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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31일 토요일

주파수 경매가 남긴 세 가지 오점


주파수 경매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경매를 주도한 미래창조과학부와 경매에 참여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의 입장에서 봤을 때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 입장에서 봐도 그렇습니다. 이상한 결과가 나와 ‘광대역 LTE 서비스'가 지연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경매를 지켜본 구경꾼이었던 저는 마냥 박수칠 수는 없습니다. 눈꼴 사나운 일도 있었습니다. 싫은 소리를 좀 하겠습니다.


우선 미래부가 발표한 경매 결과입니다.


보시다시피 KT의 1.8기가(GHz) 인접대역을 허용하는 플랜2에서 이통 3사가 주파수를 하나씩 챙겼습니다. 제 51차 밀봉입찰에서 KT 인접대역을 허용하는 플랜2가 승리했고, SK와 LG가 각각 C2와 B2 블록을 차지해 미래부 희망대로 경매가 끝났습니다. KT는 1.8기가 인접대역 15메가(MHz)를 확보함으로써 기존 주파수에 붙여 곧바로 수도권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LTE 후발주자가 추격 발판을 마련한 셈이죠.

SK는 KT의 광대역 서비스를 막았다는 비난을 피하면서 4500억원대 적은 비용으로 1.8기가 대역에서 35메가 광대역을 확보했습니다. (낙찰가는 1조500억원이지만 여유 주파수 20메가를 조기에 반납하고 돌려받을 금액을 빼면 4500억원대.) SK는 현재 1.8기가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빠른 시일내에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LG는 2.6기가 대역에서 최저경쟁가격으로 낙찰받아 실리를 챙겼습니다. 그리고 미래부는 3사에 하나씩 할당함으로써 광대역 LTE 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경매가 남긴 3가지 잘못을 지적하겠습니다.

첫번째, 이동통신 3사가 노조를 앞세워 정부에 압력을 가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특정 업체를 봐주는 식이면 안되죠. 그런데 이통 3사 노조는 미래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분통이 터져 참을 수 없었을 테고, 경쟁사 노조가 나서는데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겠죠. 하지만 다시는 이렇게 해선 안됩니다. 자사 이익을 위해 국민을 우선시해야 하는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일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두번째, 빌미를 제공한 정부 잘못도 큽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회는 특별 팀까지 만들어 ‘모바일광개토플랜’이라는 주파수 중장기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도 900메가(MHz) 대역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 KT한테 할당해 “불량품”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걸 의식한 나머지 군에서 사용하던 KT 인접대역을 반납받자마자 경쟁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할당계획을 밝혀 싸움을 촉발했습니다. 이통 3사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계획을 짰다면 이렇게 하진 않았겠죠.

세번째, 주파수 할당을 정치 흥정 대상으로 삼은 국회의원들도 매를 맞아야 합니다. 정부의 판단착오로 주파수 정책을 잘못 펼치면 정보통신산업이 5년, 10년 낙후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의정활동을 잘한다는 평을 받았던 의원마저 “국회로 가져오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주파수 정책은 공무원이 소신을 가지고 목숨 걸고 고집을 피워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청렴해야 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내막을 잘 알지 못하는 의원들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일이 아니고, 정치 흥정으로 결론을 내릴 사안이 아닙니다.

이번 경매는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저 같은 구경꾼이 보기엔 그랬습니다. 미래부가 경매 계획을 발표했을 때 저는 ‘이게 대체 뭐냐’고 했습니다. 너무 복잡해서 무슨 얘기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한참 동안 설명을 듣고 나서야 속으로 빙긋 웃었습니다. 어떤 천재가 꾀를 부렸구만. 상상해 보니 이통 3사 어느 누구도 함부로 장난치지 못하게 하고, 잘만 하면 3사한테 주파수를 한 덩이씩 할당할 수 있는 묘안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애초에 정부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손가락질 받을 짓을 하지 않았다면 경매 방식이 이렇게 복잡해지지 않았겠죠. 따지고 보면 이명박 정부 방통위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입니다. 당시 공무원들이 상임위원들 눈치나 보면서 복지부동한 걸 출입기자로서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이번 경매를 원만하게 끝낸데 대해 박수를 칩니다. 아울러 다시는 무사안일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하나 더... 이통사들이 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하기 위해 대관업무 조직을 대폭 키운 것도 맘에 안듭니다. [광파리]


2012년 7월 20일 금요일

KBS MBC 이사 선임방식 바꾸자 제안


방송통신위원회 이계철 위원장과 홍성규 부위원장이 오늘 광화문 방통위 구내식당에서 기자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얘기했습니다. 대여섯 가지  얘기를 했는데 방송문화진흥원과 KBS 이사 선임 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 대목만 전해 드릴까 합니다. KBS 기자 출신으로 사실상 방송 정책을 총괄하는 홍 부위원장이 주로 얘기했고 이 위원장이 거들었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MBC와 KBS 이사를 여야가 추천하는 현행 방식으론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여당과 야당”이 추천하지 말고 “여권과 야권”이 추천하는 식으로 바꾸자, 이렇게 해야 다양한 사람들을 뽑을 수 있고, 이사들이 특정 정당의 정책에 구애받지 않아도 돼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도 높일 수 있다... 이런 얘기입니다.

방문진(MBC) 이사는 9명, KBS 이사는 11명. 지금까지는 방문진은 여당 6명, 야당 3명, KBS는 여당 7명, 야당 4명... 이 비율로 추천해 뽑았습니다. 방송법에 이렇게 하라고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참여정부 때부터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정부가 맘대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고치기 어렵습니다. 발언 내용을 간추려 전합니다.

지금처럼 여당이 추천하고 야당이 추천하면 (이사들이) 각 당의 정책에서 떨어질 수 없어 운신의 폭이 작다. “여권 야권"이면 정당 정책과 같이 가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사람을 뽑을 수 있고 여야의 첨예한 대립도 피할 수 있다. 그래서 정당 추천을 배제하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얘기들을 한다. 세계적으로 (공영방송 이사를) 정당이 추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공영방송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정치권 영향을 배제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그런 뜻에서 여기저기서 얘기를 하고 있다. 좋은 점이 많을 것이다. (방통위) 위원들끼리 얘기해 보려고 한다. 좋은 사람이 있다면 (정당이) 추천한 인사가 아니라도 임명할 수 있는 것이고... (기자: 정당 추천권을 포기하라는 얘기냐?) 법에는 그런 게 없다. MBC는 9명, KBS는 11명인데 참여정부 때부터 관행적으로 여당 6명, 야당 3명(MBC), 여당 7명, 야당 4명(KBS)... 이렇게 해왔다. 추천권이란 것은 없다. 관행으로 해왔는데 그 관행을 깨자, 여당/야당으로 가지 말고 여권/야권으로 가자, 그래야 (이사들의) 운신 폭이 넓어진다, 훌륭한 사람들을 뽑을 텐데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얘기다.

(기자: 방통위가 모두 추천하겠다는 얘기냐?) 그게 아니고 비율은 그대로 가되 범야/범여로 하자... 야쪽 인사를 추천 안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시민단체 사람도 뽑을 수 있고 진보 성향 교수도 뽑을 수 있고... 우리 김충식/양문석 위원(야당측 상임위원)이 추천할 수도 있고...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추구할 수 있다. 당이 추천하면 당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기자: 국회를 제한하는 형태가 되는가?) 국회와는 관계 없다. 상임위원 다섯 사람이 상의해서 고르면 된다. 김충식/양문석 위원이 보통 사람들이냐. (하하하하 웃음) (기자: 야당이 추천하던 것을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행사하는 것이라도 볼 수도 있겠다.) 그렇다. 당의 이름을 걸지 말고 범야권으로 하자는 것이다. 정치권이 빠져 줘야 한다. (BBC를 공영방송 샘플이라고 하는데) BBC가 처음부터 그랬겠느냐. 처음부터 독립성이 강했겠느냐. 인내가 필요하다.

현재 3배수로 추려서 신원조회 하고 있다. 부적절한 인사를 배제하고 다섯 명(방통위 상임위원, 여당 추천 3명, 야당 추천 2명)이 논의하려고 한다. (기자: 야당이 끝까지 반대한다면...) 그러면 방법 없지 않겠느냐. 관행도 법 만큼 효력을 갖는다. (기자: 야당측 상임위원이 추천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비슷하게 나올 수도 있겠다.) 그렇다. 내용상으론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6대4, 7대3 비율은 그대로 간다. 다만 당에 너무 구속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게 해주자는 얘기다.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방송 잘 모릅니다. 그러나 위원장-부위원장과 종종 얘기를 해 봤는데 꼼수 부릴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계철 위원장은 원칙을 중시하는 고집쟁이 공무원이고, 홍성규 부위원장은 공영방송이 BBC처럼 되려면 정치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곤 하는 사람이죠. 정권 바뀔 때마다 홍역을 치르지 않으려면 현행 방식을 바꿀 필요 있다... 저는 동의합니다 [광파리]

2012년 4월 25일 수요일

정보통신 좌담회: 5년후엔 어떤 세상?


5년 후, 10년 후에는 어떤 세상이 열릴까? 누구든지 궁금하게 생각할 겁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정보통신의 날(4월23일)을 몇일 앞두고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신용섭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과 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흥남 원장,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김동욱 원장을 한 자리에 모아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장소는 서울 조계사 옆 우정총국. 우리나라 우체국의 발상지입니다. 홍 장관과 신 위원은 지경부와 방통위의 정책에 관해 설명했고, 김흥남 원장과 김동욱 원장은 정보통신 기술발달이 가져올 미래 모습을 얘기했습니다. 사진은 강은구 기자가 찍었고, 사회는 제가 맡았습니다. 광파리 김광현.


왼쪽부터 김동욱 원장, 신용섭 위원, 홍석우 장관, 김흥남 원장, 광파리





사회=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6개 부처가 ‘IT 창의강국 2020’이란 청사진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잘한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간단히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홍석우 장관=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아홉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는데 수출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0%에 달했습니다. IT산업이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IT 융합’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봅니다. 자동차에 통신기술을 접목해 차량충돌을 예방한다든지, 조선소에 와이브로 기술을 적용해 생산효율을 높이고 선박통신기술(SAN)을 개발해 수주경쟁력을 높인 것을 사례로 꼽을 수 있겠죠. IT 성장의 축이 소프트웨어·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데도 여전히 소프트웨어가 취약한 게 아쉽습니다.

신용섭 위원=4세대 이동통신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와이브로 전국망은 이미 작년에 완성됐고 LTE도 통신 3사 모두 전국망을 깔았습니다. 앞으로 트래픽이 급증하겠죠. 그래서 광개토플랜을 세워 현재 120메가(㎒)인 주파수를 2020년까지 600메가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방통융합의 꽃인 IPTV도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었습니다. 세계 IT산업은 생태계 경쟁, 글로벌 경쟁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CPNT)를 연계해서 발전시켜야 하는데 기능이 분산돼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과 신용섭 방통위 상임위원


사회=기술이 발달하면 5년 후, 10년 후엔 어떤 세상이 될까요?

김흥남 원장=이 바닥에서는 언제든지 ‘와해성 기술’이 등장해 판을 바꿔놓기 일쑤여서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크게 지능화, 실감화, 융합화 방향으로 갈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음성, 데이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통신 서비스를 하지만 엄청난 컴퓨팅 능력과 서비스를 빌려쓰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지식통신을 지향하는 5세대 이동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술, 지능형 컴퓨팅이 가능한 스마트 디바이스 등이 부각될 겁니다.

두번째 실감화. 피지컬 세상과 사이버 세상이 결합됩니다. 사이버 세상이 좀더 실감있게 다가옵니다. 3D(입체)TV가 상용화되고 초기 홀로그램도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인간의 오감을 사로잡는 감성 콘텐츠가 확산되는 등 실감기술 전성기가 열릴 것입니다. 또 일방향 TV는 양방향 스마트 3DTV로 진화하고, TV 화면은 고화질(HD)을 넘어 초고화질(UHD)로 발전해 눈으로 보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입니다.

세번째 융합화. 지금까지 IT가 주력 산업과 융합했다면 앞으로는 1차산업, 2차산업, 3차산업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융합됩니다. 이에 따라 1차산업은 1.5차산업으로, 2차산업은 2.5차산업으로, 3차산업은 3.5차산업으로 발전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여기에 맞춰 원천기술과 특허를 선점한다면 ‘IT 코리아’에서 ‘스마트 코리아’로 발전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할 거라고 봅니다. 3DTV의 경우 방통위가 제안한 기술이 세계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흥남 전자통신연구원장과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사회=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김동욱 원장=정보통신기술(ICT)이 현재와 미래의 국가·사회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방적 시스템과 쌍방향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자발적이고 네트워크화된 형태의 정치참여가 활발해질 것이고 국가 권력은 점점 더 분산될 겁니다. ICT 기반의 직접민주주의가 확산되면 좌우 이데올로기 당파주의 구도가 급속히 해체되고, 강한 조직력보다 개인 중심의 느슨한 조직의 힘이 더 중시되는 시대가 올 거라고 예상합니다.

경제적으로는 ICT가 개인화된 소비, 크라우드소싱을 촉진함에 따라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가 달라지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합니다. 개방과 공유가 보편화되면서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도 하는 프로슈밍이 확대됩니다. 소셜 네트워킹, 원격근무 등이 보편화되면 여성과 고령자의 비즈니스 경쟁력도 강해집니다. 또 정주적 직장인보다는 유목적 직업인으로 전환할 거라고 봅니다. 평생고용·평생직장의 의미가 퇴색하면서 전문가들이 각광받게 됩니다.

사회적으로는 가족 학교 직장 등 전통적 소속집단 기반의 관계보다 접속 기반의 온라인 관계가 활발해집니다.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해 지식 정보 경험 감정 등을 나누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ICT가 발달하면 투명성이 핵심적 사회가치로 급부상합니다. ICT를 활용한 정보접근, 정보공개 범위가 확대되면서 사회적 압박도 커집니다. 미래사회에는 개성과 창의력이 있는 인재가 각광받고 ‘위대한 기업’보다 ‘착한 기업’이 중요해집니다.


신용섭 방통위 상임위원과 홍석우 지경부장관


사회=두 원장님 말씀 듣고 보니 많이 달라지는군요. 두 부처는 이런 세상을 맞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홍석우 장관=우리는 IT가 조선 자동차 섬유 등 주력 산업과 융합하는 융합시대 한복판에 있습니다. 이제는 산업 융합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융합되는 초연결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좌담회를 정보통신의 발상지인 우정총국에서 하고 있는데, 정보통신이야말로 초연결시대의 기반입니다. 앞으로도 정보통신 기반을 중시해야 합니다. 또 좌담회를 사무실에서 하지 않고 유적지에서 한다는 것은 발상의 전환입니다. 초연결시대에는 이런 발상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지경부는 오는 6월 2단계 IT융합확산전략을 내놓고 생활밀착형 IT 융합 서비스를 확산시키려고 합니다. 산업기술과 인문학의 융합도 시도할 생각입니다. 이달 중 산업진흥연구소 안에 ‘기술인문융합창작소’를 개소합니다. 이곳에서는 기술과 인문의 융합만을 연구합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대학에 소프트웨어 플랫폼 지원센터를 열어 시범사업으로 추진합니다. 국방부 농림수산부 등 다른 부처와도 융합을 위한 협력을 하려고 합니다.

신용섭 위원=방통위는 IT를 두 가지 측면에서 봅니다. IT 자체의 경쟁력과 다른 산업과의 융합이죠. IT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해 놓으면 자연스럽게 다른 산업과 융합이 됩니다. 융합을 강조하다가 IT 자체의 경쟁력이 약해져선 안됩니다. IT 경쟁력이 약해지면 다른 산업과의 융합도 실현되지 못합니다. 애플 구글 등이 생태계를 바꿔놓고 있습니다. 방통위는 IT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스마트 코리아’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CPNT) 중 네트워크가 고도화되지 않으면 모든 게 사상누각이 됩니다. 방통위는 최고의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기가 인터넷, 모바일 광개토플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인터넷 이용환경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선하고 미래 인터넷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고화질(UHD)TV 등 차세대 원천기술 개발과 선제적 표준화에 주력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지능통신, 3D방송 등 스마트 신산업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흥남 원장=IT 고도화와 IT 융합 확산은 모두 중요합니다. 고도화는 수직축, 융합은 수평축인데, 고도화가 잘 됐기에 지금 융합 확산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다음 세대 융합확산을 위해서는 지금 고도화를 해야 합니다. 둘ㅇㄹ 균형있게 끌고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가 코리아’는 정보통신 네 부문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소프트웨어 플랫폼 부분을 강화해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세계 최고의 단말기, 경쟁력 있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키우려는 전략입니다.

4세대 이동통신은 100Mbps(초당 100메가비트 전송)급 LTE-어드밴스드를 거쳐 10년 후엔 1Gbps(초당 1기가비트 전송)로 넘어갑니다. 단말기 플랫폼 콘텐츠도 기가급으로 발전합니다. 기가급 콘텐츠는 홀로그램 같은 것이 되겠죠. 기가코리아를 통해 원천기술과 지적재산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기가 코리아 프로젝트 기술을 시연해 관람객들에게 ‘기가 시대’를 체험하게 한다면 다시 기회를 잡을 것입니다.

김동욱 원장=급변하는 미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ICT 부눈에서 국가적 의제를 설정해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난달 10대 아젠다를 발표했죠. 국정운영방식의 스마트화, 안심할 수 있는 사이버 환경 조성, 시장경쟁 촉진을 통한 소비자 혜택 증진, 콘텐츠의 세계화 등인데요,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CPND) 네 부문의 종합적인 발전이 요구되는 시대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입니다.

한편으로는 이해당사자 간 갈등에 대한 조정과 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거버넌스 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 역할은 정책 결정자에서 점차 정책 조정자로 바뀔 것입니다. 정책수행 과정에서 여러 조직,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융·복합적 행정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정책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좌담회장인 우정총국


사회=홍 장관님과 신 위원님께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홍석우 장관=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가치와 가치가 만나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제3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초연결시대입니다. 큰 비즈니스는 철학에서 나온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변화무쌍한 시대에는 이것저것 기웃거려서 될 일이 아니고 기업이든 정부든 학생이든 꿈과 비전을 가지고 움직여야 합니다. IBM을 부활시켰던 루 거스너 전 회장은 ‘변화의 첫걸음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철학을 갖고 행동으로 옮기는 게 중요합니다.

신용섭 위원=노키아 같은 강자가 비틀거리게 될 줄 누가 알았습니까. 우리는 하드웨어는 잘하고 산업구조도 잘 돼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계 경쟁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잘 대응한다면 스마트 강국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겠죠. 지금이 중요한 타이밍입니다.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강해 서비스를 창출하고 젊은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끝)

2012년 4월 2일 월요일

한국 사이트 "액티브X 떡칠" 사실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자치부가 액티브X 실태조사를 했습니다. 늦게나마 인터넷 환경을 개선해 보겠다며 나선 것이죠. 결과는... 예상은 했지만 “해도 너무 했다"고 할 정도. 그야말로 "떡칠"입니다. 신문용으로 기사를 썼는데 지면사정상 제대로 게재하지 못했습니다. 블로그에 기사 원문을 싣습니다. [광파리]


“한국 인터넷 사이트는 액티브X로 떡칠이 돼 있다”는 항간의 얘기가 사실로 밝혀졌다. 정부와 민간 200대 사이트 중 84%에 달하는 168개 사이트가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고 평균 사용갯수가 약 4개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정부는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고 웹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민간 100대, 정부 100대 사이트 등 200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액티브X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2일 발표했다.

액티브X는 인터넷 서비스에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을 PC에 자동으로 설치하게 돕는 비표준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하고 악성코드 침입 경로로 악용되고 있어 문제로 꼽히고 있다.

조사자료를 보면 액티브X 용도는 민간영역에서는 결제·인증이 41.1%로 가장 많았고 행정기관 사이트는 보안이 40%로 가장 많았다. 웹 표준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동영상 재생, 그래픽 표현 등 멀티미디어 분야에서도 액티브X 사용률이 민간 22.4%, 행정기관 31%나 돼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부문의 경우 100대 사이트 중 86개 사이트가 평균 3.9개의 액티브X를 사용하며 사용률이 높은 업종은 금융, 쇼핑, 인터넷서점 등의 순이다. 하나은행 넷마블 옥션 한게임 등은 10개 이상의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부문의 경우 100개 사이트(행정기관 45개, 대민 사이트 55개) 중 82개 사이트에서 평균 3.7개의 액티브X를 쓰고 있다. 45개 행정기관에서 사용하는 액티브X는 141개이며 보안(54개)과 동영상 재생(45개) 용도가 많았다.

방통위와 행안부는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세 차례 더 액티브X 사용실태를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 웹 표준 확산을 위해 ‘웹사이트 진단시스템’을 구축해 웹 개발자나 웹 서비스 제공자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액티브X를 사용하는 민간 웹 사이트를 대상으로 대체기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기술 컨설팅을 연중 시행하기로 했다. 차세대 웹 표준기술인 HTML5 확산을 위해 인력을 양성하고 공모전도 열 예정이다.

이번 조사 결과 액티브X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이트는 8%(16개)로 밝혀졌다. 다음, Hmall, 이마트몰, 한국전력, 교통안전공사,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특허정보원, 티스토리, 티켓몬스터,쿠팡, 아프리카 등이다.

박재문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국장은 “액티브X를 사용하는 부문이 줄고 있으나 금융과 보안에 집중돼 있어 이용자들이 체감하긴 어렵다”며 “금융사들이 오픈뱅킹을 도입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김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