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9일 일요일

애플과 구글의 사진 서비스 (1): 애플은 편집 기능이 강점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14)도 끝났고,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구글 I/O 2014)도 끝났습니다. 두 회사는 컨퍼런스를 통해 멀티 디바이스 시대 대응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애플은 가을에 내놓을 ‘iOS8’에 새 ‘포토스(Photos)’와 ‘아이클라우드 포토 라이브러리'를 포함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의 사진 서비스가 어떻게 좋아질까요? 구글의 사진 서비스에 비해 어떤 점이 낫고 어떤 점이 부족할까요?

지금은 멀티 디바이스 시대. 노트북, 폰, 태블릿, 손목시계, 자동차, TV… 각종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합니다. 따라서 어떤 서비스든 기기를 가리지 않고 끊김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폰으로 찍은 사진을 노트북은 물론 TV에서도 편히 볼 수 있어야 하고, 노트북에서 편집한 사진은 폰이나 태블릿에서도 편집한 대로 나타나야 합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진 관리. 이것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먼저 애플 iOS8의 ‘포토스'와 ‘아이클라우드 포토 라이브러리'를 간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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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기기에서 ‘아이클라우드 포토 라이브러리' 기능을 활성화하면 모든 사진/동영상이 이 라이브러리로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표준 사이즈가 아니라 원본 사진이 올라갑니다. 아이폰/패드/터치/맥 등 어떤 기기에서든 보고 편집하고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 등 기기에는 축소 버전 사진이 남습니다. 그만큼 기기의 저장공간을 절약할 수 있겠죠. 무료 공간은 여전히 5GB이고 초과하면 저장공간 크기에 따라 월정액을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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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늘어나면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한 기기에서 정리하면 다른 기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행사별로 정리할 수도 있고, 주제별로 정리할 수도 있고, 연도별로 정리할 수도 있고, 앨범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 어느 기기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편집하면 다른 기기에도 적용됩니다. 편집한 뒤 마음이 바뀌면 원본으로 돌아갈 수 있고, 원본을 찾아 다시 편집할 수도 있습니다. 원본 사진을 없애지 않고 저장해 둔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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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사진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이폰/패드/터치 어디서든 촬영 날짜로, 장소로, 앨범 이름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iOS8 기기에서는 사진을 굳이 맥에서 편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포토스 앱에 편집 기능이 다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한 쪽으로 기울었을 땐 손가락으로 휠을 돌려 바로잡을 수 있고 불필요한 부분은 잘라내고. 사진의 밝기, 색상 들을 손톱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정밀편집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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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앱에 필터 기능은 기본. iOS8 포토스에는 애플이 만든 필터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써드파티 필터도 탑재합니다. 위 사진 중앙에 있는 것은 ‘워터로그' 필터인데, 저는 이 필터로 손질한 사진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습니다. 타임랩스 비디오 촬영 기능도 새로 추가됩니다. 해가 서녘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 꽃망우리가 조금씩 터지는 모습 등을 장시간에 걸쳐 여러 컷 찍어 동영상을 만드는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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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에 공개될 iOS8 포토스 기능을 간추렸습니다. 이 기능은 아이폰 신제품은 물론 기존 아이폰/패드/터치에서도 작동하게 됩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새로운 포토스는 기존 포토스에 아이포토 기능을 통합한 것입니다. iOS8부터는 사진을 편집하기 위해 따로 아이포토 앱을 열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는 사진을 다듬으려면 아이포토 앱을 열어야 하는데 iOS8에서는 포토스에서 바로 편집합니다. (맥에서도 아이포토가 포토스에 통합됩니다.)

애플 포토스의 단점이라면… 다른 애플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폐쇄적이란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구글 사진 서비스의 경우 어떤 기기든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한 상태로 사용하고 사진 자동 백업 기능을 활성화해 놓으면 사진이 자동으로 구글플러스 포토 사이트로 올라갑니다. 아이폰이든 아이패드든 상관 없습니다. 그런데 애플 포토스는 애플 기기에서만 자동 업로드가 됩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이 기능을 쓸 수 없죠.

아이클라우드 포토 라이브러리. 이제야 아이클라우드가 제대로 돌아갑니다. 종래는 사진 원본을 아이폰/패드/터치에 그대로 저장해둔 채 아이클라우드에서는 스트리밍만 했습니다. 이젠 포토 라이브러리에 사진을 저장하고 아이폰/패드/터치에는 축소 버전만 남겨둡니다. 그만큼 기기 저장공간을 덜 잡아먹겠죠. 다만 공짜 저장공간이 5GB로 구글(15GB)보다 작다는 점, 표준 사이즈로 저장하는 옵션이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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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사진 서비스는 어떨까요? 곧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광파리]

2014년 6월 27일 금요일

구글 "건강 데이터 분석하면 내년에 10만명 살릴 수 있다"

구글은 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4’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것을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Google Everywhere’를 선언한 셈이죠. 시계, 자동차, TV 등 모든 것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겠다는 겁니다. 기조연설을 듣고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저러다간 구글이 ‘빅브라더’가 되는 것 아닐까? 구글은 정말로 하드웨어 사업은 하지 않을까? 구글플러스 서비스는 어떻게 될까? 이런 겁니다.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어제 순다 피차이 부사장(SVP)이 주도한 기조연설이 끝난 뒤 뉴욕타임스 기자가 무대 뒤에서 구글 창업자/CEO 래리 페이지와 순다 피차이 부사장을 만나 30분 남짓 얘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기자가 묻고 두 사람이 답하는 식이었는데, 인터뷰 글을 읽어보면 페이지의 생각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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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시키는 시대에서 컴퓨터가 알아서 하는 시대로"

첫번째는 구글 장기 비전을 묻는 질문. 구글은 무슨 생각으로 각종 기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할까 궁금한데, 페이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멀티스크린 세상에 관해 얘기해왔다. (‘다양한 기기’로) 손목시계, TV, 노트북, 태블릿, 폰 정도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어 피차이가 보충설명을 했는데 재밌습니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사람이 컴퓨터한테 뭔가를 대신해 달라고 명령하는 시대에서 컴퓨터가 (알아서) 사람을 위해 뭔가를 대신해주는 시대로 진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아이들을 픽업하러 갔다면 아이들이 차에 제대로 탓는지 차가 확인해주면 좋겠고, 아이들이 차에 탄 뒤에는 음악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바꿔주면 좋겠다는 얘기다.”

“건강 데이터 분석하면 내년에 10만명 살릴 수 있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이어 ‘빅브라더' 문제를 거론합니다. “더 많은 기기로 구글 서비스에 접속하게 되면 프라이버시 문제도 생길 수 있고 (빅브라더에 대한 우려로) 오싹하지 않겠느냐?” 이 질문에 대해 페이지는 “우리는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줄 수 있는 제품, 서비스, 기술을 내놓을 것이다"고 말합니다.

페이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답변은 이 대목입니다. “너무 염려하다 보면 혜택을 보지 못하기도 한다. 헬스케어도 그렇다. 우리가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게 허용한다면 내년에 1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언론과 정부가 지나치게 부작용을 부각시키는 바람에 우리가 사람들한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데도 못하고 있다. 매우 염려스럽다.”

쉽게 말해 프라이버시 문제를 지적하면서 ‘빅브라더' 운운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페이지는 “마음을 활짝 열고 미래에 관해 낙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하드웨어는 방향 제시할 필요가 있을 때만 한다"

세번째 질문은 하드웨어 사업 관련입니다. 최근 가정자동화 기기 메이커인 네스크와 드롭캠을 인수하고 모토로라를 매각했는데, 하드웨어 사업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입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때 삼성 등 파트너들은 ‘구글이 경쟁자가 되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그래서 페이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페이지의 ‘분신' 피차이가 먼저 말합니다. 구글에서는 파트너들과 협업한다는 게 기본 전제라는 겁니다. 페이지는 “그게 바로 우리 서비스가 iOS(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지칭)에서도 작동하는 이유다"고 맞짱구칩니다. 피차이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우리는 우리가 방향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때만 하드웨어를 한다. 넥서스 같은 걸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는 철저히 대규모 에코시스템에서 일하려고 한다.”

철저히 구글식 답변입니다. 삼성 LG 등 파트너들을 향해 ‘우리는 하드웨어 안할 테니 우리를 믿고 같이 하자'는 얘기입니다. 구글로서는 각종 기기에서 자기네 서비스가 잘 돌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일리가 없는 건 아니죠. 다만 삼성 등이 서비스 사업을 하려고 보면 구글과 손 잡고 구글 서비스를 키워주는 게 잘한 일인가 의문이 들 것 같습니다.

“구글플러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더 중요해졌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마지막으로 구글플러스에 관해 물었습니다. 구글플러스는 페이지가 구글 CEO에 복귀한지 두세 달 후인 2011년 6월 말 시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제 만 3년이 된, 페이스북과 비슷한 서비스입니다. 최근 책임자인 빅 군도트라 부사장이 구글을 떠나면서 구글이 구글플러스에서 힘을 빼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죠.

페이지의 답변은 명확합니다. “구글플러스와 관련해 많은 것이 진행되고 있다. 나도 구글플러스를 잘 이용하고 있다. (링크).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매우 큰 서비스다.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매일 좋게 더 좋게 만들고 있다.” 이런 얘기. “지금도 소셜 서비스가 구글한테 중요하냐?”는 추가 질문에는 “더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페이지가 설명한 네 가지는 한결같이 몹시 궁금했던 것들입니다. 세계 테크놀로지(IT)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의 창업자/CEO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글 생각대로 모든 기기에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면 편리하긴 하겠지만 구글이 지나치게 무서운 존재가 되는 건 아닌지… 구글 이용자나 하드웨어 메이커나 구글에 너무 예속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광파리]

2014년 6월 26일 목요일

구글 I/O (3) : 웹과 모바일을 ‘머티어리얼 디자인’으로 통합

구글이 구글 I/O 기조연설을 통해 발표한 안드로이드 새 버전 ‘안드로이드 L’의 핵심 중 하나는 ‘머티어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입니다. 훨씬 역동적이고 입체감이 있고 애니메이션을 많이 적용한 것 같고… 이런 정도는 알겠는데 정확한 컨셉을 알기 어려워 구글 디자인팀이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간추려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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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기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모바일’이라고 하면 별 거 아니었다. 화면은 작았고, 접속 속도도 느렸고, 기능도 많지 않았다. 모바일 경험은 (웹에 비해) 덜 풍부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가 진화함에 따라 더 강력해졌고, 빨라졌고, 더 직관적인 형태가 됐다. 디자인도 이런 변화에 맞춰서 해야 한다.

구글과 안드로이드는 새로운 형태의 기기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래서 모바일, 데스크톱, 그밖의 기기까지 아우를 수 있는 하나의 일관적인 디자인을 내놓는다. 오늘 구글 I/O에서 머티어리얼 디자인을 소개했다. 이는 표면 질감, 과감한 그래픽 디자인, 유연한 동작을 활용해 아름답고 직관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머티어리얼 디자인에서는 표면과 음영이 만질 수 있는 것과 움직일 수 있는 것을 설명하는 기반이 된다. 콘텐트가 전면과 중앙에 자리잡아야 하고, 움직임은 의미가 있어야 한다. 작은 손목시계에서 커다란 TV에 이르기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안드로이드 웨어, 안드로이드 TV, 안드로이드 오토 등에 이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렇게 다양한 범주의 기기에 적용할 앱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기에 우리는 플랫폼을 막론하고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통합적인 스타일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오늘 그 첫번째 버전을 내놓았다. 구글 디자인 사이트(google.com/design)에 올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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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L에서 머티어리얼 디자인

머티어리얼 디자인은 안드로이드 L에서 중요하다. 우리는 새로운 머티어리얼 테마를 추가했다. 에 이 테마를 적용하면 새로운 느낌을 준다. 앱에 원하는 색상을 적용하기도 쉬워지고, 새로운 형태의 위젯이나 화면전환, 애니메이션 방식의 반응 등을 가능하게 해준다. 눈높이를 가늠해 앱에 역동적이고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음영을 표현할 수 있다.

발표내용은 여기까지… 알쏭달쏭 합니다. 디자인 컨셉 자체가 다소 추상적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디자인 문외한한테는 어렵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손목시계부터 TV, 자동차까지 기기가 다양해지면서 기기 종류와 크기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일관된 디자인,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디자인인 것 같습니다. 구글은 G메일, 캘린더 등 자사의 내이티브 앱에 머티어리얼 디자인을 적용해 보여줬습니다. 발표 화면 첨부합니다. (끝)

* 구글 디자인 팀의 구글+ 사이트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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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 (2) : 구글 드라이브 강화…MS 오피스에 도전

구글이 구글 I/O 기조연설을 통해 발표한 내용이 많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구글 닥스, 구글 드라이브 기능 강화 내용을 먼저 정리합니다. ‘One more thing’ 정도의 사안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를 대체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구글이 퀵오피스를 인수하더니 MS 파일을 자유자재로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이번에 내놓았습니다. 다른 기능도 한층 강화했습니다. 발표내용을 간추립니다.

요즘엔 하나의 기기만 사용하는 게 아니다. 집에서 아침 먹으면서 태블릿을 사용하고, 출근길 지하철에선 폰을 사용하고, 사무실에 도착한 뒤에는 컴퓨터 또는 노트북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어떤 기기에서든 일을 연속성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닥스, 쉬트, 슬라이드의 메이저 업데이트를 내놓는다. 모바일용과 데스크톱용 모두. 업데이트 이후엔 어떤 기기에서든, 인터넷이 연결됐든 끊겼든 관계없이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

닥스, 쉬트, 슬라이드의 모바일 앱

최근 닥스와 쉬트 앱을 새로 내놓고 이동 중에도, 오프라인에서도 문서를  작성하거나 편집할 수 있게 했다. 이제 슬라이드 앱을 내놓아 트리오를 완성한다. 안드로이드용은 오늘, iOS용은 수주 이내에 내놓는다. (구글은 구글드라이브와 별도로 닥스, 쉬트 앱을 내놓음으로써 드라이브는 클라우드 저장공간 및 읽기 전용으로, 닥스, 쉬트 등 개별 앱은 파일 작성 및 편집 전용으로 구분했습니다. 이제 슬라이드까지 내놓는 겁니다.)



오피스 없이도 오피스 파일을 편집/공유

간혹 누군가 파일을 보내오면 이 파일에 첨삭한 다음 다시 보내줘야 할 때가 있다. 만약 상대가 닥스, 쉬트, 슬라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난감하다. 오늘부터는 걱정할 필요 없다. 닥스, 쉬트, 슬라이드 앱(웹과 모바일)에서 오피스 파일을 변환하지 않은 채로 편집할 수 있다. 그러니까 MS 워드 파일을 받았다면 구글 닥스에서 첨삭한 다음 그대로 보내면 된다. 구글 닥스로 바뀌지 않고 MS 워드 파일 원래 형태로 전달된다.



닥스, 쉬트, 슬라이드 앱을 업데이트 하면 오피스 편집 기능이 추가된다.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새로 내놓은 크롬 익스텐션을 깔면 구글 드라이브나 G메일 등에서 파일을 바로 편집해 공유할 수 있다. 크롬이 기본 탑재된 크롬북도 마찬가지다. 업데이트는 오늘 시작되는데 몇 일 걸릴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동료들과 원활하게 협업하고 싶다면 오피스 파일을 닥스, 쉬트, 슬라이드 파일로 변환하면 된다.

제안편집(Suggested Edits): 새로운 협업 방식

닥스는 하나의 파일에서 여러 사람이 협업하기 편하다. 문서를 받아 첨삭한 뒤 메일로 보내고… 이런 식은 효율도 떨어지고 여러 버전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닥스로 협업을 하더라도 동료들이 맘대로 첨삭하게 하면 어지럽다. 이제 새 기능을 내놓는다.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문서를 작성하면서 협업 동료들이 댓글 형태로 제안한 걸 수용 또는 거부할 수 있는 기능이다. 웹에서는 바로 가능, 모바일 앱은 몇일 후부터 가능하다.



새로운 구글 드라이브

구글 드라이브를 런칭한지 2년 남짓밖에 안됐는데 적극사용자가 1억9천만명에 달했다. 이에 오늘자로 저장공간 가격을 인하하는 한편 더 빠르고 더 쉽게 업데이트 한다.

(구글 드라이브는 15GB까지 공짜, 그 이상을 쓰려면 저장공간을 사야 합니다. 구글은 중소기업 학교 등을 공략하기 위해 '업소용 드라이브(Drive for Work)'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한 달에 10달러만 내면 저장공간을 무제한 쓸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365'를 이용하면 1테라바이트(TB)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주겠다고 발표한지 이틀만에 구글이 "무제한"을 선언했으니... 누구는 "구글이 숨겨둔 장총을 꺼내들었다"고 하더군요.)

모바일: 지금 안드로이드용이나 iOS용 드라이브 앱을 써 보면 모든 게 한층 빨라지고 사용하기가 다소 쉬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백그라운드 동기화 속도를 끌어올림에 따라 새 모바일 앱에서는 파일을 찾아서 열기가 한층 쉬워진다. 또 누가 파일을 열어봤는지, 최근에 달라진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고, 링크를 여러 사람에게 보내 공유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접속할 수도 있고 앱에서 바로 인쇄할 수도 있다.

웹: 수주일 내에 웹에서 새 드라이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새 드라이브 사용하겠느냐고 물을 때 예스 하면 모양이 조금 달라지고 성능이 좋아진 드라이브를 만나게 된다. 달라진 기능 예를 들자면, 파일을 한 번 클릭하기만 하면 그 파일에 최근 어떤 첨삭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고, 오프라인 접속을 활성화할 수 있다.

여기까지입니다. 구글 드라이브는 ‘구글 락인(잠금)’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G메일을 쓰고 안드로이드폰을 쓰면서도 구글 서비스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구글 드라이브를 쓰기 시작하면 구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구글 드라이브(닥스, 쉬트, 슬라이드) 기능을 강화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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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광파리의 구글 드라이브 첫 화면입니다. 블로그 글은 구글 닥스로 작성하고, 통계를 낼 때는 구글 쉬트를 사용하고, 발표자료는 슬라이드로 만듭니다. [광파리]



구글 I/O (1) : 구글은 자동차-TV-손목시계도 노린다

구글이 간밤에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4’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것을 발표했습니다. 기조연설은 새벽 1시부터 3시45분까지 3시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예상대로 순다 피차이 부사장(SVP)이 주도했고 “머티어리얼 디자인”, “안드로이드 L”, “안드로이드 오토", “안드로이드TV” 등 많은 것을 발표했습니다.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한 LG ‘G워치’, ‘삼성 기어 라이브’ 등도 공개했습니다. 하나씩 나눠서 소개합니다. 먼저 순다 피차이가 자사 블로그에 올린,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을 간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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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oming to a screen near you. 당신 옆에 있는 스크린을 이용하라는 뜻. 다시 말해 안드로이드가 폰, 태블릿은 물론 자동차, 손목시계, TV, 노트북 등 다양한 곳에 탑재돼 어떤 기기에서든 원하는 것을 편하게 찾아볼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기조연설을 지켜보면서 구글이 모두 장악하려 하는구나, 이러다가 ‘구글왕국'의 갇히고 말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종 기기에 안드로이드가 탑재되는 시대…

오늘 아침 구글의 7번째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O에 6천명의 개발자들이 참여했다. 아울러 90개가 넘는 국가에서 597곳에서 구글 I/O 이벤트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제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10억명이 넘었다. 10억명. 이들이 보내는 문자 메시지는 하루에 200억개, 이들이 찍는 셀피(자신촬영사진)는 9300만장에 달한다.

오늘 개발자들은 지금까지 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중 가장 야심적인 것을 보았다. 5천개가 넘는 새 API(앱 개발 도구)와 ‘머티어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이라 불리는 새롭고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내놓음으로써 안드로이드 플랫폼 진화를 이어갔다. 개발자들은 훨씬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바일 경험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폰 이외에도 다양한 스크린을 접한다. 가정에서, 회사에서, 자동차에서, 심지어 손목에서… 스크린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두 개방형 플랫폼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쉽고 직관적으로 폰, 태블릿, 노트북, TV, 자동차, 손목시계 등을 옮겨가며 이용하게 할까 고민했다. I/O에서 그 답을 제시했다. 핵심을 간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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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중에는 ‘안드로이드 웨어’와 ‘안드로이드 오토'

사람들은 하루에 150번 폰을 확인한다. 문자를 보기 위해, 알림을 확인하려고, 또는 정보를 얻기 위해. 잠금 풀고 스와이프 하고 패스워드 입력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제는 손을 쓰지 않고도 손목에서 쉽게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웨어 탑재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하면 필요한 정보를 신속히 얻을 수 있다.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한 다음 말로 물어보면 답이 나온다. 저녁 먹으러 갈 때가 되면 알려주고, 교통상황 알려주고, 차에 오르고 나서 친구에게 문자 보내고… 손목에서 다 처리한다. 안드로이드 웨어러블 기기를 2종 공개했다. LG G워치와 삼성 기어 라이브. 오늘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주문할 수 있다. 모토로라의 모토360은 수개월 내에 나온다.

자동차에서는 어떻게 하는가? 사람들은 운전할 때도 네트워크에 연결되길 원한다. 길안내를 받고 싶고, 교통상황을 알고 싶고, 음악을 듣고 싶고… 그러나 운전대에 앉아 폰을 사용하면 위험하다. 오늘 안드로이드 오토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된 자동차에 여러분의 안드로이드폰을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구글지도를 이용한 길안내를 받을 수 있고, 구글뮤직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음성검색을 이용할 수 있고, 구글나우 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차는 연말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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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는 크롬캐스트와 안드로이드TV

이제 집에 돌아와 TV 앞에 있다면… 작년 여름 우리는 크롬캐스트를 내놓았다. 이것을 이용하면 폰에 있는 동영상, 음악 등을 TV를 통해 즐길 수 있다. 이것이 업데이트 돼 훨씬 강력하고 편리해졌다. 다른 사람도 안드로이드 폰이나 태블릿에 담긴 콘텐츠를 직접 TV로 보내 즐길 수 있다. 같은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지 않아도 된다.

안드로이드TV도 선보였다. 안드로이드TV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안드로이드 앱이나 게임을 거실에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음성검색을 이용해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뮤직비디오를 찾아서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게임을 TV 화면을 보면서 플레이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TV는 크롬캐스트와 마찬가지로 구글 캐스트 기술을 지원하며 연말께 (소니 샤프 등) 여러 전자 업체들이 이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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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10억을 위해: 안드로이드 원(Android One)

이런 멀티스크린 경험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아직도 스마트폰을 쓸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걸 바꾸기 위해 오늘 ‘안드로이드 원’ 계획을 발표했다.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솔루션을 찾고 있다. 안드로이드 원은 성능 좋은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 저렴한 요금에 이용하게 하려는 것이다. 올 가을 파트너사들이 인도에서 100달러를 밑도는 안드로이드 원 폰을 내놓는다. 이어 더 많은 국가에서 런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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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개발, 보급

안드로이드와 크롬이 있기에 이런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개발자들이 필요한 앱을 개발해야 이런 것(플랫폼 또는 기기)이 활발히 돌아간다. 구글 I/O에서는 새로운 디자인 방식과 새로운 개발자 툴을 보여줄 것이다. 여러분이 무얼 개발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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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 피차이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제 소감을 몇 마디 덧붙이자면 안드로이드 오토는 애플 카플레이와 비슷합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폰을 차에 연결한 다음 폰에 있는 각종 앱이나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차량용 OS입니다. 현대차 기아차도 구글이 주도하는 OAA(개방자동차연합)에 합류했던데, 자동차 메이커들은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폰이든 가리지 않고 꽂을 수 있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다 탑재하려 할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TV는 구글TV에서 진화한 플랫폼인데 과연 성공할지… 메이저인 삼성과 LG가 일단 구글 밑으로 들어가길 거부했고, 구글은 일단 소니 샤프 등을 파트너로 잡고 추진합니다. 거실을 잡기 위한 구글의 야심, TV 만큼은 꼭 지켜 이를 발판으로 가정자동화 시장을 잡으려는 TV 메이커들. 양자 간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광파리]

2014년 6월 25일 수요일

안드로이드와 순다 피차이에 관한 뒷얘기·앞얘기

모바일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 순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SVP). 1972년 인도 생. 인도기술대, 스탠포드대, 펜실베니아대 와튼 출신. 2004년 구글에 입사해 10년도 안돼 크롬, 안드로이드, 구글앱스를 총괄하는 부사장이 된 사람.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이런 중책을 맡았는지… 비즈니스위크가 좋은 기사를 썼습니다. 원문을 읽어보면 좋은데, 바쁜 분들을 위해 제가 읽으면서 메모했던 내용을 공유합니다.

비즈니스위크 글을 읽어 보면 순다 피차이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구글 2인자로 떴는지, 구글 창업자/CEO 래리 페이지가 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던 앤디 루빈을 밀어내고 안드로이드 부문을 피차이한테 맡겼는지, 피차이가 안드로이드까지 맡고 나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지난해 4월 구글 간부들이 왜 한국을 찾아왔는지, 삼성전자와 구글의 애증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어제 썼던 글의 속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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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차이가 구글에 입사한 것은 2004년. 초기에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브라우저 상단에 구글 검색 툴바를 깔게 하는 게 그의 일이었다. 피차이는 상사한테 크롬으로 브라우저 전쟁에 뛰어들자고 설득했다. (크롬 발표 시기는 2008년). 크롬은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브라우저가 됐고, 크롬 OS와 크롬북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

2011년에는 G메일과 구글닥스도 맡았고, 2013년에는 래리 페이지가 피차이한테 안드로이드까지 맡게 했다. 이로써 모바일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 됐다. (앤디 루빈은 구글X 부문으로 밀려나 로봇 업무를 담당). 페이지는 피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술에 대한 전문식견, 제품에 대한 안목, 기업인으로서의 자질. 이 셋을 모두 갖춘 경우는 매우 드문데, 피차이는 다 갖췄다. 그렇기에 피차이는 훌륭한 리더다.”

동료들은 피차이에 대해 붙임성 있고 협상력을 갖췄다고 말한다. 피차이랑 8년 동안 같이 일했다는 상무(VP)급 부하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나랑 내기 하자. 구글에서 순다 싫어하는 사람, 순다를 욕하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라… 부드럽게 말하고 자기를 낮추는 스타일이다… 요즘엔 수염을 기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순다는 면도 안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표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피차이는 인도 남부 타밀 나두의 인구 400만 도시 첸나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애를 낳기 전에는 속기사였고 아버지는 영국 GEC의 전기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경영했다.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는지 아들한테 말해주곤 했는데 피차이는 호기심이 많았다. 네 식구(남동생 포함)는 방 2개짜리 아파트에서 살았다. 집에는 TV도 없었고 자동차도 없었다. 이동할 땐 버스를 타든지 네 식구가 스쿠터를 타야 했다.

피차이 집에 로터리 전화가를 들인 건 열두 살 때였다. 이 전화기는 피차이한테 기술의 편리성을 일깨워줬고 큰 선물이었다. 피차이는 한 번 전화를 건 번호는 모두 기억했다. 피차이의 숫자 감각은 구글 내에서도 정평이 났다. 피차이는 공부를 잘했고 카라그푸르 인도기술대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스탠포드에서 재료과학과 반도체 물리학을 공부했다. 아버지는 아들 비행기 티켓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했다.

1993년 스탠포드에 들어가 백팩 신제품을 사려다 가격이 60달러나 되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나중에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중고품을 샀다. 피차이는 스탠포드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교수가 되고 싶었다. 2002년 와튼에서 MBA를 마치고 나서 잠깐 매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피차이가 구글플렉스에 들어간 건 2004년 4월1일. 그가 면접을 보던 날 구글은 G메일을 런칭했다. 피차이는 G메일 런칭이 만우절 농담인 줄 알았다.

피차이는 구글 검색 툴바 팀에 배치됐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이 구글 검색을 쉽게 이용하게 하는 서비스. 피차이는 구글이 자체 브라우저를 만들자고 제안해 공동창업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CEO 에릭 슈미트는 반대했다. 어도비 집계에 따르면 크롬은 이제 폰+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의 32%를 차지한다. 피차이는 크롬 OS도 개발했고 (크롬북은) PC 시장 침체기에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아이폰 나온지 1년 후인 2008년에 처음 나왔다. 이제는 안드로이드는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 OS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안드로이드 성공에는 앤디 루빈의 공이 컸다. 루빈은 2003년 안드로이드를 창업해 2005년 구글한테 팔고 8년 동안 이 OS 조직을 이끌었다.

루빈은 마케이벨리 같은 스타일...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함께 일하기 껄끄럽게 생각했다. 안드로이드가 널리 확산되자 구글 각 부서는 안드로이드폰에 자기네 서비스를 얹고 싶어했다. 그러나 루빈은 쉽지 않았다. 급기야 차라리 애플과 함께 일하는 게 낫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루빈은 안드로이드를 중립적인 플랫폼으로 유지하고 싶어했다. 루빈이 너무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바람에 구글 상층부에서 큰 소리로 다투는 일이 벌어졌다.

2012년 구글은 안드로이드용 크롬 브라우저를 발표했다. 루빈이 자기네 그룹에서 만든 브라우저를 이 브라우저로 대체했다. 이는 구글 사내 우호적 협업의 완벽한 사례다. 그러나 이 일로 두 조직 간 갈등이 심해져 문서 없이는 아예 협업하려고 하지 않았다. 피차이는 루빈과 관련해 이렇게 말한다. 좋은 친구였다. 특별히 가까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특별히 의견이 대립한 적도 없었다. 열정적으로 논쟁을 벌인 적은 있다.

2013년,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이기고 있었지만 태블릿 시장에서는 아이패드의 벽을 넘지 못했고 구글TV 역시 실패했다. 2013년 초 페이지는 루빈한테 안드로이드 조직과 다른 부서가 통합적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빈은 처음엔 동의했다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했고 자기 직을 내놓았다. 구글을 떠나진 않았다. 페이지는 안드로이드를 피차이한테 맡겼다. 루빈을 교체하는 것은 CEO 복귀 이래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피차이는 곧바로 안드로이드와 다른 그룹 간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구글나우를 푸시했고… 물론 루빈이 처음 시도했지만 피차이는 여러 그룹이 협업하게 했다. 여기에는 음성검색 기술과 알고리즘 기술을 보유한 검색 그룹도 포함됐다. 검색 그룹과 안드로이드 그룹이 다른 건물에서 일하고 있어서 사람 스와프를 단행했다. 구글나우 관계자는 “루빈 체제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구글식 글라스노스트'였다”고 말한다.

피차이는 여유 인력을 ‘스벨트(Svelte)’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스벨트는 저가격, 저전력 기기에서도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축소판. 앱을 개발할 때 여러 버전을 만들 필요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피차이는 터치스크린 노트북용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 프로젝트를 죽이는 대신 태블릿과 스마트TV, 웨어러블 기기 등 다른 카테고리로 관심을 돌렸다. 네스트 인수 후에는 안드로이드 조직 내에 여러 스마트홈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피차이는 다른 기업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을 기울였다. 2013년 4월 래리 페이지와 니케시 아로아(최고 비즈니스 책임자, CBO)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삼성 경영진을 만났고 공장을 둘러봤다. 이 방문은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삼성을 파트너로 보기에는 간격이 너무 크다고 느꼈다고 했다. 래리 페이지는 박근혜 대통령도 만났는데, 빌 게이츠와는 달리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악수하지 않았다.

삼성은 아직도 타이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언제든지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피차이는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며 “안드로이드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은 타이젠을 갤럭시기어 스마트시계와 금년말 러시아에서 런칭할 삼성Z 폰에 탑재한다. 그러나 파이퍼 제프레이 애널리스트인 진 먼스터는 “피차이가 위협을 잠재웠다”면서 “양사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6월2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I/O 컨퍼런스를 시작한다. 순전히 “순다 쇼"가 될 것 같다. (순다 피차이가 기조연설을 담당). 피차이는 텔레비전, 자동차, 손목시계 등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에도 안드로이드가 적합하다는 걸 역설하게 된다. 올해는 피차이 체제에서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많은 것을 보여줄 것 같다.

구글은 통상 가을에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을 발표했는데 폰 메이커들은 연말 성수기에 대비하기엔 너무 늦다고 불평했다. 또 매년 한 회사를 선택해 구글과 함께 넥서스폰을 개발하는 것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올해는 피차이가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을 공개할 것 같다. 그게 ‘롤리팝'이 될지 ‘레몬헤드'가 될지… 구글의 안드로이드 정책이 훨씬 투명해진다. 피차이는 우리가 하는 걸 세상이 좀더 빨리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차이는 운동추적 및 웨어러블 컴퓨터용 OS인 안드로이드 웨어에 관해서도 말할 것 같다. 제조 파트너와 디바이스도 공개할 것이다. 애플이 가을에 ‘아이워치'를 공개하면 구글과 경쟁하게 된다. 지금은 건강검진을 하려면 병원으로 가서 의사를 만나야 하는데 피차이는 “미친 짓(crazy)”이라고 말한다. (웨어러블 기기의 운동/건강 측정 기능을 이용하면) 현재보다 훨씬 자주 측정할 수 있고 훨씬 많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텔레비전도  이번 기조연설의 아젠다이다. 피차이는 안드로이드TV라는 소프트웨어를 공개할 것이다. 구글은 거실을 장악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다. 2010년 구글TV를 내놓았지만 실패했다. 최근에는 49달러짜리 크롬캐스트라는 걸 내놓아 폰이나 태블릿에 저장된 콘텐츠를 HDTV에 띄워서 보게 하고 있다. 피차이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여러 조직이 안드로이드 조직과 하나가 돼 협업하게 했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모두가 거실용 셋톱박스를 팔고 있다. 이것으로 TV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영화 등을 보게 한다. 삼성 등 TV 메이커들은 자기네가 만든 스마트TV를 자기네가 통제하고 싶어한다. 구글한테 더이상 내주려 하진 않는다. 이들을 설득해 구글에 의존하게 하는 게 피차이가 직면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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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입니다. 비즈니스위크 기사를 읽으면서 대충 메모했습니다. 의미를 잘못 전한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래리 페이지가 앤디 루빈을 내치고 안드로이드를 순다 피차이한테 넘긴 배경과 40대 초반의 피차이가 구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맡은 배경이 궁금했고,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했는데… 궁금했던 게 대부분 풀렸습니다. 고맙습니다. [광파리]

2014년 6월 24일 화요일

구글 I/O 기조연설 하는 순다 피차이 부사장은 누구?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4’가 하루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1)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 (2) 안드로이드TV, (3)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기기... 이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을 내놓는다면 파편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안드로이드TV는 과거의 구글TV와 어떻게 다른지, LG G워치는 살 만한지... 주목할 게 하나 더 있습니다. 기조연설을 하는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부사장입니다.

순다 피차이. 1972년 인도 타밀 나두 생. 카라그푸르 인도기술대(IIT)에서 기술학사, 은메달 졸업. 미국 스탠포드에서 석사(M.S.),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MBA. 맥킨지에서 잠깐 일하다가 2004년 구글에 입사. 구글 툴바, 크롬 브라우저, 크롬 OS, 크롬북, 구글 드라이브, 구글앱스 담당. 작년 3월부터는 앤디 루빈 대신 안드로이드까지 맡아 구글 창업자/CEO 래리 페이지의 오른팔 역할. 결혼 했고 1남1녀를 두고 있다. (위키피디아)

보시다시피 피차이는 인도기술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스탠포드와 와튼을 나온 이른바 ‘문무 겸비 인재'입니다. 작년 말 금년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 CEO 후보로 막판까지 이름이 거론됐죠. 그때 함께 거론됐던 사람이 현 CEO인 사트야 나델라인데 나델라 역시 인도 사람입니다. 구글에는 순다 피차이와 최근 구글을 떠난 빅 군도트라 말고도 니케시 아로아, 아밋 싱할 등 인도계 부사장(SVP)이 두 사람 더 있습니다.

순다 피차이. 저는 2년 전 서울 강남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피차이 부사장을 인터뷰 한 적이 있습니다. 깡 마르고 훤칠하고… 약간 수줍어하는 인상… 그때 크롬북에 관해 물어봤는데 “인도에 계신 부모님한테 크롬북을 드렸는데 문제 없이 잘 쓰고 계신다"고 답변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정리한 피차이에 관한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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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 오른팔을 찾다. 래리 페이지가 오늘 당장 구글 CEO에서 물러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순다 피차이가 그 자리를 메울 것이다. 두 달 전 왓츠앱 CEO 얀 쿰이 회사를 페이스북에 190억 달러에 팔려고 하자 래리 페이지가 팔지 말라고 설득했는데 그때 페이지와 함께 간 사람은 소셜 서비스 담당 빅 군도트라가 아니라 피차이였다.

작년 가을 페이지가 가정자동화 하드웨어 스타트업인 네스트를 인수하고 싶었을 때 네스트 CEO 토니 파델을 설득하려고 보낸 사람 역시 피차이였다. 수 년 전만 해도 피차이가 이렇게 뜰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주위에는 피차이보다 파워가 센 동료들이 많았고 피차이는 트위터 간부로 갈까 생각도 했다. (The Information 사이트에 공개된 내용.)

비공개된 내용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요약한 걸 소개합니다.

피차이는 2004년 구글에 입사한 뒤 구글 툴바 PM(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기 시작. 매력적인 역할은 아니었다. 그러나 피차이는 다른 회사들과 강한 연대를 형성하는 능력을 보여줬고 2006년쯤 인터넷 사용자 4명당 1명꼴로 툴바를 쓰게 만들었다. (2008년엔 크롬 브라우저 런칭). 마리사 메이어(현 야후 CEO)가 디렉터(PM 담당)로 기용했고, 페이지는 2011년 CEO로 복귀한 뒤 피차이를 부사장(SVP)으로 발탁했다.

피차이는 이제 중요한 회의가 열릴 때 페이지의 오른팔 역할을 한다. 구글 직원들은 피차이가 기술적 비전을 가진 사람이 아닌 데도 그를 차기 CEO 감으로 생각한다. 피차이는 스티브 잡스 후계자인 팀 쿡(애플 CEO) 같은 사람이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 원대한 창의적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직을 어떻게 이끌지 안다는 점에서 그렇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스티브 발머를 이을 후임 CEO를 물색할 때 피차이한테도 손길을 뻗쳤다. 트위터 역시 2011년 제품 책임자로 피차이를 영입하려고 했다.

피차이는 팀 플레이어다. 다른 간부들과 함께 일할 때 굴복시키려고 하지 않고 협력하며 일하는 스타일이다. 아울러 강단 있는 리더(emphatic leader)로 알려졌다. 마리사 메이어 밑에서 일할 때 메이어 사무실 밖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려 메이어가 피차이 팀에 좋은 점수를 주도록 확신을 갖게 했다. 피차이는 부하직원들이 정당한 대접을 받기를 원했다. 임원이 된 후에도 짬을 내 부하직원들과 오랜 시간 회의를 갖기도 했다.

피차이 팀은 2008년 크롬 브라우저를 내놓았다. 당시에는 사파리를 만드는 애플이나 파이어폭스를 만드는 모질라 등도 구글 파트너였는데 구글이 경쟁 상품을 내놓으면서도 이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피차이는 외교적으로 이 일을 풀었다.

피차이는 힘을 쓸 줄도 안다.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 열린 CES에서는 긴장감이 팽팽한 미팅이 많았다. 삼성 모바일 제품 책임자와 협상할 때는 삼성과의 휴대폰 파트너십을 끝낼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순둥이 같은 피차이가 이런 협박을 했다니…)

피차이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크롬북을 주력 제품으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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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입니다. 두 가지만 덧붙일까 합니다. 첫째는 크롬북. 이건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크롬북은 ‘윈도 아성'을 허물 수 있는 트로이목마가 될 수도 있고 변방의 '실패한 독립투쟁'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주요 노트북 메이커들이 대부분 크롬북을 만들고 있고 구글이 대용량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어서 일단 기선을 잡은 형국입니다. 한국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둘째는 구글과 삼성의 협력-경쟁 관계입니다. 위 글에도 언급돼 있다시피 삼성 입장이 난감합니다. 하드웨어는 중국 메이커들이 추격해 오고 있어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로 차별화해야 하는데, 구글 울타리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타이젠 독립운동’도 그렇습니다. 구글이 한없이 내버려두진 않을 것이란 말이죠. 클라우드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채 서비스에서 구글과 맞서기도 어렵습니다. 삼성이 과연 어떤 해법을 찾을지 궁금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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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마무리하고 나서 보니 비즈니스위크도 순다 피차이에 관한 긴 글을 올렸습니다. 제목: 구글의 순다 피차이가 모바일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다. 앞 부분에 삼성과의 갈등을 더 강한 협력관계로 바꾼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1월 CES에서 삼성이 ‘매거진 UX’를 내놓았을 때 구글로서는 난감했겠죠. ‘매거진 UX’를 구동하면 구글 안드로이드 UI는 숨겨지고 이런 식으로 파트너들이 벗어나면 구글은 실속을 잃게 되죠.

피차이는 삼성전자 모바일 책임자인 신종균 사장을 호텔에서 여러 차례 만났고, 다음달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도 만나 협상했다고 합니다. 그때 피차이는 두 회사의 얽힌 운명에 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고, 일단 ‘깨지기 쉬운' 평화를 도출. 삼성은 ‘매거진 UX’를 거둬들였고 양사는 새로운 협력시대 개막. 광범위한 특허 공유 계약 체결. 피차이는 “UX에서 전보다 좀더 긴밀히 협력한다"고 말했다네요.

이 일화는 래리 페이지가 왜 피차이한테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모두 맡겨 ‘모바일 세상의 최고 실력자’로 만들었는지 이해할 만합니다. 피차이가 안드로이드까지 맡고 난 직후에 삼성은 더 노골적으로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피차이는 협박과 설득으로 더 강한 ‘삼구동맹' 또는 ‘구삼동맹'을 이끌어냈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은 일단 독립을 포기하는 댓가로 구글 특허를 공유할 수 있게 됐으니 굴욕스럽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었겠죠.

이밖에도 비즈니스위크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많습니다. 글에 첨부한 사진을 보니 순다 피차이의 부모님이 매우 젊고 어머니가 미인이라는 사실, 피차이의 부인 역시 대단한 미인이라는 사실도 눈에 띕니다. 인도 최고 대학을 나온 뒤 스탠포드와 와튼에서 공부했다면 ‘가방끈’이 더이상 길 수 없죠. 그런데 페이지가 피차이를 중용한 건 학력 때문이 아닙니다. 문무(이과+문과)와 리더십과 협상력을 갖췄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위크는 구글이 이번 구글 I/O에서 킷캣(안드로이드 4.4) 후속 버전을 공개할 거라고 썼습니다. 그게 ‘롤리팝'이 될지 ‘레몬헤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 피차이에 관한 소개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짬이 나면 인포메이션 글 또는 비즈니스인사이더 글과 비즈니스위크 글을 직접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끝)

2014년 6월 8일 일요일

애플이 ‘헬스' 내놓으면서 ‘건강혁명' 운운한 이유

애플이 2일 개발자 컨퍼런스 ‘WWDC 2014’ 기조연설을 통해 발표한 내용 중 ‘헬스' 기억하시죠? 저는 이것이  iOS8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이 손목시계형 기기를 내놓느냐 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애플은 ‘헬스' 플랫폼을 만들고 전 세계 의료/건강/피트니스 관련 기업/병원/개발자가 동참하게 해 판을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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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부사장은 ‘헬스'를 발표하면서 메이요 클리닉 CEO의 말을 인용하는 형태로 “의료계와 고객이 소통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감히 ‘혁명'이란 말을 썼습니다. 애플 사이트에도 ‘건강혁명의 출발’이란 귀절이 나옵니다. ‘의료/건강 정보를 활용하는 전혀 다른 방식’이란 표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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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뭘 어떻게 하길래 ‘혁명'이란 단어까지 쓸까요? 그동안 삼성 LG 소니 등은 ‘내가 다 할래'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의료 관련 기능까지 디지털 기기 메이커가 다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애플은 ‘헬스킷'을 공개함으로써 전 세계 관련 기업들이 동참하게 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2008년 앱스토어를 내놓아 판을 바꿨던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헬스’는 하나의 앱이 아니라 각종 앱을 담는 플랫폼이고 일종의 앱스토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헬스'라는 커다란 ‘백화점’을 차려놓고 전 세계 관련 기업들이 입점해 애플 기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라고 유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기능은 애플이 직접 하겠죠. 손목시계형이나 팔찌형 기기도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페더리기 발표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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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혁명 또는 건강혁명을 애플 혼자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애플은 기술을 공개하고 전 세계 의료/건강/운동 관련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손목시계형 또는 팔찌형 기기로 운동량 측정하는 것? 그런 정도로는 판을 엎을 수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스마트시계는 삼성이 기어핏 내놓기 훨씬 전에 소니 LG 등이 시도했지만 실패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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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사이트에 올려놓은 사진입니다. 첫번째 화면은 대시보드. 중요한 정보는 이렇게 한 화면에서 그래프로 보여주겠죠. 두번째 화면은 건강/의료/운동 등 각종 기능을 모두 담아놨습니다. 처음엔 이 리스트를 보고 의아했습니다. 이건 뭐야? 지금 생각해 보니 플랫폼입니다. 써드파티 기업들이 이런 다양한 기능을 실현할 앱/기기를 개발하겠죠.

예를 들자면 메이요 클리닉과 나이키 같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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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자사 사이트에 이렇게 설명해 놨습니다.

헬스 앱을 이용해 건강과 운동에 관한 정보를 기록하고 사용할 수 있다. ‘헬스키트'도 준비했다. 건강혁명의 시작일 수 있다. 심장박동, 칼로리 소모량, 혈당, 칼레스테롤 등을 측정해 기록한다. 혈액형, 알러지 등을 기록한 비상카드를 만들 수 있다. 이 비상카드는 잠금화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헬스키트를 활용해 앱을 개발할 수 있고, 혈압을 측정해 의사와 자동으로 공유하는 앱을 개발할 수도 있고, 열량 소모량을 매일 측정하는 앱을 개발할 수도 있다. 건강과 운동 앱을 함께 사용하면 더욱 유용할 수 있다.

아래는 애플이 지난달 내놓은 아이폰5s TV 광고 캡처화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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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를 처음 봤을 땐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보시다시피 피트니스 또는 운동측정 기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WWDC 개막 직전에 왜 굳이 이런 광고를 내는지. 애플은 iOS7을 내놓을 때도, 아이폰5s를 내놓을 때도 피트니스 기능을 강조하진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폰5s를 쓰는데, 안드로이드폰이 비해 딱히 이 기능이 나은지는 모르겠습니다.

광고 마지막에 나온 ‘하드웨어가 필요할 수도 있다 (Hardware may be required)’란 문장 뜻도 아리송했습니다. 하드웨어가 필요할 수도 있다? 어떤 하드웨어? 아이폰5s에 피트니스 앱 깔고 관련 기기 연결하면 ‘생각보다 파워풀할 수 있다’는 뜻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애플 자신이든 써드파티든 새 하드웨어도 내놓을 테니 기대하라는 뜻은 아닌지.

애플이 전 세계 운동/건강/의료 기업들과 함께 혁명을 추진한다 해도 일부 기능, 일부 기기는 직접 만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폰/패드/터치와 연동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겠죠. 웨어러블 시대에 하드웨어를 만들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니혼게이자이는 6일 애플이 올 가을에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을 거라고 실리콘밸리발로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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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 기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애플이 건강을 측정하는 손목시계형 기기를 10월쯤 내놓는다. 소식통에 따르면 서비스에 관해서는 좀더 구체화해야 하지만 기기 스펙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휘어진 OLED 터치스크린을 채택하고, 건강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열량 소모량, 수면활동, 혈당, 혈중 산소 레벨 등. 폰에서 보낸 메시지도 읽을 수 있다.

부품 제조사들에 따르면 애플은 월간 300만~500만대를 생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시계형 기기 판매대수보다 많다. 애플이 많이 팔릴 것으로 확신하는 것은 메이요 클리닉, 클리브랜드 클리닉 등 유명한 병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하기 때문이다. 나이키와도 협력한다. 애플과 나이키는 장차는 서비스를 통합할 것 같다고 한다.

건강 추적 서비스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예를 들어 구글도 2008년 ‘구글헬스’란 것을 내놓은 적이 있다. 메이요 클리닉 사람은 이에 대해 모바일 기기 사용편의성이 부족했고 의료기관 간의 협업이 잘 안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 OS(iOS8)는 다른 기업들이 개발한 앱을 통해 수집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잘 처리할 수 있게 설계됐다.

삼성과 소니는 제품을 먼저 내놓아 앞서가려 하지만 애플이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웨어러블 기기는 가격이 2만엔(약 20만원)을 밑돈다. 애플이 내놓을 새 기기는 이 가격을 웃돌 것 같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떠난 후 혁신 정신이 사라졌다는 비판을 받았고 애플 경영진은 올 하반기에 새 카테고리 제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간추리자면, 애플이 내놓을 ‘헬스'는 단순히 하나의 앱이 아니고 써드파티들이 만든 각종 건강/운동/의료 앱들을 아우르는 플랫폼이다, 일종의 앱스토어다, 애플은 써드파티들과 힘을 결집해 ‘건강혁명' ‘의료혁명'을 추진한다. 이런 얘깁니다. 혁명이 성공하려면 많은 써드파티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야겠죠. 애플의 시도는 과연 성공할까요?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