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1일 수요일

실리콘밸리 혁신기업 우버(Uber) 서울 진출...성공할까?


발렌타인데이에 고급 승용차를 보내 여자친구를 약속장소로 데려온다든지… 밤 늦게 술 취한 술 취한 친구를 차에 태워 집까지 보내준다든지… 해외출장지에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일이 생겼다든지… 현재는 콜택시를 부르거나 택시를 잡아야 합니다. 이럴 때 적합한 ‘우버(Uber)’라는 ‘프리미엄 교통 서비스’가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우버는 오늘(7/31)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우버는 ‘고급 차량 개인기사 서비스'라고 합니다.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 버튼을 누르면 몇 분내에 차가 오고 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되기 때문에 지갑을 꺼내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듯 보기엔 콜택시와 비슷하지만 최신 기술을 활용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회원으로 등록하면 세계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2010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했으니까 3년만에 서울에 진출한 셈입니다.

우버는 모바일 분야 혁신 기업 1위, 일반 혁신기업 6위라고 하고,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라고 하는데, 한국/서울에서도 성공할까요?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우버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트레비스 칼라닉(아래 사진)과 아시아태평양지역 책임자, 한국지사 책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트레비스는 우버의 현황과 한국 비즈니스 계획에 관해 설명했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습니다.



CEO 트레비스의 설명. 서울은 우버가 진출한 도시 중에서 가장 크다. 우리는 ‘모든 사람의 개인기사가 되는 것'을 지향한다. 차가 필요할 때 휴대폰 버튼만 누르면 속히 달려가 목적지까지 모셔다 준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서비스를 한다. 배차 신청도 버튼만 누르면 된다. 지갑을 꺼낼 필요도 없다. 신용카드로 자동으로 결제된다. 3주 전 서울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구자철이 첫 손님이었다.

우버는 2010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했다. 친구 100여명을 네트워크로 묶은 다음 휴대폰 버튼만 누르면 차가 달려와 데려다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그런데 입소문을 타고 급속히 확산됐다. 이후엔 트위터나 페이스북 초창기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4개 국가의 35개 도시에서 서비스 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마술 같은 서비스다. 휴대폰 버튼만 누르면 차가 달려와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간단하게 보여도 뒷단에서는 엄청난 컴퓨팅 작업이 진행된다. 차량 도착시간 최소화, 차량 운용효율 극대화를 위해 매일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수요를 예측한다. 어느 시점에 어디에서 수요가 많은지 분석해 근처에 차가 대기하게 한다. 그래야  차량 도착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요금은 고정요금이 아니라 변동요금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운행차량이 늘어나면 요금이 내려간다.

우버 서비스가 유용한 경우를 들자면 이렇다. 이벤트성 데이트를 할 때 효과가 있다. 여자친구를 우버 차량으로 픽업해 점수를 딸 수 있다.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 있을 때 우버 차량을 이용해 이동한달지... 음주운전을 막는 데도 일익을 담당한다. 차량은 다양하다. 운이 좋으면 롤스로이스가 나타날 수도 있다. 발렌타인데이에 버튼을 누르면 5분내에 여자친구에서 장미꽃을 배달해주는 주문형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서울은 스타일이 있는 도시이다. 명품을 좋아하고 고급 서비스를 좋아하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서울에 택시가 많은데 왜 진출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이렇게 나는 설명한다. 맥도날드 햄버거도 가끔 먹으면 맛있지만 고급 요리를 먹고 싶을 때도 있지 않느냐. 차량도 마찬가지다. 택시도 있지만 우버를 이용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우버는 서울에서 효율적이고 편리하고 품위 있는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트레비스의 설명이 끝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더군요. “법적 문제가 없는 도시에만 진출한다, 운송업을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중개 서비스만 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 “콜택시와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는 “지능형 서비스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좋아진다. 기사가 어디 있는지 모른 채 부르는 것과 바로 옆에 있는 기사를 부르는 것은 다르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트레비스는 “우버와 관련해 서울이 다른 도시와 어떤 점에서 다르냐?”는 질문에 “진출한 도시 중 면적이 가장 넓어 ‘5분 이내 배차’가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문제를 해결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우버는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고 엇그제 타이베이에서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은 시범 서비스만 하고 있어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우버 측은 크게 기대하는 눈치였습니다.

우버가 서울에서 자리를 잡을까요? 대리운전과 콜택시 사업자가 워낙 많아 쉽지는 않겠죠. 그러나 틈새시장은 있다고 봅니다. 밤중에 여자친구를 우버 차에 태워 보낸달지... 서울에 온 외국인이 택시 대신 우버 차를 불러 이용한달지... 얼마나 빨리 수요-공급이 선순환하도록 만드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일단 선순환이 시작되면 택시를 포함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혁신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파리]




2013년 7월 27일 토요일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승자는 LG였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2013년 2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실적 분석 자료를 웹사이트에 올렸습니다. 핵심만 간추린 보도자료를 보면 몇 가지 팩트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삼성전자의 질주, 애플의 고뇌, LG의 권토중래, 중국 형제의 추격… 보도자료에 첨부된 아래 표를 보면서 간단히 메모하겠습니다.



1. 빅5에서 애플만 점유율 하락

애플의 점유율이 1년새 16.6%에서 13.6%로 3.0%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빅5 중에서는 유일하게 떨어졌습니다. 기타 제조사들 점유율도 40.6%에서 38.2%로 2.4% 포인트 하락. 이것을 코리안 듀오인 삼성과 LG, 차이나 듀오인 ZTE와 화웨이… 네 기업이 나눠가졌습니다. 코리안 듀오가 3.6%, 차이나 듀오가 1.9% 포인트 가져갔습니다.

2. 죽은 줄 알았던 LG의 부활

죽은 줄 알았던 LG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 판에서 한 번 거꾸러진 선수가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는데 LG는 다른가 봅니다. 1년 사이에 분기 판매대수를 2배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LG는 이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G 프로'와 F시리즈, L시리즈 등이 호평을 받은 결과"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3. 삼성 판매대수, 애플의 2배 초과

삼성 점유율 33.1%. 2분기에 전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폰 3대 중 1대가 삼성 제품. 삼성 판매대수는 56% 늘어난 7600만대. 애플+LG+ZTE+화웨이=6590만대보다 1천만대 많습니다. 이젠 삼성 판매대수가 애플의 2배 이상입니다. 애플이 신제품 낼 때 갤럭시노트로 견제하고 애플 신제품 약발이 약해질 때 갤럭시S 신제품을 내고…

4. 애플 점유율, 3년만에 가장 낮다

애플은 판매대수를 2600만대에서 3120만대로 늘렸지만 증가율 20%는 전체 증가율 47%의 절반도 안됩니다. 그 결과 점유율이 16.6%에서 13.6%로 3.0%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2010년 2분기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 SA는 아이폰이 3인치대 저가 안드로이드폰과 5인치대 고가 안드로이드폰의 협공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5. ‘차이나 듀오’ ZTE와 화웨이

ZTE가 1150만대를 팔아 5% 점유율을 달성했고 자국 라이벌 화웨이를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랐습니다. 물론 중국 내수시장에서 많이 판 게 원동력이었습니다. 화웨이도 점유율 5%를 달성하긴 했지만 5위로 밀렸습니다. 아무튼, 차이나 듀오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했고 삼성 LG한테 항상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 같습니다.

6. 스마트폰 판매대수 47% 늘어났다

2013년 2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47% 늘어난 2억3천만대. 사상최대. 전체 휴대폰 판매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한 비율은 59%. SA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는 4G 모델이, 인도를 비롯한 개도국 시장에서는 3G 모델이 스마트폰 판매 증가를 주도했다고 분석했고 2분기 스타는 LG라고 평가했습니다.

흔히 디지털 세상에는 ‘도그 이어(dog year)’를 적용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개의 1년은 사람의 7년과 맞먹고, 디지털 세상은 일반 세상보다 7배 빨리 돌아간다는 뜻. “졸면 죽는다”고 하죠.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지금 코리안 듀오, 차이나 듀오가 뜨면서 애플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가을에 어떤 신제품을 내놓고 반격할지 궁금합니다. [광파리]



(추가) IDC 자료에서도 애플이 고전하는 양상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순위도 1위 삼성, 2위 애플, 3위 LG 그대로이고... 그런데 4위가 레노버로 나옵니다. ZTE 위에 레노버. 그렇다면 레노버, ZTE, 화웨이... “차이나 듀오”가 아니라 “차이나 삼총사”가 맞습니다. // 스마트폰 판매실적은 SA 자료를 가장 신뢰합니다. IDC 자료는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표 출처: 애플인사이더.)

2013년 7월 25일 목요일

넥서스7 신제품은 단점 없앤 업그레이드 제품


구글이 간밤에 넥서스7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생김새는 1세대 제품과 비슷한데 후면 카메라가 추가됐고 화질 등 기능이 현저히 좋아졌습니다. 넥서스7 신제품은 순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SVP)과의 조찬간담회에서 공개됐습니다. 아직 만져보진 못했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아이패드 2차 공격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1세대 제품과 마찬가지로 대만 에이수스가 만든 레퍼런스 제품입니다.


피차이는 “금년 말이면 태블릿 판매가 PC 판매를 추월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추월 시점이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한두 해 앞당겨졌습니다. 또 개통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작년말 2천만대에서 금년말엔 7천만대로 늘어난다고 했습니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발표한 2010년 4월이후 3년간은 ‘아이패드 독무대’였습니다. 올해부터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격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넥서스7 신제품이 공격 선봉에 나설 것 같습니다.

신제품 발표는 휴고 바라가 했습니다. 넥서스7은 빅 히트였다면서 주머니에서 검은색 넥서스7 신제품을 꺼내 보여줬습니다. 1세대 제품과 비슷한데 2mm 얇아지고 50g 가벼워져 그립감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화질은 1080p, 1920x1200 화소. “7인치 태블릿으로는 가장 선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종전 216ppi(1인치당 화소 수)에서 323ppi로 개선됐다고. 넥서스7은 화질이 별로였는데 훨씬 선명해진 것 같습니다.


카메라. 전면 120만 화소, 후면 500만 화소. 2012년 넥서스7에는 후면 카메라가 없어 아쉬웠는데 500만 화소급이 추가됐습니다. 음질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 채택. 음질을 개선하기 위해 MP3 압축 기술을 고안한 사람과 함께 개발했다고. 프로세서는 1.5GHz 스냅드래곤 S4 프로. CPU는 1.8배, GPU는 4배 빨라졌다고 합니다. 이밖에 2GB RAM, 블루투스 4.0, NFC(근접통신), 무선충전…



그리고 안드로이드 4.3 젤리빈. 안드로이드 4.3 탑재는 넥서스7 신제품이 처음이죠. 넥서스4, 넥서스10과 갤럭시 넥서스도 오늘부터 업그레이드 해준다고 합니다. 갤럭시S4 구글 에디션과 HTC 원 구글 에디션은 “곧" 업그레이드 예정. 안드로이드 4.3을 탑재한 넥서스7 신제품은 멀티유저를 지원합니다. 여러 사람이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 하면 자신이 설정해둔 상태로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구글 자료. 에이수스와 함께 넥서스7 오리지널 제품의 장점을 더 좋게 개선했다. 화면이 선명해진 게 눈에 띌 것이다. 1인치 길이에 323개 화소(기존 제품은 216개). 7인치 태블릿으로는 화질이 가장 좋다. 더 가벼워졌다. 배터리 수명은 HD 비디오 재생으론 9시간 이상, 웹 브라우징이나 읽기로는 10시간이다. 스테레오 스피커와 버추얼 서라운드를 도입해 훨씬 풍성하고 몰입케 하는 음질을 실현해줄 것이다.

안드로이드 4.3, 더 달콤한 젤리빈. 4.3에서는 ‘제한된 프로필’을 도입한다. 일부 앱이나 콘텐트에 대해 어린 자녀들이 이용하지 못하게 제한할 수 있다. 소매점에선 상품정보 제공용이나 POS 시스템용으로 쓸 수 있다.

넥서스7 신제품은 7월30일 베스트바이, 아마존닷컴 등을 통해 발매한다. 이후 “수 주일 내에” 한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지에서도 추가로 발매한다. 가격은 16기가(GB) 와이파이 모델은 230달러, 32GB 와이파이 모델은 270달러. 32GB LTE 모델은 350달러. (2012년 구형 와이파이 모델이 299,000원...생각보다 비싸네요.)



넥서스7 신제품은 꽤 주목을 받았으면서도 미완성 제품이나 다름없었던 넥서스7 오리지널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입니다. 화면이 현저히 선명해졌고,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고, 최신 OS 안드로이드 4.3을 탑재했고, 작고 가벼워졌습니다. 200달러대 저렴한 가격도 강점이고 휴대하기 편한 7인치 크기도 강점입니다. 스펙이 빵빵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강점만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패드 미니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저는 넥서스7과 아이패드 미니를 둘 다 가지고 있는데 주로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합니다. 넥서스7은 아이패드 미니보다 가로가 짧아서 등산복 등의 주머니에 들어가서 좋은데 후면 카메라가 없는 게 결정적 흠입니다. 산에 올라가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싶어도 찍을 수가 없습니다. 강점은 이어받고 단점을 없앤 만큼 이제는 아이패드 미니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게 됐습니다. [광파리]


(참고1) 넥서스7 신제품과 아이패드 미니 스펙 비교 링크.
(참고2)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구글 이벤트 동영상 링크.






4만원짜리 크롬캐스트, 모든 기기를 TV에 연결한다


구글이 간밤에 신제품 3가지를 발표했습니다. 넥서스7 신제품, 안드로이드 4.3 젤리빈, 그리고 크롬캐스트. 순다 피차이 부사장(SVP)과의 조찬간담회를 통해 공개했는데, 앞의 둘은 소문난 것이어서 그다지 새롭진 않습니다. 그러나 크롬캐스트는 전혀 소문이 나지 않은 데다 4만원(35달러)만 주면 살 수 있고, 폰, 태블릿, 노트북 등 어떤 기기든 TV에 연결해 동영상 등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입니다.

누구든지 폰, 태블릿, 노트북을 통해 사진/영상/음악/게임 등을 즐깁니다. 이걸 TV에 연결해 즐기려면 HDMI 선을 연결해야 하고… 불편하죠. 그런데 크롬캐스트를 TV의 HDMI 단자에 꽂아놓기만 하면 폰/태블릿/노트북의 콘텐트를 TV로 즐길 수 있습니다. 꼭 안드로이드 폰/태블릿이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윈도 PC… 어떤 기기든 상관없습니다. 크롬캐스트, 단돈 35달러. 아주 멋진 제품입니다.



구글 발표내용. 우리가 어렸을 땐 온 가족이 매일 하나의 스크린 앞으로 몰려들었다. 거실에 놓인 텔레비전이었다. 요즘엔 다양한 스크린으로 몰린다.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사람들은 이 기기, 저 기기를 바꿔가며 즐긴다. 스크린 바꾸는 요령을 굳이 배우지 않아도 된다면 편할 것이다. 오늘 공개한 크롬캐스트와 새 넥서스7 태블릿을 이용하면 어디서든 기기를 가리지 않고 영상, 음악, 영화, 게임 등 콘텐트를 편히 즐길 수 있다.

크롬캐스트는 작고 저렴한 디바이스로 HDTV에 꽂기만 하면 폰, 태블릿, 노트북 등으로 보는 콘텐트를 TV 화면에 띄워준다. 넷플릭스, 유튜브, 구글플레이 영화 & TV, 구글플레이 뮤직 등과 연동한다. 판도라도 조만간 연동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넷플릭스, 구글뮤직, 판도라 등의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유튜브 동영상과 구글플레이 영화 & TV 프로그램만 볼 수 있다고 해도 4만원은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크롬캐스트를 한 번 세팅해 놓으면 폰, 태블릿, 노트북 등의 화면을 TV에 띄워놓고 작동시킬 수도 있고 정지시킬 수도 있고 음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퍼스널 기기가 리모콘 역할을 한다. 크롬캐스트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TV를 통해 콘텐트를 즐기면서 폰/태블릿/노트북으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는 어떤 플랫폼에서도 작동한다. 안드로이드 기기, 아이폰/패드, 맥과 윈도의 크롬… 다 된다.

크롬캐스트를 이용하면 웹에 있는 다양한 콘텐트를 TV의 큰 화면에 띄워놓고 즐길 수 있다. 크롬 브라우저에는 어떤 탭이든 TV에 띄워주는 기능이 들어간다. 사진을 함께 감상할 수도 있고 뉴스 사이트 영상을 함께 볼 수도 있고…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된다. 간단하다. 이 기능을 베타 서비스로 런칭한다. (크롬캐스트는 35달러. 오늘(7/24)부터 구글플레이와 아마존닷컴, 베스트바이닷컴에서 판매한다. 35달러는 현재 환율로 약 4만원.)

크롬캐스트 용도를 넓혀 나가기 위해 구글캐스트를 만들었다. 모바일 기기와 TV에서 멀티스크린을 실현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오늘 구글캐스트 프리뷰 버전을 런칭한다. 자세한 내용은 구글 개발자 블로그에 있다. 일부 개발자들은 벌써 자기네 앱에 구글캐스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머잖아 그런 앱이 나온다. 이 기술이 파트너 회사들의 다양한 하드웨어에 탑재되길 기대한다.

구글이 크롬캐스트를 공개한 직후 씨넷(CNet)이 구매의향을 묻는 조사를 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사겠다’ 71%, ‘벌써 샀다’ 6%, ‘글쎄…’ 16%, ‘안사겠다' 7%. 구매의향이 매우 강합니다. 4명당 3명꼴로 사겠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은 넷플릭스, 구글뮤직 등을 이용할 수 없어 이보다는 덜하겠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광파리]



* 구글TV 팀에서 일하는 구글러 미키킴의 설명 링크합니다.
* 크롬캐스트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 반응도 링크합니다.
*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구글 이벤트 동영상 링크합니다.
* 크롬캐스트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 링크합니다.


* 크롬캐스트 발표 중계 화면 캡처 사진과 설명 동영상 첨부합니다.







2013년 7월 24일 수요일

애플 4~6월 실적이 충격적이진 않지만…


애플이 4~6월(애플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예상 만큼은 아니지만 부진합니다.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은 약간 늘었는데 순이익은 줄었고, 아이폰 판매는 늘었지만 아이패드와 맥 판매는 줄었습니다. 매출과 아이폰 판매대수는 분기 신기록. 현금도 늘었습니다. “괜찮은 편”일 수도 있고 “예전 같지 않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실적 발표 후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피터 오펜하이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컨퍼런스콜에 응했습니다.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 나스닥에서 1.72% 하락한 상태로 거래를 마쳤으나 “충격적"일 거라는 소문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라는 판단에 따라 실적 발표 후 장외에서 약 4% 반등했습니다. 애플 실적과 현황을 간추립니다.


  • 아이폰 판매 3124만대, 전년동기 2603만대
  • 아이패드 판매 1460만대, 전년동기 1700만대
  • 맥 판매 380만대. 전년동기 400만대
  • 아이팟 판매 460만대
  • 매출 353억 달러, 전년동기와 비슷
  • 순이익 69억 달러, 전년동기 88억 달러
  • 현금 1466억 달러, 전년동기 1447억 달러
  • 아이튠즈 컨텐트 판매 24억 달러, 29% 증가
  • 앱스토어 앱 90만개 돌파
  • 앱 개발자에게 건낸 누적지불액 110억 달러
  • 아이클라우드 계정 3억2천만개
  • 애플스토어(오프라인 매장) 408

아이폰

아이폰 판매대수는 전분기 3743만대보다는 줄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521만대 증가. 미국에서는 1년 전에 비해 51% 증가했고 시장점유율 39%로 1위. 정부 기업 등 커머셜 마켓 점유율은 62.5%, 아이폰 사용자 충성도 93%. 미국은 “애플 안방". 일본에서는 아이폰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66% 급증. 일본에서는 여전히 판매 1위 스마트폰.

아이패드

아이패드 판매 1462만대, 전년동기(1704만대) 대비 242만대 감소. 190만대는 재고조정에 따른 감소. 전년동기에 아이패드 신제품이 발매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미국/캐나다 태블릿 웹 트래픽에서 아이패드 점유율 85.3%. 팀 쿡은 컨퍼런스콜 도중 안드로이드 태블릿 점유율이 낮은 점을 의식해 “태블릿으로 (다들)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발언.

맥(Mac)

382만대 판매. 전년동기 402만대에 비해서는 7% 줄었지만 자체 예상보다는 많음. 같은 기간 세계 컴퓨터 시장이 11% 위축된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 오펜하이머는 와이어드가 맥북에어 신제품에 대해 “결점 없는 제품"이라고 호평했다고 자랑. 이달 중 맥프로 신제품 판매 시작되고, 가을에는 OS X 메버릭 나오고... 맥북프로도 신제품 나오겠죠?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아이튠즈,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매출 40억 달러. 아이튠즈에서 지금까지 다운로드 된 TV 에피소드 10억건, 영화 3억9천만건이라 함. iOS 앱 90만개 돌파, 이 가운데 아이패드 전용 앱 37만5천개. 앱 다운로드는 500억 돌파, 지금까지 개발자들에게 지불한 돈은 총 100억 달러, 이 중에서 절반 가량이 최근 1년 사이에 지급됐다 함.

기타 수치

애플 소매점(애플스토어) 매출 41억 달러.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 5개 국가에서 6개 애플스토어 새로 오픈. 이로써 6월말 현재 408개. 이 중에서 156개는 해외. 현금보유고는 1466억 달러 (164조원). 전분기 1447억 달러에 비해 19억 달러 증가. 7~9월(4Q) 매출 340~370억 달러, 그로스마진 36% 내지 37%쯤 될 것이라고 애플은 예상.



를 보면 미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매출이든 판매든 전분기 대비 감소했습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미국 외에 일본도 플러스. 애플이 한국 중국에서 고전하는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잘나가는 것 같습니다. 중국의 경우 가입자가 7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에 아이폰을 언제부터 공급할지가 관심사입니다.

애플이 언제 어떤 신제품을 내놓느냐도 주목거리입니다. 팀 쿡은 이번에도 “놀랄 만한 신제품(amazing new products)”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 가을부터 내년 사이에 내놓겠다고 말했습니다. 뭘까요? 애플TV 수상기? 스마트워치?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이미 정점을 찍은 상황이라 신제품이 나와야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광파리]

(추가, 비즈니스 인사이더 "오늘의 챠트": 애플의 매출/주당순이익 증가율)


2013년 7월 23일 화요일

플립보드에서 한국 뉴스를 매거진 형태로 본다


플립보드가 23일 한국경제, 한겨레, 경향신문 등 15개 한국 신문/잡지 콘텐츠를 잡지 형태로 서비스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플립보드 사용자들은 폰/태블릿에서 매거진 형태로 배열된 신문/잡지 기사를 손가락으로 책장 넘기듯 “플립” “플립” 하며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플립(flip)”은 손가락으로 페이지 넘기는 동작을 말합니다.
플립보드(Flipboard). 2010년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소셜 매거진 서비스”. 각종 콘텐츠를 손가락 플립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죠. 스티브 잡스가 사용해 보고 극찬했다는 소프트웨어이기도 합니다. 구글리더 대체 서비스로도 꼽히지만 성격이 다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문/잡지 기사를 매거진 형태로 바꿔서 보여주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아주 깔끔합니다. 이런 화면을 폰이나 태블릿에서 손가락으로 책장 넘기듯 넘기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플립보드는 한국에서 매거진 형태의 뉴스 서비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전 세계에서 ‘웹에서 매거진 보기 기능’을 런칭했습니다.



아래 동영상이 ‘웹에서 매거진 보기’ 기능 동영상입니다. 보시다시피 좌우 방향키를 터치하기만 하면 잡지 책장 넘어가듯 화면이 넘어갑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서도 책장 넘기는 느낌을 맛볼 수 있습니다. 플립보드에 올라온 모든 콘텐츠를 이런 식으로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현재는 구독하는 매거진에 한해 웹에서 보기가 가능합니다.
플립보드와 제휴를 맺은 15개 신문/잡지 뉴스를 매거진 형태 보려면 우측상단 빨간 리본을 눌러 ‘콘텐츠 가이드'를 연 다음 해당 신문/잡지 배너 오른쪽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해당 신문/잡지가 플립보드 홈스크린에 자리를 잡고 핵심 콘텐츠만 모아놓은 ‘커버스토리'와 뉴스 종합 섹션에도 그 신문/잡지 기사가 뜹니다.
저는 1, 2년 전부터 플립보드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하철에서 한 손으로 폰이나 태블릿을 잡고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에 올라온 글이나 사진을 확인하고 등록해둔 사이트의 최신 뉴스를 읽기에 좋습니다. 플립보드 사용자는 작년 이맘때는 2000만명, 지금은 7500만명이이라고 합니다.



최근 에릭 알렉산더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을 만나 플립보드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서비스를 총괄하는 임원이기도 한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정적으로 설명해줬습니다. 특히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은 직후 스티브 잡스가 플립보드의 팔로알토 사무실까지 찾아와 앱을 사용해봤다는 일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는 플립보드 초창기였는데 스티브 잡스는 플립보드 앱을 실행하더니 5분 내지 10분 동안 아무 말 없이 작동해 보더랍니다. 플립보드맨들은 잡스가 “엉터리"라고 말할까봐 바짝 긴장했는데 창업자 마이크 맥큐한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사용해본 소프트웨어 중 최고다. 퍼블리셔(신문/출판사)들을 돕는 게 당신 역할이다."
아이폰/아패드용 플립보드 앱 링크





에릭 부사장한테 들었던 얘기 중 몇 가지만 Q&A로 정리합니다.
Q: 플립보드 커버스토리에는 어떤 콘텐츠를 선별해 보여주나?
A: 커버스토리는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는 독특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어떤 정보를 읽는지, 누구랑 공유하는지 등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선별해 보여준다. 소셜 공간에서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파악해 적합한 콘텐츠를 권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등 세 소셜 서비스에서 친구라면 친한 사이로 보고 톱에 올려준다.
Q: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매체들과 어떻게 협력하려는가?
A: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세계 최고이다. LTE가 한국 만큼 쫙 깔린 나라가 어디 있나. LTE-A 서비스는 세계 최초다. 플립보드 서비스를 하려면 대용량 사진/동영상을 빠르게 내려받아 구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이 중요하다. 플립보드는 한국에서 최고 품질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삼성 폰과 태블릿에서 플립보드를 이용하게 하려면 협력이 중요할 텐데…
A: 삼성은 플립보드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삼성 기기에 플립보드 앱을 탑재해준데 대해 감사한다. 갤럭시S3부터 플립보드 앱을 탑재했다. 삼성 디바이스에 최적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삼성 사람들을 수시로 만나 협력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한국은 플립보드의 10대 시장에 속한다.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고 적극 참여한다.
Q: 플립보드는 구글리더 대체 서비스인가? 피들리 등 경쟁 서비스와 어떻게 다른가?
A: 구글리더 서비스 종료(7월1일)가 플립보드한테는 기회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글리더와 플립보드는 전혀 다른 서비스다. 플립보드는 친한 사람의 글을 우선으로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피들리와도 다르다. 플립보드는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고, 매거진 형태로 멋지게 보여줄 수 있고, 광고라는 비즈니스 모델도 갖췄다.
Q: 플립보드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A: 아주 단순하다. 광고이다. 광고를 게재해 광고대금을 콘텐츠 생산자와 나눠갖는다. 콘텐츠 생산자 몫이 훨씬 크다. 뉴욕타임스도 이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플립보드와 제휴를 맺었다. 뉴욕타임스의 모든 섹션 기사를 신문과 자사 웹사이트를 제외하고 외부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곳은 플립보드가 유일하다. 파이낸셜타임스도 플립보드와 제휴했다.



플립보드에서 뉴스를 매거진 형태로 제공하는 신문/잡지: 한국경제신문, 한겨레, 경향신문, 디자인하우스(월간 디자인, 맘앤앙팡, 럭셔리, 마이웨딩, 행복이 가득한 집, Men’s Health Korea, 블로터닷넷, 비석세스, IT동아/게임동아, 전자신문, 플래텀.


마지막으로 플립보드와 피들리 사용소감을 덧붙입니다. 플립보드는 중요한 것을 선별해서 보기에 좋고, 피들리는 콘텐츠를 꼼꼼히 체크하기에 좋습니다. 플립보드는 지하철에서 서서 한 손으로 책장 넘기며 읽기에 좋고, 피들리는 뉴스/글을 읽으면서 핵심을 요약해 트위터/페이스북에 공유하기에 좋습니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잡으면 피들리로 뉴스를 체크하고, 점심시간에 누군가를 기다릴 땐 플립보드 앱을 실행해 친구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에 올린 콘텐츠를 확인합니다. [광파리]

삼성이 10월중 "크로스-플랫폼" 개발자 컨퍼런스 연다


삼성이 10월중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Samsung Development Conference)’를 개최합니다. 애플 WWDC나 구글 I/O와 비슷한 개발자 행사겠죠. 이미 컨퍼런스 사이트에 행사 개요 일부를 올려놨습니다.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 웨스틴세인트프란시스호텔에서 열겠다고 씌여 있습니다.
행사 사이트에는 4줄의 글이 있습니다. 업계 주도자들을 만나라, 동료 개발자들과 협력하라, 삼성의 새로운 툴(tool)과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에 관해 배우라,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라… 등입니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애플 구글이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달성하려는 것과 비슷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아스테크니커 기사에는 ‘삼성,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어 구글 중개상에서 탈피'란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미국시간) 발표. 사이트에 자세한 내용은 없지만 삼성 대변인은 “크로스-프로덕트, 크로스-플랫폼(cross-product, cross-platform)” 행사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여름이 끝날 무렵 사이트에 올릴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삼성이 사흘 일정의 대규모 개발자 컨퍼런스를 샌프란시스코에서에서 개최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해 외부 개발자들과 기술/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좀더 나은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삼성 에코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겠죠. 아스테크니커 기사 제목대로 ‘구글 우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이기도 할 테고요.

삼성은 현재 안드로이드, 윈도/윈도폰, 크롬 OS 등을 탑재한 기기를 만들고 있고, 인텔 리눅스재단과 함께 타이젠도 개발하고 있죠.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컨퍼런스가 열린 지난 6월 열렸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가을에 대규모 개발자 컨퍼런스를 연다? "크로스-프로덕트, 크로스 플랫폼" 행사를? 뭔지 궁금합니다.

애플인사이더 기사에 재밌는 표현이 있습니다. 삼성이 스마트TV도 만드는데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답니다. “2013년에 그런 웃기고 불편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니”. 스마트TV가 스마트하지 않다는 얘기. 어느 기업이든 자체 기술만으로 선도적 제품을 만들기는 어렵죠. 삼성이 기술개발에서도 “개방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의 행사 성격은 "크로스-프로덕트, 크로스-플랫폼"이란 말에 함축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만을 위한 행사도 아니고, 윈도/윈도폰 행사는 더더욱 아니고, 타이젠 행사도 아니고... 이런 걸 모두 아우르는 행사.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과 스마트TV 스마트워치 등을 아우르는 개발자 컨퍼런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광파리]

2013년 7월 19일 금요일

마리사 메이어의 야후 구하기 1년...주가는 2배로 뛰었는데...


야후 주가가 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습니다. 간밤에 나스닥에서 주당 29.66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2005년말 이후 최고. 30달러 돌파, 31달러 돌파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차익매물이 쏟아져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야후한테 31달러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야후 그래프를 보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메모합니다. 아래 그래프입니다.
구글 출신 마리사 메이어가 야후 CEO로 일한 1년 사이에 주가가 “45도 각도”로 치솟았습니다. 거의 2배가 됐습니다. 캐롤 바츠 시절과 CEO 대행체제 시절 꿈쩍 않던 주가가 미친 듯이 올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마리사 메이어가 단행한 구조조정과 새로운 시도가 일단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잘했느냐 못했느냐 판단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오토데스크 CEO 출신인 캐롤 바츠도 여장부였고 야후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검색엔진 개발을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한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전화 한 통화’로 잘렸다는 사실도 두고두고 거론될 겁니다. 야후 이사회는 바츠를 자른 뒤 CFO한테 CEO를 대행하게 하고 후임을 물색했고 지난해 CEO 경험이 없는 메이어를 택했습니다.
메이어는 스탠포드에서 학사/석사를 마친 컴퓨터 엔지니어. 1975년 핀란드계 교사 아버지와 엔지니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구글에 첫 여성 엔지니어로 입사했고, 구글에서 일한 13년 동안 대변인도 했고 구글 검색, 구글 뉴스, 구글 지도, 구글 툴바, G메일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습니다. 야후 이사회는 이런 경험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메이어는 CEO 취임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야후코리아도 단칼에 날려 버렸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도겠지만 이 바람에 많은 야후맨들이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메이어는 야후에 구글 색깔을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경영 수치로 성과가 나온 건 아닙니다. 그러나 메이어에 대한 기대로 야후 주가는 지나칠 만큼 올랐습니다.



주가 31달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2008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하겠다며 제시했던 가격입니다. 주당 31달러, 총 446억 달러.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50조원. 이런 엄청난 제안을 야후는 거절했습니다. 창업자/CEO 제리 양이 고집을 피웠습니다. 이 바람에 야후 주가는 곤두박질했고 제리 양은 책임을 지고 CEO에서 물러났습니다.
야후로서는 좋은 기회를 놓쳤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와 오피스를 파는 ‘조그맣고 부드러운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벗어날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로선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 생짜배기로 돈을 퍼붓을 바엔 한때 인터넷 세상을 호령했던 야후를 인수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겠죠. 이게 안돼 지금까지 생돈을 퍼붓고 있습니다.
최근 5년 야후 주가그래프를 보니 왕년의 ‘인터넷 황제’가 걸어온 길이 한 눈에 보입니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이 주도권을 잡은 지금 어떻게 차별화해 부활할지... 쉽지는 않겠죠. 야후의 강점을 살린다면 길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마리사 메이어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38세 워킹맘, 초짜 CEO. 메이어가 대단하다는 건 인정합니다. [광파리]




(추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 인수에 실패한 뒤 생돈을 날리고 있다고 썼는데 지금까지 온라인 사업에서 날린 돈이 180억 달러라고 합니다. 20조원. 매 분기 적자를 내고 있고 흑자로 돌아설 조짐도 보이지 않습니다. 온라인 사업 엉망이지, 모바일 OS 안되지, 하드웨어는 폰도 실패, 태블릿도 실패... 야후 인수 실패는 두고두고 아까울 것 같습니다.

2013년 7월 17일 수요일

HP가 안드로이드폰 개발? 배신인가 변신인가?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휴렛팩커드(HP)가 ‘탈 윈도', ‘탈 PC’, ‘탈 마이크로소프트'를 본격화하려는 걸까요?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글과 제휴를 맺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글앱스를 보급하기로 했죠. 윈도를 버리겠다고 선언한 건 아니지만 '배신'이든 '변신'이든 뭔가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폰아레나는 15일 HP가 개발 중인 안드로이드폰이라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또 HP 간부가 “디자인이 독특한 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한다"고 말했다, HP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고 있고 웹OS를 LG한테 팔았으니 안드로이드 폰을 만들지 않겠느냐고 썼습니다. HP로서는 이젠 윈도폰과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HP는 PC 메이커로 알려졌지만 여러 차례 스마트폰을 시도했습니다. 아이폰 나오기 전에는 한국에서도 PDA처럼 생긴 투박한 폰을 팔았었죠. 웹OS 인수 후에는 독자 OS 폰을 개발했지만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습니다. 이후에 ‘슬레이트’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타진했는데, 이젠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폰아레나가 공개한 사진에는 HP 로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BGR은 HP 대변인이 부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HP 폰이 아니며 조작한 것(fabrication)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는 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그게 안드로이드폰인지 윈도폰인지도 밝히지 않았지만 판세를 보면 윈도폰보다 안드로이드폰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HP가 안드로이드를 택한다면 마이크로소프한테는 큰 타격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이 지금쯤 10%대 점유율을 확보했다면 PC 메이커들은 PC와의 호환성을 고려해 윈도폰을 택할 가능성이 크죠. 그러나 윈도폰 점유율이 3%선에 머물고 있으니 PC 메이커들이 윈도폰에 대한 미련을 접고 안드로이드로 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HP가 구글과 손을 잡고 중소기업에 구글앱스를 보급한다는 것도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올씽스D는 지난달 HP가 구글앱스 리셀러가 됐다고 썼습니다. 세계 1위 PC 메이커가 오랜 친구 마이크로소프트를 등지고 구글과 손을 잡았다, 오피스365가 아니라 구글앱스를 판다는 얘기인데… 비즈니스 세계는 참 냉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PC 메이커들 사이의 신뢰가 깨진 직접적인 계기는 ‘서피스' 태블릿 발매입니다. 그동안 윈도를 제공하기만 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작년 10월 서피스를 만들어 직접 팔기 시작하자 에이수스 등이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OS 공급자가 경쟁자가 되면 불리해지기 때문이죠. 삼성도 윈도/안드로이드 겸용 제품을 냈습니다.
판세 돌아가는 걸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꾸 기회를 놓치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이 나온지 6년이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쯤 윈도모바일 후속 윈도폰이 점유율 10%선은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희망이 보입니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해 디바이스 부문에 힘을 실었는데 PC 파트너들을 더욱 화나게 하진 않을지…
PC 메이커들이 윈도/폰 진영에서 발을 빼고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간다면 노키아는 정말로 ‘왕따'가 됩니다. 노키아가 무너지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OS 시장에서 설 땅을 잃겠죠. 그런 점에서 최대 PC 메이커인 HP가 안드로이드폰을 개발한다는 소문은 소문만으로도 눈길을 끕니다. 마이크로소프트한테는 '배신', HP로서는 '변신'이겠죠. [광파리]


삼성이 북미 안드로이드 트래픽의 절반을 차지했다


삼성이 북미 안드로이드 기기 트래픽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시장조사기업 취티카가 간밤에 발표한 ‘안드로이드 웹 트래픽 분포' 보고서를 봤습니다.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캐나다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해 광고를 클릭한 트래픽 3억건을 분석했더니 삼성 점유율이 47.2%로 나왔다는 겁니다.


보시다시피 삼성 혼자 우뚝 솟아 있습니다. “삼성과 네 꼬마”라고 할 만합니다. 삼성이 47.2%로 반쯤 차지했고, HTC 모토로라 아마존 LG가 8~10% 범위에서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삼성과 함께 안드로이드 시장 형성을 주도했던 HTC 모토로라가 한 자릿수로 위축된 점, 죽은 줄 알았던 LG가 살아났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삼성의 모바일 트래픽을 기기별로 구분했더니 갤럭시S3가 32%로 비중이 가장 크고, 갤럭시S2는 14%, 갤럭시S4는 7%. 조사 시점이 갤4 발매 2개월 후란 점을 감안하면 점유율 7%는 양호한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갤2+3+4 점유율은 53%. 갤럭시노트 점유율이 9%로 낮게 나온 것은 의외입니다. 갤럭시 태블릿은 13%… 역시 낮습니다.

치티카는 삼성이 모바일 기기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은 게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성공한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이 애플보다 훨씬 많고 코카콜라보다 훨씬 많은 돈을 마케팅에 쏟아붓는다는 통계자료가 나온 이후엔 미국 시장조사기업이나 언론은 “삼성=안드로이드=마케팅...” 이런 식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리 있다고 봅니다.

치티카는 삼성 안드로이드 트래픽의 25%가 갤럭시 에이스 같이 최신 모델도 아니고 대표 모델도 아닌 디바이스에서 나왔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삼성이 마케팅에 돈을 쏟아붓는 것 말고도, 다양한 크기, 다양한 성능, 다양한 가격의 제품을 내놓는 것도 점유율을 높인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은 이게 더 맞다고 주장할 것 같습니다.

삼성과 네 꼬마 뒤에는 ‘차이나 듀오'인 ZTE와 화웨이, 피처폰 시절 ‘빅 5’에 꼽혔던 소니(옛 소니에릭슨), PC 메이커로 알려진 에이수스, 에이서, 도시바 등이 있고, 한국 팬택(0.8%)도 있습니다. 3, 4년 후에는 이들 중에서 삼성을 위협하는 메이커가 나올 수도 있겠죠. 특히 중국 메이커, PC 메이커들의 추격이 본격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삼성한테는 지금이 위기입니다. 노키아가 벼랑 끝으로 몰린 것도 시장점유율 40%를 오르내릴 무렵 관료주의와 무사안일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위기 요인은 자만, 소비자 무시, 경쟁사들의 추격과 견제 등이겠죠. 자만에 빠지면 소비자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게 되고 경쟁사들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