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31일 토요일

주파수 경매가 남긴 세 가지 오점


주파수 경매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경매를 주도한 미래창조과학부와 경매에 참여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의 입장에서 봤을 때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 입장에서 봐도 그렇습니다. 이상한 결과가 나와 ‘광대역 LTE 서비스'가 지연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경매를 지켜본 구경꾼이었던 저는 마냥 박수칠 수는 없습니다. 눈꼴 사나운 일도 있었습니다. 싫은 소리를 좀 하겠습니다.


우선 미래부가 발표한 경매 결과입니다.


보시다시피 KT의 1.8기가(GHz) 인접대역을 허용하는 플랜2에서 이통 3사가 주파수를 하나씩 챙겼습니다. 제 51차 밀봉입찰에서 KT 인접대역을 허용하는 플랜2가 승리했고, SK와 LG가 각각 C2와 B2 블록을 차지해 미래부 희망대로 경매가 끝났습니다. KT는 1.8기가 인접대역 15메가(MHz)를 확보함으로써 기존 주파수에 붙여 곧바로 수도권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LTE 후발주자가 추격 발판을 마련한 셈이죠.

SK는 KT의 광대역 서비스를 막았다는 비난을 피하면서 4500억원대 적은 비용으로 1.8기가 대역에서 35메가 광대역을 확보했습니다. (낙찰가는 1조500억원이지만 여유 주파수 20메가를 조기에 반납하고 돌려받을 금액을 빼면 4500억원대.) SK는 현재 1.8기가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빠른 시일내에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LG는 2.6기가 대역에서 최저경쟁가격으로 낙찰받아 실리를 챙겼습니다. 그리고 미래부는 3사에 하나씩 할당함으로써 광대역 LTE 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경매가 남긴 3가지 잘못을 지적하겠습니다.

첫번째, 이동통신 3사가 노조를 앞세워 정부에 압력을 가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특정 업체를 봐주는 식이면 안되죠. 그런데 이통 3사 노조는 미래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분통이 터져 참을 수 없었을 테고, 경쟁사 노조가 나서는데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겠죠. 하지만 다시는 이렇게 해선 안됩니다. 자사 이익을 위해 국민을 우선시해야 하는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일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두번째, 빌미를 제공한 정부 잘못도 큽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회는 특별 팀까지 만들어 ‘모바일광개토플랜’이라는 주파수 중장기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도 900메가(MHz) 대역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 KT한테 할당해 “불량품”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걸 의식한 나머지 군에서 사용하던 KT 인접대역을 반납받자마자 경쟁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할당계획을 밝혀 싸움을 촉발했습니다. 이통 3사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계획을 짰다면 이렇게 하진 않았겠죠.

세번째, 주파수 할당을 정치 흥정 대상으로 삼은 국회의원들도 매를 맞아야 합니다. 정부의 판단착오로 주파수 정책을 잘못 펼치면 정보통신산업이 5년, 10년 낙후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의정활동을 잘한다는 평을 받았던 의원마저 “국회로 가져오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주파수 정책은 공무원이 소신을 가지고 목숨 걸고 고집을 피워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청렴해야 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내막을 잘 알지 못하는 의원들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일이 아니고, 정치 흥정으로 결론을 내릴 사안이 아닙니다.

이번 경매는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저 같은 구경꾼이 보기엔 그랬습니다. 미래부가 경매 계획을 발표했을 때 저는 ‘이게 대체 뭐냐’고 했습니다. 너무 복잡해서 무슨 얘기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한참 동안 설명을 듣고 나서야 속으로 빙긋 웃었습니다. 어떤 천재가 꾀를 부렸구만. 상상해 보니 이통 3사 어느 누구도 함부로 장난치지 못하게 하고, 잘만 하면 3사한테 주파수를 한 덩이씩 할당할 수 있는 묘안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애초에 정부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손가락질 받을 짓을 하지 않았다면 경매 방식이 이렇게 복잡해지지 않았겠죠. 따지고 보면 이명박 정부 방통위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입니다. 당시 공무원들이 상임위원들 눈치나 보면서 복지부동한 걸 출입기자로서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이번 경매를 원만하게 끝낸데 대해 박수를 칩니다. 아울러 다시는 무사안일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하나 더... 이통사들이 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하기 위해 대관업무 조직을 대폭 키운 것도 맘에 안듭니다. [광파리]


2013년 8월 29일 목요일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인가? 쿼라 사이트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는데 답변이 재밌습니다. 급한 일 제껴놓고 메모합니다. 엘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창업자이자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를 닮은 인물. 쿼라는 ‘네이버 지식인'처럼 누군가 질문을 올리면 누구든지 답을 쓰는 집단지성 사이트. 퀄리티는 정평이 났죠.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사. 스티브 잡스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바꿔놓은 마케팅의 대가.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엘론 머스크가 스티브 잡스보다 낫다고 믿기 시작했다. 기술혁신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면서 머스크가 문샷(과감한 도전)으로 갈증을 풀어주길 기대한다. 그는 로켓 회사 스페이스X와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창업자이다. 뉴욕~캘리포니아를 30분에 주파할 수 있다는 ‘하이퍼루프’ 제안자이기도 하다.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를 35분만에 달린다고 밝혔는데…?)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다. 1999년에 공동설립한 페이팔은 온라인 거래를 혁신했다. 테슬라가 올해 판매할 전기자동차는 2만여대… 테슬라 주가는 최근 1년새 400% 이상 급등. 시가총액이 200억 달러 (22조원).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된 열살배기 신생기업.)



쿼라 질문: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인가?

첫번째 답변(추천 1200명 이상): 엘론 머스크랑 5년 반 동안 함께 일했고 많은 얘기를 나눴기에 답변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엘론은 내가 만난 가장 영리하고, 다이내믹하고, 카리스마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를 스티브 잡스와 비교한 기사를 읽었는데, 잡스는 엘론과 비교가 안된다. 엘론은 베르너 폰 브라운, 하워드 휴즈, 헨리 포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을 섞어놓은 것 같은 사람이다. 그는 책을 엄청나게 읽는다. 디자인도 자습해서 배웠고,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형태의 로켓과 우주선도 책을 읽고 만들었다. 그는 책에서 터득한 인사이트를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결합한다. 엘론은 괴짜 천재다.

두번째 답변 (820명 추천): 엘런 머스크는 이미 스티브 잡스를 뛰어넘었다.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 지향 제품을 만들어 수십억명에게 팔았다. (머스크가 공동창업한) 페이팔 사용자도 수백만명에 달하지만 “머스크” 하면 역시 스페이스X와 테슬라다. 그런데 두 회사는 일반인에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머스크의 목표와 비전은 잡스의 그것보다 훨씬 원대하다. 머스크는 다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우주 탐사, 전기자동차, 온라인 결제 등에 평생을 바쳤다. 그는 이런 산업을 재창조했다. 게다가… 머스크는 아직 끝내지 않았다. 그는 스페이스X를 끝내고 초음속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고 싶어한다.

세번째 답변: 엘론 머스크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룬 것만으로도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잡스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꿨고 머스크는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특별하다. 잡스가 남긴 것은 수년내에 곧바로 느낄 수 있지만 머스크가 남긴 업적은 우리 세대에 규명하긴 어려울 것이다.



네번째 답변: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제 2의 토니 스타크다. 머스크는 레전드다. (토니 스타크는 아이언맨 주인공, 엘론 머스크를 닮았다고 하죠. 참고)

다섯번째 답변: 엘론 머스크는 첫번째 엘론 머스크다.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고)

여섯번째 답변:
스티브 잡스는 비즈니스맨, 엘론 머스크는 엔지니어.
스티브 잡스는 모든 걸 특허 등록, 엘론 머스크는 특허 싫어한다.
스티브 잡스는 뮤직플레이어를 내놓아 더 유명하고,
엘론 머스크는 세계 최초 상업 우주선을 내놓아 덜 유명하다.
엘론 머스크는 넥스트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잡스보다 대단하다.



여기까지 간추립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썼다시피 세계는 지금 혁신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내놓은지 3년이 지났는데 애플은 아직 혁신적인 걸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엘론 머스크는 로켓을 쏘아올려 우주정거장까지 다녀오게 했고, 전기자동차 모델S로 돌풍을 일으키고, 혁신적 수송수단 ‘하이퍼루프'도 제안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낫냐, 엘론 머스크가 낫냐 비교하는 건 아이들 장난이고, 엘론 머스크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살아 있는 기업인을 떠받드는 건 반대하지만 엘론 머스크에 대한 기대는 큽니다. 1971년생 남아공 출신 마흔두살 젊은이. [광파리]

최근에 쓴 엘론 머스크와 테슬라에 관한 글을 링크합니다.


2013년 8월 26일 월요일

허공에서 손을 움직여 설계한다…엘론 머스크의 실험


엘론 머스크가 금주에는 또 무엇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요? 머스크가 어제(미국시간 8월24일) 3개의 트윗을 날렸습니다. 허공에서 손을 움직여 로켓 부품을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손 동작 홀로그램 디자인은 유용하다 손 동작으로 로켓 부품을 설계하고 바로 티타늄으로 인쇄하는 동영상을 다음주에 올리겠다. 이런 내용입니다.



엘론 머스크는 최근에도 두세 차례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스페이스X의 그래스하퍼 프로젝트 동영상, 하이퍼루프 초고속기차 계획, 그리고 전기자동차 모델S의 놀랄 만한 실적 등입니다. 로켓이 수직으로 이륙한 뒤 곧이어 원위치로 착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믿기지 않았고 비행기보다 빠른 하이퍼루프 역시 믿기지 않았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현재 판매하는 모델S 성과는 믿지 않을 수 없죠. 모델S는 머스크가 창업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가격은 거의 1억원.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죠. 럭셔리카 시장의 12%를 차지했다고 하고 미국 고속도로안전청이 실시한 안전 평가에서 역대 최고 점수로 전 부문에서 별 다섯을 획득했다고 합니다.



금주에도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것을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허공에서 손을 움직여 로켓 부품을 설계하고 곧바로 3D 프린터로 인쇄까지 한다…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공개한다니까 두고 봐야죠. 엘론 머스크. 1971년 남아공에서 태어난 천재 엔지니어. "제 2의 스티브 잡스". 제가 최근에 쓴 아래 글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광파리]

(2013.8.13) 엘론 머스크, 비행기보다 빠른 하이퍼루프 제안
(2013.8.15) 전기자동차에 이어 전기비행기…엘론 머스크의 꿈




One More Thing. 스물두살 버클리 대학생이 1년 전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테슬라 주식에 3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대박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3만 달러가 지금은 8배가 넘는 25만 달러. 쉽게 말해 3340만원이 1년만에 2억7800만원. 이 친구 말하길, 테슬라 뜰 줄 알았다, 친구들한테 이 얘기 하면 “미쳤다”고 했다. 그땐 그랬겠죠.

2013년 8월 25일 일요일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에서 구글한테 추월당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스티브 발머에 관한 세번째 이야기. 발머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시점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구글 주가가 많이 올랐죠. 그 결과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시가총액에서 구글한테 추월당했습니다. 발머가 사퇴를 발표한 8월23일 종가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 2895억 달러, 구글 2898억 달러.



닷컴버블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 무렵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은 6000억 달러를 넘었다고 합니다. 당시 구글은 창업 초기라서 매출이 미미했고, 경영진은 마이크로소프트한테 걸리면 죽는다며 “눈에 띄지 않게 하라"고 했다죠. 그랬던 구글한테 덜미를 잡혔으니 마이크로소프트 투자자는 물론 임직원들도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 같습니다.

애플 시가총액은 8월23일 현재 4552억 달러입니다. 작년 가을 주가가 700달러를 돌파했을 땐 6500억 달러 이상이었는데 2000억 달러 가량 줄었습니다. 주가나 시가총액은 기업의 미래가치까지 반영한 수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에 이어 구글한테도 추월당했다면 아무리 배짱 좋은 CEO라도 사퇴를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임직원들의 마음도 많이 불편했겠죠. 그게 CEO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했을 테고요. 구인구직 사이트 글래스도어가 집계하는 ‘CEO 신뢰율'을 보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CEO,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CEO, 팀 쿡 애플 CEO는 신뢰율이 90%대이고, 발머는 50%를 밑돕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글래스도어가 언제부터 CEO 신뢰율 조사를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스티브 발머의 경우 2008년 2분기에 최고치인 65%를 기록한 이래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여 2011년 2분기에는 27%까지 곤두박질했습니다. 그 후 오름세로 돌아서 56%까지 회복되는가 싶었는데 다시 미끄러져 이제는 명예 회복 기회마저 잃고 말았습니다. [광파리]

참고1: 스티브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13년간 ‘제로상승'

2013년 8월 24일 토요일

마이크로소프트 CEO 후보로 누가 꼽힐까?


스티브 발머가 12개월 이내에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면 누가 그 자리에 앉을까요? 포브스가 후계자가 될 만한 다섯 사람을 꼽았습니다. 현직 간부 두 사람과 전직 간부 세 사람. 이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간부 출신인 스테펜 엘롭 노키아 CEO도 포함됐습니다. 방금 재밌게 읽은 기사라서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포브스가 새 CEO 후보로 꼽은 첫번째 인물은 줄리 라손-그린(1962년). 시놉스키가 떠난 후 디바이스&스튜디오 부문을 맡고 있는 인물로 전무급이죠. 성공한 엑스박스와 실패한 서피스 역시 라손-그린 소관 분야. 포브스는 사내 후보 중에서는 ‘최고’라고 평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잘 아는 인물이라는 겁니다.

두번째 후보는 취 루(1961년). 애플리케이션&서비스 그룹 전무. 오피스, 스카이프, 빙(Bing) 검색엔진 등을 총괄. 상하이 후단대를 나온 중국계.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 취득. IBM, 야후 거쳐 2008년 발머 영입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입사 (2008년). 미국 테크 대기업 CEO 자리에 과연 중국계가 앉을 수 있을까요?

세번째는 빅 군도트라(1968년) 구글 부사장.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라이브 개발을 주도했고 2007년 구글로 가서 구글플러스를 이끌고 있는 인도계. 인도기술대(IIT) 출신. 두고두고 아쉬운 윈도라이브… 여기서 이루지 못한 걸 구글플러스에서 이룬 셈인데…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가 군도트라도 당연히 검토대상에 포함시키겠죠.

네번째는 스티븐 시놉스키(1965년). 작년말 윈도8 발표 후 갑자기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궁금증을 자아냈던 인물. 도대체 내부에서 어떤 갈등이 있었길래… 윈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웃룩닷컴, 스카이드라이브 등 다양한 분야를 주도했던 인사라서 이사회가 검토할 만한 후보.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게 된 원인이 변수일 듯.

다섯번째는 스테펜 엘롭(1963년생) 노키아 CEO. 2010년 9월 노키아 CEO로 임명될 대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보낸 트로이목마'란 말을 들었던 인물. 캐나다인. 2008~2010년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 디비전 책임자. 노키아 CEO가 된 이후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을 채택해 노키아의 고립을 초래. 그런데 후보로 검토한다?


포브스가 꼽은 다섯 후보 중 엘롭이 가장 재밌습니다.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CEO로 복귀한다면, 복귀 후 노키아 인수를 추진한다면… 생각만 해도 대박입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말입니다. 그러나 노키아가 윈도폰을 택해 고립된 것은 엘롭의 실책입니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된다면 ‘트로이목마' 짐작이 맞았다는 말을 듣겠죠.

어떻습니까? 포브스가 꼽은 다섯 사람 중에서 새 CEO가 나올까요? 일단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고, 여의치 않으면 외부에서 찾고… 외부 인사라도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이 좋다면 퇴직간부들을 검토하겠죠.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 없는 사람도 검토할 텐데… 더 버지는 포브스와 전혀 다른 인사들을 후보로 꼽았습니다.


내부에서는 스카이프 창업자 토니 베이테스와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스 엔지니어링 그룹을 이끌고 있는 새트야 내덜라를 주목한다고 합니다. 베이테스는 스카이프로 대박을 터뜨린 경험도 있고 시스코에서 일한 적도 있어 기업과 고객 양쪽을 잘 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합니다. 더 버지는 줄리 라손-그린은 후보로 꼽지 않았습니다.

외부 CEO 중에선 다양한 경험을 거친 사람이 대상이 아니겠느냐… 넷플릭스 CEO 리드 해스팅스. 5년간 마이크로소프트 이사를 지낸 바 있고 발머도 극찬했던 인물. 더 버지도 스테펜 엘롭 노키아 CEO가 복귀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내년까지 가지 않고 올해 후임을 앉힐 수도 있다, 후임자 물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어떤 이들은 창업자이자 회장인 빌 게이츠(58)가 컴백하면 어떻겠느냐고 하는데, 가능성이 없다고 합니다. 게이츠는 게이츠멜린다재단 일이 바빠 회사 일은 생각도 안한다는 겁니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후임자를 물색하는 일에만 관여할 것 같습니다. (링크)

남의 회사 새 CEO를 짐작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냥 재미로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CEO가 되든 거대한 항공모함을 선회하는 일은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조직문화를 바꾸고, 비전을 재정립하고, 조직원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단기적으론 실적도 챙기고… 꽤 노련한 사람을 택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광파리]



스티브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13년간 '제로상승'


어제 밤 스티브 발머(58)가 “12개월 이내에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나스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7% 이상 올랐습니다. 발머가 CEO로 재임한 13년8개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꿈쩍도 않고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처음 1~2년간 주가 거품이 빠진 후만 놓고 보면 등락률이 거의 제로입니다. 반면 애플은 1800% 이상, 구글은 700% 이상 주가가 올랐습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안팎에서 지탄을 받고 있는 CEO. 어제 발머가 마이크로소프트 사이트를 통해 ‘12개월 이내 사임’을 발표하자 마이크로소프튼 단숨에 7% 이상 급등했고 장이 끝날 때까지 7%대 상승률을 유지했습니다. 그렇다면 발머가 억누른 주가가 7%가 넘는다? 이걸 ‘발머 이펙트' 또는 ‘발머 디스카운트'라고 할 수 있겠죠.


스티브 발머가 빌 게이츠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된 2000년 1월 이후 주가 그래프입니다. 처음 2년 동안은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도 계속 떨어졌습니다. 이후 11년 동안은 신기할 정도로 박스권을 유지했습니다. 25~30달러 범위를 거의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주가등락률이 제로. 발머가 신기를 부린 걸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를 애플, 구글 주가와 비교하면 믿기지 않는 그래프가 나옵니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지… 실리콘밸리를 대표할 만한 세 기업의 주가는 극명하게 대조를 이룹니다. 눈짐작으로 애플 주가는 발머가 CEO가 된 이래 1800% 이상, 구글 주가는 700% 이상 올랐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0%선을 지켰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13년 제로상승률을 기록한 게 스티브 발머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닷컴버블 붕괴나 PC시대 종막은 발머 때문은 아니죠. 하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CEO로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오래 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문제는 발머"란 말까지 나왔는데, 본인은 2018년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보도자료. 오늘 스티브 발머가 12개월 이내에 후임자를 선정하고 CEO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때까지는 발머가 CEO로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디바이스/서비스 회사로 전환시키는 일을 주도한다. 발머는 이렇게 말했다. “전환하기에 완벽한 시기는 없지만 지금이 적절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디바이스/서비스 회사로 전환하는 도중에 물러나고 싶었다. 마이크로소프트한테는 디바이스/서비스 회사로 전환하는데 적합한 새 CEO가 필요하다.” 이사회는 (후임자 선정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존 톰슨이 위원장을 맡았고 빌 게이츠 의장도 포함됐다. 빌 게이츠는 “승계계획위원회 멤버로서 훌륭한 새 CEO를 찾을 수 있게 이사회 멤버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티브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에 관한 이야기를 좀더 이어서 하겠습니다. [광파리]


2013년 8월 23일 금요일

크롬 브라우저의 이미지검색 더 편해졌다


크롬 브라우저의 ‘이미지검색'이 더 편해졌습니다. ‘마우스 우클릭’만으로 편하게 검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글이 최근에 내놓은 크롬 브라우저 새 베타 버전을 깔면 이렇게 됩니다. 기존 버전(맥은 29)에서는 이미지검색 익스텐션을 깔아야만 ‘우클릭 이미지검색'이 가능했는데 새 베타 버전에서는 익스텐션을 깔지 않아도 이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구글 이미지 검색은 디폴트 검색엔진이 구글로 설정돼 있어야 작동합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이미지(사진 그림 그래픽 등)가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조금 전 구글플러스 사이트에서 눈에 익은 사진을 봤습니다. 미국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사진입니다. 이때 킹 목사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다든지, 사진 출처가 궁금하다든지, 파일이 좀더 큰 사진을 찾고 싶다면 이미지검색을 하면 됩니다.

1. 사진 위에 커서를 대고 마우스 우클릭(오른쪽 버튼을 클릭).




2. 마우스 우클릭 하면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메뉴창이 뜹니다. 여기서 ‘이 이미지를 구글로 검색(Search Google for this Image)’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이 뜹니다.



3. 보시다시피 검색했더니 ‘마틴 루터 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연설 사진'이라고 나옵니다. 여기서 다양한 크기의 사진을 찾을 수 있고, 비슷한 사진도 볼 수 있고, 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연설을 정리한 위키피디아 사이트, 해당 사진이 게재된 다른 사이트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가 뜹니다. 아래는 맨 위의 ‘All sizes’를 클릭한 화면과 여기에 있는 사진을 클릭했을 때 연결된 사이트 화면입니다.



크롬 브라우저의 구글 이미지검색. 오래 전부터 익스텐션을 깔아 사용해온 분도 계실 텐데, 아주 편리합니다. 위 사진도 인터넷에서 봤을 땐 ‘킹 목사 연설 사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미지검색을 하면 ‘I have a dream’ 연설 장면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기존 크롬 브라우저에서 이미지검색을 사용하려면 크롬웹스토어에 접속, 이미지검색 익스텐션을 내려받아 깔아야 합니다. 저처럼 베타 버전을 내려받아 깔면 기존 정식 버전을 대체하게됩니다. 베타 버전은 실험 버전이라서 새 기능을 이용해보는 장점이 있지만 버그도 감수해야 하고, 새 버전이 나올 때 자동 업데이트가 안돼 수동으로 깔아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습니다. 편한 쪽을 택해서 이미지검색을 잘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광파리]

2013년 8월 22일 목요일

구글 ‘헬프아웃' 런칭…전문가와 영상채팅 하며 노하우 배운다


구글이 ‘헬프아웃(Helpout)’이란 서비스를 내놓습니다. 이미 랜딩페이지를 열었고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소개 영상도 올려놨습니다. 헬프아웃은 인터넷과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노하우/지식 등을 온라인으로 사고팔 수 있게 지원하는 서비스. 헬프아웃을 이용하면 누구든지 자신의 노하우나 지식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드라이브'란 것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면… 누군가 토요일 오전에 한 시간 동안 일대일로 가르쳐준다면 좋겠는데… 누가 잘 가르치는지 모르겠고, 집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이럴 때 평판 좋고 비용이 저렴한 분을 선택해 행아웃 영상통화를 하면서 배울 수 있다면 좋을 겁니다.



테크크런치 기사 (7/24). 구글이 조용히 새 플랫폼으로 마켓플레이스 야심을 키워가고 있다. 이름은 헬프아웃. 개인이나 중소 사업자들이 실시간 영상을 이용해 서비스를 사고 팔 수 있게 지원하는 서비스. 판매자 프로필, 평판관리 활용, 일정 공지, 결제 기능, 검색… 구글 행아웃 구글월렛 등과 결합. 카테고리는 컴퓨터, 교육, 음식, 건강, 취미, 수리 등. 건강상담, 피트니스 교실, 수리 지원, 요리 교실 등이 가능. 아르헨티나에 사는 교사가 일본 학생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뉴욕 사는 교사가 와이오밍 집에 있는 주부한테 요가를 가르치고, 수리점 직원이 인터넷을 이용해 고객 노트북의 부러진 팬을 고쳐줄 수 있다. 구글은 엔지니어 20여명으로 팀을 구성해 비밀리에 헬프아웃을 개발했다.

9to5Google 기사. 구글플러스 행아웃(영상통화)을 이용해 돈 받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헬프아웃’이란 시스템을 개발해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아주 간단하다.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다면 전문가로 등록해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다. 그런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전문가를 찾아 온라인으로 적정가격을 치르고 배울 수 있다. 구글은 거래를 중개한다. 여기서는 평판을 쌓고 점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헬프아웃.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영상통화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많이 있었죠. 그러나 행아웃, 구글월렛 등 영상통화 기반과 결제 기반을 갖춘 구글이 한다니까 관심이 갑니다.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성공한다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서비스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Real help from real people in the real time.

한 가지 덧붙이자면 커머스(장사)에 관한한 구글은 거의 '잼뱅이'라는 점입니다. 그루폰을 본따 구글오퍼스도 만들었고 지불결제수단인 구글월렛도 만들었지만 잘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커머스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어 언젠가는 잘 되겠죠. 막강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가지고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다크호스라고 생각합니다. 자사의 각종 서비스를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할 거라고 봅니다. [광파리]


2013년 8월 17일 토요일

블룸버그 "갤럭시기어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탑재 안한다"


삼성이 9월4일 갤럭시노트3와 손목시계형 기기 '갤럭시기어'를 동시에 공개한다고 합니다. 삼모바일에 이어 블룸버그도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 기사 제목에는 ‘손목시계형 스마트폰'이라고 씌여 있어 깜짝 놀랐는데 기사에는 그냥 ‘손목시계형 기기'라고 씌여 있습니다. 갤럭시기어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블룸버그 기사. 삼성이 다음달 손목시계형 기기를 공개한다. 이름은 “갤럭시기어”. 전화를 걸 수 있고, 웹 서핑 할 수 있고, 이메일을 송수신할 수 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두 사람이 알려줬다. 구글 안드로이드 OS 탑재. 연내에 판매 시작. 베를린 IFA 전시회 이틀 전인 9월4일 공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채택 안한다. 갤럭시노트3와 함께 공개된다.

이에 앞서 삼모바일은 갤럭시기어 스펙에 관해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사방 3cm 정사각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카메라를 장착한다는 점입니다.
CPU: 삼성 엑시노스 4212 듀얼코어 1.5GHz
GPU: ARM 말리-400 MP4
RAM: 1GB
디스플레이: 320x320 (3cmx3cm) 아몰레드
카메라: 200만 화소
무선통신: 블루투스, NFC

누군가 ‘갤럭시기어'에 관한 루머를 토대로 컨셉 동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손목시계형 기기로 S보이스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특징입니다. 펼치면 화면 크기가 아이폰5 정도 됩니다. 이것만 있으면 폰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 없겠죠. 그러나 블룸버그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하지 않는다고 썼습니다. 그냥 재미로 보시기 바랍니다.




컨셉 동영상은 꽤 재밌습니다. 그런데 블룸버그 기사가 맞다면 갤럭시기어는 혁신적인 기기라기보다는 소니/LG 스마트시계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기기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동 중에 폰을 꺼내지 않고도 웬만한 것은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겠죠. S보이스 성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모르겠지만 웬만한 것은 음성으로 처리할 것 같습니다.

애플도 약 100명의 디자이너로 시계형 기기 팀을 꾸렸고 연내에 제품을 내놓을 것 같다고 합니다. 저는 어제 애플 웨어러블 기기에 관한 글을 쓰고 ‘손목시계형 기기가 아닐 수 있다'는 제목을 달았는데, 손목에 차는 기기일 수는 있어도 ‘보는 기기'가 아니라 ‘음성 기반의 기기'가 아니겠느냐는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바꿨습니다. [광파리]

참고: 애플 웨어러블 기기는 ‘보는 기기'가 아닐 수 있다.

2013년 8월 16일 금요일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는 "보는 기기"가 아닐 수 있다


루머 얘기는 웬만하면 하고 싶지 않은데, 간단히 한 마디 할까 합니다. 실리콘밸리 어느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는 아이워치 컨셉 사진을 보면서 ‘이건 아닐 텐데…’ 싶어 퇴근하려고 가방 챙기다 말고 메모합니다. 그동안 애플이 손목시계형이나 팔찌형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많았습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도 올 가을부터 내년 사이에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한 바 있죠. 이제 가을이 시작됩니다.

이번에 나온 아이워치 컨셉은 실리콘밸리 디자인 회사 지발디의 디자이너가 그렸다고 하는데, 비즈니스 인사이더, 드리블닷컴 등의 사이트에 올려져 있습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손목시계형 기기로 컨셉을 잡았습니다. 그럴 듯 합니다. 특히 제품상자는 애플 디자인팀이 그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슷하게 생겨 웃음이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애플이 이런 컨셉의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으려고 그토록 뜸을 들였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웨어러블’이라면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되는 쪽으로 컨셉을 잡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폰으로 보던 걸 손목에서 "보는 기기"라면 이미 소니도 시도했고 LG도 시도했습니다. 성공 못했죠. 애플 시리나 구글나우를 생각하면 ‘웨어러블'은 굳이 보지 않아도 되게, "음성 기반의 기기"로 내놓는 게 맞다고 봅니다.

지발디 디자이너가 그린 아이워치 컨셉 사진은 아이폰처럼 눈으로 보는 걸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면 손목에 둘러도 제법 큰 화면이 될 것이란 얘기인데 그림으로 봐선 가벼울 것 같지도 않고 배터리가 하루종일 버틸 것 같지도 않습니다. 재질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넘어졌을 땐 위험해 보이기도 합니다.

삼성이 9월5일 베를린에서 갤럭시노트3와 함께 스마트시계(갤럭시 기어)도 내놓을 거라고 합니다. 폰과 연동하는 손목시계형 액세서리 기기입니다. 애플도 삼성처럼 "손목시계형 보는 기기"를 내놓는다면 비웃음을 받지 않을지… 삼성이 "손목시계형 보는 기기"를 내놓는다면 애플은 "보는 기기"에서 진화한 걸 내놓아야 “애플답다"는 말을 듣겠죠.

제 추측이 틀릴 수도 있지만 삼성과 애플이 웨어러블 기기 “쇼다운”을 할 시기가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애플은 내년 이후"란 얘기도 있긴 합니다. 아무튼, 삼성이 애플보다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 “클론(clone)" 오명을 벗고 ‘패스트 팔로어'에서 “리더"로 거듭날 수 있고, 애플이 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다면 “역시 애플답다", “삼성은 아직 한 수 아래다"는 말이 나오겠죠. 삼성과 애플의 “웨어러블 결투”가 기대가 됩니다. [광파리]

(참고1) 처음에 '손목시계형 기기가 아닐 수 있다'로 제목을 뽑았더니 오해 소지가 커서 '보는 기기가 아닐 수 있다'로 제목을 바꿨습니다. 손목에 시계처럼 두르든 팔찌처럼 두르든... 손목에 차는 기기일 수는 있다고 봅니다. 조본 업처럼. 그러나 그게 "보는 기기"가 아니라 음성으로 작동하는 "음성 기반의 기기"일 것이란 뜻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참고2) 블룸버그 "삼성 갤럭시기어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탑재 안한다"



전기자동차에 이어 전기비행기…엘론 머스크의 꿈


주간경제지 한경비즈니스 최근호(8월21일자)에 썼던 글을 블로그에 옮겨 싣습니다. 엘론 머스크에 관한 글인데 머스크는 이 글을 쓴 몇 일 후 하이퍼루프 구상을 밝혔죠.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험’은 대박으로 이어질까요? 테슬라가 금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8월8일 이 회사 주가는 나스닥에서 15% 급등했습니다. 종가는 153달러대. 지난 4월 40달러대였으니까 4개월만에 3배 이상으로 뛰었습니다. 테슬라는 미국 팔로알토에 있는 전기자동차 회사이고, 엘론 머스크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입니다.

엘론 머스크(1971년생, 42세)는 스티브 잡스를 이을 혁신적 기업가로 꼽힙니다.

테슬라가 애플처럼 떼돈을 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된 열살배기 신생기업. 2분기 매출은 4억5백만 달러, 이익은 주당 5센트였습니다. 톰슨로이터 집계 애널리스트 예상은 매출 3억8340만 달러에 17센트 적자였다고 하니까 ‘어닝 서프라이즈'입니다. 1분기에 창사 후 처음 흑자를 기록했고 두 분기째 흑자를 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를 2분기에 4500대쯤 팔았을 것이라는 애널리스트 예상을 깨고 5150대 팔았습니다. 생산량도 주당 400대에서 500대로 늘었습니다. 올해 목표는 2만1천대. 아직은 7천만~1억원에 달하는 가격부담 때문에 부유층만 구입합니다. 충전소도 캘리포니아 위주로 깔려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연간 2만1천대라면 대단합니다.



테슬라의 ‘모델 S’는 ‘순수 전기자동차'입니다.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도 아니고 휘발유 대신 전기를 쓸 뿐인 ‘무늬만 전기자동차'도 아닙니다. 한 번 충전으로 기존 전기자동차의 2배가 넘는 426km를 달리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올리는데 5.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고시속은 약 200km.

게다가 ‘달리는 컴퓨터'입니다.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를 본사가 원격지에서 자동으로 업데이트 해 줍니다. 기존 차에서는 지도 하나 업그레이드 하려 해도 법거롭기 짝이 없는데 테슬라 소유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차가 주차돼 있을 때 테슬라 본사가 소프트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해 주기 때문에 신경쓸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테슬라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2가지입니다.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미국 전역에, 나아가 세계 곳곳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일입니다. 테슬라는 5년 이내에 가격을 3만 달러(약 3400만원)로 낮추고 2015년까지 미국 전역에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충전소를 100개 이상 설치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판매가 늘고 투자를 늘리면 가능하겠죠.



관건은 판매 증가와 투자 확대의 선순환이 계속되느냐 여부입니다. 금년 4월까지만 해도 증시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왔고 테슬라 주가가 맥을 못췄습니다. 4월쯤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주가가 40달러대에서 150달러대로 뛰었죠. 이제는 “애플 다음엔 테슬라", “스티브 잡스 다음엔 엘론 머스크"란 말이 나옵니다.

엘론 머스크는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 전신인 X닷컴과 로켓 프로젝트 스페이스X 창업자이고, 시속 1100km대 수송수단 하이퍼루프 제안자로도 유명하죠. 그는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날 구글 행아웃(영상채팅)을 통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전기비행기 구상을 밝혔습니다. 그는 “아무도 안한다면 먼 훗날 제가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페이팔, 테슬라, 스페이스X, 하이퍼루프… 어느 것이든 보통사람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보통사람이 보기에 머스크는 “미친놈"일 수 있겠죠. 하지만 세상은 이런 “미친놈"들이 바꾸죠. 아이폰으로 세상을 뒤엎은 스티브 잡스가 그랬죠. ‘모델 S’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엘론 머스크도 먼 훗날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로 기록될지 모릅니다.

스페이스X의 로켓 수직 이착륙 프로젝트 ‘그래스하퍼' 동영상 덧붙입니다. [광파리]



2013년 8월 14일 수요일

페이스북 한국 사용자 1100만명...모바일 사용자 급증


페이스북이 처음으로 한국 사용자 숫자를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전 세계 사용자 숫자를 공개한데 이어 14일 국가별 사용자 숫자를 공개한 겁니다. 아시다시피 페이스북이 “사용자”라고 할 때는 “활동사용자(active user)”를 말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접속한 사용자는 “월간활동사용자(MAU)”, 하루에 한 번이라도 접속한 사용자는 “일간활동사용자(DAU)”라고 하죠. 이번에는 모바일 사용자 숫자까지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코리아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
  • 월간활동사용자는 1100만명
  • 이 가운데 90%인 990만명이 모바일 사용자
  • 이 가운데 63%인 620만명이 매일 페이스북 사용
  • 일간활동사용자는 월간활동사용자의 60%인 680만명

쉽게 말해 페이스북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용하는 사람은 1100만명, 하루에 한 번이라도 이용하는 사람은 680만명이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폰이나 태블릿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990만명이란 얘기입니다. 월간사용자가 1100만명이라면 이미 싸이월드를 앞질렀겠죠. 싸이월드 가입자는 ‘싸이 열풍'이 절정에 달한 2005년쯤 2400만명까지 갔으나 요즘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접속하는 사용자는 1000만명이 안될 거라고 봅니다.

참고로 페이스북이 지난달 밝힌 글로벌 수치를 첨부합니다.

금년 2분기 월간활동사용자(MAU)가 11억5500만명. 작년말에 비해 약 1억명, 1년 전인 작년 2분기에 비해서는 2억명 늘었습니다. 6개월마다 1억명씩 늘어나는 추세.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월간모바일활동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분기 8억1900만명으로 1년 전 5억4300만명에 비해 2억7600만명이나 늘었습니다.

날마다 페이스북에 출근도장을 찍는 일간활동사용자(DAU)는 7억명에 가깝습니다.

페이스북 사용하십니까? 거의 매일 접속하십니까? 저는 2010년 페이스북을 시작한 뒤 프로필과 별도로 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했는데, 구글플러스를 시작하면서 페이지를 닫고 프로필 사이트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글플러스에는 테크놀로지 이야기를 쓰고 페이스북 프로필에는 주로 신변잡기를 쓰고 싶은데 마음대로 잘 안됩니다. 프로필에서는 오프라인 지인들만 친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받아보기'는 열어놨습니다. [광파리]


구글플레이+앱스토어 매출은 한국이 세계 3위


스마트폰/태블릿 앱에 관한한 한국은 두 가지 점에서 특출합니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를 통해 구매를 많이 합니다.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또 하나는 애플 앱스토어보다는 구글플레이를 통한 구매가 월등히 많습니다. 이 점에 관한한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안드로이드 천국'입니다. 네델란드 시장조사기업 디스티모가 간밤에 발표한 ‘2013년 7월 Top Global Apps' 중 눈에 띄는 것만 메모합니다.



보시다시피 아직도 애플 앱스토어 매출이 구글플레이 매출의 2배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성장률은 구글플레이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지난 2월 대비 최근 6개월 사이에 앱스토어 매출은 15% 증가한 반면 구글플레이 매출은 67% 급증했습니다. 전월(6월)에 비해서도 구글플레이 성장률(11%)이 앱스토어 성장률(3%)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애플 앱스토어 성장이 둔하다기보다는 구글플레이 성장이 빠르다고 봐야겠죠.



국가별로 봐도 한국은 유별납니다. 인구도 많지 않은 나라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특히 구글플레이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그래프를 보면 파란색 구글플레이 매출이 빨간색 애플 앱스토어 매출의 4배는 돼 보입니다. 톱 10 국가 중 한국처럼 구글플레이 매출이 애플 앱스토어 매출보다 많은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만큼 안드로이드폰을 많이 쓴다는 얘기인데 ‘삼성과 LG의 안방'이기 때문이겠죠.

미국은 ‘애플 안방'이고 ‘아이폰/아이패드 천국'입니다. 앱스토어 매출에서 아이폰 비중과 아이패드 비중이 비슷하게 나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미국 만큼 아이패드를 많이 사용하고 잘 사용하는 나라도 없을 겁니다. 일본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매출이 반반쯤 됩니다. 한국은 아이패드든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든 태블릿을 많이 안쓰는 편입니다. 그래프에서 아이패드 앱 매출을 표시하는 주황색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7월 구글플레이 매출 톱 10 앱입니다. 보시다시피 게임이 싹쓸이 했습니다. 카카오 게임 4개, 라인 게임 4개… 카카오+라인 게임만 8개입니다. CJ E&M의 모두의마블 3위, 마무마구2013은 10위. 모바일 메신저용 게임 앱이 물을 만난 듯 합니다.



7월 구글플레이 매출 톱 10 퍼브리셔. 절반이 한국 일본 기업입니다. 라인이 1위, CJ E&M이 2위, 위메이드가 7위… 모바게 3위, 겅호온라인 6위. 최근 반년 새 구글플레이 앱 매출이 67%나 급증한 것은 한국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용 게임이 폭발적으로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메신저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 같습니다. [광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