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가 12개월 이내에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면 누가 그 자리에 앉을까요? 포브스가 후계자가 될 만한 다섯 사람을 꼽았습니다. 현직 간부 두 사람과 전직 간부 세 사람. 이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간부 출신인 스테펜 엘롭 노키아 CEO도 포함됐습니다. 방금 재밌게 읽은 기사라서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포브스가 새 CEO 후보로 꼽은 첫번째 인물은 줄리 라손-그린(1962년). 시놉스키가 떠난 후 디바이스&스튜디오 부문을 맡고 있는 인물로 전무급이죠. 성공한 엑스박스와 실패한 서피스 역시 라손-그린 소관 분야. 포브스는 사내 후보 중에서는 ‘최고’라고 평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잘 아는 인물이라는 겁니다.
두번째 후보는 취 루(1961년). 애플리케이션&서비스 그룹 전무. 오피스, 스카이프, 빙(Bing) 검색엔진 등을 총괄. 상하이 후단대를 나온 중국계.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 취득. IBM, 야후 거쳐 2008년 발머 영입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입사 (2008년). 미국 테크 대기업 CEO 자리에 과연 중국계가 앉을 수 있을까요?
세번째는 빅 군도트라(1968년) 구글 부사장.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라이브 개발을 주도했고 2007년 구글로 가서 구글플러스를 이끌고 있는 인도계. 인도기술대(IIT) 출신. 두고두고 아쉬운 윈도라이브… 여기서 이루지 못한 걸 구글플러스에서 이룬 셈인데…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가 군도트라도 당연히 검토대상에 포함시키겠죠.
네번째는 스티븐 시놉스키(1965년). 작년말 윈도8 발표 후 갑자기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궁금증을 자아냈던 인물. 도대체 내부에서 어떤 갈등이 있었길래… 윈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웃룩닷컴, 스카이드라이브 등 다양한 분야를 주도했던 인사라서 이사회가 검토할 만한 후보.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게 된 원인이 변수일 듯.
다섯번째는 스테펜 엘롭(1963년생) 노키아 CEO. 2010년 9월 노키아 CEO로 임명될 대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보낸 트로이목마'란 말을 들었던 인물. 캐나다인. 2008~2010년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 디비전 책임자. 노키아 CEO가 된 이후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을 채택해 노키아의 고립을 초래. 그런데 후보로 검토한다?
포브스가 꼽은 다섯 후보 중 엘롭이 가장 재밌습니다.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CEO로 복귀한다면, 복귀 후 노키아 인수를 추진한다면… 생각만 해도 대박입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말입니다. 그러나 노키아가 윈도폰을 택해 고립된 것은 엘롭의 실책입니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된다면 ‘트로이목마' 짐작이 맞았다는 말을 듣겠죠.
어떻습니까? 포브스가 꼽은 다섯 사람 중에서 새 CEO가 나올까요? 일단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고, 여의치 않으면 외부에서 찾고… 외부 인사라도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이 좋다면 퇴직간부들을 검토하겠죠.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 없는 사람도 검토할 텐데… 더 버지는 포브스와 전혀 다른 인사들을 후보로 꼽았습니다.
내부에서는 스카이프 창업자 토니 베이테스와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스 엔지니어링 그룹을 이끌고 있는 새트야 내덜라를 주목한다고 합니다. 베이테스는 스카이프로 대박을 터뜨린 경험도 있고 시스코에서 일한 적도 있어 기업과 고객 양쪽을 잘 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합니다. 더 버지는 줄리 라손-그린은 후보로 꼽지 않았습니다.
외부 CEO 중에선 다양한 경험을 거친 사람이 대상이 아니겠느냐… 넷플릭스 CEO 리드 해스팅스. 5년간 마이크로소프트 이사를 지낸 바 있고 발머도 극찬했던 인물. 더 버지도 스테펜 엘롭 노키아 CEO가 복귀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내년까지 가지 않고 올해 후임을 앉힐 수도 있다, 후임자 물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어떤 이들은 창업자이자 회장인 빌 게이츠(58)가 컴백하면 어떻겠느냐고 하는데, 가능성이 없다고 합니다. 게이츠는 게이츠멜린다재단 일이 바빠 회사 일은 생각도 안한다는 겁니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후임자를 물색하는 일에만 관여할 것 같습니다. (링크)
남의 회사 새 CEO를 짐작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냥 재미로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CEO가 되든 거대한 항공모함을 선회하는 일은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조직문화를 바꾸고, 비전을 재정립하고, 조직원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단기적으론 실적도 챙기고… 꽤 노련한 사람을 택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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