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시장에서 애플 독점체제가 얼마나 오래 갈까 궁금했는데 3년으로 끝난 것 같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확실히 경쟁 양상이 뚜렷합니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은 2010년은 당연히 애플 독점이었고 2011년 역시 스티브 잡스 공언대로 ‘아이패드의 해'였습니다. ‘아이패드의 해'는 2012년까지 계속됐죠. 그런데 IDC가 간밤에 발표한 2분기 태블릿 실적 분석 자료를 보니 2013년은 경쟁체제 첫 해가 될 것 같습니다.
2012년 2분기와 2013년 2분기를 비교하면 애플은 판매대수가 1700만대에서 1460만대로 14.1% 줄고 점유율은 60.3%에서 32.5%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반면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1070만대에서 2820만대로 163% 급증했고 그 결과 점유율이 10.7%에서 28.2%로 껑충 뛰었습니다. 판매대수에서도 안드로이드가 아이패드를 앞질렀습니다. 윈도/RT(스피스) 점유율은 1.0%에서 4.5%로 많이 올랐습니다.
물론 애플은 혼자이고 안드로이드 진영은 연합군이어서 언젠가 경쟁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다들 예상했을 겁니다. 스마트폰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어떻게 보면 아이패드 독점이 예상외로 오래 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폰 메이커, PC 메이커들이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내놓고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습니다. 비유해서 말하면 연합군의 ‘1차 공격’은 실패했고 ‘2차 공격’이 성공한 셈입니다.
메이커별 판매대수 및 태블릿 시장 점유율입니다. 아마존(킨들파이어)이 빅5에서 밀려나고 중국 레노버가 4위까지 올랐습니다. 삼성, 에이수스, 레노버, 에이서 등 한국 대만 중국의 안드로이드 네 장수가 애플과 아마존 몫을 뺏어 나눠가졌습니다.
2012년 2분기와 2013년 2분기를 비교하면 네 장수의 몫은 모두 늘어났습니다.
삼성 7.6% → 18.0%
에이수스 3.3% → 4.5%
레노버 1.3% → 3.3%
에이서 1.4% → 3.1%.
아마존이 밀려나면서 태블릿 시장에서도 삼성이 애플과 경쟁하는 양자 구도 조짐이 보입니다. 삼성이 갤럭시노트로 아이패드 시장을 잠식해 가는 모양새입니다. 삼성의 태블릿 판매대수는 2012년 2분기 210만대에서 2013년 2분기 810만대로 거의 4배가 됐습니다. 안드로이드 네 장수의 서열은 큰 변동 없습니다. 삼성이 제1 장수, 에이수스(넥서스7)가 제2 장수이고, 레노버와 에이서가 제3 장수를 다투고 있습니다.
IDC 발표자료. 예상대로 2분기엔 태블릿 성장률이 둔화됐다. 출하대수(IDC 집계는 출하 기준)가 전분기에 비해 9.7% 감소한 4510만대. 2012년 2분기에 비해서는 59.6% 증가했다. 애플 아이패드는 예상보다 적은 1460만대. 전분기 대비 19.5% 감소. 2위 삼성도 1분기 860만대에서 2분기 810만대로 줄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크게 증가했다. 3위 에이수스 역시 1분기 260만대에서 3분기 200만대로 감소했다.
아이패드 신제품이 나오지 않아 시장이 위축됐고 3분기에도 추세가 계속될 것 같다. 그러나 4분기에는 애플 아마존 등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눈에 띄게 성장할 것이다. 2분기에 성장한 메이커도 있다. PC 메이커인 레노버와 에이서는 2분기에 나란히 톱 5에 진입했다. 레노버는 150만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분기 100만대를 돌파했다. 점유율은 3.3%. 에이서 역시 전분기보다 많은 140만대를 팔아 5위를 차지했다.
한 가지 덧붙입니다. ‘삼성 태블릿'이라고 말할 땐 갤럭시탭 뿐만 아니라 갤럭시노트 8.0과 10.1도 포함됩니다. 현재로서는 노트 두 모델이 주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애플은 지난해 11월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고도 밀리고 있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가을에는 아이패드 신제품을 내놓을 텐데, 7.9인치 아이패드 미니에 레티나를 탑재하는 정도로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무기를 꺼내들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광파리]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