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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3일 화요일

플립보드에서 한국 뉴스를 매거진 형태로 본다


플립보드가 23일 한국경제, 한겨레, 경향신문 등 15개 한국 신문/잡지 콘텐츠를 잡지 형태로 서비스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플립보드 사용자들은 폰/태블릿에서 매거진 형태로 배열된 신문/잡지 기사를 손가락으로 책장 넘기듯 “플립” “플립” 하며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플립(flip)”은 손가락으로 페이지 넘기는 동작을 말합니다.
플립보드(Flipboard). 2010년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소셜 매거진 서비스”. 각종 콘텐츠를 손가락 플립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죠. 스티브 잡스가 사용해 보고 극찬했다는 소프트웨어이기도 합니다. 구글리더 대체 서비스로도 꼽히지만 성격이 다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문/잡지 기사를 매거진 형태로 바꿔서 보여주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아주 깔끔합니다. 이런 화면을 폰이나 태블릿에서 손가락으로 책장 넘기듯 넘기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플립보드는 한국에서 매거진 형태의 뉴스 서비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전 세계에서 ‘웹에서 매거진 보기 기능’을 런칭했습니다.



아래 동영상이 ‘웹에서 매거진 보기’ 기능 동영상입니다. 보시다시피 좌우 방향키를 터치하기만 하면 잡지 책장 넘어가듯 화면이 넘어갑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서도 책장 넘기는 느낌을 맛볼 수 있습니다. 플립보드에 올라온 모든 콘텐츠를 이런 식으로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현재는 구독하는 매거진에 한해 웹에서 보기가 가능합니다.
플립보드와 제휴를 맺은 15개 신문/잡지 뉴스를 매거진 형태 보려면 우측상단 빨간 리본을 눌러 ‘콘텐츠 가이드'를 연 다음 해당 신문/잡지 배너 오른쪽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해당 신문/잡지가 플립보드 홈스크린에 자리를 잡고 핵심 콘텐츠만 모아놓은 ‘커버스토리'와 뉴스 종합 섹션에도 그 신문/잡지 기사가 뜹니다.
저는 1, 2년 전부터 플립보드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하철에서 한 손으로 폰이나 태블릿을 잡고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에 올라온 글이나 사진을 확인하고 등록해둔 사이트의 최신 뉴스를 읽기에 좋습니다. 플립보드 사용자는 작년 이맘때는 2000만명, 지금은 7500만명이이라고 합니다.



최근 에릭 알렉산더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을 만나 플립보드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서비스를 총괄하는 임원이기도 한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정적으로 설명해줬습니다. 특히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은 직후 스티브 잡스가 플립보드의 팔로알토 사무실까지 찾아와 앱을 사용해봤다는 일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는 플립보드 초창기였는데 스티브 잡스는 플립보드 앱을 실행하더니 5분 내지 10분 동안 아무 말 없이 작동해 보더랍니다. 플립보드맨들은 잡스가 “엉터리"라고 말할까봐 바짝 긴장했는데 창업자 마이크 맥큐한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사용해본 소프트웨어 중 최고다. 퍼블리셔(신문/출판사)들을 돕는 게 당신 역할이다."
아이폰/아패드용 플립보드 앱 링크





에릭 부사장한테 들었던 얘기 중 몇 가지만 Q&A로 정리합니다.
Q: 플립보드 커버스토리에는 어떤 콘텐츠를 선별해 보여주나?
A: 커버스토리는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는 독특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어떤 정보를 읽는지, 누구랑 공유하는지 등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선별해 보여준다. 소셜 공간에서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파악해 적합한 콘텐츠를 권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등 세 소셜 서비스에서 친구라면 친한 사이로 보고 톱에 올려준다.
Q: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매체들과 어떻게 협력하려는가?
A: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세계 최고이다. LTE가 한국 만큼 쫙 깔린 나라가 어디 있나. LTE-A 서비스는 세계 최초다. 플립보드 서비스를 하려면 대용량 사진/동영상을 빠르게 내려받아 구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이 중요하다. 플립보드는 한국에서 최고 품질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삼성 폰과 태블릿에서 플립보드를 이용하게 하려면 협력이 중요할 텐데…
A: 삼성은 플립보드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삼성 기기에 플립보드 앱을 탑재해준데 대해 감사한다. 갤럭시S3부터 플립보드 앱을 탑재했다. 삼성 디바이스에 최적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삼성 사람들을 수시로 만나 협력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국은 플립보드의 10대 시장에 속한다.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고 적극 참여한다.
Q: 플립보드는 구글리더 대체 서비스인가? 피들리 등 경쟁 서비스와 어떻게 다른가?
A: 구글리더 서비스 종료(7월1일)가 플립보드한테는 기회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글리더와 플립보드는 전혀 다른 서비스다. 플립보드는 친한 사람의 글을 우선으로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피들리와도 다르다. 플립보드는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고, 매거진 형태로 멋지게 보여줄 수 있고, 광고라는 비즈니스 모델도 갖췄다.
Q: 플립보드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A: 아주 단순하다. 광고이다. 광고를 게재해 광고대금을 콘텐츠 생산자와 나눠갖는다. 콘텐츠 생산자 몫이 훨씬 크다. 뉴욕타임스도 이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플립보드와 제휴를 맺었다. 뉴욕타임스의 모든 섹션 기사를 신문과 자사 웹사이트를 제외하고 외부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곳은 플립보드가 유일하다. 파이낸셜타임스도 플립보드와 제휴했다.



플립보드에서 뉴스를 매거진 형태로 제공하는 신문/잡지: 한국경제신문, 한겨레, 경향신문, 디자인하우스(월간 디자인, 맘앤앙팡, 럭셔리, 마이웨딩, 행복이 가득한 집, Men’s Health Korea, 블로터닷넷, 비석세스, IT동아/게임동아, 전자신문, 플래텀.


마지막으로 플립보드와 피들리 사용소감을 덧붙입니다. 플립보드는 중요한 것을 선별해서 보기에 좋고, 피들리는 콘텐츠를 꼼꼼히 체크하기에 좋습니다. 플립보드는 지하철에서 서서 한 손으로 책장 넘기며 읽기에 좋고, 피들리는 뉴스/글을 읽으면서 핵심을 요약해 트위터/페이스북에 공유하기에 좋습니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잡으면 피들리로 뉴스를 체크하고, 점심시간에 누군가를 기다릴 땐 플립보드 앱을 실행해 친구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에 올린 콘텐츠를 확인합니다. [광파리]

2013년 7월 15일 월요일

PC월드 다음달 폐간…"인터넷이 매거진 스타를 죽였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PC월드”라는 월간 잡지가 8월호를 마지막으로 종간합니다. 모기업 IDG가 발표했습니다. 종이잡지로는 그만 발행하고 온라인으로만 발행하겠다고. 저는 약간 놀랐습니다. 그 잡지 아직도 발행하나? 몇 년 전에 종간하지 않았던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보니 2009년에 종간한 PC매거진과 혼동했던 것 같습니다.
PC월드는 1983년 3월 창간됐으니까 올해 서른살을 넘겼습니다. 독자는 33만9천명. 종이잡지 종간 후에는 ‘디지털-온리(digital-only)”로 전환합니다. 해외 제휴판은 아니고 미국판만 전환합니다. 감원하지는 않습니다. PC월드 직원들은 이제 PC월드닷컴에서 일하게 됩니다. 기존 독자가 디지털 버전을 받아보고 싶다면 등록하면 됩니다. (링크)

밥 캐리건 IDG CEO는 “PC월드의 미국 직원들은 이제 고화질 양방향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디지털-퍼스트 에디션 혁신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많은 신문 잡지가 문을 닫거나 ‘온라인-온리'(온라인판만 발행)로 전환했죠. 그때 용케 날아남았던 PC월드가 결국 폐간하고 디지털-온리로 가는 겁니다.
테크크런치는 PC월드 종간 기사에서 ‘인터넷이 매거진 스타를 죽였다'고 썼습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PC월드 창간 해인 1983년 어느 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CEO가 이 잡지 간부들 앞에서 MS-DOS에 관해 얘기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함께 실었습니다. 필자가 PC월드 출신이어서 이 사진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타임 기사. 웹은 잡지업계에 시련을 안겨줬다. 특히 컴퓨터 잡지가 심한 타격을 받았다. 독자와 광고주가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PC월드는 전성기에 비해 두께가 ¼로 줄었고 독자는 ⅔가 떠났다. PC월드 종간은 한 시대의 종말을 뜻한다. PC매거진은 2008년, 컴퓨터쇼퍼는 2009년 초, 랩톱은 올해 초 종간했다. 이제 컴퓨터 잡지 산업은 죽었다.
컴퓨터 잡지는 한때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PC월드는 1983년 3월 창간호를 당시로는 가장 두껍게 발행했고 PC매거진은 매출 기준 미국 10대 잡지에 들기도 했다. 1975년 창간된 바이트(BYTE)는 한때 최고의 컴퓨터 잡지로 꼽혔으나 1998년 종간했다. 컴퓨터 잡지는 전성시대에는 대단했다. 그러나 컴퓨터 저널리즘 황금시대는 지금이다.

타임 기사 마지막 부분에 동감입니다. 뉴스를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시대에 ‘주간'이니 ‘월간'이니 하는 발행주기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독자는 사건/사고가 발생한 순간 뉴스를 전달해주길 바라고 그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담은 해설 기사도 곧이어 배달해주길 바라죠. 그렇다면 일간/주간/월간이 아니라 “실시간”이라야 합니다.
80년대에 PC 잡지들이 번성했던 것은 인터넷이 확산되기 전이라 뉴스 실시간 전달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때 인기를 끌었던 컴퓨터 잡지들은 지금은 대부분 폐간됐고 빈 자리를 올씽스D 테크크런치 엔가젯 등 인터넷 매체들이 채웠습니다. 지금은 인터넷 혁명에 이어 모바일 혁명이 한창입니다. 미디어 판이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