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간밤에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O 2015’ 기조연설을 통해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페이, 구글 포토스, 지문인식 API 공개, USB 타입C, 유튜브 오프라인, 구글지도 오프라인 등. 기조연설은 순다 피차이 부사장이 주도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관심사는 ‘구글 포토스’였다. 사진을 ‘구글+ 포토스’로 관리하기 때문. 구글은 '구글+ 포토스'를 '구글 포토스'로 진화시켜 내놓았다. 기능이 꽤 많이 추가됐다. “(고화질은) 무제한 공짜”는 그대로다. 우선 구글 블로그 발표 내용을 간추린다.
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 저장해둔 사진을 찾아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사진이 모바일 기기에도 있고, 컴퓨터에도 있고, 하드드라이브에도 있고, 온라인 서비스(금세 공간이 차 버리는)에도 있다. 필요한 순간 원하는 사진을 바로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오늘 ‘구글 포토스(Google Photos)’를 발표한다. 새롭고 독립적인 서비스다. 여러분의 사진을 모아놓고, 쉽게 갈무리하고 찾아보고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 포토스는 평생 추억을 한 곳에 모아놓고 어떤 기기로든 접근할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다. 자동으로 백업되고 자동으로 동기화된다. 방금 ‘평생 추억’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구글 포토스를 이용하면 고품질 사진/동영상을 무제한 공짜로 백업하고 저장할 수 있다. 사진은 최대 1600만 화소까지, 동영상은 1080p 고화질 수준까지 원래 해상도를 유지하고, 사진/동영상의 압축 버전을 멋지게 저장한다.
구글 포토스는 여러분의 추억을 자동으로 사람별로, 장소별로, 관심사별로 구분한다. 태그나 라벨을 달 필요도 없다. 애써 앨범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특정 사진을 찾고 싶을 땐 검색을 통해 바로 찾을 수 있다. 강아지 사진이든, 딸 생일파티 사진이든, 해변에서 찍은 사진이든. 사진 자동묶음은 사적이다. 본인만 볼 수 있다.
구글 포토스 앱(서비스)을 이용하면 사진을 신속히 보정할 수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모아둠으로써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 손가락으로 툭 치는 것만으로 사진의 색상 조명 등을 보정할 수 있다. 콜라주,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플러스(+)를 누르면 된다. 손가락을 왼쪽으로 그으면 ‘어시스턴트(Assistant)’ 보기가 열린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콜라주나 스토리 등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 편집/삭제할 수도 있다.
구글 포토스에서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다양한 곳에 공유할 수 있다. (구글+는 물론) 행아웃이나 트위터 왓츠앱을 통해서도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공유하면 내려받기도 하고 다른 곳에 다시 올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관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공유를 좀더 단순하고 믿을 수 있게 개선했다. 여러 장의 사진/동영상이나 앨범을 공유하고 싶다면 한꺼번에 링크를 생성하면 된다. 공유받은 사람은 앱을 깔거나 로그인 하지 않고도 그 사진을 볼 수 있고 바로 자신의 사진저장공간에 내려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앱.
아이폰/아이패드(iOS) 앱.
기조연설을 통해 공개한 내용을 추가한다.
구글 포토스 앱에서 사진을 찍은 날짜별로 볼 수 있다. 일간보기. 오른쪽 스크롤바를 이용해 날짜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일간보기 상태에서 두 손가락을 휴대폰 화면에 대고 오무리면(핀치) 월간보기로 전환한다. 촬영한 월별로 사진이 뜬다. 두 손가락을 한 번 더 오무리면 연간보기로 뜬다. 어떤 화면에서든 손가락을 휴대폰 화면에 대고 왼쪽으로 그으면(스와이프) 스토리, 앨범, 콜라주, 애니메이션 등이 나타난다.
특정인의 사진만 끌어모아 촬영 순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조카의 최근 사진, 10년 전 사진, 태어난 직후 사진 등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모두 볼 수 있다. 사람별로 사진을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 이런 건 기계학습을 통해 가능하다. 사진 검색. 예를 들어 ‘Snow in Toronto’로 검색하면 눈 내린 날 토론토에서 촬영한 사진을 찾아준다.
누군가에게 사진을 전해주기 위해 여러 장을 지정할 때 하나씩 하지 않아도 된다. 맨 앞의 사진을 지정한 다음 손가락을 아래로 드래그 하면 한꺼번에 다 지정된다. 이렇게 지정한 다음 ‘공유' 버튼을 누르면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핀터레스트 이메일 등 다양한 공유 버튼이 뜬다. 맨앞에 있는 링크 버튼을 누르면 링크 주소를 딸 수 있다. 사진 받을 사람한테 이 링크만 보내주면 앱이 없어도, 로그인 하지 않고도 사진을 볼 수 있다. 맨위에 있는 버튼을 눌러 자신의 구글 포토스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다. 블로그 내용과 기조연설 발표 내용만 살펴봤는데 구글+ 포토스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1) 사진 서비스를 구글+에서 떼어낸 점, 2) 구글+ 뿐만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등에 공유하게 한 점, 3) 많은 사진을 링크만으로 누군가에게 보내줄 수 있는 점, 4) 특정인의 사진만 골라서 볼 수 있는 점, 5) 화질을 1500만 화소, 1080p로 끌어올린 점, 6)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 사진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무제한 공짜"라는 점이다. 구글 계정을 까먹지 않는 한 사진을 평생 무제한 공짜로 저장할 수 있다. (원본은 15GB 저장공간을 잡아먹음). 자동백업 기능을 이용하면 폰으로 찍은 사진이든, 태블릿으로 찍은 사진이든 자동으로 올라간다. 클라우드 저장공간이기 때문에 어떤 기기로든 접속해 사진을 둘러볼 수 있다. 사진 서비스에 관한한 구글이 최강자다. 애플이든 네이버든 추격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구글 포토스 웹이든 앱이든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 하면 본인의 사진 저장공간이 나온다. 자신도 모르게 사진이 올려져 있다면 폰이나 태블릿 구글+ 설정에서 자동백업 기능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공짜 15GB가 소진되지 않게 하려면 설정에서 '고화질'을 택하고, 자동백업 때문에 휴대폰 데이터가 소진되지 않게 하려면 와이파이 상태에서만 백업 되게 하면 된다. 구글 포토스에 올려진 사진은 본인이 공개하지 않는 한 남이 볼 수 없다.
구글 포토스. 앱과 웹을 다 사용해 봤는데 "원더풀"이다. 구글+ 포토스보다 훨씬 낫다. 특히 앱에서 손가락 핀치&줌으로 사진을 훑어보는 게 맘에 든다. "고화질 무제한 공짜"란 점에서 애플 포토스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 같다. 사진에 관한한 구글 포토스가 짱이다. 다만 구글이 워낙 덜렁이라서 버그는 없는지 염려스럽긴 하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