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내년에 제주도에서 보급형 전기자동차 '모델E'를 판매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전자신문 기사이고 "테슬라코리아 관계자" 멘트까지 들어가 있어서 읽어봤는데, 사실이라면 대박이다. 보급형인 데다 정부가 보조금을 얹어주기 때문에 2200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동차시장 판을 흔들 수 있는 선수가 한국에 들어온다고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그런데 몇 가지 팩트가 틀린 것 같아 간단히 메모한다.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테슬라가 제주도에서 판매를 시작한다는 건 이해가 된다. 제주도는 전기차 도입에 적극적이다. 2030년까지 "전기차 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제주도는 면적이 좁아 슈퍼차저(충전소) 몇 곳만 열어도 충전 문제가 해결된다. 테슬라가 한국 내 첫 판매지로 제주도를 택하는 건 수긍이 간다.
판매 시기. 전자신문은 "내년 상반기 이후"라고 썼다. 내년 하반기 또는 2017년라는 뜻인 것 같다. 내년 하반기에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상용제품 공개 시기는 내년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내년 3월 제네바 모토쇼에서 공개한다는 기사도 나왔다. 그러나 판매 시기는 2016년보다는 2017년일 것 같다. 테슬라 창업자 일런 머스크가 지난 7월 “모델3는 2년 이내(Model 3 in just over two years)’라고 밝힌 바 있다.
가격. 원래 4180만원, 제주도 판매가 2200만원. 테슬라가 35,000달러(세금제외)라고 밝혔으니 4180만원은 크게 어긋날 것 같지는 않다. 모델S나 모델X 가격은 1억원 안팎. 가격이 반으로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자동차 업체들한테 위협적인데, 환경부와 제주도가 보조금을 지급해 22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대박. 보조금을 이렇게나 많이 태울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제품이 나온 건 아니어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모델S나 모델X 성능과 소비자 만족도를 감안하면 2200만원이라면 시장파괴적이다. 쏘나타 아반테가 임자 만났다.
그런데 판매할 차가 "모델E"라는 게 이상하다. 테슬라가 내놓을 보급형 전기차 이름은 "모델E"가 아니라 "모델3"다. 원래 "모델S" "모델X"에 이어 "모델E"를 내놓아 "SEX "를 완성하려 했으나 포드가 "모델E" 이름을 선점한 바람에 "모델3"로 바꿨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모델E"라니... 테슬라가 "모델E" 상표권을 넘겨받아 “모델E”로 내놓을까? 기자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슈퍼차저 충전을 "당분간 무료"라고 쓴 것도 이상하다.
One more thing. 자동차 메이커들이 로비를 벌여 테슬라의 계획이 뒤틀리는 일은 없어야겠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테슬라의 상륙을 막기 위해 로비를 벌일 수 있다. 나리들이 로비에 넘어가선 안된다. 싸고 좋은 차를 굴릴 소비자 권리를 짓밟아서는 안된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을 자극할 필요도 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 경쟁에서 한국은 뒤처졌다. 문을 걸어잠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테슬라 전기차를 들여와 경쟁시켜야 한다. /광파리
최치선 님의 글도 참고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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