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스티브 발머(58)가 “12개월 이내에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나스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7% 이상 올랐습니다. 발머가 CEO로 재임한 13년8개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꿈쩍도 않고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처음 1~2년간 주가 거품이 빠진 후만 놓고 보면 등락률이 거의 제로입니다. 반면 애플은 1800% 이상, 구글은 700% 이상 주가가 올랐습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안팎에서 지탄을 받고 있는 CEO. 어제 발머가 마이크로소프트 사이트를 통해 ‘12개월 이내 사임’을 발표하자 마이크로소프튼 단숨에 7% 이상 급등했고 장이 끝날 때까지 7%대 상승률을 유지했습니다. 그렇다면 발머가 억누른 주가가 7%가 넘는다? 이걸 ‘발머 이펙트' 또는 ‘발머 디스카운트'라고 할 수 있겠죠.
스티브 발머가 빌 게이츠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된 2000년 1월 이후 주가 그래프입니다. 처음 2년 동안은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도 계속 떨어졌습니다. 이후 11년 동안은 신기할 정도로 박스권을 유지했습니다. 25~30달러 범위를 거의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주가등락률이 제로. 발머가 신기를 부린 걸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를 애플, 구글 주가와 비교하면 믿기지 않는 그래프가 나옵니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지… 실리콘밸리를 대표할 만한 세 기업의 주가는 극명하게 대조를 이룹니다. 눈짐작으로 애플 주가는 발머가 CEO가 된 이래 1800% 이상, 구글 주가는 700% 이상 올랐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0%선을 지켰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13년 제로상승률을 기록한 게 스티브 발머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닷컴버블 붕괴나 PC시대 종막은 발머 때문은 아니죠. 하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CEO로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오래 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문제는 발머"란 말까지 나왔는데, 본인은 2018년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보도자료. 오늘 스티브 발머가 12개월 이내에 후임자를 선정하고 CEO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때까지는 발머가 CEO로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디바이스/서비스 회사로 전환시키는 일을 주도한다. 발머는 이렇게 말했다. “전환하기에 완벽한 시기는 없지만 지금이 적절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디바이스/서비스 회사로 전환하는 도중에 물러나고 싶었다. 마이크로소프트한테는 디바이스/서비스 회사로 전환하는데 적합한 새 CEO가 필요하다.” 이사회는 (후임자 선정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존 톰슨이 위원장을 맡았고 빌 게이츠 의장도 포함됐다. 빌 게이츠는 “승계계획위원회 멤버로서 훌륭한 새 CEO를 찾을 수 있게 이사회 멤버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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