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7일 수요일

디캠프 ‘디데이’ 출전하면 입주하고 투자받는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 센터장으로 일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디캠프 입주할 수 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디캠프는 젊은이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곳으로 서울 선정릉공원 옆에 있다. 매월 한 차례 ‘디데이(D.DAY)’란 이름으로 데모데이를 열어 좋은 평가를 받은 팀(스타트업)을 선발해 입주시키고 유망 팀에는 투자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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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데이는 어떤 행사인가?

A. 디캠프가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저녁에 여는 데모데이 행사이다. 초기 창업자들이 5명의 심사위원과 150여명의 청중 앞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에 관해 설명한다. 발표시간은 5분. 곧이어 심사위원들과 10분 동안 질의응답(Q&A)을 한다. 5개 팀의 발표가 끝나면 우수 팀을 선정해 시상하고 디캠프가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네트워킹을 한다. 창업에 관심 있는 분이면 누구든 무료로 참관할 수 있다. 행사 시간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발표와 시상은 6시30분~8시30분 사이에 진행된다.

Q. 디데이에 참가하면 어떤 혜택을 받나?

A. 디데이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디캠프 보육공간에 입주할 수 있다. 디캠프 보육공간을 6개월 내지 1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서로가 원하는 경우에는 디캠프가 최대 1억원을 투자한다. 디캠프 보육공간에 머무는 동안에는 디캠프 측이 홍보, 마케팅, 네트워킹 등을 도와준다. 디캠프에 입주하면 투자 미팅, 취재 요청을 많이 받는다. 강남 창업계 네트워크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도 잇점이다.

Q. 디데이 참가 자격이 있나?

A. 특별한 제한은 없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에 테크(IT)를 결합해 혁신하려고 하는 창업자라면 누구나 디데이에 참가할 수 있다. 대체로 인원이 3~7명인 단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거나 베타 테스트를 하는 단계에서 참가한다. 매월 50개 팀 이상이 지원하는데, 서류심사와 인터뷰를 통해 5개 팀을 선발해 발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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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데이 심사는 누가 하나?

A. 강남 창업계에서 정평이 난 투자자나 선배 창업자들이 디데이 심사를 맡아 질문을 하고 조언도 해 준다. 예를 들면, 강석흔 본앤젤스 대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권혁태 쿨리지코너 대표,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이택경 매쉬업앤젤스 대표, 이희우 코그니티브 인베스트먼트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정신아 케이큐브벤처스 상무,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허진호 트랜스링크코리아 대표 등이 심사위원으로 자주 등장한다. 각 팀의 발표가 끝나면 심사위원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하고 조언도 해 준다. 특히 5개 팀 발표가 모두 끝난 뒤 심사위원 5명이 돌아가며 해 주는 총평이 백미다.

Q. 디데이를 통해 디캠프에 입주했거나 투자 받은 팀은?

A. 매월 한두 팀이 입주하고 한두 팀이 디캠프 투자를 받는다. 한꺼번에 세 팀이 입주할 때도 있다. 작년 1월 이후 디캠프에 입주했거나 투자를 받은 팀은 다음과 같다.

2015년
우승
2~5위 (무순)
1월
엔씽(공동우승)
타운어스(〃)
원티드
바디온
메디컬네트웍스
2월
8퍼센트
Solver
하우비
투비콘
레고
4월
스마트포캐스트
워시스왓
프라임박스
카이노스
Unitake
5월
웨이웨어러블
골든이어스
짐맨
아카인텔리전스
위펀딩
6월
애드링
멋집(핫소스)
와이퍼
라르고소프트
Baypax
7월
스튜디오씨드
센트비
와탭랩스
어픽스
에이제로페이퍼
8월
큐비트시큐리티
쓰리클랩스
제이지더블유
라프텔
Eggbun
9월
스테이즈
피어스
마이팝
Gplelab(투데잇)
DevelRock(밀리)
10월
헬프미
쇼베
펜튀
면세점월드
리나소프트
11월
자비스
엑스바엑스
프랑코지
호우호우
텔라







디캠프 입주+투자
디캠프 입주만
디캠프 투자만
입주/투자 안함
2016년
우승
2~5위(무순)
1월
이놈들연구소
플레이팅
BSMIT(파봇)
나무(알렉스)
아토머스
2월
모인(MOIN)
부동산다이어트
하우투리슨
로플렛
쩐당
3월
래블업
콘크리트
픽플컴퍼니
인크
마드라스 체크
4월
힐링페이퍼
쇼한
태글
베이비프렌즈
자프
5월
닥스엠티
플립라디오
펀다게임즈(비쥬)
핑거앤
테일러켄텐츠
6월
미티영
오누이
오라이츠
옴니어스
이젤







Q. 디데이를 누가 참관하고 무얼 기대할 수 있나?

A. 디데이 참관자는 창업자, 예비창업자, 투자자, 직장인, 학생 등이다. 창업자나 예비창업자는 강남권 최고 멘토들의 평과 조언을 들을 수 있고, 투자자들은 투자할 만한 팀을 찾을 수 있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강남 창업계 분위기를 보기 위해 디데이를 참관한다. 디데이 참관은 무료이다. 발표와 시상이 끝난 뒤에는 음식을 먹으면서 네트워킹을 한다. 음식은 디캠프 측이 제공한다. 네트워킹 시간에는 다른 참관자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고 심사위원들과도 잠깐 얘기를 나눌 수 있다.

Q. 디데이는 어디서 열리나?

A. 디데이는 디캠프 6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이나 분당선 선정릉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4분, 2호선 선릉역 7번 출구에서 도보로 7분쯤 걸린다. 주차장은 여유가 없다.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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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밖에 디데이 매력은 뭔가?

A. 디데이는 단순한 데모데이가 아니다. 액셀러레이터가 애써 키운 팀들을 예쁘게 포장해서 선을 보이는 행사가 아니다. 디캠프 입주/투자를 놓고 벌이는 피 터지게 경쟁하는 경연이다. 그렇다 보니 5개 팀이 발표하고 Q&A를 하는 2시간 동안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된다. 참관자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지켜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디데이는 강남권의 혁신적이고 활기찬 ‘스타트업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행사 진행을 어떻게 하는지, 무대에 오른 창업자들이 어떻게 발표하고 심사위원들이 뭐라고 평하는지, 행사장 분위기는 어떤지, 네트워킹을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살펴볼 만하다. 실리콘밸리를 연상시키는 강남 창업계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7월 디데이는 28일(목요일) 저녁 6시에 시작한다. 디데이=입주+투자. (광파리)

2016년 7월 13일 수요일

‘스타트업 코리아’ 인종차별에 발목 잡혀서야…

한국경제신문 오늘자에 실은 스타트업 칼럼 전문을 싣습니다. (광파리)

안양에 있는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 G사는 최근 보물 같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잃었다. 베트남 출신 엔지니어인데 “미국으로 가겠다”며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 대표는 만류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가 떠나겠다고 말한 속내를 너무나도 잘 알기에.

베트남인 CTO는 수학경시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수학 천재”라고 했다. 한국 대기업에서 그만두자마자 영입했는데 실력이 좋아 대표는 늘 “우리 보배"라고 말했다. 그런데 CTO는 1년도 안돼 “미국으로 가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피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견딜 수 없다고 했다.

G사 대표는 “아이들한테 ‘외국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라’고 가르치지 않은 어른들 책임이 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외국인 노동자가 밀린 임금 달라고 요구하자 동전 2만3000개를 준 악덕 사업자도 있었지 않냐. 외국인한테 이렇게 배타적인 나라가 어떻게 실리콘밸리와 같은 세계적인 창업 허브가 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 디캠프(D.CAMP)에서 센터장으로 일하다 보니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나 마케터로 일하는 외국인을 자주 만난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인도인 엔지니어는 “한국에서 7년 살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은 외국 젊은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을 갖췄다. 한류의 진원이고 홍대 앞 같이 젊음을 발산하기 좋은 공간도 많이 있다. 그런데도 우수 인재들이 서울 대신 실리콘밸리를 택하는 이유가 뭐겠냐? 유색인에 대한 차별도 원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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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외국 인재들이 한국 스타트업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사례도 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튜디오시드는 작년 여름 중국인 유학생을 인턴으로 채용했다. 한국말도 잘해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작년 가을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참가했는데 이 인턴이 발표해 입상했고 중국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까지 받았다. 김수 스튜디오시드 대표는 “중국 시장을 개척할 요량이라면 중국말도 하는 한국인보다는 한국말도 하는 중국인을 앞세우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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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의사 연결 플랫폼을 운영하는 닥스MT는 키르기스탄 고려인 3세 형제를 개발자로 채용했다. 형 세르게이가 먼저 입사했다. 세르게이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입국해 원룸 생활을 했다. 어느 날 모집공고를 보고 응모했는데 대표가 “내 앞에서 코딩 할 수 있냐?”고 물었다. 한국인 개발자 2명은 거절했고 세르게이는 기꺼이 응했다.

닥스MT 대표는 세르게이를 채용한 뒤 매우 만족한다. “실력이 좋고 성실하다”고 했다. 세르게이는 닥스MT 입사 후 고국에 있는 아내와 아이를 데려왔고 이어 동생도 와서 닥스MT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닥스MT는 ‘5월 데모데이’에서 우승해 디캠프에 입주했다. 세르게이는 “한국 생활에 만족하느냐?”고 물으면 “좋다"며 싱긋 웃는다.

세계적으로 ‘창업을 통한 혁신 경쟁'이 불 붙으면서 스타트업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룩셈부르크 장관이 한국 창업계를 돌면서 핀테크 스타트업들한테 ‘러브콜'을 했고, 중국의 경우 성(省) 단위, 도시 단위 대표단이 방문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하곤 했다.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국내 거주 외국인과 유학생 및 이민자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다음달 용산전자상가에 서울글로벌창업센터를 연다.

외국인을 괄시해 우수 인재가 한국을 떠나게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월드밸류서베이(WVS)가 80개 국가를 대상으로 다른 인종에 대한 관용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7개 등급 중 6등급, 최하위권에 속했다. 일본(3등급) 중국(4등급)과 비교해도 훨씬 낮다.

김도현 국민대 교수는 “한국에서 창업하길 원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데 대부분 포기한다"며 “이들이 기꺼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인재들이 널리 분포돼 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계 2세이고,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와 구글 CEO 순다 피차이는 인도 출신, 테슬라 창업자인 일런 머스크는 남아공 출신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실리콘밸리를 닮고 싶다면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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