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일 화요일
시가총액에서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 추월
구글이 시가총액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테크놀로지(IT) 분야에서 애플에 이어 “넘버2”가 됐습니다. 다시 말해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한테 덜미 잡혔습니다. 간밤(10월1일)에 뉴욕증시에서 구글 주가는 소폭 오르고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소폭 떨어져 시가총액에서 역전됐습니다. 구글은 2492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2472억 달러. 예상된 일이긴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굴욕적인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마이크로소프트는 “PC 시대 제왕”으로 20년 이상 세계 컴퓨터 시장을 주름잡았습니다. 윈도와 오피스로 돈을 쓸어담다시피 했죠. 그러나 지금은 “포스트 PC 시대" “모바일 시대"라고 합니다. 구글은 구글 검색과 크롬 브라우저를 토대로 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장악한 뒤 안드로이드를 내세워 모바일 플랫폼도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OS에서 실수를 거듭하고 있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 그래프입니다. 2000년까지는 거침없이 치솟았습니다. 세상에 무서운 게 없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주가가 맥을 잃어 12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은 빌 게이츠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스티브 발머가 회사를 이끈 기간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이후에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구글 주가 그래프. 2004년 8월 기업공개 후 오름세를 이어가다가 2008년 한 해 동안 곤두박질하는가 싶더니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페이스북이 기업을 공개한 금년 중반 이후에는 급등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대한 실망이 ‘구글 다시보기’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페이스북은 기업공개 후 주가가 반토막 났죠. 한때 “구글 시대가 가고 페이스북 시대가 왔다"고 했는데 이제 보니 그게 아닌가 봅니다.
블룸버그 기사. 구글은 미국 검색시장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점유율은 16%. 콤스코어. 구글은 올해 미국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서 페이스북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구글은 올해 미국 모바일 광고에서도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마케터. 구글 안드로이드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64%에 달했다. 1년 전 43%. 가트너. 마이크로소프트 점유율은 2.7%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빙(Bing) 검색엔진을 포함해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매출 대부분을 PC용 윈도와 오피스에서 올리고 있다. 윈도 매출은 일부 고객이 윈도 노트북 대신 태블릿을 선택하는 바람에 부진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6일 윈도8을 발매하는 한편 ‘서피스' 태블릿을 내놓고 하드웨어 비즈니스에 뛰어든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2000년 7월 4300억 달러에 달했다.
가디언 기사. 구글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추월했다. 1990년대에 컴퓨팅을 주도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경쟁사에 덜미를 잡혔다. 2010년 5월에 애플이 먼저 추월했고 지금은 구글 차례다. 구글은 주가가 조금만 더 오르면 월마트를 제치고 미국 상장사 중 시가총액 3위가 될 수 있다. 애플은 세계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위 기업이다. 6269억 달러. (이 기사 필자는 테크놀로지 에디터인 찰스 아더)
찰스 아더가 쓴 ‘디지털 워'라는 책을 보면 구글은 초창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공룡 눈에 띄면 밟혀 죽을 수 있기 때문이었겠죠.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악마(evil)’로 보였고 구글은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를 모토로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구글은 넷스케이프를 잔인하게 짓밟았던 마이크로소프트를 크롬으로 제압했고 모바일 OS에서는 맥을 못추게 하고 있죠.
이 책에는 1998년 말 시가총액이 비교돼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3446억 달러, 애플 55억4천만 달러, 구글 1천만 달러. 당시엔 구글은 물론 애플조차 마이크로소프트의 적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은 구글의 3만4천배. 그런데 14년 지난 지금 역전됐으니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중 윈도8과 윈도폰8을 공식 런칭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옛 영화를 되살릴 수 있을까요?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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