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9일 금요일

“평생 무제한 공짜”... ‘구글 포토스’ 사진 서비스 나왔다

구글이 간밤에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O 2015’ 기조연설을 통해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페이, 구글 포토스, 지문인식 API 공개, USB 타입C, 유튜브 오프라인, 구글지도 오프라인 등. 기조연설은 순다 피차이 부사장이 주도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관심사는 ‘구글 포토스’였다. 사진을 ‘구글+ 포토스’로 관리하기 때문. 구글은 '구글+ 포토스'를 '구글 포토스'로 진화시켜 내놓았다. 기능이 꽤 많이 추가됐다. “(고화질은) 무제한 공짜”는 그대로다. 우선 구글 블로그 발표 내용을 간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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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 저장해둔 사진을 찾아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사진이 모바일 기기에도 있고, 컴퓨터에도 있고, 하드드라이브에도 있고, 온라인 서비스(금세 공간이 차 버리는)에도 있다. 필요한 순간 원하는 사진을 바로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오늘 ‘구글 포토스(Google Photos)’를 발표한다. 새롭고 독립적인 서비스다. 여러분의 사진을 모아놓고, 쉽게 갈무리하고 찾아보고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 포토스는 평생 추억을 한 곳에 모아놓고 어떤 기기로든 접근할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다. 자동으로 백업되고 자동으로 동기화된다. 방금 ‘평생 추억’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구글 포토스를 이용하면 고품질 사진/동영상을 무제한 공짜로 백업하고 저장할 수 있다. 사진은 최대 1600만 화소까지, 동영상은 1080p 고화질 수준까지 원래 해상도를 유지하고, 사진/동영상의 압축 버전을 멋지게 저장한다.

구글 포토스는 여러분의 추억을 자동으로 사람별로, 장소별로, 관심사별로 구분한다. 태그나 라벨을 달 필요도 없다. 애써 앨범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특정 사진을 찾고 싶을 땐 검색을 통해 바로 찾을 수 있다. 강아지 사진이든, 딸 생일파티 사진이든, 해변에서 찍은 사진이든. 사진 자동묶음은 사적이다. 본인만 볼 수 있다.

구글 포토스 앱(서비스)을 이용하면 사진을 신속히 보정할 수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모아둠으로써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 손가락으로 툭 치는 것만으로 사진의 색상 조명 등을 보정할 수 있다. 콜라주,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플러스(+)를 누르면 된다. 손가락을 왼쪽으로 그으면 ‘어시스턴트(Assistant)’ 보기가 열린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콜라주나 스토리 등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 편집/삭제할 수도 있다.

구글 포토스에서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다양한 곳에 공유할 수 있다. (구글+는 물론) 행아웃이나 트위터 왓츠앱을 통해서도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공유하면 내려받기도 하고 다른 곳에 다시 올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관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공유를 좀더 단순하고 믿을 수 있게 개선했다. 여러 장의 사진/동영상이나 앨범을 공유하고 싶다면 한꺼번에 링크를 생성하면 된다. 공유받은 사람은 앱을 깔거나 로그인 하지 않고도 그 사진을 볼 수 있고 바로 자신의 사진저장공간에 내려받을 수 있다.

구글 포토스 웹사이트 링크.
안드로이드 앱.
아이폰/아이패드(iOS)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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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을 통해 공개한 내용을 추가한다.

구글 포토스 앱에서 사진을 찍은 날짜별로 볼 수 있다. 일간보기. 오른쪽 스크롤바를 이용해 날짜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일간보기 상태에서 두 손가락을 휴대폰 화면에 대고 오무리면(핀치) 월간보기로 전환한다. 촬영한 월별로 사진이 뜬다. 두 손가락을 한 번 더 오무리면 연간보기로 뜬다. 어떤 화면에서든 손가락을 휴대폰 화면에 대고 왼쪽으로 그으면(스와이프) 스토리, 앨범, 콜라주, 애니메이션 등이 나타난다.

특정인의 사진만 끌어모아 촬영 순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조카의 최근 사진, 10년 전 사진, 태어난 직후 사진 등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모두 볼 수 있다. 사람별로 사진을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 이런 건 기계학습을 통해 가능하다. 사진 검색. 예를 들어 ‘Snow in Toronto’로 검색하면 눈 내린 날 토론토에서 촬영한 사진을 찾아준다.

누군가에게 사진을 전해주기 위해 여러 장을 지정할 때 하나씩 하지 않아도 된다. 맨 앞의 사진을 지정한 다음 손가락을 아래로 드래그 하면 한꺼번에 다 지정된다. 이렇게 지정한 다음 ‘공유' 버튼을 누르면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핀터레스트 이메일 등 다양한 공유 버튼이 뜬다. 맨앞에 있는 링크 버튼을 누르면 링크 주소를 딸 수 있다. 사진 받을 사람한테 이 링크만 보내주면 앱이 없어도, 로그인 하지 않고도 사진을 볼 수 있다. 맨위에 있는 버튼을 눌러 자신의 구글 포토스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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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다. 블로그 내용과 기조연설 발표 내용만 살펴봤는데 구글+ 포토스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1) 사진 서비스를 구글+에서 떼어낸 점, 2) 구글+ 뿐만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등에 공유하게 한 점, 3) 많은 사진을 링크만으로 누군가에게 보내줄 수 있는 점, 4) 특정인의 사진만 골라서 볼 수 있는 점, 5) 화질을 1500만 화소, 1080p로 끌어올린 점, 6)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 사진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무제한 공짜"라는 점이다. 구글 계정을 까먹지 않는 한 사진을 평생 무제한 공짜로 저장할 수 있다. (원본은 15GB 저장공간을 잡아먹음). 자동백업 기능을 이용하면 폰으로 찍은 사진이든, 태블릿으로 찍은 사진이든 자동으로 올라간다. 클라우드 저장공간이기 때문에 어떤 기기로든 접속해 사진을 둘러볼 수 있다. 사진 서비스에 관한한 구글이 최강자다. 애플이든 네이버든 추격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구글 포토스 웹이든 앱이든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 하면 본인의 사진 저장공간이 나온다. 자신도 모르게 사진이 올려져 있다면 폰이나 태블릿 구글+ 설정에서 자동백업 기능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공짜 15GB가 소진되지 않게 하려면 설정에서 '고화질'을 택하고, 자동백업 때문에 휴대폰 데이터가 소진되지 않게 하려면 와이파이 상태에서만 백업 되게 하면 된다. 구글 포토스에 올려진 사진은 본인이 공개하지 않는 한 남이 볼 수 없다.

구글 포토스. 앱과 웹을 다 사용해 봤는데 "원더풀"이다. 구글+ 포토스보다 훨씬 낫다. 특히 앱에서 손가락 핀치&줌으로 사진을 훑어보는 게 맘에 든다. "고화질 무제한 공짜"란 점에서 애플 포토스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 같다. 사진에 관한한 구글 포토스가 짱이다. 다만 구글이 워낙 덜렁이라서 버그는 없는지 염려스럽긴 하다. [광파리]



2015년 5월 26일 화요일

김봉진의 '디자인 경영'..."직원을 먼저 만족시켜라"

‘배달의민족’이라는 음식배달 서비스를 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지난 22일 한양대에서 ‘디자인 경영’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한양대 ‘벤처실천전략' 강좌를 맡고 있는 디캠프가 강사로 김 대표를 초청했다. 축제가 한창인 데다 금요일 오후라서 수강자가 적을까 은근히 걱정했는데 300명을 수용하는 강당이 거의 다 찼다. 김 대표 강연은 ‘창의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강연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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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승용이 배달의민족 대표인 줄 아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광고. 김수현이나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할까 생각도 했는데 안됐다. 류승용은 선뜻 받아줬다. 결과적으로 우리와 너무 잘 맞는다. ‘신의 한 수'란 말까지 들었다. 지난해 각종 광고대상을 받았다. 그러자 우리를 광고대행사인 줄 아는 사람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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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서 2등은 의미가 없다. 1등 하는 요령이 있다. 예를 하나 들겠다. 샴푸 시장에서 1등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장을 좁히면 가능하다. 서울 샴푸 시장. 이것도 어려우면, 서울 남자 고등학교 샴푸 시장. 이것도 어려우면, 서울 남자 고등학교 비듬 억제 샴푸 시장… 이런 식으로 좁히면 1등을 할 수 있다. 마케팅 할 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들면 아무도 만족 못하고 아무도 쓰지 않는 서비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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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카페베네 답십리점에서 창업했다. ‘주식회사 배달의민족’이라고 쓰고 싶었는데 이미 상표등록이 돼 있어서 등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용감한형제들’이라고 지었다. 그때 생각하길, 왜 회사 이름이 ‘삼성'이어야 하고 ‘LG’여야만 하나? (음악 하는 사람들은) 용감한형제들, 신사동호랭이… 이런 걸 쓰는데 우리도 쓰면 안되나? 그래서 (용감한형제들을) 패러디해 ‘우아한형제들’이라고 지었다. 큰 뜻은 없었다. 초기에는 혼선도 많았다. (수신자가) ‘우아한 형님'이라고 씌인 택배를 받기도 했다.

고객 만족이 최고의 마케팅이다.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먼저 직원을 만족시켜야 한다. 인터널 마케팅. 우리는 자신이 사랑을 받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본능적으로 안다.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으면 정성 들여서 끓였는지 대충 끓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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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터널 마케팅이 중요하다. 우리는 2011년에 ‘버켓 리스트’란 걸 만들어 하나씩 실천해 나갔다. 회사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걸 열거한 목록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끝났는데 70% 정도 달성했다. 지금은 ‘버켓 리스트 2.0’을 진행하고 있다. 사옥을 짓는다면 어떤 사옥이 될른지 모델링 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회의실에 대해서도 고민해 봤다. 회의란 무엇인가? 회의실이란 무엇인가? 고민이 없으면 그냥 공간에 의자 놓고 회의를 한다. 사진(아래)을 봐라. 누가 팀장일 것 같냐? 창의적인 회의를 할 때는 제3자가 들어왔을 때 누가 보스인지 모를 정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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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스타 플레이어가 나오지 않게 경계를 많이 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축구에 비유하면 패스만 해 주는 선수도 있고 골을 넣는 선수도 있다. 골만 넣는 선수 10명으로 팀을 채우면 팀이 안 돌아간다. 회사에서는 연결해주고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주의깊게 보고 도와준다. 아이디어를 낸 직원한테 포상하진 않는다. 여러 사람이 같이 참여했는데 한 사람한테 상을 주면 소외감 느끼지 않겠느냐. 상 받은 사람은 자기만 잘난 줄 알 테고.

우리가 만든 글꼴은 70년대 80년대 간판 스타일이다. 한나체. 안 이쁘다. 그게 우리 글꼴의 특징이다. 한나는 큰딸 이름이다. 둘째는 주아. 다섯살. 나중에 커서 “왜 언니 글체만 있냐?’고 할까봐 주아체도 개발했다. 캔디크러시 광고에 나오는 글씨, 알바몬 광고에서 ‘이런 시급' 글씨가 주아체다. 매년 폰트를 하나씩 개발해 배급할 예정이다. 올해는 도현체를 개발하고 있다. ‘도현’은 우리 회사 직원 자녀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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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디자인'에 광고를 냈다. ‘잘 먹고 한 디자인이 때깔도 좋다'. 이런 카피였는데 월간 디자인 담당자가 이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때부터 잡지마다 거기에 맞는 배달 스토리를 담은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젤 이뻐’. 이 카피가 나온 사연은 이렇다. 우리 회사 주부 엔지니어한테 “언제 신랑이 이쁘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그래서 카피로 채택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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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끝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기업의 끝은 안하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든 망하지 않을 수 없다. 영원히 남을 수 있는 것은 문화다. 건강한 조직문화, 건강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회사 왔을 때 더 즐겁고, 긍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 다니는 분들 회사 자랑 안한다. 이건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에는 구성원들을 돌봐주는 팀(피플팀)이 따로 있다. 평소 야근하는 것과 딸 생일에 야근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이런 세세한 것까지 챙겨주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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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대표 강연의 일부를 옮겼다. 강연을 들으면서 직원들의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 많이 배려한다는 걸 느꼈다. 조직문화와 팀 플레이를 중시한다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강연이 끝난 직후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다. 중년의 여자분이 강단 앞으로 나와 “김 대표님 팬"이라며 마구 들이댔다. 한참동안 질문을 했고 한참동안 김 대표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 바람에 질문하려고 대기하던 학생 일부가 그냥 돌아가기도 했다. [광파리]

2015년 5월 21일 목요일

네이버한테 투자받은 텀블벅에 관한 추억

텀블벅 창업자인 염재승 대표는 4년 전 “한국의 킥스타터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소식이 뜸해 궁금했는데 네이버+DCM+스트롱벤처스 등으로부터 17억원을 투자 받았다고 합니다. 염 대표를 만나진 못했고 텀블벅에 투자한 스트롱벤처스의 존 남 대표한테 잠깐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초기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염 대표가 꿋꿋하게 버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2011년 7월 텀블벅을 취재해 블로그에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의 첫번째 블로그가 통째라 폭파된 바람에 그 글을 찾을 길이 없습니다. 백업해둔 자료도 모두 날아갔고… 다행히 누군가 제 블로그 글을 자기 사이트에 옮겨놨더군요. 다시 읽어보니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때 사진도 찍었는데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해둔 덕에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4년 전에 썼던 글을 그대로 옮기고 사진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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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꿈꾸는 대학생들

(2011년 7월11일 쓴 글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게 있습니다. 영어로 ‘crowd funding’이니까 “대중모금”이나 “군중모금”이라고 해야 할 텐데… 인터넷을 통해 창작자금이나 개발자금을 모으는 걸 말합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다는 의미에서 “소셜펀딩”이라고 하죠. 대표적인 전문업체로는 미국 킥스타터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크라우드 펀딩이 꿈틀거린다는 얘기를 듣고 취재를 했습니다. 아직은 걸음마단계라서 다들 오십보백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낫다는 업체를 취재했습니다. 소개받은 업체를 취재하려고 전화를 걸었더니 담당자가 “퇴사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객관적으로 어느 업체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다녔던 회사를 대지 않고 “텀블벅이 그래도 잘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인데 제대로 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주 금요일 저녁 7시30분에 홍대 앞에 있는 텀블벅 사무실로 찾아갔습니다. 내비게이션 길 안내는 난타 공연장을 지나 먹자골목과 만나는 지점에서 멈췄습니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텀블벅’이란 간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근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돌아와 찾아봤지만 텀블벅 주소지에는 카페만 있었습니다.

난타 공연장 쪽으로 내려가는데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김 기자님!” 뒤를 돌아보니 4명의 젊은이가 서 있습니다. 사진에서 봤던 텀블벅 대학생들입니다. 텀블벅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인 염재승.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2학년 휴학. 공동창업자 소원영.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2학년 휴학. 자칭 “24시간 디자이너” 윤명진. 같은 학과 2학년 휴학. 비디오 담당 김가영. 국민대 영상디자인학부 2학년.

이들을 따라 2층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귀퉁이에 있는 허름한 가건물이 사무실이라고 하더군요. 간판도 없고, 페인트 통이 나뒹굴고… 괜히 왔나? 후회스러웠습니다. 사무실에는 네 사람이 앉을 책상 4개와 소파 하나만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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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가지 않아서 대뜸 물어봤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분야에서 경쟁자는 누구죠?” “경쟁자는 없습니다”, “우리가 경쟁자죠.”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이렇게들 말합니다. 이 말을 듣고서야 제 판단이 옳았을 것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고(거라지)에서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는 젊은이들이 가장 무섭다”는 빌 게이츠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차고”보다는 “옥탑방”이 맞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대학생활의 낭만과 편안함을 마다하고 옥탑방을 택한 젊은이라면 믿어도 될 것 같았습니다.

염 대표, 소원영씨와 함께 옥상 카페로 자리를 옮겨 얘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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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대표 얘기. 크라우드 펀딩이란 게 있다는 걸 알고 고민을 많이 했다.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군복무할 때 웹 서비스에 관해 이런저런 구상을 했다. 소문을 내서 주변사람들로부터 품앗이 형태로 돈을 모으는 방안에 관해 생각했다. 2009년 말 구글링을 하다가 킥스타터란 크라우드 펀딩업체를 발견하곤 좋아하게 됐다. 많이 이용했다. 참 좋은 서비스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곳에 프로젝트를 올릴 수 없어 아쉬웠다. 그래서 아예 이런 서비스를 내가 만들자고 생각했다.

제대 후 작년 한 해 동안 준비했다. 소원영씨랑 둘이 사이트를 만들었다가 부수고 또 만들고… 수없이 반복했다. 기능을 늘렸다가 줄였다가… 결국 펀딩을 가장 쉽게 할 수 있게 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텀블벅의 차별점은 결제시스템이다. 처음부터 후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후결제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성사된 이후에 결제가 이뤄지게 하는 것.) 킥스타터도 후결제를 채택하고 있다. 후결제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는 조건부 자동이체 방식을 개발했다.

올해 초 서교동 오피스빌딩 5층에서 창업했다. 소원영씨가 300만원 내고 내가 700만원 냈다. 최근 이곳으로 이사했다. 3월 말 사이트를 오픈하고 2개 펀딩 프로젝트를 올렸다. 목표금액이 100만원도 안되는 프로젝트였는데 한 달 안에 초과달성했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6월 들어서는 사람들이 몰리고 하루만에 목표금액 100만원을 채우는 사례도 생겨났다. 음반 제작 프로젝트도 사흘만에 목표금액 200만원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프로젝트 20개 가량을 올렸는데 성공하지 못한 것은 없었다. 2개월 동안 총 2500만원을 모았다.

서비스를 시작할 땐 과연 100만원이 모이겠느냐 의심도 했다. 지금은 프로젝트 목표금액이 많이 커졌다. 300만원짜리도 성공했고 500만원짜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독립잡지 프로젝트가 많다. 홍대 일대는 창작으로 유명하다. 독립잡지 독립음반 독립영화… 목표금액은 많아야 200만원쯤 된다. 독립영화라도 제대로 만들려면 2천만원, 3천만원은 들어간다. 그런데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로 200만원, 300만원쯤 모으면 제작 단계부터 영화를 알리고 관객도 확보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에서는 후결제가 중요하다. 목표기간내에 모금에 실패하면 한 푼도 가져가선 안된다. 소비자가 1천원, 1만원 소액 환불받기가 귀찮아서 내버려두면 회사가 챙기게 되는데… 이렇게 하는 건 위험하다. 가지고 있으면 쓰게 되지 않겠나. 우리는 킥스타터를 오랫 동안 봐왔기 때문에 이런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처음에 신생기업이 이런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했을 때 믿고 맡겨준 분들께 감사한다.

5월31일에는 음반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해 하루만에 목표금액을 채웠다. 목표금액을 180%를 달성한 적도 있다. 목표금액 기간 등은 프로젝트 발주자가 정한다. 우리는 조언해줄 뿐이다. 텀블벅은 플랫폼이다. 순항궤도에 진입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돈을 엄청 버는 사업이 아니다. 좋아서 하는  사업이고, 필요에 의해 하는 사업이다. 좀더 빠르고 쉽게 결제할 수 있고 우리 플랫폼을 많이 쓰게 하는 게 목표이다.

우리나라는 가장 취약한 게 결제 시스템이다. 모든 브라우저에서 돼야 하고, 간편해야 하고, 빨라야 하고… 이걸 구현하기가 어렵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핵심은 결제이다. 우리는 다르다. 공을 많이 들였다.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자동으로 이체되는 후결제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플랫폼 수수료로 5%를 받는다. 크라우드 펀딩은 틈새 비즈니스다. 아직 돈을 벌진 못하고 있다. 손익분기점 넘기는 게 단기목표다. 인건비를 제한 비용을 간신히 건지는 정도다. 서비스 개시 2개월만에 이 정도 나온 것만도 감사한다.

(광파리: 누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에 돈을 대는가?)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심리는 다양하다. 내가 아는 사람이 뭔가를 한다면… 친한 친구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다면, 커피 한 잔 마실 돈으로 4천원, 5천원 투자하는 거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앨범 만든다면 선듯 돈을 내는 팬이 있다. 돌려받지 못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후원하고 투자한다. 팬이 애정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보상이 없어도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 “팬심(fan+心)”이 가장 중요하다. 프로젝트 설명을 읽어보고 재밌을 거 같다…리워드(보상)도 괜찮고… 그래서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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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염 대표가 얘기하고 중간중간 소원영씨가 거들었습니다. 저는 그냥 들었습니다. 얘기가 막히거나 다른 방향으로 나갈 때 질문을 던져 흐름을 잡아주기만 했습니다. 토마토주스 한 잔 시켜놓고 세 시간 넘게 얘기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다 됐더군요. 밖으로 나오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염 대표는 제가 우산 사러 편의점으로 가자 자기 우산 받쳐들고 따라왔습니다. 3500원짜리 우산 2개를 사서 하나는 염 대표한테 줬습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성공을 바라는 제 마음의 징표로 줬습니다. 앞으로 어떤 시련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옥탑방 마인드”만 버리지 않는다면 성공하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광파리]

디캠프 피자데이에 광파리 말하길 “들이대세요”

창업지원센터인 디캠프(D.CAMP)는 매월 두 차례 ‘피자데이' 행사를 연다. 점심시간에 디캠프 4층 테라스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네트워킹 하는 행사다. 디캠프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창업한 분들이 얼굴을 익히고 피자+콜라로 점심을 떼운다. 어제(20일)도 피자데이 행사를 했는데 디캠프 그룹웨어에 멋진 스토리가 올라왔다. 중국 전문가 최시훈 매니저가 사진 6장으로 만든 스토리인데,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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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정오 역삼동 디캠프에서 김광현 센터장님의 선거출마 공식 발표가 있었다.
사진으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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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여러분!! 광파리입니다!! 창업자 여러분을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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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데....정말 감동적인 연설입니다.....” (김윤진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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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거기! 사진 찍는 분! 광파리 센터장한테 투표할 건가요!?” (류한석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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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할 사람 손~들어 보아요! 피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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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은....” (엔씽 김혜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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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지지율이 벌써 70%가 넘었다구요?!” (끝)



여기까지이다. 디캠프 직원들이 낄낄거리며 봤던 스토리를 굳이 공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네트워킹'에 관해 한 마디 하고 싶어서다. 한국 사람들, 나서길 꺼린다. 낯선 사람한테 쉽게 말을 걸지 못한다. 스타트업 세계에서는 이래서는 안된다. 처음 만난 사람한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명함을 주고받고,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이미지를 남길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들이대다 보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다. 그래서 늘 이렇게 말한다. “들이대세요!”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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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4일 월요일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 “여행업계 에어비앤비 되겠다”

패키지 상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가? 좋았는가? 값이 싸서 택했는데 자꾸 쇼핑을 강요해 짜증나진 않았는가? 그렇다고 배낭여행을 하기엔 위험이 크고,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제대로 된 해외여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사업을 시작한 젊은이가 있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다. 3년 전 여행객과 가이드를 직접 연결해주는 마이리얼트립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최근 한양대에서 자신의 창업 스토리를 얘기했다. 대학교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창업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얘기, 군복무 시절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 했고 그때 생각을 바꿨다는 얘기, 교환학생으로 독일에서 공부할 때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사업계획을 말했다가 핀잔을 들았다는 얘기, 여행 분야에서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 여행을 통해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는 게 목표라는 얘기 등을 했다. 이 대표의 강연 내용을 간추린다. 디캠프+한양대의 '벤처실천전략' 과목 강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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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파리 미식 투어 동영상'을 틀었다. 파리에서 파티쉐로 일하는 분이 여행 가이드로 활약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었다. 파리 여행 가서 맘에 드는 레스토랑 찾기도 어렵고 프랑스어를 읽을 줄 몰라 주문하기도 힘들지 않겠냐, 그런데 파티쉐로 일하는 분이 가이드 해 준다면 훨씬 쉽지 않겠다고 했다. 동감.


이어 기존 여행상품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여행업의 본질은 유통업이다"고 했다. “H여행사 여행상품이라고 해도 H여행사가 다 하는 게 아니다, 하청을 맡기고 재하청을 맡긴다, 여러 단계마다 수수료가 붙는다, 그런데도 싸게 팔면 이익을 내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현지에서 쇼핑을 통해 이익을 낼 수밖에 없다, 여행자는 싼 줄 알고 갔다가 당했다고 생각하고, 가이드는 자존심 상하고 자부심도 잃는다.”


이 대표의 설명. 여행을 혁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여행자와 현지 가이드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현지인과 함께 ‘진짜 여행(real trip)’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이렇게 혁신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맞춤여행도 가능하다. 런던 가서 첼시 축구경기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여행에서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니다. 그 여행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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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에서는 앱을 통해 여행자가 가이드를 선택한다. 가이드는 현지에서 생업으로 가이드 하는 분도 있고, 학생 요리사 회사원 교사 등 다양하다. 재밌는 백그라운드가 있는 분들이 많다. 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에서는 건축학 박사가 안내한다. 수준이 다르다. 가이드가 여행을 직접 기획한다. 마이리얼트립은 개입하지 않는다. 중개만 잘 하면 된다. 여행은 한 시간짜리도 있고, 7박, 8박짜리도 있다.


마이리얼트립의 타깃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3, 40대였다. 지금은 다르다. 2, 30대가 주를 이룬다. 직장에 갓 들어간 젊은이들은 여행을 여유롭게 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회사에서 말단으로 시달리다 보니 힐링 하려고 여행을 떠난다. 여행에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왜 마이리얼트립을 쓰느냐?”고 물으면 “편해서"라고 답한다. 믿음직한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으니 안심하고 떠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 7월 한국인 아웃바운드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나는 여행 분야에서 에어비앤비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여행 1등을 해 보자고 했고 궤도에 올랐다. 다음달에는 아시아권에 진출한다. 일본인이 대만 갈 때, 싱가포르 사람이 서울 올 때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하게 하려 한다.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는 게 마이리얼트립의 목표다. 지금까지 4300개의 여행 후기가 들어왔다.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고 일주일에 한 번씩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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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사업을 시작했느냐?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는 대학교 3학년 때까지는 사업은 절대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략 컨설팅을 해 보고 싶었고 거기에 맞춰 준비했다. 2학년 마치고 입대했는데 사격할 때 탄창 넣어주는 총기탄약관리병이었다. 그런데 총기 사고가 터져 죽을 뻔 했다. 스물두 살. 그때 크게 느꼈다. 오늘 참거나 내일로 미루지 말자. 젊은 날에는 뭔가를 참으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훗날을 위해 참고 미루곤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운명이 끝나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교환학생으로 독일도 다녀왔다.


독일에서 친구들과 토론한 적이 있다. 한 사람씩 자신의 꿈에 대해 얘기했다. 당시 창업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때라 나는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계획을 들려줬다. 난 매킨지에 들어가 전략 컨설팅을 3년 할 거야, 스탠포드 가서 MBA도 할 거야, 그 다음엔 실리콘밸리에서 인맥을 쌓고, 귀국해 삼성전자에서 해외 세일즈도 경험할 거야, 이걸 바탕으로 내 사업을 할 거야. 이렇게 말했는데, 다들 “실망했다”고 했다. “사업 하고 싶다면서 왜 그렇게 빙 돌아가냐”는 거였다. 지금 사업을 시작하면 15년 고생을 해도 30대가 아니겠냐. 니가 말한대로 하면 시작 자체가 40대 아니냐.


그때 깨달았다. 사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빙빙 돌려고 했다는 것을.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사흘만에 사업자 등록을 했다. 대학교 3학년 때였는데 음악 사업을 1년쯤 했다. 그런데 잘 되진 않았다. 그래서 사업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넘기고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됐다. 그게 바로 마이리얼트립이다. 두번째 사업이다.


마이리얼트립 사업을 시작한 뒤 파리에 갔는데 퐁네프 다리에서 한국인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하는 게 보였다. 졸졸 따라가면서 지켜봤는데 마이리얼트립 가이드였다. “누구냐?”고 묻길래 “마이리얼트립 직원”이라고 했더니 질문이 쇄도했다. “아들이 마이리얼트립에 관심이 많다”면서 “밥이라도 같이 먹자"는 사람도 있었고, 이천에 사는 분은 나중에 쌀 한 포대를 보내왔다. 타이베이에서도 마이리얼트립 가이드를 맞딱뜨렸다. 그날은 세 차례나 마이리얼트립 가이드를 만났다. 이럴 때 사업에 대해 확신하게 됐다. 마이리얼트립을 잘 이용했다는 고객 후기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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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과 관련해 4단계로 내 생각을 얘기하겠다.


스텝 1. 팀 구성. 천재도 사업은 혼자는 못한다. 여러분은 아무래도 대학생 인맥에서 함께 사업할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때 실수할 수 있다. 진지하게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술 마시다가 “나도 할께"란 말만 듣고 팀원 찾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게 아니다. 함께 하려는 사람은 나 만큼 고민을 많이 한 사람이어야 한다. 사업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과 사업을 같이 한다? 우리가 무얼 하려는지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스텝 2.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하게 정립하기.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면 ‘사업놀이'에 불과하다. 대학생들은 사업을 놀이처럼 하기 쉽다.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게 대학생 창업의 강점이면서 약점이다. 이걸 피하려면 고객이 누구인지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어떤 고객을 잡을지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실수를 많이 한다. 고객을 뭉뚱그려서 잡기 쉽다. 그냥 “커피", 그냥 “힙합"... 이런 식이다. 현재 무엇이 문제인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뭔가? 그 대안은 효과적인가? 고객들이 그 대안을 택할 만큼 현재의 문제는 심각한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스텝 3. 제품/서비스 개발하기. 피드백을 받으면서 신속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린 스타트업. 첫번째 제품을 빨리 만들고 피드백 받고, 그 피드백으로 두번째 제품을 빨리 만들고 피드백 받고, 그 피드백으로 세번째 제품 빨리 만들고 피드백 받고… 이런 식으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스텝 4. 자금조달. (이 부분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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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강연을 끝낸 뒤 학생들이 심플로우로 작성한 질문을 훑어보며 하나씩 답변했다. ‘가이드를 신뢰할 수 있냐?’, ‘고객과 가이드 간 외부거래를 어떻게 막나?’, ‘직원들 연봉은 얼마나 되나?’, ‘부전공으로 공부한 심리학이 사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도시 셋만 들라면?’ 다양한 질문이 들어왔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10여명의 학생이 기다렸다가 이 대표랑 얘기를 나누고 나갔다. 학기 초만 해도 질문도 않고 네트워킹도 않더니…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마이리얼트립 링크합니다.) [광파리]

2015년 5월 3일 일요일

아이폰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10가지 요령

아이폰을 들고 밖으로 나갈 때는 ‘돌아올 때까지 배터리가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밖에 오래 머물 때는 휴대용 배터리나 충전 코드를 가방에 넣고 나가야 안심이 된다. 집이나 사무실로 돌아가려면 한참 남았는데 배터리가 간당간당할 경우엔 불안해진다. 이럴 땐 배터리를 절약하는 비상수단을 써야 한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도 평소에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요령이 많이 있다. 10가지만 간추린다.


1. 와이파이를 끈다.


요즘엔 대개 데이터 한도를 걱정하지 않고 폰을 쓰지만, 그래도 실내에서는 와이파이 상태로 사용하는 게 좋다. 그런데 밖으로 나갈 때 와이파이를 계속 켜두면 배터리 소모가 많다. 데이터를 아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밖으로 나갈 땐 와이파이를 끄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외부에서 배터리가 간당간당할 땐 와이파이를 끄는 게 당연하다.

부연설명. 와이파이 신호가 약한 곳에서 와이파이를 켜 두면 전파가 와이파이를 탈지, LTE를 탈지 헷갈린다. 한참 동안 와이파이를 타려고 시도하다가 안되면 LTE로 바꿔탄다. 그 사이에 배터리가 많이 소모된다. 나이 든 사람들이 "사이트가 잘 안뜬다"며 아이폰을 가져올 때 보면 대부분 와이파이 신호가 약한 곳에서 와이파이를 켜둔 경우가 많다.

2. 화면 밝기를 줄인다.


평소에도 화면을 너무 밝게 설정해놓고 사용하면 지하철에서 옆 사람한테 불편을 줄 수 있다. 밝은 화면이 옆에 앉은 사람 눈을 자극할 수 있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할 땐 화면 밝기를 낮추는 게 좋다. 요령은 간단하다. 화면 밑에서 위로 스와이프 하면 맨 위에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레버가 나온다. 왼쪽으로 옮기면 밝기가 낮아진다.


3. 블루투스를 끈다.


흔히 셀카봉이나 원키보드 같은 걸 쓸 때 블루투스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기기나 앱을 쓰지 않을 때도 무심코 블루투스를 켜둔 이들도 적지 않다. 배터리를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블루투스는 관련 기기나 앱을 쓸 때만 켠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한 비상시기에는 당연히 블루투스를 끄는 게 좋다. 설정화면에서 끈다. (‘개인용 핫스팟’ 역시 블루투스와 마찬가지로 사용할 때만 켜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4. 알림을 최소화한다.


휴대폰 알림은 꼭 필요한 것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쓸모없는 알림이 자꾸 뜨면 귀찮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모도 많아진다. 알림을 받기 위해 관련 앱이 계속 대기상태로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알림을 받는 앱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설정 화면에서 ‘알림'을 선택한 다음 ‘포함'에서 불필요한 앱을 제거(스위치 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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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경화면을 ‘스틸 이미지'로 바꾼다.


아이폰 배경화면은 ‘움직이는 이미지'와 ‘스틸 이미지' 두 가지가 있다. 역동적인 배경화면을 선호한다면 대개 ‘움직이는 이미지'를 선택한다. 배터리를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는 배경화면을 ‘스틸 이미지'로 바꿔주면 다소 도움이 된다. 배경화면 교체 요령은 ‘설정→배경화면→새로운 배경화면 선택→스틸 이미지에서 선택’ 순이다.


6. ‘위치 서비스' 연동 앱을 줄인다.


요즘엔 대부분 위치추적 기능을 켠 상태로 휴대폰을 사용한다. 이동하면서 흔적을 남긴다는 게 찜찜하지만 각종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많은 앱에 위치추적을 허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배터리 소모 측면에서도 그렇다. 위치추적 앱을 줄이려면 ‘설정→개인정보보호→위치서비스’ 순으로 접속한 다음 연동돼 있는 앱을 확인해 불필요한 앱은 스위치를 끄면 된다. 배터리를 더 아끼려면 이 화면 맨아래에 있는 ‘자주 가는 위치' 스위치도 꺼둔다.


7. 앱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끈다.


앱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사용하면 편리하긴 하나 배터리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리고 싶다면 이 기능은 꺼도 무방하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수동으로 업데이트 하면 된다. 끄는 요령은 ‘설정→iTunes 및 App Store→자동 다운로드 속 업데이트 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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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피트니스 트래킹 스위치를 끈다.


아이폰의 ‘피트니스 트래킹’ 기능을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평소에 켜둔 분이 적지 않다. 이걸 끄면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설정→개인정보보호→동작 및 피트니스’ 순으로 들어간 다음 ‘피트니스 추적' 스위치를 끄면 된다.


9. 백그라운드 App 새로고침 연동 앱을 줄인다.


휴대폰 앱 중에는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기 위해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점검하는 기능을 갖춘 게 많다. 뭔가 달라졌을 때 바로바로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설정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면 굳이 백그라운드에서 돌지 않아도 되는 앱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런 앱을 ‘백그라운드 새로고침' 목록에서 제거하면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설정→일반→백그라운드 App 새로고침’ 순으로 들어가 목록에서 빼면 된다.


10. 어떤 앱이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는지 점검한다.


평소 어떤 앱이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요령은 간단하다. 설정→일반→사용내용 확인 순이다. 거의 사용하지도 않는데 배터리를 터무니없이 많이 소모하는 앱이라면 삭제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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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열거한 ‘아이폰 배터리 수명 늘리는 12가지 요령을 참고해 10가지를 정리해 봤다. 나이 드신 아이폰 사용자 중에는 위 10가지 가운데 절반도 실천하지 않는 분도 적지 않을 거라고 본다. 젊은이 중에도 별 생각 없이 배터리를 혹사시키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광파리]

2015년 5월 1일 금요일

피싱에 낚였나? 로케이션 히스토리에 이상한 동선이…

노동절(5월1일) 아침 구글 계정을 살피다가 깜짝 놀랐다. 구글이 피싱 사이트 접속을 경고해주는 크롬용 ‘패스워드 경보' 익스텐션을 내놨다는 글을 읽고는, 내 구글 계정에는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려고 ‘로케이션 히스토리(location history)’를 봤다. 날짜별/시간별로 구글 계정 사용자의 동선을 구글지도에 표시해주는 위치기록이다.

그런데 웬걸… 내 동선이 이상했다. 실제 동선보다 훨씬 복잡했다. 내가 실제로 오고간 동선도 있고 내가 전혀 가지 않은 동선도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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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제(4월30일) 내 동선이다. 점심 먹으러 광화문까지 다녀왔고, KBS 라디오 녹음하러 여의도 다녀왔다. 그런데 지도에는 가지도 않은 과천이 표시돼 있다. 클릭해 보니 오전 11시30분쯤 과천에서 자전거를 탄 것으로 기록돼 있다. 뭐야 이건?

누군가 광파리 구글 계정으로 폰이나 태블릿/노트북에 로그인 했다는 뜻일 테고… 누군가 내 구글 아이디/패스워드를 탈취해 훔쳐봤다는 얘기일 수도 있고… 전에 이상한 사이트에서 구글 아이디/패스워드를 입력한 적이 있었나? 피싱에 낚였나?

누군가 내 구글 계정으로 접속했다면… 내가 주고받은 메일을 훔쳐봤을 수도 있고, 구글드라이브에 저장해둔 각종 파일을 훔쳐봤을 수도 있고, 구글 ‘포토스’에 저장된 4만장이 넘는 사진을 훔쳐봤을 수도 있고… 설사 훔쳐봤다고 해도 은밀한 것, 숨겨야 할 만한 것은 거의 없기에 그다지 걱정하진 않는다. 그래도 매우 찜찜했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 내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을 했을까? 도대체 어떤 인간이기에 오전 11시30분에 과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을까?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해서 찾아볼까? 내가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설까? 온갖 생각을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그리고 구글 계정 패스워드를 바꿨다.



패스워드를 바꾸고 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니 지하철로 이동하는 동안 위치 표시가 비정상으로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로 오후에 한양대를 다녀왔다. 갈 때는 지하철로, 올 때도 지하철을 이용했다. 그렇다면 동선은 '집 ⇄ 한양대'로 표시되는 게 맞다. 그런데 로케이션 히스토리를 보니 '집⇄과천⇄한양대'로 나왔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동안은 모두 과천에 있었던 것으로 표시가 된 것이다. 이걸 보고서야 안심이 됐다.

왜 과천인가? '이동통신'이라고 무조건 전파만 이용하는 건 아니다. 폰-기지국 구간은 당연히 무선이고 기지국-기지국 간에는 대개 유선으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지하철에서는 폰에서 나오는 위치신호가 전동차 내 수신기와 과천 기지국을 거쳤다는 의미가 된다.

피싱이나 해킹 관련 일이 벌어질 때마다 드는 생각. 인증 방식이 너무 후지다. 화성까지 다녀오겠다는 21세기에 "열려라 참깨" 식의 인증이 뭔가. 패스워드만으로 인증을 하는 건 결코 안전하지 않다. 안전하면서도 편한 새 인증방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거다. 아무튼 피싱에 낚인 게 아니어서 다행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또 한 가지를 배웠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