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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0일 화요일

애플은 팔로어로 전락하는가? ... 싼 아이폰과 큰 아이폰



지난달 한 전문가가 '애플은 팔로어로 전락하는가'란 글을 썼습니다. 그때 이에 대한 의견을 썼는데, 다시 의견을 정리해 봤습니다. 애플이 싼 아이폰, 큰 아이폰을 내더라도 팔로어로 전락했다고 비난할 일은 아니고... 필요하면 팔로어 전략도 써야 한다고 봅니다.



애플이 10일(미국시간) 발표하는 아이폰 신제품이 깜짝 놀랄 만큼 혁신적이지 않다면 애플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가 많이 나올 것 같다. 특히 ‘싼 아이폰’(아이폰5C?)을 내놓으면 ‘애플이 팔로어(follower)로 전락했다’는 혹평이 다시 등장할 것이다. 더구나 애플 이벤트를 앞두고 내년에는 최대 6인치 화면의 ‘큰 아이폰'도 내놓을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

싼 폰도 내고 큰 폰도 내는 것은 삼성이 재미 봤던 전략이다. 삼성은 봄 가을에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를 번갈아 내놓고, 다양한 크기, 다양한 가격의 ‘변종 갤럭시폰'을 출시해 매년 한 모델만 내는 애플을 흔들었다.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으면 ‘갤럭시노트'로 맞서고 신제품 인기가 시들해질 무렵 ‘갤럭시S’ 신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잡았다.

애플이 ‘싼 아이폰'도 내고 ‘큰 아이폰'도 낸다면 “삼성을 따라한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삼성을 ‘짝퉁(clone)’이나 만드는 기업이라고 매도하며 특허 공세를 펼쳤던 애플이 어느새 삼성처럼 싼 아이폰도 내고 큰 아이폰도 낸다면 “삼성을 따라한다”는 말이 이상할 게 없다. 기능 측면에서는 애플이 일부 안드로이드폰 장점을 따라한지 꽤 됐다.



그렇다면 부분적으로 팔로어가 되는 게 나쁜가? 애플이 아무리 혁신적이라 해도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그 많은 기업들을 혼자 당해낼 재간은 없다. 필요하면 상대의 장점을 과감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 “팔로어로 전락했다"는 말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때로는 ‘팔로어’ 전술도 써야 한다. CEO 팀 쿡이 말했던 “최고 제품"을 계속 내놓을 수만 있다면 …

애플이 ‘싼 아이폰'과 ‘큰 아이폰'을 내놓는다 해도 손가락질할 일은 아니다. 애플이라고 팔로어 전략을 쓰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면 “세계 최고 제품을 만든다”는 팀 쿡의 말은 공허할 뿐이다. 팀 쿡이 이번 가을부터 내년 사이에 놀랄 만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겠다고 했으니 일단 좀더 지켜볼까 한다. [광파리]

(추가) 애플이 내일 새벽 뭔가를 내놓을 거라고 하는데, 그게 '시리(Siri)급'은 된다고 하는게, 그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지문인식일까요? '역시 애플답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지...

2013년 8월 9일 금요일

애플은 '팔로어'로 전락하는가?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에 게재하려고 일주일 전에 썼던 글을 블로그에 옮겨 싣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크게 달라진 게 없어서 원문을 약간만 수정해 싣습니다. 경제주간지용이라서 블로그보다는 더 쉽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생전에 삼성이 내놓은 7인치 태블릿에 대해 “DOA”라고 말했습니다. DOA=Death On Arrival. 나오자마자 죽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태블릿 크기는 아이패드에 적용한 9.7인치가 최적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1년 후인 작년 11월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놨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삼성을 따라한 셈입니다.
최근 애플에 관한 2개의 재미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하나는 CNN 웹사이트에 실린 ‘애플은 리더(leader)에서 팔로어(follower)로 바뀌고 있다'는 글이고, 다른 하나는 질의응답 사이트 쿼라(Quora)에 실린 ‘애플은 죽어가고 있나?’란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표현이 과격하지만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요즘 애플을 보면 ‘팔로어로 바뀌고 있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고, 죽어가는 건 아니지만 ‘잡스 시절’만 못한 건 사실입니다.
두 사이트에 실린 글은 시각이 조금 다릅니다. CNN 웹사이트에 실린 글은 창의성 측면에서 봤을 때 애플이 ‘리더'답지 않고 ‘팔로어'처럼 보여 실망스럽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반면 쿼라에 실린 답변은 ‘애플이 죽어가고 있나?’란 질문에 대한 반박이 대부분입니다. 줏대 없어 보일른지 모르겠지만 저는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이렇게 보일 수도 있고 저렇게 보일 수도 있고... 둘 다 맞습니다.
CNN 글은 앤드류 메이어라는 디자인 컨설턴트가 썼는데 글 내용은 이렇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강력한 디자인과 과감한 혁신으로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때는 애플 제품을 살 땐 흥분하고 놀라곤 했다. 그런데 애플은 점점 팔로어로 바뀌고 있다. 삼성에 맞서기 위해 더 큰 아이폰, 더 큰 아이패드를 개발한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지금 애플한테 필요한 건 더 큰 아이폰/패드가 아니라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다.
애플이 삼성을 벤치마킹해 더 큰 아이폰, 더 큰 아이패드를 개발하는 것까지 탓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소비자가 원한다면 그게 뭐든 만들어야죠. 그러나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면 애플은 '그렇고 그런 메이커'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집스럽게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이 사라진 것도 아쉽습니다. 애플이 지난해 내놓았던 엉터리 애플지도는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면 결코 공개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고 애플이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물론 애플 주가는 작년 말부터 10개월 동안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지나치게 오른데 따른 조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스티브 잡스의 공백을 절감하고 애플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애플은 분명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전 같지 않다’는 말과 ‘죽어가고 있다’는 말은 분명히 다릅니다. 쿼라 답변이 설명해 줍니다.

답변 1. 얼마나 멍청한 질문인가. 애플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아마존, 이베이, 페이스북의 이익을 더한 것보다 많은 이익을 냈고, 전체 휴대폰 업계 이익의 70%를 독차지했다. 퍼스널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업계 전체 이익의 45%를 애플이 가져갔다. 답변 2. 회사가 망하려면 현금이 떨어져야 하는데 애플이 보유한 현금이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도 살 수 있다. 더구나 소비자들은 애플 제품을 사랑한다.

답변 3. 스티브 잡스 때는 매년 혁신적인 걸 내놨다고들 말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애플은 1998년 아이맥을 내놓았고, 2001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답변 4. 스티브 잡스의 최대 역작은 아이폰도 아니고 아이패드도 아니고 애플 그 자체이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말하지 않았던가. “곧" 나온다고. (그 '곧'이 대체 언제인지...)

애플이 죽어간다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죽어가고 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애플이 리더에서 팔로어로 전락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팀 쿡이 말한 “깜짝 놀랄 제품"을 보고 나서 판단해도 늦진 않겠죠. 너무 오래 뜸을 들였는데, '깜짝 놀랄 제품'이 정말로 깜짝 놀랄 만한 제품인지... 애플 이사회가 애플의 '혁신 속도'(the pace of innovation)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