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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2일 토요일

(안드로이드 팁) '내 휴대폰' 찾는 간단한 방법

휴대폰 찾는 간단한 방법.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이고, G메일이든 구글포토든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 한 상태라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1. 구글 검색창에서 ‘내 휴대폰 찾기’ 입력.
   (영어로는 Where is my phone?)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 한다.


2. 지도에 폰 위치가 뜬다.
   하단 ‘Ring’ 클릭해 벨소리를 울린다.


(참고) 좀더 자세히 보려면 지도를 더블클릭 한다.


이 화면에서도 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벨을 최장 5분 동안 울릴 수도 있다.
폰이 진동으로 설정돼 있어도 벨소리가 울린다.
휴대폰을 원격 잠금할 수도 있고,
휴대폰 콘텐츠를 원격 삭제할 수도 있다.
배터리가 몇 % 남아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구글 ‘폰 찾기' 기능은 안드로이드폰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건 몰라도 된다.
폰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 않은가.
절대로 절대로 분실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끝)

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아이패드 판매 올해 처음 감소한다” IDC 전망

태블릿 시장에 꽤 많은 변화가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시장조사기업 IDC 자료를 보면 서너 가지 특징이 나타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꽤 우호적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서피스프로3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시장 예측이란 빚나가기 일쑤란 점을 감안하면서 봐 주시길 바랍니다.

태블릿.jpg

첫번째, 아이패드 판매량(출하 기준)이 감소합니다. 애플이 2010년 아이패드 판매를 시작한 후 처음입니다. 윈도 태블릿과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판매대수가 늘었습니다. 아이패드 판매량이 준 것은 사용자들이 쉽게 교체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윈도 태블릿,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수요를 잠식하고, 패블릿이 태블릿 수요를 잠식하는 것도 원인.

두번째, 윈도 태블릿 판매량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판매량 예상치가 1090만대. 지난해보다 67.3%나 늘어날 것으로 IDC는 내다봤습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거라고 합니다. 2014~2018년 연평균 증가율이 38.1%. 서피스프로 덕분이겠죠. 윈도 태블릿 점유율은 2014년 4.6%, 2018년 17.9% 예상.

세번째, 안드로이드 태블릿 성장세가 윈도 태블릿에 눌릴 거라고 IDC는 전망했네요. 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5.9%에 그친다는 겁니다. 평균(5.4%)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판매대수가 2014년 1억5950만대, 2018년엔 1억8310만대. IDC는 왜 윈도 태블릿 전망을 매우 밝게 보고, 아이패드 전망을 어둡게 봤을까요?

IDC 발표내용. 올해 세계 태블릿 시장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성장률은 52.5%, 올해는 7.2%. 애플 아이패드 판매가 연간으론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폰과는 달리) 태블릿 수명이 길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는 스마트폰보다는 PC를 닮았다. (PC처럼 오래 쓴다는 뜻).

태블릿 초기에는 제품 주기가 스마트폰과 비슷할 것이라고 봤다. 2~3년 정도. 그런데 태블릿 사용자들은 대개 3년 이상 사용한다. 심지어 4년 이상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투인원, 탈착식 제품 카테고리가 등장한 점이다. 제품은 얇아졌고, 값은 떨어졌고, 모델은 다양해졌다. 올해 투인원 판매는 870만대. 전체 태블릿 시장의 4%에 불과하다. 이처럼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은 투인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윈도8 플랫폼에 대해 소비자들이 주저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태블릿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윈도10에 대한 반응, 안드로이드와 크롬 OS에 대한 구글의 전략, 애플이 제품군 확장(12인치 아이패드 프로 소문) 등이다. 이런 변수가 어떻든 소비자들은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을 더 오래 사용할 것이다.

아이패드_서피스.jpg

여기까지입니다. IDC는 윈도 태블릿 성장세가 놀랍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소비자들이 스마트폰보다 태블릿을 오래 사용한다, 그래서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시장조사기업도 윈도 태블릿에 대해 IDC 만큼 밝게 전망하는지 궁금합니다. [광파리]

2014년 6월 25일 수요일

안드로이드와 순다 피차이에 관한 뒷얘기·앞얘기

모바일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 순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SVP). 1972년 인도 생. 인도기술대, 스탠포드대, 펜실베니아대 와튼 출신. 2004년 구글에 입사해 10년도 안돼 크롬, 안드로이드, 구글앱스를 총괄하는 부사장이 된 사람.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이런 중책을 맡았는지… 비즈니스위크가 좋은 기사를 썼습니다. 원문을 읽어보면 좋은데, 바쁜 분들을 위해 제가 읽으면서 메모했던 내용을 공유합니다.

비즈니스위크 글을 읽어 보면 순다 피차이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구글 2인자로 떴는지, 구글 창업자/CEO 래리 페이지가 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던 앤디 루빈을 밀어내고 안드로이드 부문을 피차이한테 맡겼는지, 피차이가 안드로이드까지 맡고 나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지난해 4월 구글 간부들이 왜 한국을 찾아왔는지, 삼성전자와 구글의 애증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어제 썼던 글의 속편입니다.

순다피차이1.jpg

피차이가 구글에 입사한 것은 2004년. 초기에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브라우저 상단에 구글 검색 툴바를 깔게 하는 게 그의 일이었다. 피차이는 상사한테 크롬으로 브라우저 전쟁에 뛰어들자고 설득했다. (크롬 발표 시기는 2008년). 크롬은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브라우저가 됐고, 크롬 OS와 크롬북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

2011년에는 G메일과 구글닥스도 맡았고, 2013년에는 래리 페이지가 피차이한테 안드로이드까지 맡게 했다. 이로써 모바일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 됐다. (앤디 루빈은 구글X 부문으로 밀려나 로봇 업무를 담당). 페이지는 피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술에 대한 전문식견, 제품에 대한 안목, 기업인으로서의 자질. 이 셋을 모두 갖춘 경우는 매우 드문데, 피차이는 다 갖췄다. 그렇기에 피차이는 훌륭한 리더다.”

동료들은 피차이에 대해 붙임성 있고 협상력을 갖췄다고 말한다. 피차이랑 8년 동안 같이 일했다는 상무(VP)급 부하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나랑 내기 하자. 구글에서 순다 싫어하는 사람, 순다를 욕하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라… 부드럽게 말하고 자기를 낮추는 스타일이다… 요즘엔 수염을 기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순다는 면도 안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표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피차이는 인도 남부 타밀 나두의 인구 400만 도시 첸나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애를 낳기 전에는 속기사였고 아버지는 영국 GEC의 전기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경영했다.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는지 아들한테 말해주곤 했는데 피차이는 호기심이 많았다. 네 식구(남동생 포함)는 방 2개짜리 아파트에서 살았다. 집에는 TV도 없었고 자동차도 없었다. 이동할 땐 버스를 타든지 네 식구가 스쿠터를 타야 했다.

피차이 집에 로터리 전화가를 들인 건 열두 살 때였다. 이 전화기는 피차이한테 기술의 편리성을 일깨워줬고 큰 선물이었다. 피차이는 한 번 전화를 건 번호는 모두 기억했다. 피차이의 숫자 감각은 구글 내에서도 정평이 났다. 피차이는 공부를 잘했고 카라그푸르 인도기술대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스탠포드에서 재료과학과 반도체 물리학을 공부했다. 아버지는 아들 비행기 티켓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했다.

1993년 스탠포드에 들어가 백팩 신제품을 사려다 가격이 60달러나 되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나중에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중고품을 샀다. 피차이는 스탠포드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교수가 되고 싶었다. 2002년 와튼에서 MBA를 마치고 나서 잠깐 매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피차이가 구글플렉스에 들어간 건 2004년 4월1일. 그가 면접을 보던 날 구글은 G메일을 런칭했다. 피차이는 G메일 런칭이 만우절 농담인 줄 알았다.

피차이는 구글 검색 툴바 팀에 배치됐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이 구글 검색을 쉽게 이용하게 하는 서비스. 피차이는 구글이 자체 브라우저를 만들자고 제안해 공동창업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CEO 에릭 슈미트는 반대했다. 어도비 집계에 따르면 크롬은 이제 폰+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의 32%를 차지한다. 피차이는 크롬 OS도 개발했고 (크롬북은) PC 시장 침체기에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아이폰 나온지 1년 후인 2008년에 처음 나왔다. 이제는 안드로이드는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 OS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안드로이드 성공에는 앤디 루빈의 공이 컸다. 루빈은 2003년 안드로이드를 창업해 2005년 구글한테 팔고 8년 동안 이 OS 조직을 이끌었다.

루빈은 마케이벨리 같은 스타일...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함께 일하기 껄끄럽게 생각했다. 안드로이드가 널리 확산되자 구글 각 부서는 안드로이드폰에 자기네 서비스를 얹고 싶어했다. 그러나 루빈은 쉽지 않았다. 급기야 차라리 애플과 함께 일하는 게 낫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루빈은 안드로이드를 중립적인 플랫폼으로 유지하고 싶어했다. 루빈이 너무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바람에 구글 상층부에서 큰 소리로 다투는 일이 벌어졌다.

2012년 구글은 안드로이드용 크롬 브라우저를 발표했다. 루빈이 자기네 그룹에서 만든 브라우저를 이 브라우저로 대체했다. 이는 구글 사내 우호적 협업의 완벽한 사례다. 그러나 이 일로 두 조직 간 갈등이 심해져 문서 없이는 아예 협업하려고 하지 않았다. 피차이는 루빈과 관련해 이렇게 말한다. 좋은 친구였다. 특별히 가까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특별히 의견이 대립한 적도 없었다. 열정적으로 논쟁을 벌인 적은 있다.

2013년,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이기고 있었지만 태블릿 시장에서는 아이패드의 벽을 넘지 못했고 구글TV 역시 실패했다. 2013년 초 페이지는 루빈한테 안드로이드 조직과 다른 부서가 통합적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빈은 처음엔 동의했다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했고 자기 직을 내놓았다. 구글을 떠나진 않았다. 페이지는 안드로이드를 피차이한테 맡겼다. 루빈을 교체하는 것은 CEO 복귀 이래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피차이는 곧바로 안드로이드와 다른 그룹 간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구글나우를 푸시했고… 물론 루빈이 처음 시도했지만 피차이는 여러 그룹이 협업하게 했다. 여기에는 음성검색 기술과 알고리즘 기술을 보유한 검색 그룹도 포함됐다. 검색 그룹과 안드로이드 그룹이 다른 건물에서 일하고 있어서 사람 스와프를 단행했다. 구글나우 관계자는 “루빈 체제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구글식 글라스노스트'였다”고 말한다.

피차이는 여유 인력을 ‘스벨트(Svelte)’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스벨트는 저가격, 저전력 기기에서도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축소판. 앱을 개발할 때 여러 버전을 만들 필요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피차이는 터치스크린 노트북용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 프로젝트를 죽이는 대신 태블릿과 스마트TV, 웨어러블 기기 등 다른 카테고리로 관심을 돌렸다. 네스트 인수 후에는 안드로이드 조직 내에 여러 스마트홈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피차이는 다른 기업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을 기울였다. 2013년 4월 래리 페이지와 니케시 아로아(최고 비즈니스 책임자, CBO)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삼성 경영진을 만났고 공장을 둘러봤다. 이 방문은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삼성을 파트너로 보기에는 간격이 너무 크다고 느꼈다고 했다. 래리 페이지는 박근혜 대통령도 만났는데, 빌 게이츠와는 달리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악수하지 않았다.

삼성은 아직도 타이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언제든지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피차이는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며 “안드로이드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은 타이젠을 갤럭시기어 스마트시계와 금년말 러시아에서 런칭할 삼성Z 폰에 탑재한다. 그러나 파이퍼 제프레이 애널리스트인 진 먼스터는 “피차이가 위협을 잠재웠다”면서 “양사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6월2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I/O 컨퍼런스를 시작한다. 순전히 “순다 쇼"가 될 것 같다. (순다 피차이가 기조연설을 담당). 피차이는 텔레비전, 자동차, 손목시계 등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에도 안드로이드가 적합하다는 걸 역설하게 된다. 올해는 피차이 체제에서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많은 것을 보여줄 것 같다.

구글은 통상 가을에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을 발표했는데 폰 메이커들은 연말 성수기에 대비하기엔 너무 늦다고 불평했다. 또 매년 한 회사를 선택해 구글과 함께 넥서스폰을 개발하는 것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올해는 피차이가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을 공개할 것 같다. 그게 ‘롤리팝'이 될지 ‘레몬헤드'가 될지… 구글의 안드로이드 정책이 훨씬 투명해진다. 피차이는 우리가 하는 걸 세상이 좀더 빨리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차이는 운동추적 및 웨어러블 컴퓨터용 OS인 안드로이드 웨어에 관해서도 말할 것 같다. 제조 파트너와 디바이스도 공개할 것이다. 애플이 가을에 ‘아이워치'를 공개하면 구글과 경쟁하게 된다. 지금은 건강검진을 하려면 병원으로 가서 의사를 만나야 하는데 피차이는 “미친 짓(crazy)”이라고 말한다. (웨어러블 기기의 운동/건강 측정 기능을 이용하면) 현재보다 훨씬 자주 측정할 수 있고 훨씬 많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텔레비전도  이번 기조연설의 아젠다이다. 피차이는 안드로이드TV라는 소프트웨어를 공개할 것이다. 구글은 거실을 장악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다. 2010년 구글TV를 내놓았지만 실패했다. 최근에는 49달러짜리 크롬캐스트라는 걸 내놓아 폰이나 태블릿에 저장된 콘텐츠를 HDTV에 띄워서 보게 하고 있다. 피차이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여러 조직이 안드로이드 조직과 하나가 돼 협업하게 했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모두가 거실용 셋톱박스를 팔고 있다. 이것으로 TV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영화 등을 보게 한다. 삼성 등 TV 메이커들은 자기네가 만든 스마트TV를 자기네가 통제하고 싶어한다. 구글한테 더이상 내주려 하진 않는다. 이들을 설득해 구글에 의존하게 하는 게 피차이가 직면한 과제이다.

순다피차이2.jpg

여기까지입니다. 비즈니스위크 기사를 읽으면서 대충 메모했습니다. 의미를 잘못 전한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래리 페이지가 앤디 루빈을 내치고 안드로이드를 순다 피차이한테 넘긴 배경과 40대 초반의 피차이가 구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맡은 배경이 궁금했고,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했는데… 궁금했던 게 대부분 풀렸습니다. 고맙습니다. [광파리]

2014년 6월 24일 화요일

구글 I/O 기조연설 하는 순다 피차이 부사장은 누구?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4’가 하루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1)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 (2) 안드로이드TV, (3)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기기... 이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을 내놓는다면 파편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안드로이드TV는 과거의 구글TV와 어떻게 다른지, LG G워치는 살 만한지... 주목할 게 하나 더 있습니다. 기조연설을 하는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부사장입니다.

순다 피차이. 1972년 인도 타밀 나두 생. 카라그푸르 인도기술대(IIT)에서 기술학사, 은메달 졸업. 미국 스탠포드에서 석사(M.S.),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MBA. 맥킨지에서 잠깐 일하다가 2004년 구글에 입사. 구글 툴바, 크롬 브라우저, 크롬 OS, 크롬북, 구글 드라이브, 구글앱스 담당. 작년 3월부터는 앤디 루빈 대신 안드로이드까지 맡아 구글 창업자/CEO 래리 페이지의 오른팔 역할. 결혼 했고 1남1녀를 두고 있다. (위키피디아)

보시다시피 피차이는 인도기술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스탠포드와 와튼을 나온 이른바 ‘문무 겸비 인재'입니다. 작년 말 금년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 CEO 후보로 막판까지 이름이 거론됐죠. 그때 함께 거론됐던 사람이 현 CEO인 사트야 나델라인데 나델라 역시 인도 사람입니다. 구글에는 순다 피차이와 최근 구글을 떠난 빅 군도트라 말고도 니케시 아로아, 아밋 싱할 등 인도계 부사장(SVP)이 두 사람 더 있습니다.

순다 피차이. 저는 2년 전 서울 강남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피차이 부사장을 인터뷰 한 적이 있습니다. 깡 마르고 훤칠하고… 약간 수줍어하는 인상… 그때 크롬북에 관해 물어봤는데 “인도에 계신 부모님한테 크롬북을 드렸는데 문제 없이 잘 쓰고 계신다"고 답변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정리한 피차이에 관한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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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 오른팔을 찾다. 래리 페이지가 오늘 당장 구글 CEO에서 물러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순다 피차이가 그 자리를 메울 것이다. 두 달 전 왓츠앱 CEO 얀 쿰이 회사를 페이스북에 190억 달러에 팔려고 하자 래리 페이지가 팔지 말라고 설득했는데 그때 페이지와 함께 간 사람은 소셜 서비스 담당 빅 군도트라가 아니라 피차이였다.

작년 가을 페이지가 가정자동화 하드웨어 스타트업인 네스트를 인수하고 싶었을 때 네스트 CEO 토니 파델을 설득하려고 보낸 사람 역시 피차이였다. 수 년 전만 해도 피차이가 이렇게 뜰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주위에는 피차이보다 파워가 센 동료들이 많았고 피차이는 트위터 간부로 갈까 생각도 했다. (The Information 사이트에 공개된 내용.)

비공개된 내용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요약한 걸 소개합니다.

피차이는 2004년 구글에 입사한 뒤 구글 툴바 PM(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기 시작. 매력적인 역할은 아니었다. 그러나 피차이는 다른 회사들과 강한 연대를 형성하는 능력을 보여줬고 2006년쯤 인터넷 사용자 4명당 1명꼴로 툴바를 쓰게 만들었다. (2008년엔 크롬 브라우저 런칭). 마리사 메이어(현 야후 CEO)가 디렉터(PM 담당)로 기용했고, 페이지는 2011년 CEO로 복귀한 뒤 피차이를 부사장(SVP)으로 발탁했다.

피차이는 이제 중요한 회의가 열릴 때 페이지의 오른팔 역할을 한다. 구글 직원들은 피차이가 기술적 비전을 가진 사람이 아닌 데도 그를 차기 CEO 감으로 생각한다. 피차이는 스티브 잡스 후계자인 팀 쿡(애플 CEO) 같은 사람이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원대한 창의적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직을 어떻게 이끌지 안다는 점에서 그렇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스티브 발머를 이을 후임 CEO를 물색할 때 피차이한테도 손길을 뻗쳤다. 트위터 역시 2011년 제품 책임자로 피차이를 영입하려고 했다.

피차이는 팀 플레이어다. 다른 간부들과 함께 일할 때 굴복시키려고 하지 않고 협력하며 일하는 스타일이다. 아울러 강단 있는 리더(emphatic leader)로 알려졌다. 마리사 메이어 밑에서 일할 때 메이어 사무실 밖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려 메이어가 피차이 팀에 좋은 점수를 주도록 확신을 갖게 했다. 피차이는 부하직원들이 정당한 대접을 받기를 원했다. 임원이 된 후에도 짬을 내 부하직원들과 오랜 시간 회의를 갖기도 했다.

피차이 팀은 2008년 크롬 브라우저를 내놓았다. 당시에는 사파리를 만드는 애플이나 파이어폭스를 만드는 모질라 등도 구글 파트너였는데 구글이 경쟁 상품을 내놓으면서도 이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피차이는 외교적으로 이 일을 풀었다.

피차이는 힘을 쓸 줄도 안다.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 열린 CES에서는 긴장감이 팽팽한 미팅이 많았다. 삼성 모바일 제품 책임자와 협상할 때는 삼성과의 휴대폰 파트너십을 끝낼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순둥이 같은 피차이가 이런 협박을 했다니…)

피차이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크롬북을 주력 제품으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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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입니다. 두 가지만 덧붙일까 합니다. 첫째는 크롬북. 이건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크롬북은 ‘윈도 아성'을 허물 수 있는 트로이목마가 될 수도 있고 변방의 '실패한 독립투쟁'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주요 노트북 메이커들이 대부분 크롬북을 만들고 있고 구글이 대용량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어서 일단 기선을 잡은 형국입니다. 한국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둘째는 구글과 삼성의 협력-경쟁 관계입니다. 위 글에도 언급돼 있다시피 삼성 입장이 난감합니다. 하드웨어는 중국 메이커들이 추격해 오고 있어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로 차별화해야 하는데, 구글 울타리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타이젠 독립운동’도 그렇습니다. 구글이 한없이 내버려두진 않을 것이란 말이죠. 클라우드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채 서비스에서 구글과 맞서기도 어렵습니다. 삼성이 과연 어떤 해법을 찾을지 궁금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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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마무리하고 나서 보니 비즈니스위크도 순다 피차이에 관한 긴 글을 올렸습니다. 제목: 구글의 순다 피차이가 모바일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다. 앞 부분에 삼성과의 갈등을 더 강한 협력관계로 바꾼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1월 CES에서 삼성이 ‘매거진 UX’를 내놓았을 때 구글로서는 난감했겠죠. ‘매거진 UX’를 구동하면 구글 안드로이드 UI는 숨겨지고 이런 식으로 파트너들이 벗어나면 구글은 실속을 잃게 되죠.

피차이는 삼성전자 모바일 책임자인 신종균 사장을 호텔에서 여러 차례 만났고, 다음달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도 만나 협상했다고 합니다. 그때 피차이는 두 회사의 얽힌 운명에 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고, 일단 ‘깨지기 쉬운' 평화를 도출. 삼성은 ‘매거진 UX’를 거둬들였고 양사는 새로운 협력시대 개막. 광범위한 특허 공유 계약 체결. 피차이는 “UX에서 전보다 좀더 긴밀히 협력한다"고 말했다네요.

이 일화는 래리 페이지가 왜 피차이한테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모두 맡겨 ‘모바일 세상의 최고 실력자’로 만들었는지 이해할 만합니다. 피차이가 안드로이드까지 맡고 난 직후에 삼성은 더 노골적으로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피차이는 협박과 설득으로 더 강한 ‘삼구동맹' 또는 ‘구삼동맹'을 이끌어냈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은 일단 독립을 포기하는 댓가로 구글 특허를 공유할 수 있게 됐으니 굴욕스럽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었겠죠.

이밖에도 비즈니스위크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많습니다. 글에 첨부한 사진을 보니 순다 피차이의 부모님이 매우 젊고 어머니가 미인이라는 사실, 피차이의 부인 역시 대단한 미인이라는 사실도 눈에 띕니다. 인도 최고 대학을 나온 뒤 스탠포드와 와튼에서 공부했다면 ‘가방끈’이 더이상 길 수 없죠. 그런데 페이지가 피차이를 중용한 건 학력 때문이 아닙니다. 문무(이과+문과)와 리더십과 협상력을 갖췄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위크는 구글이 이번 구글 I/O에서 킷캣(안드로이드 4.4) 후속 버전을 공개할 거라고 썼습니다. 그게 ‘롤리팝'이 될지 ‘레몬헤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 피차이에 관한 소개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짬이 나면 인포메이션 글 또는 비즈니스인사이더 글과 비즈니스위크 글을 직접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끝)

2014년 3월 19일 수요일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 런칭…손목시계형 기기도 노린다


안드로이드 웨어 (Android Wear). 도대체 이게 뭐길래 구글 간부들이 일제히 나서 소문을 낼까요? 순다 피차이 부사장이 안드로이드 웨어 런칭을 알리는 글을 구글 블로그에 올리고 구글+에서 퍼뜨리자 빅 군도트라 부사장과 창업자/CEO인 래리 페이지도 이 글을 퍼뜨렸습니다 (링크). 페이지까지 나선 걸 보면 매우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웨어리블 기기에 탑재할 모바일 OS. 안드로이드의 웨어러블 기기 버전입니다. 구글은 스마트폰에서 대박 터뜨린 기세로 웨어러블 시장도 안드로이드로 장악하고 싶겠죠. 삼성이 최근 기어2에 타이젠을 탑재해 반란을 꿈꾸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구글의 기세라면 웨어러블 시장도 안드로이드 천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웨어1.png

순다 피차이 부사장이 구글 블로그에 올린 글을 간추립니다. 우린 대부분 손에 스마트폰을 휴대한다. 이 강력한 슈퍼컴퓨터는 우리를 항상 세상과 연결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연결하게 해 준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모바일 기술로 할 수 있는 것의 아주 약간만 보여줬을 뿐이다. 우리가 웨어러블 기기에 열광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웨어. 오늘 안드로이드 웨어를 발표한다. 안드로이드를 웨어러블 기기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다. 시계부터 시작한다. 시간을 알려주는 차원을 넘어선다. 다양한 기기, 다양한 앱이 나오면 필요할 때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안드로이드 앱이 나오면 소셜 사이트에 올라온 글, 쇼핑 알림, 뉴스, 사진 등을 바로 받아본다.

말로 물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오케이 구글" 하고 물어보면 된다. 아보카도 열량, 비행기 출발까지 남은 시간, 경기 스코어 등등. 택시를 부를 수도 있고, 문자를 보낼 수도 있고, 식당 예약을 할 수도 있고, 알람 설정을 할 수도 있다. 건강/운동량 체크도 더 잘할 수 있다. 걷거나 달리면서 손목에서 실시간 속도, 거리 등의 정보를 얻는다.

멀티스크린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 안드로이드 웨어를 이용해 손목에서 다른 기기에 접속하거나 조종할 수 있다.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한 다음 폰에 저장돼 있는 뮤직 플레이리스트를 작동시킬 수 있고, 좋아하는 영화를 TV 스크린에 띄울 수도 있다.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개발자 여러분이 어떤 것을 개발해낼지 몹시 궁금하다.

개발자 프리뷰. 안드로이드 웨어 개발자 사이트(developer.android.com/wear)를 열었다. 개발자 여러분은 여기서 개발자 프리뷰를 내려받아 기존 앱의 알림을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시계용으로 개조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하는 안드로이드가 기존 안드로이드 알림 시스템과 연동하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앱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다.

구글은 에이수스, HTC, LG, 모토로라, 삼성 등 전자업체, 브로드컴, 이매지네이션, 인텔, 미디어텍, 퀄컴 등 칩 메이커, 포실그룹 등 패션 브랜드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안드로이 웨어 시계는 금년 후반께 나온다. 우리는 항상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기술을 추구한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이 여행의 새로운 걸음이다.




구글 블로그 글을 간추렸습니다만, 간단합니다. 안드로이드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손목시계형 기기에서도 할 수 있게 하겠다, 이를 위해 손목시계형 기기에 탑재할 모바일 OS 안드로이드 웨어를 공급하겠다, 손목시계형은 시작에 불과하다,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로 확장하겠다… 이런 얘기죠. 폰에 이어 시계까지 안드로이드가 장악하게 될까요?



한 가지 덧붙입니다. LG전자가 곧바로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2분기 중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스마트워치 ‘LG G 워치'를 내놓겠답니다. LG와 구글이 처음부터 협력해 개발했고… 안드로이드폰과 호환된다는 건 당연한 얘기죠. 양사 협력 제품으로는 넥서스4, 넥서스5, G패드 8.3 구글플레이 에디션에 이어 네번째라고 합니다.



모토로라도 스마트워치 ‘모토 360’ 컨셉을 공개했습니다. 구글 설명대로 주인이 무얼 원하는지 말하기 전에 알려준다고 합니다. 이메일, 전화, 다음 약속, 친구가 최근 소셜 공간에 올린 글 등등. 음성으로 작동하죠.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한 다음 경기 결과를 물어보고, 비행기 출발시간이나 약속시간을 물어보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알람을 설정하고, 메모하고… 올 여름 다양한 형태로 전 세계에 런칭하겠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워치에서는 LG전자와 모토로라 선봉장으로 나선 모양새입니다. 삼성도 ‘안드로이드 웨어’ 진영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맨 끝에 살짝 걸친 걸 보면 어쩐지 이상해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삼성은 기어핏2에 안드로이드 대신 자사 모바일 OS인 타이젠을 탑재했죠. 삼성은 독립하려 하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천하를 통일하려고 하고. 양사 간 협력과 경쟁은 스마트워치 분야에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광파리]



2013년 11월 4일 월요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 80% 돌파


몇일 전에 나온 자료이긴 하지만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간단히 메모합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이 출하대수 기준으로 80%를 넘어섰습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자료입니다. 금년 3분기 스마트폰 출하대수는 2억5100만대. 이 가운데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폰이 81.3%. 처음으로 80%를 넘었습니다. 작년 3분기엔 75.0%.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1년 새 6.3% 포인트나 오른 것은 블랙베리와 아이폰 점유율이 떨어진 탓이 큽니다. 아이폰(iOS) 점유율은 15.6%에서 13.4%로 2.2% 포인트 하락. 저가 폰 시장을 공략하지 못한 탓. 블랙베리 점유율은 BB10 실패로 4.3%에서 1.0%로 3.3%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블랙베리는 이제 죽은 OS나 다름없습니다.

윈도폰 점유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작년 3분기 2.1%에서 금년 3분기 4.1%. 출하대수는 370만대에서 1020만대로 증가. 처음으로 분기 1천만대 돌파. 증가율만 놓고 보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OS. 노키아 루미아폰이 유럽 아시아 미국 등지에서 기반을 넓혀간 결과. 그러나 한국 일본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고전하고 있다고 하네요.

출하대수 기준이긴 하나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이 80%를 넘었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심리적으로 용인할 만한 선을 넘었다고 할 수 있죠. 이러다가 전 세계가 구글의 플랫폼에 빠지는 것 아닌가, PC 시절의 '윈도-맥' 구도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윈도폰이 계속 선전해주길 바라는 이도 늘어날 것 같습니다. [광파리]

2013년 9월 4일 수요일

구글과 네슬레가 안드로이드 ‘킷캣’ 함께 띄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새 버전 이름을 “캣(KitKat)”이라고 지었습니다. 현재 버전이 안드로이드 4.3이니까 “안드로이드 4.4”가 캣이란 얘기입니다. 구글은 최근 큼지막한 조형물을 제작해 본사 잔디밭에 세웠고 캣 한정판 초콜릿도 만들어 구글 마니아 500명한테 뿌렸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새 버전 런칭이 임박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젤리빈(안드로이드 4.1, 4.2, 4.3)” 후속 버전 이름은 “키라임파이"라고 알려졌죠. 그런데 뜬금없이 캣으로 바꿨습니다. 킷캣은 원래 영국 요크 지방에서 만든 초콜릿인데, 1988년부터 스위스 네슬레가 ‘캣’이란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링크). 구글이 특정 회사 제품명을 안드로이드 닉네임으로 채택하기는 캣이 처음입니다.


위 사진 속 초콜릿 조형물이 바로 킷캣입니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부문과 크롬 부문을 총괄하는 순다 피차이 부사장(SVP)이 구글플러스와 트위터에서 공개한 사진입니다.

구글플러스 글. 한국 대만 일본 등의 아시아 안드로이드 파트너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안드로이드 혁신이 에코시스템에 엄청난 추진력이 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기 개통대수가 10억개를 돌파했다. 여행에서 돌아오니 이 녀석(위 사진)이 잔디밭에서 기다리고 있다. 킷캣 조형물이다. (트위터 글: 이 녀석이 (안드로이드) 역동성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ABC 뉴스 기사. 킷캣이라 부르고 코드명도 킷캣으로 쓰기로 했다. (네슬레 측과) 라이선스 및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네슬레는 안드로이드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킷캣 초콜릿을 만들기로 했다. 이미 킷캣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위 사진은 킷캣 사이트에서 캡처한 것. 안드로이드 4.4를 연상시키는 ‘킷캣 4.4’란 제품명이 인상적.) 네슬레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중동 등 19개 시장에 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초콜릿 구매자는 넥서스7 등이 걸린 경품행사에 응모할 수 있다. 네슬레는 한정판 초콜릿도 내놓는다.

아시다시피 구글은 안드로이드 각 버전에 애피타이저 등 먹거리 이름을 붙였죠. 알파벳 순인데, 컵케익(C), 도너츠(D), 이클레어(E), 프로요(F), 진저브레드(G), 하니컴(H),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 젤리빈(J), 그리고 킷캣(K)... 구글은 최근 킷캣 소프트웨어 웹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이곳에는 컵케익부터 킷캣까지 사진과 설명이 정리돼 있습니다.


킷캣에 관한 광파리 생각. 킷캣은 안드로이드 여러 버전 중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크롬 책임자 순다 피차이가 안드로이드까지 맡은 뒤 내놓는 첫 버전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크롬과 안드로이드가 훨씬 접근한 모습을 보여줄 테고, 모바일+PC용 OS로 진화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에 도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글은 작년 6월 젤리빈을 내놓은 뒤 종전과 달리 다음 버전 출시를 늦췄습니다. 그 이유도 킷캣을 보면 알 수 있겠죠. [광파리]

One more thing. 구글이 킷캣 런칭을 앞두고 전 세계 구글팬 500명에게 한정판 킷캣 초콜릿을 보냈습니다. 저한테도 오늘 하나를 보내왔네요. 초야의 무지렁이일 뿐인 저한테까지... 한정판이라고 해서 먹지도 못하고 일단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안드로이드에 관한한 저보다 인연이 많을 것 같아서 안드로이드 개발자들한테 갖다 줬습니다.




2013년 9월 3일 화요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 인수하면 폰 시장 어떻게 달라지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인수에 관한 해설기사를 블로그에 옮겨 싣습니다. 한국경제신문 2013년 9월4일자 3면에 게재되는 기사입니다. 신문용이라 쉽게 썼습니다. [광파리]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때 세계 최대 폰 메이커였던 노키아를 인수함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달라지게 됐다. 스마트폰 패자(loser)인 노키아와 모바일 운영체제(OS) 패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을 잡아 성공하느냐도 관심사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OS 개발사들이 모두 기기까지 직접 만든다면 삼성 LG 같은 메이커들이 불리해진다는 점이다.

현재 애플은 iOS라는 모바일 OS도 만들고 이를 탑재한 아이폰과 아이패드도 만든다. 안드로이드 OS 개발사인 구글도 2012년 모토로라를 인수함으로써 애플과 마찬가지로 OS와 기기를 모두 만드는 형태를 갖췄다. 현재까지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특별히 우대하진 않지만 상황에 따라 삼성 등 파트너들을 차별화할 소지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해 윈도폰 OS도 개발하고 이를 탑재한 폰(OS와 기기 모두 “윈도폰")도 만들어 판매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하면 삼성은 안드로이드폰을 계속 만들지 구글과 결별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인텔 등과 함께 타이젠 OS를 개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구글이 지금처럼 안드로이드 공급사로 남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구글한테는 최대한 많은 기기에 안드로이드를 깔아 그 위에서 구글검색, 구글지도 등을 구동하게 하는 게 최선이다.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 당시 밝혔 듯 모토로라의 특허기술을 특허권 싸움에서 방패로 활용하고 안드로이드에 최적화된 폰을 개발하는 곳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출처: Business Insider

이런 상황이 깨지지 않으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해 윈도폰을 직접 만든다 해도 판을 흔들기는 어렵다. 윈도폰 판매대수가 적으면 앱 개발이 부진하고, 좋은 앱이 부족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해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주요 폰 메이커들이 윈도폰 진영에 복귀하지 않는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결합은 ‘루저+루저=루저‘로 끝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대하는 상황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노키아의 하드웨어 기술을 결합, 윈도폰 OS와 기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OS 점유율과 폰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 결과 삼성을 비롯한 메이커들이 윈도폰 진영에 합류한다면 선순환으로 바뀔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바램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김광현]

(참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를 왜 인수하나



2013년 8월 1일 목요일

앱 다운로드 횟수에서 안드로이드가 iOS 추월


마침내 앱 다운로드 횟수에서 안드로이드가 iOS를 추월했습니다. 앱 분석 전문기업 앱애니(App Annie)가 최근 발표한 '2013년 2분기 앱애니 인덱스’를 보면 앱 다운로드에서 안드로이드가 iOS에 10% 앞질렀습니다. 한국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세계 2위입니다.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와 안드로이드 앱 매출입니다. 앱애니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알려진 기업으로 한국에도 사무실을 두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몇 가지만 간추립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2분기 앱 다운로드 건수는 구글플레이가 iOS 앱스토어보다 10% 많습니다. 여러 가지 지표에서 구글플레이가 iOS 앱스토어에 앞섭니다. 그러나 앱을 통한 매출에서는 아직도 iOS 앱스토어가 구글플레이의 2.3배나 된다고 합니다.

국가별 지수. 1위 미국 , 2위 중국, 3위 일본, 4위 영국, 5위 러시아… ‘빅 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1, 2위를 차지한 건 당연해 보입니다. 두 나라는 2분기 iOS 앱스토어 다운로드의 40%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중국은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번창하는 데도 워낙 인구가 많다 보니… 러시아가 ‘톱 5’에 오른 건 다소 의외입니다. 러시아는 작년 2분기만 해도 11위(iOS 다운로드)에 머물렀다는데 1년 새 여섯 계단이나 뛰어올랐습니다.

iOS 앱 매출 순위. 1위 미국, 2위 일본, 3위 영국, 4위 호주, 5위 중국… ‘아이폰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이 iOS 앱 매출에서 1, 2위를 차지. iOS 앱 매출의 절반을 미국+일본이 차지했다고 합니다. 다운로드 2위 중국은 앱 매출에서는 5위.


구글플레이 앱 다운로드 순위. 1위 미국, 2위 한국, 3위 인도, 4위 러시아, 5위 브라질. ‘삼성 안방'이자 ‘안드로이드 천국'인 한국이 구글플레이 앱 다운로드 2위이고 브릭스에 속하는 인도 러시아 브라질이 3~5위입니다. 구글플레이 앱 다운로드에서 이들 5개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⅓. 안드로이드가 전 세계에 고루 퍼졌다는 뜻이겠죠.

구글플레이 앱 매출 순위. 1위 일본, 2위 한국, 3위 미국, 4위 독일, 5위 영국. ‘iOS 천국'인 일본에서 구글플레이 앱 매출이 가장 많군요. 한국이 2위라는 것도 놀랍습니다. 구글플레이 앱 매출에서 일본+한국+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70%. 일본과 한국은 게임 매출이 90% 이상이고, 특히 한국은 이 비중이 95%나 된다고 합니다. 한국인이 안드로이드폰으로 게임을 많이 즐기고 게임에서 앱내거래를 많이 한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카테고리 지수. 다운로드 기준으로 당연히 게임이 1위이고 2위는 엔터테인먼트, 3위는 사진과 비디오, 4위는 라이프스타일, 5위는 유틸리티입니다. 게임 카테고리는 2분기에 iOS 앱스토어에서 전체 다운로드의 40%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앱 매출 기준으로는 게임 > 소셜 네트워킹 > 음악 > 생산성 >엔터테인먼트 순입니다. 게임은 구글플레이 앱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고 iOS 앱스토어 매출의 7%를 차지했습니다.

구글플레이가 앱 다운로드 횟수에서 iOS 앱스토어를 제쳤지만 아직도 iOS가 앞서는 게 두 가지 있습니다. 등록 앱 갯수와 앱을 통한 매출입니다. 이 둘도 곧 안드로이드가 iOS를 추월하겠죠. 안드로이드 연합군이 혈혈단신 애플보다 훨씬 수가 많으니까요. 앱 다운로드 횟수에서 안드로이드가 추월했다고 해서 안드로이드가 더 낫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이런 수치는 연합 플랫폼과 독자 플랫폼의 차이를 말해줄 뿐입니다. [광파리]

2013년 7월 23일 화요일

삼성이 10월중 "크로스-플랫폼" 개발자 컨퍼런스 연다


삼성이 10월중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amsung Development Conference)’를 개최합니다. 애플 WWDC나 구글 I/O와 비슷한 개발자 행사겠죠. 이미 컨퍼런스 사이트에 행사 개요 일부를 올려놨습니다.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 웨스틴세인트프란시스호텔에서 열겠다고 씌여 있습니다.
행사 사이트에는 4줄의 글이 있습니다. 업계 주도자들을 만나라, 동료 개발자들과 협력하라, 삼성의 새로운 툴(tool)과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에 관해 배우라,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라… 등입니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애플 구글이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달성하려는 것과 비슷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아스테크니커 기사에는 ‘삼성,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어 구글 중개상에서 탈피'란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미국시간) 발표. 사이트에 자세한 내용은 없지만 삼성 대변인은 “크로스-프로덕트, 크로스-플랫폼(cross-product, cross-platform)” 행사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여름이 끝날 무렵 사이트에 올릴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삼성이 사흘 일정의 대규모 개발자 컨퍼런스를 샌프란시스코에서에서 개최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해 외부 개발자들과 기술/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좀더 나은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삼성 에코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겠죠. 아스테크니커 기사 제목대로 ‘구글 우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이기도 할 테고요.

삼성은 현재 안드로이드, 윈도/윈도폰, 크롬 OS 등을 탑재한 기기를 만들고 있고, 인텔 리눅스재단과 함께 타이젠도 개발하고 있죠.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컨퍼런스가 열린 지난 6월 열렸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가을에 대규모 개발자 컨퍼런스를 연다? "크로스-프로덕트, 크로스 플랫폼" 행사를? 뭔지 궁금합니다.

애플인사이더 기사에 재밌는 표현이 있습니다. 삼성이 스마트TV도 만드는데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답니다. “2013년에 그런 웃기고 불편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니”. 스마트TV가 스마트하지 않다는 얘기. 어느 기업이든 자체 기술만으로 선도적 제품을 만들기는 어렵죠. 삼성이 기술개발에서도 “개방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의 행사 성격은 "크로스-프로덕트, 크로스-플랫폼"이란 말에 함축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만을 위한 행사도 아니고, 윈도/윈도폰 행사는 더더욱 아니고, 타이젠 행사도 아니고... 이런 걸 모두 아우르는 행사.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과 스마트TV 스마트워치 등을 아우르는 개발자 컨퍼런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광파리]

2013년 7월 17일 수요일

HP가 안드로이드폰 개발? 배신인가 변신인가?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휴렛팩커드(HP)가 ‘탈 윈도', ‘탈 PC’, ‘탈 마이크로소프트'를 본격화하려는 걸까요?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글과 제휴를 맺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글앱스를 보급하기로 했죠. 윈도를 버리겠다고 선언한 건 아니지만 '배신'이든 '변신'이든 뭔가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폰아레나는 15일 HP가 개발 중인 안드로이드폰이라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또 HP 간부가 “디자인이 독특한 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한다"고 말했다, HP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고 있고 웹OS를 LG한테 팔았으니 안드로이드 폰을 만들지 않겠느냐고 썼습니다. HP로서는 이젠 윈도폰과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HP는 PC 메이커로 알려졌지만 여러 차례 스마트폰을 시도했습니다. 아이폰 나오기 전에는 한국에서도 PDA처럼 생긴 투박한 폰을 팔았었죠. 웹OS 인수 후에는 독자 OS 폰을 개발했지만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습니다. 이후에 ‘슬레이트’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타진했는데, 이젠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폰아레나가 공개한 사진에는 HP 로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BGR은 HP 대변인이 부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HP 폰이 아니며 조작한 것(fabrication)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는 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그게 안드로이드폰인지 윈도폰인지도 밝히지 않았지만 판세를 보면 윈도폰보다 안드로이드폰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HP가 안드로이드를 택한다면 마이크로소프한테는 큰 타격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이 지금쯤 10%대 점유율을 확보했다면 PC 메이커들은 PC와의 호환성을 고려해 윈도폰을 택할 가능성이 크죠. 그러나 윈도폰 점유율이 3%선에 머물고 있으니 PC 메이커들이 윈도폰에 대한 미련을 접고 안드로이드로 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HP가 구글과 손을 잡고 중소기업에 구글앱스를 보급한다는 것도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올씽스D는 지난달 HP가 구글앱스 리셀러가 됐다고 썼습니다. 세계 1위 PC 메이커가 오랜 친구 마이크로소프트를 등지고 구글과 손을 잡았다, 오피스365가 아니라 구글앱스를 판다는 얘기인데… 비즈니스 세계는 참 냉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PC 메이커들 사이의 신뢰가 깨진 직접적인 계기는 ‘서피스' 태블릿 발매입니다. 그동안 윈도를 제공하기만 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작년 10월 서피스를 만들어 직접 팔기 시작하자 에이수스 등이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OS 공급자가 경쟁자가 되면 불리해지기 때문이죠. 삼성도 윈도/안드로이드 겸용 제품을 냈습니다.
판세 돌아가는 걸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꾸 기회를 놓치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이 나온지 6년이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쯤 윈도모바일 후속 윈도폰이 점유율 10%선은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희망이 보입니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해 디바이스 부문에 힘을 실었는데 PC 파트너들을 더욱 화나게 하진 않을지…
PC 메이커들이 윈도/폰 진영에서 발을 빼고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간다면 노키아는 정말로 ‘왕따'가 됩니다. 노키아가 무너지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OS 시장에서 설 땅을 잃겠죠. 그런 점에서 최대 PC 메이커인 HP가 안드로이드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은 소문만으로도 눈길을 끕니다. 마이크로소프트한테는 '배신', HP로서는 '변신'이겠죠. [광파리]


삼성이 북미 안드로이드 트래픽의 절반을 차지했다


삼성이 북미 안드로이드 기기 트래픽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시장조사기업 취티카가 간밤에 발표한 ‘안드로이드 웹 트래픽 분포' 보고서를 봤습니다.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캐나다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해 광고를 클릭한 트래픽 3억건을 분석했더니 삼성 점유율이 47.2%로 나왔다는 겁니다.


보시다시피 삼성 혼자 우뚝 솟아 있습니다. “삼성과 네 꼬마”라고 할 만합니다. 삼성이 47.2%로 반쯤 차지했고, HTC 모토로라 아마존 LG가 8~10% 범위에서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삼성과 함께 안드로이드 시장 형성을 주도했던 HTC 모토로라가 한 자릿수로 위축된 점, 죽은 줄 알았던 LG가 살아났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삼성의 모바일 트래픽을 기기별로 구분했더니 갤럭시S3가 32%로 비중이 가장 크고, 갤럭시S2는 14%, 갤럭시S4는 7%. 조사 시점이 갤4 발매 2개월 후란 점을 감안하면 점유율 7%는 양호한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갤2+3+4 점유율은 53%. 갤럭시노트 점유율이 9%로 낮게 나온 것은 의외입니다. 갤럭시 태블릿은 13%… 역시 낮습니다.

치티카는 삼성이 모바일 기기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은 게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성공한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이 애플보다 훨씬 많고 코카콜라보다 훨씬 많은 돈을 마케팅에 쏟아붓는다는 통계자료가 나온 이후엔 미국 시장조사기업이나 언론은 “삼성=안드로이드=마케팅...” 이런 식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리 있다고 봅니다.

치티카는 삼성 안드로이드 트래픽의 25%가 갤럭시 에이스 같이 최신 모델도 아니고 대표 모델도 아닌 디바이스에서 나왔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삼성이 마케팅에 돈을 쏟아붓는 것 말고도, 다양한 크기, 다양한 성능, 다양한 가격의 제품을 내놓는 것도 점유율을 높인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은 이게 더 맞다고 주장할 것 같습니다.

삼성과 네 꼬마 뒤에는 ‘차이나 듀오'인 ZTE와 화웨이, 피처폰 시절 ‘빅 5’에 꼽혔던 소니(옛 소니에릭슨), PC 메이커로 알려진 에이수스, 에이서, 도시바 등이 있고, 한국 팬택(0.8%)도 있습니다. 3, 4년 후에는 이들 중에서 삼성을 위협하는 메이커가 나올 수도 있겠죠. 특히 중국 메이커, PC 메이커들의 추격이 본격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삼성한테는 지금이 위기입니다. 노키아가 벼랑 끝으로 몰린 것도 시장점유율 40%를 오르내릴 무렵 관료주의와 무사안일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위기 요인은 자만, 소비자 무시, 경쟁사들의 추격과 견제 등이겠죠. 자만에 빠지면 소비자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게 되고 경쟁사들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