간 특허 재판 과정에 공개된 이메일인데, 발신 시점이 죽기 약 1년 전인 2010년 10월24일 새벽 6시12분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암투병 중인 사람이 꼭두새벽에 일어나 회의에서 무슨 말을 할지 깨알 같이 메모했다니...

애플에는 ‘100인 회의'란 게 있습니다. CEO, 간부 등 100명 정예 멤버로 구성된 전략회의로, 신제품, 전략 등에 관해 토론합니다. 잡스의 메일은 이 회의에서 발언할 내용을 메모한 것으로, 무엇보다 “포스트 PC”, “클라우드", “구글과 성전" 등이 눈길을 끕니다.


맨 앞에 새해(2011년) 전략이 있습니다. 100인 회의 신규 멤버 비율까지 언급한 걸 보면 암투병 중에도 세세한 것까지 챙겼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특히 “포스트 PC”에 관해 꽤 자세히 메모해 놨습니다. 애플 매출에서 포스트 PC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6%나 되고 6개월 이내에 아이패드가 맥을 추월할 것이란 메모도 있습니다.

이메일에는 '포스트 PC'에 대한 정의를 내려놨습니다. “더 많은 모바일(더 작고, 더 얇고, 더 가볍고)+커뮤니케이션+앱+클라우드 서비스”. 잡스는 포스트 PC 시대에는 클라우드가 기본이라고 봤습니다. 잡스는 죽기 100일쯤 전인 이듬해 6월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무대에 올라 마지막 키노트를 합니다. 이날 키노트의 핵심은…

아이클라우드(iCloud)였습니다. 이걸 직접 발표하고 싶어 무리를 했던 것이죠.

잡스의 이메일 메모에는 “2011년은 클라우드의 해”란 표현도 있습니다. “우리가 디지털 허브란 컨셉을 만들었다"는 구절도 보입니다. “PC가 주소록 캘린더 북마크 사진 음악 동영상 등 모든 디지털 자산의 허브"란 구절도 있는데 그 다음 구절이 중요합니다. “디지털 허브(우리 세계의 중심)가 PC에서 클라우드로 옮겨간다."

이 정도 설명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잡스는 더 덧붙여 놨습니다.

PC는 이제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등과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클라이언트에 불과하다. 애플이 “혁신자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애플이 너무 오래 낡은 패러다임에 매달릴 위험이 있다”. 애플은 잡스가 떠난지 2년 반이 지나도록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는데… 우려대로 가는 걸까요?

잡스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구글을 따라잡고 뛰어넘어야 한다(catch up to Google cloud services and leapfrog them)고 썼습니다. 우리의 모든 서비스를 묶어야 한다(tie all of our products together)고 썼습니다. 이런 걸 생각하면 눈이 감기지 않았겠죠. 그래서 젓가락처럼 깡 마른 몸으로 무대에 올라 '아이클라우드'를 발표했을 테고요.

특히 '모든 서비스를 묶어야 한다'는 대목이 놀랍습니다. 구글에서는 이로부터 6개월 후에 래리 페이지가 CEO로 복귀해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통합하기 시작했죠. 마치 잡스의 이메일을 훔쳐보기라도 했던 것처럼. 물론 클라우드가 기본입니다. 어떤 폰에서 찍은 사진으로 자동으로 백업해주고...15기가(GB) 스토리지가 공짜이고, 사진 업로드는 표준 사이즈라면 무제한 공짜. 또 전면 클라우드 기기인 크롬북으로 판을 바꾸려고 합니다.



아이클라우드는 과연 구글 클라우드를 캐치업 했나요?

덧붙이자면 “2011년엔 구글과 성전(Holy War)”란 대목도 눈에 띕니다. 스티브 잡스 전기를 보면 “핵전쟁"이란 표현을 썼는데 이건 아이폰을 베낀 안드로이드 기업들을 대상으로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이고, 구글과의 성전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애플보다 앞서가는 구글을 따라잡고 추월하기 위한 전쟁을 말합니다. 이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죠.

저가 아이폰에 대한 언급도 있습니다. ‘아이팟터치를 기반으로 아이폰3GS를 대체할 저가 아이폰을 개발한다'고 씌여 있습니다. 애플이 작년말 저가 아이폰 ‘아이폰5c’를 내놓았는데, 너무 꾸물거렸던 게 아닌지… 스티브 잡스가 2010년 10월 언급했는데… 더구나 팀 쿡은 아이폰5c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가 수정하는 실수까지 했죠.

스티브 잡스 이메일 중 주로 앞부분만 소개해 드렸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더 버지 기사에 첨부된 이메일을 꼼꼼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이메일 첨부합니다. [광파리]

                                                        

2013년 10월 6일 일요일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를 비교하면…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2년이 됐습니다. 후계자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테크 브랜드, 이익을 가장 많이 내고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테크 기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죠. 실리콘밸리에서 ‘제2의 스티브 잡스’를 놓고 말이 많은데 테슬라 창업자/CEO 엘론 머스크를 많이 꼽습니다.

엘론 머스크. 1971년 남아공 출생. 아버지는 남아공인, 어머니는 캐나다인. 캐나다 퀸스대 2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니아에서 물리학/경영학을 공부했고, 박사학위 따러 스탠포드 입학했다가 창업. 전자결제 회사 페이팔 공동창업자. 현재는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로켓 회사 스페이스X, 태양열 회사 솔라시티 창업자/CEO로 유명하죠.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 비교는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란 제목의 글을 참고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엘론을 스티브보다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살아 있는 사람을 그렇게까지 평가하긴 그렇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사과와 오렌지처럼 종류가 다른 전설적 영웅이라며 둘을 비교한 인포그래픽을 만들었습니다.



학력. 엘론은 캐나다 퀸스대를 거쳐 미국 펜실베니아대를 나왔고 스탠포드 박사학위 중퇴. 잡스는 리드 칼리지 한 학기만에 중퇴. 첫번째 직업. 엘론은 웹 소프트웨어 회사 집2. 16세 때 고등학교 인근에 비디오가게 열려고 했다. 잡스는 13세 때 HP에서 인턴을 했고 아타리 게임 설계자로 사회생활 시작했다. 첫 창업회사. 엘론은 집2, 잡스는 애플.

창업한 회사. 엘론은 집2, 엑스닷컴(페이팔), 스페이스X, 테슬라, 솔라시티 등 5개. 잡스는 애플과 넥스트. 공개기업의 시가총액. 테슬라는 201억 달러, 애플은 4308억 달러. 유명한 제품. 엘론은 전기자동차와 로켓, 그리고 하이퍼루프(초고속 전기기차). 잡스는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삼형제, 그리고 검은색 터틀넥과 청색 청바지 차림.

결혼생활과 가정. 엘론은 대학시절 여자친구와 결혼해 아들 다섯을 낳고 이혼. 영국 여배우와 재혼했다가 이혼. 고교시절 여자친구와 동거해 아이(리사)를 낳았으나 결혼 안했고 로린 포웰과 결혼해 세 아이를 낳았다.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의 실존인물이 엘론이란 말이 있다. 잡스에 관해선 최근 애쉬톤 쿠처 주역의 ‘잡스'란 영화가 나왔다.

사생활. 엘론은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인 삶을 살고, 잡스는 가정생활과 건강에 관해 미디어에 노출되길 꺼렸다. 엘론은 1700만 달러짜리 멘션에 살고 잡스는 260만 달러짜리 팔로알토 맨션에서 살았다. 어린 시절엔 엘론은 남아공에서 살았는데 가장 어리고 작아 따돌림 당했다. 잡스는 태어나자 마자 입양 보내져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다.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를 비교한 인포그래픽…짬 나면 직접 보시기 바랍니다. 두 사람은 위대한 업적을 남겼거나 남기고 있지만 사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특히 엘론은 3개 국가에서 성장했고 미국에서도 동부에서 서부로… 한국에도 잡스나 엘론과 같은 천재가 없는 것은 아닐 텐데, 끼를 발휘할 환경이 실리콘밸리보다 못한 건 아닌지... [광파리]


2013년 8월 29일 목요일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인가? 쿼라 사이트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는데 답변이 재밌습니다. 급한 일 제껴놓고 메모합니다. 엘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창업자이자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를 닮은 인물. 쿼라는 ‘네이버 지식인'처럼 누군가 질문을 올리면 누구든지 답을 쓰는 집단지성 사이트. 퀄리티는 정평이 났죠.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 스티브 잡스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바꿔놓은 마케팅의 대가.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엘론 머스크가 스티브 잡스보다 낫다고 믿기 시작했다. 기술혁신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면서 머스크가 문샷(과감한 도전)으로 갈증을 풀어주길 기대한다. 그는 로켓 회사 스페이스X와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창업자이다. 뉴욕~캘리포니아를 30분에 주파할 수 있다는 ‘하이퍼루프’ 제안자이기도 하다.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를 35분만에 달린다고 밝혔는데…?)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다. 1999년에 공동설립한 페이팔은 온라인 거래를 혁신했다. 테슬라가 올해 판매할 전기자동차는 2만여대… 테슬라 주가는 최근 1년새 400% 이상 급등. 시가총액이 200억 달러 (22조원).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된 열살배기 신생기업.)



쿼라 질문: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인가?

첫번째 답변(추천 1200명 이상): 엘론 머스크랑 5년 반 동안 함께 일했고 많은 얘기를 나눴기에 답변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엘론은 내가 만난 가장 영리하고, 다이내믹하고, 카리스마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를 스티브 잡스와 비교한 기사를 읽었는데, 잡스는 엘론과 비교가 안된다. 엘론은 베르너 폰 브라운, 하워드 휴즈, 헨리 포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을 섞어놓은 것 같은 사람이다. 그는 책을 엄청나게 읽는다. 디자인도 자습해서 배웠고,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형태의 로켓과 우주선도 책을 읽고 만들었다. 그는 책에서 터득한 인사이트를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결합한다. 엘론은 괴짜 천재다.

두번째 답변 (820명 추천): 엘런 머스크는 이미 스티브 잡스를 뛰어넘었다.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 지향 제품을 만들어 수십억명에게 팔았다. (머스크가 공동창업한) 페이팔 사용자도 수백만명에 달하지만 “머스크” 하면 역시 스페이스X와 테슬라다. 그런데 두 회사는 일반인에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머스크의 목표와 비전은 잡스의 그것보다 훨씬 원대하다. 머스크는 다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우주 탐사, 전기자동차, 온라인 결제 등에 평생을 바쳤다. 그는 이런 산업을 재창조했다. 게다가… 머스크는 아직 끝내지 않았다. 그는 스페이스X를 끝내고 초음속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고 싶어한다.

세번째 답변: 엘론 머스크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룬 것만으로도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잡스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꿨고 머스크는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특별하다. 잡스가 남긴 것은 수년내에 곧바로 느낄 수 있지만 머스크가 남긴 업적은 우리 세대에 규명하긴 어려울 것이다.



네번째 답변: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제 2의 토니 스타크다. 머스크는 레전드다. (토니 스타크는 아이언맨 주인공, 엘론 머스크를 닮았다고 하죠. 참고)

다섯번째 답변: 엘론 머스크는 첫번째 엘론 머스크다.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고)

여섯번째 답변:
스티브 잡스는 비즈니스맨, 엘론 머스크는 엔지니어.
스티브 잡스는 모든 걸 특허 등록, 엘론 머스크는 특허 싫어한다.
스티브 잡스는 뮤직플레이어를 내놓아 더 유명하고,
엘론 머스크는 세계 최초 상업 우주선을 내놓아 덜 유명하다.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잡스보다 대단하다.



여기까지 간추립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썼다시피 세계는 지금 혁신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내놓은지 3년이 지났는데 애플은 아직 혁신적인 걸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엘론 머스크는 로켓을 쏘아올려 우주정거장까지 다녀오게 했고, 전기자동차 모델S로 돌풍을 일으키고, 혁신적 수송수단 ‘하이퍼루프'도 제안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낫냐, 엘론 머스크가 낫냐 비교하는 건 아이들 장난이고, 엘론 머스크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살아 있는 기업인을 떠받드는 건 반대하지만 엘론 머스크에 대한 기대는 큽니다. 1971년생 남아공 출신 마흔두살 젊은이. [광파리]

최근에 쓴 엘론 머스크와 테슬라에 관한 글을 링크합니다.


2013년 8월 9일 금요일

애플은 '팔로어'로 전락하는가?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에 게재하려고 일주일 전에 썼던 글을 블로그에 옮겨 싣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크게 달라진 게 없어서 원문을 약간만 수정해 싣습니다. 경제주간지용이라서 블로그보다는 더 쉽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생전에 삼성이 내놓은 7인치 태블릿에 대해 “DOA”라고 말했습니다. DOA=Death On Arrival. 나오자마자 죽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태블릿 크기는 아이패드에 적용한 9.7인치가 최적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1년 후인 작년 11월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놨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삼성을 따라한 셈입니다.
최근 애플에 관한 2개의 재미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하나는 CNN 웹사이트에 실린 ‘애플은 리더(leader)에서 팔로어(follower)로 바뀌고 있다'는 글이고, 다른 하나는 질의응답 사이트 쿼라(Quora)에 실린 ‘애플은 죽어가고 있나?’란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표현이 과격하지만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요즘 애플을 보면 ‘팔로어로 바뀌고 있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고, 죽어가는 건 아니지만 ‘잡스 시절’만 못한 건 사실입니다.
두 사이트에 실린 글은 시각이 조금 다릅니다. CNN 웹사이트에 실린 글은 창의성 측면에서 봤을 때 애플이 ‘리더'답지 않고 ‘팔로어'처럼 보여 실망스럽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반면 쿼라에 실린 답변은 ‘애플이 죽어가고 있나?’란 질문에 대한 반박이 대부분입니다. 줏대 없어 보일른지 모르겠지만 저는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이렇게 보일 수도 있고 저렇게 보일 수도 있고... 둘 다 맞습니다.
CNN 글은 앤드류 메이어라는 디자인 컨설턴트가 썼는데 글 내용은 이렇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강력한 디자인과 과감한 혁신으로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때는 애플 제품을 살 땐 흥분하고 놀라곤 했다. 그런데 애플은 점점 팔로어로 바뀌고 있다. 삼성에 맞서기 위해 더 큰 아이폰, 더 큰 아이패드를 개발한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지금 애플한테 필요한 건 더 큰 아이폰/패드가 아니라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다.
애플이 삼성을 벤치마킹해 더 큰 아이폰, 더 큰 아이패드를 개발하는 것까지 탓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소비자가 원한다면 그게 뭐든 만들어야죠. 그러나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면 애플은 '그렇고 그런 메이커'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집스럽게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이 사라진 것도 아쉽습니다. 애플이 지난해 내놓았던 엉터리 애플지도는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면 결코 공개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고 애플이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물론 애플 주가는 작년 말부터 10개월 동안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지나치게 오른데 따른 조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스티브 잡스의 공백을 절감하고 애플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애플은 분명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전 같지 않다’는 말과 ‘죽어가고 있다’는 말은 분명히 다릅니다. 쿼라 답변이 설명해 줍니다.

답변 1. 얼마나 멍청한 질문인가. 애플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아마존, 이베이, 페이스북의 이익을 더한 것보다 많은 이익을 냈고, 전체 휴대폰 업계 이익의 70%를 독차지했다. 퍼스널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업계 전체 이익의 45%를 애플이 가져갔다. 답변 2. 회사가 망하려면 현금이 떨어져야 하는데 애플이 보유한 현금이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도 살 수 있다. 더구나 소비자들은 애플 제품을 사랑한다.

답변 3. 스티브 잡스 때는 매년 혁신적인 걸 내놨다고들 말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애플은 1998년 아이맥을 내놓았고, 2001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답변 4. 스티브 잡스의 최대 역작은 아이폰도 아니고 아이패드도 아니고 애플 그 자체이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말하지 않았던가. “곧" 나온다고. (그 '곧'이 대체 언제인지...)

애플이 죽어간다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죽어가고 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애플이 리더에서 팔로어로 전락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팀 쿡이 말한 “깜짝 놀랄 제품"을 보고 나서 판단해도 늦진 않겠죠. 너무 오래 뜸을 들였는데, '깜짝 놀랄 제품'이 정말로 깜짝 놀랄 만한 제품인지... 애플 이사회가 애플의 '혁신 속도'(the pace of innovation)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광파리]




2013년 6월 27일 목요일

“큰 애플”과 “더 큰 구글”…구글이 추월할까?


월스트리트저널이 ‘머니비트(Money Beat)’ 블로그에 재밌는 그래프를 올렸습니다.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뺀 기업가치만 놓고 보면 구글이 지난주에 애플을 추월해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됐다. 이걸 설명한 그래프와 글입니다 (링크). 물론 아직도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애플이 한참 앞섭니다. 6월26일 현재 애플은 3737억 달러, 구글은 2899억 달러. 작년말부터 격차가 많이 좁혀졌지만 아직 격차가 큽니다.

그런데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빼고 비교하면 달라진다고 합니다. 3월말 현재 현금보유고가 애플 1450억 달러, 구글 450억 달러. 애플이 1천억 달러나 많습니다.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뺀 순수한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놓고 비교보면 애플이 2287억 달러, 구글이 2449억 달러. 구글이 162억 달러 많습니다. (아래는 머니비트에 실린 그래프로, 지난주 시가총액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라서 수치가 조금 다릅니다.)



아시다시피 애플 주가는 2011년 10월5일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 올라 이듬해 9월에는 7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고 증시에서는 1천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70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이후 하락세를 계속해 지금은 400달러마저 밑돕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는 이미 석유회사 엑슨모빌한테 넘겨줬습니다. 6월26일 현재 엑슨모빌 시가총액은 3993억 달러.



위 그래프를 보면 애플과 구글의 최근 동향이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애플 주가가 줄곧 곤두박질하는 사이에 구글 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에서 현금을 제외한 기업가치 측면에서 구글이 애플을 추월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위 그래프는 최근 1년 주가그래프를 비교한 것이고, 최근 5년 주가 그래프(아래)를 보면 애플 주가가 2010년 이후 지나치게 올랐습니다. 그 거품이 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플 주가에서 거품이 꺼진 것은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이렇다할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애플TV도 말 뿐이고, 아이워치와 아이카도 말 뿐입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역시 스티브 잡스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토대로 모바일 패권을 움켜쥐었습니다. 지도를 비롯해 음성검색, 클라우드 컴퓨티 등에서는 애플보다 강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죠. 애플이 하반기에 무얼 내놓느냐에 따라 ‘테크 패권’의 향방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족 하나 붙입니다. 애플 주가에서 거품이 빠졌다고 해서 애플이 당장 궁지에 몰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디지털 제품을 평가하는 gdgt 사이트에서 애플 제품에 대한 평가를 찾아 보면 여전히 높은 점수가 나오고 “꼭 사야 할 제품(Must Have)” 딱지가 붙습니다. 아이폰5는 96점 Must Have, 아이패드 미니는 93점 Must Have, 맥북에어 13인치 95점 Must Have... 이런 식으로 경쟁사들 제품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옵니다. [광파리]

2013년 6월 13일 목요일

구글 부사장이 스티브 잡스를 그리워하는 이유


‘스티브가 그립다 (I miss Steve)’. 빅 군도트라 구글 부사장이 간밤에 구글플러스에 이렇게 썼습니다. 딱 한 문장입니다. 물론 ‘스티브'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말합니다. 군도트라는 왜 잡스가 그립다고 썼을까요? 답은 첨부 글에 담겨 있습니다. 작년 8월에 썼던 ‘아이콘 앰블란스'란 제목의 스티브 잡스 추모 글입니다. 유명하죠.

아이콘 앰블란스 (Icon Ambulance)
2008년 1월6일 일요일 아침.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내 휴대폰이 진동했다. 살짝 들여다 봤더니 ‘발신자표시없음'이라고 씌여 있었다. 그래서 무시했다.
예배를 마치고 식구들과 함께 내 차로 가면서 휴대폰 문자를 확인했다. 스티브 잡스가 보낸 문자였다. “빅, 나한테 집으로 전화 좀 걸어줄래요? 급히 상의할 게 있어서요.” 이렇게 씌여 있었다.
차에 도착하기 전에 스티브 잡스한테 전화를 걸었다. 나는 그때 구글에서 모든 모바일 앱을 책임지고 있었고 이런 역할 때문에 스티브와 주기적으로 협의하곤 했다. 일 때문에 갖는 특혜 중 하나였다.
“헤이 스티브, 빅이에요.” 내가 말했다. “좀더 일찍 전화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예배 드리고 있었는데 ‘발신자표시없음’으로 뜨길래 안받았어요.
스티브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빅, 발신자가 ‘하나님(GOD)’이라고 뜨지 않으면 예배 중에는 받지 않아도 돼요."
나도 웃었다. 아무튼, 주중에 문제가 있어서 스티브가 전화를 걸었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일요일에 전화를 건 것도 그렇고 집으로 전화를 걸어달라고 한 것도 예사가 아니었다. 무슨 중요한 일이 있길래 그러실까 궁금했다.
“그런데 빅,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요. 당장 시정했으면 하는데. 이미 우리 팀 누군가한테 당신을 도우라고 시켜놨어요. 당신이 내일 이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해요.” 스티브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폰에 있는 구글 로고를 들여다 봤는데 아이콘이 맘에 안들어요. ‘Google’에서 두번째 ‘o’의 노란색 농도가 잘못됐어요. (‘o’의 노란색에 옅고 짙한 그라데이션과 쉐이드가 있는데 이게 제대로 안됐다는 뜻인 듯. 광파리 생각.) 분명 잘못된 거에요. 그래서 그레그한테 내일 수정하게 하려고 해요. 그렇게 해도 괜찮겠죠?"
물론 나는 괜찮았다. 그날 몇 분쯤 후에 스티브한테 ‘아이콘 앰블란스'란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다. 그레그 크리스티와 함께 아이콘을 수정하라는 요청이 담겨 있었다.
나는 열한 살 때부터 애플2를 좋아했다. 애플 제품에 관해서는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애플 제품은 수십년 동안 내 삶의 일부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5년 동안 빌 게이츠와 함께 일할 때도 스티브를 매우 존경했고 애플이 만든 제품을 좋아했다.
리더십, 열정, 디테일에 대한 관심 등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1월 어느 일요일 아침 스티브 잡스한테 받았던 전화를 회상하곤 한다. 나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교훈이다. 최고경영자(CEO)는 디테일도 살펴야 한다. 노란색 농도까지. 일요일에도.
내가 만났던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분인 스티브,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 빅

군도트라가 작년 8월 구글플러스에 썼던 글을 전부 옮겼습니다. 제 영어가 짧아서 잘못 옮긴 부분도 있을 텐데, 알려주시면 바로잡겠습니다. ‘스티브가 그립다'는 군도트라의 글에는 현재 1593명이 플러스(+)를 눌렀습니다. 또 325명이 이 글을 퍼뜨렸고 120개 댓글이 달렸습니다. 구글플러스에서는 ‘대박'이라고 할 만합니다.
댓글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매우 감동적인 일화다', ‘나도 스티브가 그립다', ‘애플이 예전 같지 않다', ‘iOS7 보면서 잡스라면 뭐라고 했을까 생각했다', ‘iOS7 보고 다들 스티브를 그리워한다’, ‘빅이 강조한 건 디테일에 대한 관심인데 불행히도 애플은 이걸 잃어버렸다', ‘전에도 몇 차례 이 글을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좋다.'
빅 군도트라. 1968년생. 인도 출신 구글 부사장(SVP). 크롬+안드로이드를 맡고 있는 순다 피차이 부사장과 똑같이 인도기술대(IIT)를 나왔고 글에서 썼다시피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일했습니다. 지금은 구글플러스 서비스를 맡고 있죠.
군도트라가 쓴 ‘아이콘 앰블란스'란 글은 지난해 대단한 화제가 됐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10개월 후에 쓴 짧은 글인데 잡스가 디테일을 얼마나 지독하게 챙겼는지 설명해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지난해 스콧 포스탈 부사장이 공개해 망신을 당했던 애플지도...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결코 공개할 수 없는 지도였죠.

군도트라가 전에 썼던 글을 첨부하며 ‘스티브가 그립다'고 쓴 이유는 뭘까요? 애플이 지난 10일 발표한 신제품 신기술에 대한 총평이 아닌지… 전반적으로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솜씨가 돋보였지만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는데 군도트라도 그랬나 봅니다. 애플이 애플다웠던 건 스티브 잡스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광파리]

2013년 1월 26일 토요일

스티브 잡스 없는 애플, 혁신 엔진 멈췄나?


애플이 마침내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이틀 연속 주가가 급락하더니
엑슨모빌(Exxon Mobil)한테 추월당했습니다.
이 순간 애플 4130억 달러, 엑슨모빌 4182억 달러.
애플이 엑슨모빌을 추월하고 1위에 오른 게 2011년 8월.
팀 쿡이 애플 CEO로 취임한 바로 그 시점입니다.
그해 10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떠났고
애플 주가는 예상과 달리 1년 동안 끊임없이 올랐습니다.
작년 9월19일엔 사상최고치 702.10 달러를 기록했죠.






당시 오름세는 과열이었습니다. (애플 5년 주가 그래프).
커질대로 커진 풍선에 계속 바람을 불어넣는 격이었죠.
작년 겨울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하더니,
애플이 네 분기 연속 기대에 미달하는 실적을 발표하자
투자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애플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없는 애플에서 혁신 엔진이 멈춘 걸까요?
이 궁금증에 대해 객관적으로 써 보고 싶었습니다.
애플을 잘 모르는 분도 이해할 수 있게 쓰고 싶었습니다.
잡스 없는 애플, 혁신 엔진 멈췄나
제가 쓴 한국경제신문 1월26일자 커버스토리입니다.




























애플 혁신 엔진이 멎은 것 아니냐. 정점은 지난 것 같다.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좀더 신중하게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홈런타자라고 매 경기 홈런 치는 건 아니다 (포브스),

애플의 호시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팀 쿡이 “깜짝 놀랄 만한 것”을 요리하고 있다고 하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애플 돈도 많잖냐... 이런 얘기죠.
저는 애플 혁신 엔진이 멈췄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점을 지난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래도 팀 쿡이 어떤 요리를 내놓을지 지켜보고 싶습니다.
현재의 부정적 상황과 긍정적 상황을 정리해 봤습니다.
스티브 잡스 후광이 사라지고 있다
홈런타자라고 매 경기 홈런 치느냐
신문용 기사라서 설명이 미흡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쿡은 과연 어떤 요리를 내놓을지... 너무 늦어선 안되겠죠. [광파리]

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애플은 '핵전쟁'을 이쯤에서 접어라


애플의 “특허 핵전쟁”은 과연 언제 끝날까요? 애플과 HTC가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고 10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라이선스에는 현재 특허는 물론 미래 특허도 포함됩니다. 피터 추 HTC 최고경영자(CEO)는 “소송 대신 혁신에 주력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마침내 ‘핵전쟁’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건가요? 아니면 애플이 작은 전쟁은 매듭짓고 삼성과의 큰 전쟁에 올인하려는 걸까요?

아시다시피 특허 핵전쟁은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발언에서 비롯됐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자서전을 보면 스티브 잡스는 안드로이드를 박살내기 위해서라면 핵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후계자/CEO인 팀 쿡에게 사실상 유언으로 남았고 쿡은 모토로라 HTC 삼성 등 ‘안드로이드 삼총사'를 상대로 전면적으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대 라이벌인 삼성과는 생사를 건 듯한 결투를 벌이고 있죠.

구경꾼 입장에서 보면 애플이 참으로 바보스럽습니다. 함부로 베끼지 못하게 으름장을 놓는 정도라면 모를까 이놈 저놈 멱살을 잡아 사방에 적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수입니다. 삼성은 특허소송 덕에 “애플에 맞설 수 있는 안드로이드 제1 장수"로 자리를 굳혔고 지금은 판매대수에서 애플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스마트폰 시장 선두에서 질주하고 있습니다. 엉뚱하게도 특허 소송이 돈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큰 홍보효과를 가져다준 셈입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에너지는 한정돼 있습니다. 사람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습니다. 연애에 푹 빠진 젊은이가 학업에 몰두하기 어려운 것과 이치가 같습니다. 애플은 전방위에서 특허 소송을 벌이느라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을 겁니다. 그 때문이었을까요? 허술하기 짝이 없고 스티브 잡스 같으면 결코 용납하지 않았을 것 같은 지도를 떠~억 내놨습니다. 시리(Siri)도 진화가 더뎌
구글 음성검색에 밀리는 인상을 풍깁니다.


안드로이드 삼총사를 상대로 한 특허 소송이 십자군전쟁쯤 되나요? 구경꾼이 보기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애플도 종종 베낀 게 사실입니다. 훔치기와 베끼기는 다르다고 하는데 그게 어디 쉽게 구분되나요? 나는 훔쳤고 니들은 베꼈다? 물론 아이폰 베끼기, 아이패드 베끼기가 심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핵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스티브 잡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진짜로 핵전쟁을 벌이는 건 하수라고 봅니다.

애플은 여기쯤에서 특허 소송을 정리하고 다시 혁신에 몰입했으면 합니다. 소송을 벌이는 동안 곳곳에서 터져나온 크고 작은 문제들... 지켜보기가 안타깝습니다. 작게 보이는 문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삼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래는 베끼기와 뒤쫓기로 재미를 봤지만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이 전략으로는 화웨이 ZTE 레노버 등의 추격을 따돌리기 어렵습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혁신 우선(Innovation First)"으로 바꿔야 합니다.

싸움구경 즐기며 말없이 소식만 전하던 광파리가 답답해서 한 마디 했습니다. [광파리]

2012년 11월 6일 화요일

아이폰에 대한 로열티 하락은 경계 신호다


아이폰에 대한 로열티가 처음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간밤에 자료를 냈습니다. 2007년 아이폰 발매 이후 처음으로 아이폰 소유자들의 재구매 의향이 떨어졌다는 게 핵심입니다. 서유럽 아이폰 소유자들한테 물었더니 폰을 산다면 다시 아이폰 사겠다는 비율이 75%로 작년 88%에 비해 13% 포인트 떨어졌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 비율이 93%에서 88%로 떨어졌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75%, 88%도 높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지금은 아니라고 봅니다. 좋지 않은 조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1년이 지나고 애플이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은 직후에 이런 수치가 나왔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수치만 나왔다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과 태블릿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3분기 세계 태블릿 시장에 관한 IDC 자료. 위 표에서 보시다시피 애플 점유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작년 3분기 59.7%, 금년 3분기 50.4%. 반면 삼성 점유율은 같은 기간에 6.5%에서 18.4%로 뛰었습니다. 3위는 점유율 9.0%의 아마존. 작년까지만 해도 “태블릿 시장은 아이패드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애플 점유율이 70%, 80%에 달했죠. 마침내 태블릿 시장도 경쟁체제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관련기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75%까지 치솟아 마치 애플/아이폰이 안드로이드 장수들한테 포위당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IDC 자료. 위 표를 들여다 보면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작년 3분기 57.5%에서 금년 3분기 75.0%로 껑충 뛰었습니다. 반면 아이폰 점유율은 13.8%에서 14.9%로 1.1% 포인트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심비안과 블랙베리가 떠난 자리를 안드로이드가 휩쓸어간 셈입니다.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4 판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폰5는 성능 높이면서 얇고 가볍게 만들다 보니 생산하기가 아주 까다롭다고 합니다. 폭스콘 공장에서 생산이 원활치 못해서 그런지 불티나게 팔린다는 얘기가 없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나 아이패드4 역시 부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지 판매가 신통치 않습니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은 갤럭시S3를 5개월만에 3천만대 팔았다고 합니다.






애플 주가를 봐도 그렇습니다. 아이폰5 나온 직후만 해도 주당 7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일각에서는 1000달러까지 갈 것이란 뽐뿌질까지 나왔죠. 그러나 신제품을 잇따라 발표한 국면에서 주가가 슬금슬금 빠져 580달러대까지 내려갔습니다. 주가라는 게 올랐으면 떨어지고 떨어졌으면 오르게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공교롭게 신제품을 내놓는 국면에서 떨어졌으니 ‘혁신 부족'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국 법원 판결도 애플 이미지를 구겼습니다. 갤럭시탭이 아이패드 만큼 ‘쿨하지 않다'는 구절이 판결문에 들어있긴 하나 삼성이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고 삼성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웹사이트를 통해 알리라는 명령까지 받았습니다. 애플은 웹사이트에 간단하게 팩트만 알리고 넘어가려 했다가 법원이 다시 게시하게 하는 바람에 자존심 접고 따라야 했습니다. 그것도 사이트 맨아래에 감추는 수까지 써가면서.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임원 2명을 내친 것도 매끄럽지 않습니다. iOS 담당 스콧 포스탈 부사장(SVP)을 내보낸 것은 애플지도 실수에 대한 문책성도 있지만 조니 아이브 디자인 담당 부사장과의 갈등 때문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갈등이 해소됐다고 봐야 할지 소중한 자산을 잃었다고 봐야 할지... 소매 담당 부사장을 영입한지 반년만에 내보낸 것은 내막이야 어떻든 팀 쿡의 인사 실패로 보입니다. 반년만에 내칠 인사를 왜 뽑았는지...

저는 위에 언급한 것들이 팀 쿡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불거진 몇 가지 좋지 않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간 애플은 스티브 잡스 후광으로 승승장구했습니다. 아이폰/패드 판매는 급증세를 지속했고 주가는 사상최고치에 달했죠. 이제는 본격적으로 "팀 쿡 체제"로 넘어갑니다. 저는 쿡이 특허소송을 적당한 선에서 매듭짓고 혁신에 주력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사방에 적을 만드는 것은 하수죠. 전략적으로 유리할 게 없습니다. [광파리]


(참고) Dear Apple, I'm leaving you. 이런 글이 나온다면 위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