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6일 화요일

아이폰에 대한 로열티 하락은 경계 신호다


아이폰에 대한 로열티가 처음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간밤에 자료를 냈습니다. 2007년 아이폰 발매 이후 처음으로 아이폰 소유자들의 재구매 의향이 떨어졌다는 게 핵심입니다. 서유럽 아이폰 소유자들한테 물었더니 폰을 산다면 다시 아이폰 사겠다는 비율이 75%로 작년 88%에 비해 13% 포인트 떨어졌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 비율이 93%에서 88%로 떨어졌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75%, 88%도 높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지금은 아니라고 봅니다. 좋지 않은 조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1년이 지나고 애플이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은 직후에 이런 수치가 나왔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수치만 나왔다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과 태블릿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3분기 세계 태블릿 시장에 관한 IDC 자료. 위 표에서 보시다시피 애플 점유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작년 3분기 59.7%, 금년 3분기 50.4%. 반면 삼성 점유율은 같은 기간에 6.5%에서 18.4%로 뛰었습니다. 3위는 점유율 9.0%의 아마존. 작년까지만 해도 “태블릿 시장은 아이패드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애플 점유율이 70%, 80%에 달했죠. 마침내 태블릿 시장도 경쟁체제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관련기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75%까지 치솟아 마치 애플/아이폰이 안드로이드 장수들한테 포위당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IDC 자료. 위 표를 들여다 보면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작년 3분기 57.5%에서 금년 3분기 75.0%로 껑충 뛰었습니다. 반면 아이폰 점유율은 13.8%에서 14.9%로 1.1% 포인트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심비안과 블랙베리가 떠난 자리를 안드로이드가 휩쓸어간 셈입니다.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4 판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폰5는 성능 높이면서 얇고 가볍게 만들다 보니 생산하기가 아주 까다롭다고 합니다. 폭스콘 공장에서 생산이 원활치 못해서 그런지 불티나게 팔린다는 얘기가 없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나 아이패드4 역시 부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지 판매가 신통치 않습니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은 갤럭시S3를 5개월만에 3천만대 팔았다고 합니다.






애플 주가를 봐도 그렇습니다. 아이폰5 나온 직후만 해도 주당 7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일각에서는 1000달러까지 갈 것이란 뽐뿌질까지 나왔죠. 그러나 신제품을 잇따라 발표한 국면에서 주가가 슬금슬금 빠져 580달러대까지 내려갔습니다. 주가라는 게 올랐으면 떨어지고 떨어졌으면 오르게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공교롭게 신제품을 내놓는 국면에서 떨어졌으니 ‘혁신 부족'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국 법원 판결도 애플 이미지를 구겼습니다. 갤럭시탭이 아이패드 만큼 ‘쿨하지 않다'는 구절이 판결문에 들어있긴 하나 삼성이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고 삼성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웹사이트를 통해 알리라는 명령까지 받았습니다. 애플은 웹사이트에 간단하게 팩트만 알리고 넘어가려 했다가 법원이 다시 게시하게 하는 바람에 자존심 접고 따라야 했습니다. 그것도 사이트 맨아래에 감추는 수까지 써가면서.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임원 2명을 내친 것도 매끄럽지 않습니다. iOS 담당 스콧 포스탈 부사장(SVP)을 내보낸 것은 애플지도 실수에 대한 문책성도 있지만 조니 아이브 디자인 담당 부사장과의 갈등 때문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갈등이 해소됐다고 봐야 할지 소중한 자산을 잃었다고 봐야 할지... 소매 담당 부사장을 영입한지 반년만에 내보낸 것은 내막이야 어떻든 팀 쿡의 인사 실패로 보입니다. 반년만에 내칠 인사를 왜 뽑았는지...

저는 위에 언급한 것들이 팀 쿡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불거진 몇 가지 좋지 않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간 애플은 스티브 잡스 후광으로 승승장구했습니다. 아이폰/패드 판매는 급증세를 지속했고 주가는 사상최고치에 달했죠. 이제는 본격적으로 "팀 쿡 체제"로 넘어갑니다. 저는 쿡이 특허소송을 적당한 선에서 매듭짓고 혁신에 주력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사방에 적을 만드는 것은 하수죠. 전략적으로 유리할 게 없습니다. [광파리]


(참고) Dear Apple, I'm leaving you. 이런 글이 나온다면 위기라고 봅니다.

댓글 5개:

  1. 팀쿡체제로 바뀌면서 애플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이폰 외관의 변화는 이 모바일 시장의 페러다임이라고 할 수 도있으니 어쩔수 없이 변화 했다고 해도 아이팟의 다양한 컬러 출시.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아이패드(4세대) 제품의 주기는 짦아 졌으며 항상 시장을 주도 했던 애플이 이미 시장성이 있는 7인치 테블릿 시장에 발을 넣는 건 까진 좋으나 그저 크기만 줄였죠. 특히 이번 아이패드4세대는 CPU + 커넥터만 변화 시켜서 나왔다라는 것에서 애플의 혁신의 성장이 이제 점점 멈춰진듯 합니다. 물론 애플도 비지니스 관점에서 이런 삼성스러운? 라인업은 맞다고 생각 하지만...잡스의 자서전에서 이런 말이 떠올릅니다. "누군가를 승진 시키고 누군가를 임원짐으로 뽑을 때 그들의 가치관이 무엇이냐 이 작은 차이가 큰차이를 만듭니다" 잡스가 없는 애플... 불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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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남윤님, 읽어주시고 의견 주시고...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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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금까지가 웜업이었다면 이제부턴 정말 팀 쿡의 능력이 진짠지 가짠지 판가름 날 시점이겠군요

    아무튼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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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팀 쿡이 대단한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잘 하겠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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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위 사진으로만 보면 스캇이 조나단 보다 더 후랜들리 하게 생겼는데... ㅋ
    한 성질 하는 모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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