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7일 목요일

“큰 애플”과 “더 큰 구글”…구글이 추월할까?


월스트리트저널이 ‘머니비트(Money Beat)’ 블로그에 재밌는 그래프를 올렸습니다.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뺀 기업가치만 놓고 보면 구글이 지난주에 애플을 추월해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됐다. 이걸 설명한 그래프와 글입니다 (링크). 물론 아직도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애플이 한참 앞섭니다. 6월26일 현재 애플은 3737억 달러, 구글은 2899억 달러. 작년말부터 격차가 많이 좁혀졌지만 아직 격차가 큽니다.

그런데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빼고 비교하면 달라진다고 합니다. 3월말 현재 현금보유고가 애플 1450억 달러, 구글 450억 달러. 애플이 1천억 달러나 많습니다. 시가총액에서 현금보유고를 뺀 순수한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놓고 비교보면 애플이 2287억 달러, 구글이 2449억 달러. 구글이 162억 달러 많습니다. (아래는 머니비트에 실린 그래프로, 지난주 시가총액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라서 수치가 조금 다릅니다.)



아시다시피 애플 주가는 2011년 10월5일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 올라 이듬해 9월에는 7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고 증시에서는 1천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70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이후 하락세를 계속해 지금은 400달러마저 밑돕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는 이미 석유회사 엑슨모빌한테 넘겨줬습니다. 6월26일 현재 엑슨모빌 시가총액은 3993억 달러.



위 그래프를 보면 애플과 구글의 최근 동향이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애플 주가가 줄곧 곤두박질하는 사이에 구글 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에서 현금을 제외한 기업가치 측면에서 구글이 애플을 추월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위 그래프는 최근 1년 주가그래프를 비교한 것이고, 최근 5년 주가 그래프(아래)를 보면 애플 주가가 2010년 이후 지나치게 올랐습니다. 그 거품이 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플 주가에서 거품이 꺼진 것은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이렇다할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애플TV도 말 뿐이고, 아이워치와 아이카도 말 뿐입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역시 스티브 잡스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토대로 모바일 패권을 움켜쥐었습니다. 지도를 비롯해 음성검색, 클라우드 컴퓨티 등에서는 애플보다 강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죠. 애플이 하반기에 무얼 내놓느냐에 따라 ‘테크 패권’의 향방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족 하나 붙입니다. 애플 주가에서 거품이 빠졌다고 해서 애플이 당장 궁지에 몰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디지털 제품을 평가하는 gdgt 사이트에서 애플 제품에 대한 평가를 찾아 보면 여전히 높은 점수가 나오고 “꼭 사야 할 제품(Must Have)” 딱지가 붙습니다. 아이폰5는 96점 Must Have, 아이패드 미니는 93점 Must Have, 맥북에어 13인치 95점 Must Have... 이런 식으로 경쟁사들 제품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옵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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