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30일 일요일

구글플러스 나온지 2년…페이스북 추월할까


구글플러스가 나온지 2년이 지났습니다. 광파리가 구글플러스를 쓰기 시작한지도 2년이 됐습니다. 구글이 구글플러스(Google+)를 일부 사용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게 2011년 6월28일이었죠. 광파리는 구글코리아 어느 부장한테 초대장을 받아 이틀 뒤부터 구글플러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페이스북보다 구글플러스를 더 많이 쓰고 있고 꽤 재밌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광파리 사이트 링크)


“유령도시” “남탕" 구글플러스에서 보낸 2년

구글플러스는 초기에는 “유령도시"란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계정은 많이 만드는데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썰렁하기 이를데 없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한국의 경우엔 여전히 “유령도시"에 가깝습니다. 테크놀로지(IT) 전문가들만 꾸준히 사용할 뿐 대부분 계정만 만들어놓고 쓰지 않죠. 게다가 초기나 지금이나 여전히 “남탕"입니다. 남성 사용자 비중이 여성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그런데도 구글은 구글플러스 2주년을 자축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구글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하고 싶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습니다. 구글버즈도 그랬고 웨이브도 그랬습니다. 잘나가는 소셜 서비스를 인수하려고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죠.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지 두세달만에 구글플러스를 런칭했고 역량을 집중한 결과 성공했습니다.

구글은 구글플러스 런칭 이후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각종 구글 서비스를 하나씩 엮기 시작했습니다. 구글검색 구글뉴스 유튜브 블로거 등을 구글플러스와 연계했습니다. 래리 페이지는 구글플러스를 “소셜 스파인"이라고 했습니다. 각종 서비스(갈비뼈)를 잇는 “척추(spine)" 같은 존재란 뜻이죠. 각종 서비스를 연계하면서 구글 서비스의 위력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이런 점만 놓고 봐도 구글플러스는 확실히 성공적입니다.

2016년 2월 페이스북을 추월한다?

구글플러스 2주년을 맞아 검색분석회사 서치메트릭스 창업자 마커스 토버란 사람이 과격한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구글플러스가 2016년 2월쯤 페이스북을 추월할 것이라고 단언한 글입니다. 2016년 2월이면 2년7개월 후입니다. 이제 겨우 2년밖에 안된 구글플러스가 다섯살이 되기도 전에 페이스북을 추월한다? 제가 듣기에도 말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무슨 얘기인지 들어볼 필요는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성장 전망: 구글플러스가 페이스북 추월할까? 서치메트릭스는 각종 소셜 데이터를 측정하고, 검색 키워드와 소셜 시그널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페이스북과 구글플러스의 소셜 시스널을 면밀히 분석했다. 결과는 이렇다. 구글플러스가 미친듯 성장하고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페이스북에 한참 뒤져 있다. 2012년 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두 서비스의 성장률은 구글플러스 788%, 페이스북 202%였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을 아무도 추월하지 못할까? 의문스럽다. 이제는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플러스가 페이스북을 추월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추월하느냐가 관건이다. 두 서비스의 최근 6개월 성장률(미국 월평균, 페이스북 10%, 구글플러스 19%)을 토대로 전망했다. 구글플러스가 2016년 2월쯤 페이스북을 추월한다. 구글플러스는 소셜 시그널 뿐 아니라 사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서치메트릭스는 페이스북과 구글플러스의 최근 6개월 미국 성장률을 토대로 전망을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미국에서는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현재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죠. 미국 기준으로 전망했다면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그냥 이런 전망도 나왔나 보다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죠. 하지만 구글플러스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페이스북을 위협할 날이 올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구글플러스의 강점이 뭐길래…

구글플러스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강점을 몇 가지만 들겠습니다. 무엇보다 써클별로 구분해서 볼 수 있는 게 맘에 듭니다. 저는 구글플러스에서 589명을 팔로잉 하는데 6개 써클로 나눴습니다. 해외테크, 국내테크, 구글/구글러, Photo+Art, 해외팔로잉, 국내팔로잉. 구글 신기술 소식은 구글/구플러 써클만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해외테크 써클에서 해외 테크 소식을 듣고, 국내테크 써클에서 국내 전문가 얘기를 듣습니다. Photo+Art 써클에서는 멋진 사진이나 그림에 관한 소식을 챙깁니다.

구글플러스의 가장 큰 강점은 구글의 각종 서비스와 연계된다는 점이겠죠.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바로 구글플러스에 올린달지, 구글플레이에서 맘에 드는 앱을 구글플러스에 바로 공유한달지, 구글플러스 댓글이 블로그스팟 블로그에 붙고 블로그 댓글이 구글플러스에 붙고… G메일 첨부 사진을 구글플러스에 바로 올리는 기능도 종종 사용합니다. 어떤 구글 서비스 화면에서든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것도 강점이죠.

구글플러스의 사진 기능도 강점입니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된 폰이나 태블릿으로 찍은 사진이 구글플러스 포토 사이트에 자동으로 업로드돼 날짜별로 정돈됩니다. 업로드 사진 크기를 표준 사이즈로 설정하면 무한정 공짜입니다. 물론 업로드된 사진은 공유하기 전에는 자신만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업로드 되는 순간 밝기 등이 자동으로 보정됩니다. 이 사진은 클릭 2번만 하면 구글플러스에 공유할 수 있습니다.

올해 추가된 강점이 하나 있습니다. 행아웃입니다. 어떤 기기에서든, 어떤 화면에서든 구글을 사용하는 사람과 문자/음성/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쉽게 말해 카카오톡과 비슷한 서비스인데 폰/태블릿/PC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고 영상통화도 가능하다는 점이 다릅니다. 우리나라에는 구글을 메인으로 쓰는 사용자가 많지 않아 행아웃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구글한테 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구글플러스의 약점은 친구가 없다는 점입니다. 멋진 글이나 사진을 올려도 반응이 없습니다. +1을 눌러주는 이도 없고 댓글을 달아주는 이도 없죠.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렇습니다. 친구들이 페이스북/카카오톡을 쓰고 있는데 굳이 나만 구글플러스를 쓸 이유가 없는 거죠. 그래도 테크(IT) 전문가들은 오붓하게 토론하는 분위기가 좋아 구글플러스를 많이 씁니다. 제 방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좋은 의견을 남기십니다.

구글의 엔지니어 근성도 구글플러스의 약점으로 꼽힙니다. 구글플러스는 아는 사람에겐 편하고 모르는 사람에겐 불편한 서비스입니다. 구글 서비스가 대개 그렇습니다. 그렇다 보니 익숙해지기 전에는 불편하다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알고 보면 편한데... 구글플러스를 이용하다 보면 끊임없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개선됩니다. 구글 서비스를 잘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이게 큰 매력인데 초보자에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구글플러스를 써 보라고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여러모로 강점이 있는 서비스이긴 하나 친구가 없다면 재미가 없을 겁니다. 다만 글이나 사진을 올리기보다 남이 올린 좋은 글/사진을 골라서 보고 싶다면 이용해 볼 만합니다. 특히 테크나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그렇습니다. 구글플러스의 전망은 밝다고 봅니다. 구글의 각종 서비스와 연계되고 있어 갈수록 위력이 커지고 언젠가는 페이스북도 위협할 거라고 봅니다. [광파리]

2013년 6월 29일 토요일

구글리더 대체 서비스로 꼽히는 피들리는 뭔가


뉴스나 블로그 글을 읽을 때 한때는 북마크 해놓고 읽었고, 그 다음엔 RSS 서비스, 그 다음엔 구글리더를 사용했습니다. 구글이 7월1일 구글리더 서비스를 종료함에 따라 대체 서비스로 피들리, 플립보드 등이 뜨고 있죠. 이 가운데 피들리(feedly)를 소개할까 합니다. PC용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구글이 구글리더 퇴출을 발표한 후 8백만명 이상이 피들리로 옮겨갔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강점이 있기에 그럴까요?





구글리더 사용자는 피들리 로그인 화면에서 파란색 아이콘을 한 번 클릭하기만 하면 구글리더 목록을 피들리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7월1일 전에 해야 합니다. 구글리더 사용자가 아니라도 피들리를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표시해놓고 읽고 싶은 뉴스 사이트나 블로그를 하나씩 피들리에 담아놓고 보시면 됩니다. 아이폰/패드용과 안드로이드용 앱도 있는데 손가락을 상하/좌우로 그으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이트를 피들리에 추가하고 싶으면 ‘Add Content’ 클릭 후 사이트 URL이나 이름을 입력하면 됩니다. 그런데 피들리를 이용하다 보면 폴더를 만들어 같은 주제의 글은 같은 폴더에 담아두는 게 좋습니다. ‘애플' 폴더, ‘구글' 폴더... 이런 식으로 담아 두면 편합니다. 저는 96개 사이트를 14개 폴더에 나눠서 담아놓고 봅니다. 폴더가 14개면 많죠. 대개 30~60개 사이트를 5~10개 폴더에 담아놓고 보게 될 겁니다.

폴더 이름을 바꾼달지, 사이트 이름을 바꾼달지, 사이트 소속 폴더를 변경하고 싶을 땐 ‘Organize’를 눌러 간편하게 편집할 수 있습니다. 저장 기능도 심심찮게 이용하게 됩니다. 피들리로 글을 읽다가 ‘이건 나중에 다시 봐야지' 싶으면 ‘Save(저장)’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저장한 글을 찾아볼 땐 왼쪽 메뉴바의 ‘Save for Later’를 클릭하면 됩니다. 구글리더에 있는 검색 기능이 없는 게 현재는 가장 아쉬운 점이죠.

피들리 화면은 4가지 방식으로 펼칠 수 있습니다. 우측상단에 있는 (1)목록보기 (2)잡지 형태 (3)카드 형태 (4)전문 보기 등입니다. 위에 있는 캡처사진은 두번째 잡지 형태입니다. 저는 이 형태를 선호합니다. 오른쪽에 있는 기어(설정) 메뉴를 눌러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메뉴 아래쪽엔 ‘당신이 좋아할 만한 사이트(You Might Also Like)’ 메뉴도 있습니다. 여기에 나타난 사이트를 피들리에 추가하기도 합니다.





피들리 리스트에서 맘에 드는 글을 클릭하면 이런 식으로 나타납니다. 사이트 일부만 보여주기 때문에 시간지체 없이 바로바로 뜹니다. 글을 읽고 맘에 들어 소셜 사이트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싶으면 구글플러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메뉴를 눌러 바로 포스팅할 수 있습니다. 버퍼를 눌러 저장해 놨다가 원하는 시간에 올릴 수도 있죠. 누군가에게 이메일로 보내줄 수도 있고, 나중에 읽기 위해 저장해둘 수도 있습니다.


피들리는 사실 폰이나 태블릿으로 볼 때 위력을 발휘합니다. 지하철에서 오른손으로 손잡이 잡고, 왼손으로 폰/태블릿을 쥔 채 왼손 엄지로 플립 하면서 읽기에 좋습니다. 태블릿의 경우 아이패드 미니처럼 작은 게 가벼워서 좋죠. PC/폰/태블릿 N스크린을 지원함은 물론입니다. 어느 것에서 읽든 다른 기기에서도 읽음으로 표시되고, 어느 기기에서 저장 버튼을 누르든 클라우드에 저장돼 다른 기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죠.


태블릿을 세운 상태에서 피들리 화면입니다. 왼쪽은 메뉴를 열어놓은 모습이고, 오른쪽은 글을 읽을 때 화면입니다. 왼쪽에서 보시다시피 한꺼번에(All) 볼 수도 있고 폴더별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핵심만 보고 싶다면 ‘Today’를 선택하면 됩니다. 오른쪽을 보면 트위터 공유 버튼과 저장하기 버튼만 밖으로 나와 있고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이메일로 보내주기 등 다른 기능은 모두 점점점을 클릭하면 나타납니다.

위는 아이패드 미니 화면을 캡처한 것인데 스마트폰 앱도 똑같습니다. 강점은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엄지로 플립 플립 페이지 넘기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폴더별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예를 들어 피들리에 ‘테크_블로그' ‘신문' ‘연예' ‘스포츠' 등 대여섯개 폴더를 만들어 읽고 싶은 사이트 50여개를 담아놓으면 출퇴근 지하철에서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광파리한테 속는다 셈치고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광파리]

(출처: MarketingLand)




2013년 6월 27일 목요일

“큰 애플”과 “더 큰 구글”…구글이 추월할까?


월스트리트저널이 ‘머니비트(Money Beat)’ 블로그에 재밌는 그래프를 올렸습니다.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뺀 기업가치만 놓고 보면 구글이 지난주에 애플을 추월해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됐다. 이걸 설명한 그래프와 글입니다 (링크). 물론 아직도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애플이 한참 앞섭니다. 6월26일 현재 애플은 3737억 달러, 구글은 2899억 달러. 작년말부터 격차가 많이 좁혀졌지만 아직 격차가 큽니다.

그런데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빼고 비교하면 달라진다고 합니다. 3월말 현재 현금보유고가 애플 1450억 달러, 구글 450억 달러. 애플이 1천억 달러나 많습니다.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뺀 순수한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놓고 비교보면 애플이 2287억 달러, 구글이 2449억 달러. 구글이 162억 달러 많습니다. (아래는 머니비트에 실린 그래프로, 지난주 시가총액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라서 수치가 조금 다릅니다.)



아시다시피 애플 주가는 2011년 10월5일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 올라 이듬해 9월에는 7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고 증시에서는 1천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70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이후 하락세를 계속해 지금은 400달러마저 밑돕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는 이미 석유회사 엑슨모빌한테 넘겨줬습니다. 6월26일 현재 엑슨모빌 시가총액은 3993억 달러.



위 그래프를 보면 애플과 구글의 최근 동향이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애플 주가가 줄곧 곤두박질하는 사이에 구글 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에서 현금을 제외한 기업가치 측면에서 구글이 애플을 추월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위 그래프는 최근 1년 주가그래프를 비교한 것이고, 최근 5년 주가 그래프(아래)를 보면 애플 주가가 2010년 이후 지나치게 올랐습니다. 그 거품이 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플 주가에서 거품이 꺼진 것은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이렇다할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애플TV도 말 뿐이고, 아이워치와 아이카도 말 뿐입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역시 스티브 잡스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토대로 모바일 패권을 움켜쥐었습니다. 지도를 비롯해 음성검색, 클라우드 컴퓨티 등에서는 애플보다 강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죠. 애플이 하반기에 무얼 내놓느냐에 따라 ‘테크 패권’의 향방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족 하나 붙입니다. 애플 주가에서 거품이 빠졌다고 해서 애플이 당장 궁지에 몰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디지털 제품을 평가하는 gdgt 사이트에서 애플 제품에 대한 평가를 찾아 보면 여전히 높은 점수가 나오고 “꼭 사야 할 제품(Must Have)” 딱지가 붙습니다. 아이폰5는 96점 Must Have, 아이패드 미니는 93점 Must Have, 맥북에어 13인치 95점 Must Have... 이런 식으로 경쟁사들 제품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옵니다. [광파리]

뚫고 뚫리는 세상...NSA, 어나니머스, 해킹


혼란스럽다. 구글 페이스북 등 9개 미국 테크 기업들이 NSA(미국 국가정보원)에 가입자 개인정보를 제공했다. NSA 정보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의 글로벌 감시 프로젝트인 '프리즘'을 폭로했다. 전 국정원장은 대통령선거에 개입했다고 하고, 6월25일엔 청와대 사이트가 털렸다. 툴킷을 썼다고 한다. 초짜였나 보다. 어나니머스는 이젠 어나니머스(익명)가 아니다. 방송사 카메라 앞에 앉았고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다"며 밤새 낄낄거리며 좋아했다. “중딩병"이다. 흘려주는 걸 받아먹은 언론은 특종해서 좋단다. 재밌다.




어느 어나니머스 해커가 그렸나 보다. (링크). 잘 그렸다. 파란눈 안에 NSA만 있을까. 해킹은 어떤 경우에도 정치에 이용되어선 안된다. 특히 국내 정치엔 금물이다. 해킹을 정치에 악용하는 자가 있다면 그게 바로 “빅브라더”다. 국민 감시하라고 세금 내는 것 아니다. 외부 공격 막아달라고 낸다... 어느 대학 교수는 북한 해커 소행이 100% 확실하다고 말했다는데 해킹 세상에 100%도 있나? 북한 해커가 뚫었다면 책임자들 모가지 날려라. 금융 사이트가 뚫리면 대표한테 책임 묻기로 했다. 청와대가 시도때도없이 뚫려서야 되나.


감밤에 들어온 소식. 미국 NSA가 중국 3대 이동통신사 네트워크에 침입해 문자를 들여다봤다고 한다. (링크). 스노든이 폭로했다는데, 설마 이렇게까지… 믿기지 않는다. NSA 프리즘 프로그램의 일부라는데… ‘인터넷 만리장성(Great Firewall)’을 주창했던 베이징대 총장은 시스코 등 외국산 통신장비를 써선 안된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그런 장비엔 NSA가 ‘개구멍’ 뚫어놓는다는 뜻인가? 그래서 미국도 화웨이 통신장비 안쓰겠다고 손사래치는갑다. 우린 시스코 장비, 화웨이 장비 다 쓰는 걸로 아는데… 덥다. [광파리]
(출처 링크)



2013년 6월 25일 화요일

세계 태블릿 출하량 올해 68% 는다는데...


데스크톱 자주 사용하시나요? 저의 집 거실에 있는 데스크톱은 갈수록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도 노트북을 사용하고 와이프는 노트북 쓰라고 줘도 폰만 만지작거리고, 아들은 자기 방에서 노트북이나 폰을 사용합니다. 데스크톱을 하루에 한 사람도 사용하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포스트 PC 시대'가 맞는 것 같습니다. 가트너가 간밤에 내놓은 PC 시장 전망이 재밌습니다. 간단히 소개합니다.

발표자료. 올해 전통적 PC 출하량은 10.6% 감소하는 반면 태블릿 출하량은 67.9% 증가한다. 올해 PC, 태블릿, 폰을 더한 디바이스 출하량은 23억5천만대. 2012년에 비해 5.9% 증가한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PC 출하는 감소한다. 전통 PC(데스크톱과 노트북) 출하량은 올해 3억500만대. 2012년에 비해 10.6% 감소한다. 울트라모바일(소형 노트북)을 포함한 PC 시장은 올해 7.3% 감소한다. 태블릿 출하량은 67.9% 증가해 2억200만대. 휴대폰 시장은 4.3% 증가해 18억대.

가트너 상무 “소비자는 ‘anytime-anywhere computing’을 원한다.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이용해 콘텐트를 소비하거나 만들고 싶어하고, 어떤 기기로든 그 콘텐트에 접속해 공유하고 싶어한다.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이동성(모빌리티)이 최우선이다."



크롬북과 윈도8 탑재 하이브리드 기기를 포함한 울트라모바일 기기 수요는 노트북과 프리미엄 태블릿(아이패드, 갤럭시탭 10.1 등)을 바꾸면서 넘어온다. 애널리스트들은 울트라모바일 기기 매력이 커지면서 다른 기기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텔 베이트레일/하스웰 프로세서와 윈도8.1 OS를 탑재한 기기가 나오는 금년 4분기가 되면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이런 기기는 처음에는 판매량이 많지 않겠지만 평균판매가격(ASP)과 마진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태블릿과 스마트폰 시장은 이런 기기의 도전을 받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태블릿에서 기본 태블릿으로 바꾸고 있다. 기본 태블릿의 점유율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1분기 iOS 기기 판매의 60% 차지했다. “소비자 선호는 기본 태블릿과 울트라모바일 기기로 갈릴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도전에 직면했다. 보급율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마진도 작아지고 있다.



가트너 자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간추렸습니다. 태블릿 출하량이 68%나 늘어난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태블릿 붐이 뜨겁지 않은데, 세계적으로 태블릿이 빠르게 PC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머잖아 따라갈 거라고 봅니다. 삼성이 데스크톱 사업을 접을 것이란 루머가 나도는 것도 이해할 만합니다. 삼성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죠. 아무튼, 태블릿이 널리 보급되면 미디어 산업에서도 큰 변화가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광파리]

2013년 6월 22일 토요일

가디언의 커피숍 개설과 양방향 저널리즘


영국 가디언이 커피숍을 열었다고 합니다. 런던 본사 인근에 커피숍을 열어 커피도 팔고 독자와 소통도 하고… 아시다시피 가디언은 권위 있는 영국 일간신문. 디지털 전환 선두주자이기도 합니다. 종이신문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전환하는 일도 버거울 텐데 가디언은 왜 커피숍을 열었을까요? 페이드컨텐트 기사를 읽으면서 간단히 메모합니다.

가디언. 언론의 미래에 관해 말할 때 늘 끼는 선두주자.
커피숍 연다는 소식으로 수요일부터 트위터에서 화제.
해시태그 #guardiancoffee 붙여 이러쿵 저러쿵.
가디언은 커피숍을 열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했다.
독자들한테 좀더 가까이 다가가야겠다는 고민.
런던 쇼디치 본사 인근 #GuardianCoffee 숍에서는
커피를 팔고, 좌석에 아이패드를 비치해 이용하게 한다.
쇼셜미디어 에디터가 일정 시간 이 가게에서 보내면서
독자와 소통도 하고 라이브 인터뷰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예상했던 대로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guardiancoffee 붙이면 직원 앞 프로젝터에 뜬다...
어떤 커피를 많이 주문했는지 대시보드에서 보여준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린 이도 한둘이 아니다.

개방된 편집국. 기자가 독자들과 함께 커피 마시고...
2011년 캐나다 Winnipeg Free Press 뉴스카페 오픈.
일부 기자들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독자와 소통하고
라이브 인터뷰나 콘테스트를 이곳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라이브 이벤트는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한다.
가디언 커피숍은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국장의 새로운 시도.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픈 저널리즘' 아이디어를 말했다.
그후 독자들이 스토리(기사) 선택에 참여하게 했고
모바일 앱을 통해 스토리에 기여할 수 있게 했다.
체코에선 2010년 신문+커피숍 체인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가디언의 커피숍 오픈은 성공 여부를 떠나 참신한 시도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기존 미디어의 가장 큰 맹점은 독자와의 소통 부족입니다. 일방적으로 기사를 제공할 줄만 알지 도무지 소통할 줄 모릅니다. 웹사이트에서도 그렇습니다. 기사를 뿌리기만 하고 댓글과 답글로 소통할 줄을 모릅니다. 일부 기자가 블로그에 글을 쓰면 “신문기사나 잘 쓰라”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사이에 독자들은 소통 없는 미디어를 점점 외면합니다.

가디언 커피숍을 상상해 보면 꽤 재밌을 것 같습니다. 몇월 몇일 몇시에 커피숍에서 축구선수 아무개와 인터뷰를 한다고 공지하고… 인터뷰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커피숍에 온 독자들도 질문하게 하고… 일부 독자는 인터뷰 사진/동영상을 찍어 트위터에 뿌리고… 인터뷰 내용은 신문에 게재하기 전에 웹사이트에도 싣고… 매리 미커의 말을 빌리자면 “Reimagine Media”, 언론을 다시 상상할 때인 것 같습니다. [광파리]


2013년 6월 20일 목요일

미국은 “화웨이 못믿겠다", 중국은 “시스코 못믿겠다"


중국 화웨이가 최근 노키아를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노키아를 인수하면 삼성전자한테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 레노버의 경우 2005년 IBM의 PC사업부문을 인수해 세계 2위 PC 메이커로 도약했고, 올해는 HP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화웨이가 노키아를 인수해 노키아의 휴대폰 기술과 유통망을 손에 넣으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화웨이가 노키아를 인수하려고 나서면 삼성 뿐만 아니라 미국도 상당히 긴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은 8년 전 레노버한테 IBM PC 사업이 넘어간 뒤 어떻게 됐는지 잘 알 테고... 수년 전 캐나다 통신장비 업체 노텔이 망해 매물로 나왔을 때 화웨이가 인수하지 못하게 은밀하게 방해했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화웨이가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하려고 의회 청문회에도 참석해 해명 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곤 했습니다.

미국이 화웨이를 경계하는 이유를 저는 잘 모릅니다. 화웨이가 무슨 짓을 할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국가 신경망인 통신망 구축을 중국 업체한테 맡길 수는 없다, 더구나 화웨이 배후엔 중국 인민해방군이 있다고 하지 않느냐… 이런 얘기입니다. 물론 화웨이 측은 펄쩍 뜁니다. 창업자가 인민해방군 정보장교 출신인 것은 맞지만 현재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래도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화웨이는 서울올림픽 해인 1988년 광동성 선전에서 출발한 업체로 지금은 통신장비는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빅3’에 꼽힙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죠.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무차별적인 저가 공세로 경쟁사들을 위협했고 결국 캐나다 노텔이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노키아지멘스 등 경쟁사들은 고전하고 있죠. 바로 이 “괴물" 화웨이가 노키아를 인수해 스마트폰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제는 새로운 얘기가 나왔습니다. 중국이 미국 통신장비 업체 시스코를 경계한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이 화웨이를 경계하기 시작할 무렵부터라고 하니 우연이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중국 언론이 미국 테크(IT) 기업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식으로 펌프질을 해대는가 봅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아 보이긴 한데...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미국의 화웨이 경계에 대해 중국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듯한 양상입니다.

얘기는 이렇습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최근 NSA가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야후 등 미국 테크 기업들로부터 사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했고 조직적으로 외국 해킹을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프리즘(PRISM) 스캔들'입니다. 그런데 NSA가 중국 네트워크에 침입할 때 시스코가 도왔다고 하고 스노든이 중국 정부에 폭로했다고 합니다. (링크) 시스코가 NSA의 스파이 활동을 도왔다면 중국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스노든이 중국 정부에 이런 얘기를 폭로했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중국 언론이 NSA-시스코 커넥션 기사를 쏟아내 알려졌을 따름입니다. (차이나타임스 기사). 테크인아시아 기사를 보면 서방 언론은 이런 기사를 거의 쓰지 않았다고 하고, 중국 언론은 작년에도 안티-시스코 기사를 쏟아냈다고 합니다. 중국 언론 보도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미국 테크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 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미국-중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인도 역시 중국 테크(IT) 기업들에 대해 까다롭게 따진다고 합니다. (링크) 이유는 미국이 화웨이를 의심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스노든이 NSA 기밀을 폭로하고 중국 정부와 언론이 NSA-시스코 커넥션을 폭로함에 따라 테크 기업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지게 됐습니다. 이처럼 네트워크 보안은 갈수록 중요해지는데 국내에서는 '보안불감증'이 심각한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끝)

(추가, 6/23) 중국 차이나유니콤이 시스코 장비를 자국 장비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2013년 6월 13일 목요일

구글 부사장이 스티브 잡스를 그리워하는 이유


‘스티브가 그립다 (I miss Steve)’. 빅 군도트라 구글 부사장이 간밤에 구글플러스에 이렇게 썼습니다. 딱 한 문장입니다. 물론 ‘스티브'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말합니다. 군도트라는 왜 잡스가 그립다고 썼을까요? 답은 첨부 글에 담겨 있습니다. 작년 8월에 썼던 ‘아이콘 앰블란스'란 제목의 스티브 잡스 추모 글입니다. 유명하죠.

아이콘 앰블란스 (Icon Ambulance)
2008년 1월6일 일요일 아침.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내 휴대폰이 진동했다. 살짝 들여다 봤더니 ‘발신자표시없음'이라고 씌여 있었다. 그래서 무시했다.
예배를 마치고 식구들과 함께 내 차로 가면서 휴대폰 문자를 확인했다. 스티브 잡스가 보낸 문자였다. “빅, 나한테 집으로 전화 좀 걸어줄래요? 급히 상의할 게 있어서요.” 이렇게 씌여 있었다.
차에 도착하기 전에 스티브 잡스한테 전화를 걸었다. 나는 그때 구글에서 모든 모바일 앱을 책임지고 있었고 이런 역할 때문에 스티브와 주기적으로 협의하곤 했다. 일 때문에 갖는 특혜 중 하나였다.
“헤이 스티브, 빅이에요.” 내가 말했다. “좀더 일찍 전화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예배 드리고 있었는데 ‘발신자표시없음’으로 뜨길래 안받았어요.
스티브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빅, 발신자가 ‘하나님(GOD)’이라고 뜨지 않으면 예배 중에는 받지 않아도 돼요."
나도 웃었다. 아무튼, 주중에 문제가 있어서 스티브가 전화를 걸었다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일요일에 전화를 건 것도 그렇고 집으로 전화를 걸어달라고 한 것도 예사가 아니었다. 무슨 중요한 일이 있길래 그러실까 궁금했다.
“그런데 빅,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요. 당장 시정했으면 하는데. 이미 우리 팀 누군가한테 당신을 도우라고 시켜놨어요. 당신이 내일 이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해요.” 스티브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폰에 있는 구글 로고를 들여다 봤는데 아이콘이 맘에 안들어요. ‘Google’에서 두번째 ‘o’의 노란색 농도가 잘못됐어요. (‘o’의 노란색에 옅고 짙한 그라데이션과 쉐이드가 있는데 이게 제대로 안됐다는 뜻인 듯. 광파리 생각.) 분명 잘못된 거에요. 그래서 그레그한테 내일 수정하게 하려고 해요. 그렇게 해도 괜찮겠죠?"
물론 나는 괜찮았다. 그날 몇 분쯤 후에 스티브한테 ‘아이콘 앰블란스'란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다. 그레그 크리스티와 함께 아이콘을 수정하라는 요청이 담겨 있었다.
나는 열한 살 때부터 애플2를 좋아했다. 애플 제품에 관해서는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애플 제품은 수십년 동안 내 삶의 일부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5년 동안 빌 게이츠와 함께 일할 때도 스티브를 매우 존경했고 애플이 만든 제품을 좋아했다.
리더십, 열정, 디테일에 대한 관심 등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1월 어느 일요일 아침 스티브 잡스한테 받았던 전화를 회상하곤 한다. 나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교훈이다. 최고경영자(CEO)는 디테일도 살펴야 한다. 노란색 농도까지. 일요일에도.
내가 만났던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분인 스티브,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 빅

군도트라가 작년 8월 구글플러스에 썼던 글을 전부 옮겼습니다. 제 영어가 짧아서 잘못 옮긴 부분도 있을 텐데, 알려주시면 바로잡겠습니다. ‘스티브가 그립다'는 군도트라의 글에는 현재 1593명이 플러스(+)를 눌렀습니다. 또 325명이 이 글을 퍼뜨렸고 120개 댓글이 달렸습니다. 구글플러스에서는 ‘대박'이라고 할 만합니다.
댓글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매우 감동적인 일화다', ‘나도 스티브가 그립다', ‘애플이 예전 같지 않다', ‘iOS7 보면서 잡스라면 뭐라고 했을까 생각했다', ‘iOS7 보고 다들 스티브를 그리워한다’, ‘빅이 강조한 건 디테일에 대한 관심인데 불행히도 애플은 이걸 잃어버렸다', ‘전에도 몇 차례 이 글을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좋다.'
빅 군도트라. 1968년생. 인도 출신 구글 부사장(SVP). 크롬+안드로이드를 맡고 있는 순다 피차이 부사장과 똑같이 인도기술대(IIT)를 나왔고 글에서 썼다시피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일했습니다. 지금은 구글플러스 서비스를 맡고 있죠.
군도트라가 쓴 ‘아이콘 앰블란스'란 글은 지난해 대단한 화제가 됐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10개월 후에 쓴 짧은 글인데 잡스가 디테일을 얼마나 지독하게 챙겼는지 설명해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지난해 스콧 포스탈 부사장이 공개해 망신을 당했던 애플지도...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결코 공개할 수 없는 지도였죠.

군도트라가 전에 썼던 글을 첨부하며 ‘스티브가 그립다'고 쓴 이유는 뭘까요? 애플이 지난 10일 발표한 신제품 신기술에 대한 총평이 아닌지… 전반적으로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솜씨가 돋보였지만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는데 군도트라도 그랬나 봅니다. 애플이 애플다웠던 건 스티브 잡스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광파리]

2013년 6월 11일 화요일

매버릭스, 맥북에어 신제품, 그리고 맥프로


애플이 발표한 내용 중 맥 관련 부분만 따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기조연설 내용, 애플 발표 내용, 애플 보도자료 등을 종합해 핵심만 간추릴까 합니다. 맥 컴퓨터용 새 운영체제인 ‘매버릭’(OS X 10.9), 온종일 사용할 수 있다는 맥북에어 신제품, 크기를 기존 제품의 1/8로 줄였다는 맥프로, 클라우드 오피스 ‘아이워크 클라우드' 등입니다.


200 가지 기능 추가된 새 맥 OS “매버릭스”

맥 OS 이름이 고양이과에서 벗어났습니다. ‘매버릭스(Mavericks)’. 뜻을 잘 몰라서 사전을 찾아 보니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고 나옵니다. 치타, 푸마, 재규어, 타이거, 레퍼드, 스노레퍼드… 이젠 고양이과 동물 이름이 거의 바닥이 났나 봅니다. 기조연설 때 페더리기가 "바다사자(Sea Lion)"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죠.

매버릭스는 OS X의 열번째 정식 버전이자 가장 진보한 OS라고 합니다. 200가지가 넘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고 하는데 종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썼던 기능을 맥 컴퓨터에서도 쓸 수 있게 된 점이 눈에 띕니다. 지도, 아이북스와 새로운 알림 기능 등이 그렇습니다. 애플은 전력효율을 높이고 사파리 성능을 개선한 점도 강조합니다.

년에 문제가 됐던 지도(Maps)의 경우 벡터 그래픽과 입체 풍경, 새가 내려다보는 느낌을 주는 플라이오버 등 아이폰 지도 기술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이제 맥에서 지도를 펼쳐놓고 찾아가는 길을 탐색해 아이폰으로 보낼 수도 있게 됐습니다. 애플은 API를 공개해 개발자들이 다양한 앱에 이 지도를 탑재하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로 아이패드를 통해 이용했던 아이북스는 맥 컴퓨터로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아이북스 라이브러리에 바로 접속할 수 있고 전자책 180만권이 있는 아이북스 스토어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은 다른 기기와 연동하기 때문에 맥에서 읽으면서 남겼던 메모를 아이패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매버릭스에서는 파인더나 아이클라우드에서 파일에 태그를 붙여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했습니다. 구글의 경우 태그를 붙이지 않더라도 검색하면 제목은 물론 본문까지 뒤져 파일을 찾아주는데 애플은 다르군요. 파인더의 탭 기능을 이용하면 여러 파인더 창을 여러 개 탭을 가진 단일 창으로 통합할 수 있습니다. 바탕화면이 깔끔해지겠죠.

기조연설 때 시연하는 걸 봤더니 사파리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어느 브라우저보다 에너지 효율과 메모리 효율이 높고 자바스크립트 성능이 좋다고 합니다. 패스워드를 저장해 외울 필요가 없게 해 주는 아이클라우드 키체인 기능, 연속 스크롤링이 가능한 캘린더 기능, 부재중 통지 기능 등도 있습니다. 가을에 런칭한다니까 기대가 됩니다. (링크)



크기를 1/8로 줄인 맥 프로는 “데스크톱의 미래”

애플팬이나 전문가들이 “혁신적"이라고 평가한 건 아마 크기를 기존 제품의 1/8로 줄인 맥 프로 신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발열 코어 디자인, 높이 25cm 원통 닮은 디자인, 차세대 시온 프로세서, 썬더볼트2 포트 6개, USB3 포트 4개… 그래픽 처리 속도는 기존 제품의 2.5배, 연산능력 7테라플롭스, 고해상도 4K 동영상도 무리 없이 편집… 캘리포니아에서 설계, 미국에서 생산, 금년말 런칭. 가격을 얼마로 책정할른지… (링크)



배터리 수명 길어진 맥북에어 신제품

맥북에어 신제품은 전력효율이 높고 그래픽 속도가 빨라진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i5와 i7)를 탑재해 배터리 수명이 길다고 합니다. 애플은 “온종일 사용할 수 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13인치 모델은 12시간, 11인치 모델은 9시간까지 길어졌고, 아이튠즈 영화를 재생할 경우 8시간까지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 주변 소음을 줄여주는 듀얼 마이크, 페이스타임 HD 카메라, 고속 썬더볼트 포트, USB3 포트 2개, 듀얼 디스플레이 지원, 최대 3배 빠른 802.11ac 와이파이, 기존 제품에 비해 플래시 스토리지 속도 최대 45% 향상, 11인치 모델은 1.08kg, 13인치 모델은 1.35kg. 맥북에어는 성능보다는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입니다.

애플은 맥북에어 신제품을 이날 발매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온라인 스토어나 공인 대리점에서 살 수 있습니다. 11인치 128기가(GB) 모델은 129만원, 256GB 모델 155만원부터, 13인치 128GB 모델은 145만원, 256GB 모델 169만원. 타임캡슐 신제품도 내놓았죠. 2테라바이트(TB)짜리는 35만9천원, 3TB짜리는 49만9천원. (링크)

맥북에어에 레티나를 탑재하지 않겠느냐는 소문도 나돌았는데 레티나는 없습니다. 저는 맥북에어 13인치를 사용하다가 맥북프로 레티나 13인치 모델이 나오자마자 스토리지를 2배로 늘려서 샀는데 만족합니다. 맥북프로가 작고 가벼워진 만큼 맥을 살 생각이라면 돈 더 주고 “프로"를 사라고 권합니다. '매버릭스' 얼른 써 보고 싶습니다. [광파리]

(참고)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 스케치.
(참고) 아이폰 iOS7의 9가지 새로운 기능.

아이폰 iOS7의 9가지 새로운 기능


애플이 간밤에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13) 기조연설을 통해 발표한 내용 중 아이폰/패드용 새 OS인 iOS7이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iOS7 발표를 기조연설 후반에 배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겠죠. 예상대로, 소문대로, 디자인 총책인 조니 아이브 부사장이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확 바꿨습니다. 상큼하고 단순해졌고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애플이 애플닷컴 사이트에 올린 내용을 중심으로 기조연설을 참고해 정리합니다.



애플은 iOS를 다시 생각했다고 합니다. 더 단순하고, 더 유익하고, 더 즐거운 경험을 주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리디자인(redesign)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조니 아이브 스타일대로 단순한 디자인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단순성이 미니멀리즘과 똑같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단순히 장식을 없애는 차원을 넘어 복잡한 것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이것저것 생각 안해도 "그냥 작동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1. 제어센터: 설정을 변경할 때 빨리 접속할 수 있게 해준다. 어떤 화면에서든 아래에서 위로 손가락을 그어 올리면 제어센터가 나타난다. 잠금화면에서도 스와이프가 된다. 에어플레인 모드로 바꾸고 싶달지, 와이파이를 켜거나 끄고 싶달지, 화면 밝기를 더 밝게, 또는 더 어둡게 하고 싶을 때 스와이프 한 번이면 된다. Control Center.

2. 알림센터: 새로운 메일, 받지 못한 전화, 할일목록 등을 알림센터를 통해 확인한다. iOS7에는 투데이(Today)란 기능이 들어간다. 오늘 알아야 할 것을 간추려 보여주는 기능이다. 어떤 화면에서든 위에서 아래로 그어 내리면 나타난다. 친구의 생일, 날씨, 교통상황. ‘투데이' 화면에서는 24시간 이내에 알아야 할 것들을 확인할 수 있다.

3. 멀티태스킹: 어떤 앱을 쓰다가 다른 앱을 사용해야 할 때 쓰는 기능. 스마트해졌다. 사용자 패턴을 파악해 대기한다.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앱 아이콘이 나타나고 그 위에 앱 화면이 뜬다. 앱 실행을 중단하려면 스와이프로 밀어내면 된다. 일정은 기기가 꺼져 있을 때나 와이파이에 연결될 때 업데이트 된다. 불필요하게 배터리를 소모하지 않는다.




4. 아이튠스 라디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많이 사용할수록 개인맞춤형이 된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맥 PC 애플TV 등 어떤 기기에서든 아이튠스 라디오를 켜면 맞춤 스테이션이 뜬다. 가수, 노래, 장르 등을 선택하면 이걸 토대로 곧바로 스테이션을 만들어준다. 광고를 보면 공짜, 아이튠즈 매치 가입자는 광고를 안봐도 공짜.

5. 포토: 사진을 더 빠르고, 더 쉽고, 더 재밌게 스크롤 하면서 볼 수 있다. 컬렉션, 모멘트, 연간(Years) 등의 메뉴가 있다. 사진/동영상을 촬영 시간별, 장소별로 묶어서 보여준다. ‘연간' 메뉴를 누르면 사진을 연도별로 보여준다. 특정 장소에서 찍은 사진만 볼 수도 있다. 사진 더미에 손가락을 대 썸네일로 특정 사진을 찾을 수 있다.

6. 에어드롭: 에어드롭을 이용하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쉽고 빠르게 사진/동영상/주소 등을 보내줄 수 있다. ‘공유' 버튼을 누르고 파일과 수신자를 선택하면 된다. 어떤 앱에서든 공유 버튼을 눌러 보낼 수 있다. 전송할 땐 암호화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수신자는 파일을 받을지 말지 선택할 수 있고 저장할 수 있다. "범퍼 필요 없다"는 말에 박수.



7. 카메라: 스틸 사진, 비디오, 파노라마 사진은 물론 정사각형 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 탭으로 선택할 수 있다. 새로운 필터가 추가돼 다양한 이미지로 바꿀 수 있다. 흑백사진으로 바꿀 수도 있다. 필터를 적용했을 때 사진이 어떤 모습인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나중에 필터를 적용하지 않은 사진이 낫겠다 싶으면 필터 적용을 취소하면 된다.

8. 사파리: 버튼과 메뉴바가 스크롤 하기 전에는 숨겨져 있어 전체화면으로 콘텐트를 본다. 스와이프를 해 앞/뒤 페이지로 이동한다. 통합창에 URL을 입력해 사이트에 접속할 수도 있고 검색어를 입력해 정보를 찾을 수도 있다. 여러 개의 탭을 앞뒤로 스크롤 하며 사이트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 페이지를 닫으려면 옆으로 스와이프 하면 된다.

9. 시리(Siri): 모양이 달라지고 기능이 추가됐다. 좀더 자연스런 음성으로 말해줘 이해하기 쉽다. 여성 음성 외에 남성 음성이 추가됐다. 더 신속히 답해주고 빙(Bing), 위키피디아, 트위터 등 더 많은 출처를 뒤져 답을 찾는다. 보이스메일을 말해준달지, 답신전화를 말로 건달지, 아이튠즈 라디오를 말로 작동한달지 …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이밖에 자동차에 iOS7을 적용하고 현대 기아 등 10여개 자동차 회사가 참여한다는 얘기도 있었고, 앱 업데이트가 완전히 자동화된다고 밝힐 땐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특정인/특정번호한테 걸려온 전화/문자를 아예 차단할 수 있는 '클블로킹' 기능도 들어간다고 합니다. iOS7은 아이폰4 이상, 아이패드2 이상, 아이패드 미니, 아이팟터치 5세대 이상에 탑재됩니다. 개발자용은 당장 공개됐고 정식 런칭은 올 가을에 할 예정입니다. [광파리]

(참고)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 기조연설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