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0일 금요일

애플이 교과서 시장도 혁신하나


아이북스2, 아이북스 오써, 새로운 아이튠즈U.
애플이 간밤에 내놓은 3가지 선물꾸러미입니다.
이걸 ‘선물’이라고 한 것은 모두 공짜이기 때문.
어제 밤부터 계속 바빠서 이제야 메모합니다.
이 셋은 앞으로 교과서/교재를 혁신할 것 같습니다.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열린 프레스 이벤트.
작년 10월 초 스티브 잡스 사망 후 처음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은 필 쉴러 부사장이 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못지않게 프리젠테이션 잘하는 선수.


아이북스2는 아이튠즈에서 내려받으면 됩니다.
디지털 교과서 사고파는 채널이 생겼습니다.
인터랙티브(양방향)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아이북스는 애플 온라인 서점이죠.
디지털 책을 사고파는 장터입니다.
구입한 책을 꽂아놓고 읽는 서가이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애플의 디지털 책 플랫폼.


아이북스 오써(iBooks Author)도 공개했습니다.
맥 사용자는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으면 됩니다.
디지털 교재를 만드는데 필요한 앱인데
애플이 이것까지 공짜로 내놨습니다. 짝짝!!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각종 문서 만들듯이
맥 컴퓨터에 오써를 깔아놓으면
동영상 애니메이션이 들어가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교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내려받아놓고 아직 써보진 않았습니다.


아이튠즈 U도 업그레이드 해서 내놓았습니다.
지금은 오디오/비디오 강의 채널일 따름인데
아이팟/폰/패드용 앱으로 진화했습니다.
강의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앱에 강좌개요, 과제물 등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각급 학교 교과서/교재가 종이에서 디지털로 바뀌면
생물 시간에 세포나 심장을 3D로 보면서 공부하고
궁금한 용어는 손가락으로 툭 쳐서 설명을 읽고...
중요한 부분에는 색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종이 교과서에 필기하듯 메모하는 것도 가능.
메모한 내용은 스터디카드로 바뀌어
한 곳에서 공책 넘기듯 하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디지털 교과서만 있으면 
교사는 가르치기 편하고, 학생은 이해하기 쉽고...
무거운 책가방 필요없이 태블릿 하나면 충분합니다.


필 쉴러는 “교과서를 재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애플 혼자서 지지고 볶을 수는 없는 노릇.
미국 3대 교과서 출판사와 손을 잡았습니다.
피어슨, 맥그로힐, 휴톤 미플린 하코트.
이들의 미국 교과서 시장 점유율은 90%나 된다네요.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가 타깃이겠지만
일단 고등학생용 디지털 교과서부터 내놨습니다.
3사가 각기 대여섯종씩 아이북스에 올려놨습니다.
권당 14.99달러. 기존 평균의 ¼ 수준.
비디오 50시간 분량이 포함된 것도 있다고 합니다.
애플은 DK퍼블리싱과도 제휴해 타이틀을 제작 중.
공룡 곤충 알파벳 등을 가르치는 유아용 교재랍니다.


필 쉴러는 프리젠테이션 도중에
지구의 생활(Life on Earth)이란 책을 소개했습니다.
처음 2개 장은 공짜, 나머지 39개 장은 고가...
샘플 부분(아래 사진)을 내려받아 뒤적여 봤는데
지금까지 많이 봤던 디지털 잡지와 비슷합니다.
동영상도 보이던데... 기존 디지털 잡지도 그렇죠.
샘플치곤 맹합니다. 빵빵한 걸 보여주지 않고ㅎㅎ.


애플의 교과서/교재 혁명은 성공할까요?
애플/교사/학생/출판사/학교가 모두 만족하면 성공.
애플은 물론 교사와 학생이 마다할 리 없겠죠.
출판사로서는 디지털 쪽이 더 짭짤하면 덤빌 테고...
학교 입장에선 교육적/비용적 측면을 따질 테고...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합니다.
출판사한테 이익이 되게 하고
학교한테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 됩니다.
아이패드 최소 499달러는 꽤 부담스러울 겁니다.
권당 14.99달러도 싸진 거라고 하지만 아직은...
그러나 기기든 책이든 값이 계속 떨어지겠죠.
그렇다면 언젠가는 디지털로 넘어갈 거라고 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를 읽었더니
2020년엔 교과서 절반 이상이 디지털일 거라고...
그때쯤엔 종이책은 선물용으로 전락할지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애플 입장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애플은 아이튠즈/앱스토어/아이북스에서 거래되는
각종 콘텐츠에 대해 30% 수수료를 떼갑니다.
카드수수료, 유지비 등을 제하면 남는 건 별롭니다.
그런데도 애플이 이런 플랫폼을 강화하는 것은
그렇게 하면
아이팟/폰/패드/맥의 경쟁력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길게 보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
언젠가는 30% 수수료가 대박이 될 수도 있겠죠. [광파리]


필 쉴러 발표 동영상 링크
발표 장면 캡처 사진: 구글플러스, 페이스북





댓글 9개:

  1. 물론 애플 매출 중 30% 수수료 매출은 작은 비중이겠지요.
    그러나 전 세계 어디서든, 디지털이든 실물이든, 30% 매출 수수료는 거의 최대치입니다.
    우리나라 백화점, 홈쇼핑의 매출 수수료가 30% 이고.
    멜론, 벅스도 30% 구요.
    옥션 지마켓은 10% 안쪽입니다.
    30%면 카드수수료 운영료 이것 저것 제하고 남는거 엄청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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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ㅎ 빵터지고 갑니다 ㅋㅋ
      세상물정 너무 모르시는거보니 아직 학생이시죠? *^^* 즐거운 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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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프리젠테이션 도중 에릭 큐(http://www.apple.com/pr/bios/)도 말했지만 수수료 30% 떼가는 것은 현재로서는 돈이 안됩니다. 백화점 수수료 30%랑 비교하면서 떼돈 벌 거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잘못된 비교입니다. 아시다시피 앱스토어에선 70%가 개발자 몫, 30%가 애플 몫이죠. 이것만 보면 대박입니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작년에 한 리서치 기업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카드수수료가 17%나 됩니다. 왜 이렇게 높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애플가 가져가는 건 5%쯤 되는데 여기서 서버 구입비와 유지비, 앱스토어 유지 인건비 등을 제하면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남는 게 엄청 많은 게 아닙니다. 그리고... 백화점도 30%를 떼가지만 카드수수료를 백화점이 내는 게 아닙니다. 둘을 비교하는 것은 결코 맞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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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드수수료 백화점이 내는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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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권기춘님 의견 고맙습니다. 제가 오해 소지 있게 잘못 쓴 부분을 정확히 지적하셨네요. 이왕 얘기가 나왔으니 독자분들 오해하지 않도록 간단히 보충설명을 하겠습니다. 백화점의 경우 임대갑, 임대을, 수수료매장이 있는데, 임대갑은 카드수수료를 상인이 내고, 임대을과 수수료매장은 백화점측이 냅니다. 카드영수증을 보면 임대갑은 상인/상가 이름으로 나가고 임대을/수수료매장은 백화점 대표 이름으로 나가죠. 통상적으로 백화점 매장수수료를 “30%”라고 말하는데 정확히는 “평균 24%”라고 합니다. 24%에서 백화점 관리, 건물 관리에 드는 비용이랑 판매관리비, 마케팅비 등을 제하고 나면 백화점 측에 돌아가는 비중은 4%쯤 된다고 합니다. 오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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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임대을 매장도 상가/상인 이름으로 영수증이 발행되지만 매출 관리를 백화점이 하므로 백화점에서 대부분 카드수수료 부담합니다. 일부 아닌 곳도 있을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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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본문중에도 언급되었지만, 결국 모든 학생들이 아이패드를 가져야만 이러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관건인 것 같습니다.
    매년 애플은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텐데, 학생들이 경쟁심등으로 인해 새 모델을 고집하게되면 각 가정의 경제적 문제도 있을테구요.

    더 중요한 건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아이패드를 갖고 사용한다고 하면,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패드에 익숙해질 테고, 그 이후엔 다른 패드 -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다른 OS를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밖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만드는 애플은 참 대단하고 무섭기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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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건 출판의 혁명이 아닐까요.... 단순히 교과서 교재의 출판을 넘어서 개인 출판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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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 다시 호기심 왕성하던 어린시절로 가서 아이패드로 공부한다면 하버드 갈 자신 있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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