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간밤에 뉴욕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갖고 ‘서피스 프로3(Surface Pro 3)’를 내놓았습니다. 자사 윈도 8.1 OS를 탑재한 태블릿입니다. 첫번째 서피스는 쪽박을 차서 수억 달러를 손실처리해야 했고, 두번째 서피스 역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연 삼수 끝에 태블릿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프로3’ 발표자료에서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는 태블릿"이란 점을 수 차례 강조했습니다. 아이패드를 비롯한 기존 태블릿은 노트북을 대체하진 못합니다. 다른 카테고리 제품으로 간주되고 있죠. 사람들은 노트북이랑 태블릿을 모두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닙니다. 그런데 서피스3는 “노트북 대체"를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완전한 PC이면서 훌륭한 태블릿"이라고 주장합니다. 태블릿으로는 영화 보고, 책 읽고, 게임 즐기고, 웹 서핑하고… 주로 콘텐트 소비하는데 사용했을 뿐. 기말 페이퍼 작성, 스프레드쉬트 작업, 영화 제작 등 콘텐트를 만들 땐 노트북(컴퓨터)을 써야 하지 않느냐, 그런데 서피스3에서는 콘텐트 생산도 쉽게 할 수 있다. 이런 얘기죠.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게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2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서피스 태블릿에는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윈도를 탑재한다는 점입니다. 같은 OS를 탑재한 만큼 컴퓨팅 환경이 같을 수밖에요. 노트북에서 쓰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생산성 프로그램을 서피스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윈도 노트북에서 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서피스에서도 돌릴 수 있는 게 강점입니다.
둘째,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첫 모델부터 노트북을 지향했습니다. 서피스를 세울 수 있게 ‘킥스탠드'를 붙였고 키보드를 겸하는 키보드커버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게 했죠. 킥스탠드와 키보드커버 개선. 킥스탠드는 150도까지 눕힐 수 있게 했고, 트랙패드는 종전 서피스보다 63% 키웠습니다. 도킹 스테이션도 수개월 내에 내놓겠다고 합니다.
물론 윈도를 탑재하고 킥스탠드+키보드커버는 처음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나 첫번째 서피스는 처절하게 실패했고 두번째 서피스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가격, 기능, 사용 편의성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미흡했기 때문이겠죠. 아직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서피스 프로3'는 스펙만 놓고 보면 노트북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스펙은 이렇습니다.
12인치 풀 HD, 2160 x 1440 해상도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어 i3, 코어 i5, 코어 i7
USB 3.0,
무게 800g, 두께 9.1mm.
저장용량 64~512GB
RAM은 4~8GB
미니 디스플레이포트와 마이크로SD 카드
마이크로소프트는 얇고 가볍고 강력하다고 말합니다. 두께는 맥북프로의 절반, 11인치 맥북에어의 70%에 불과하답니다. 이렇게 얇고 가벼운 기기에서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발휘하려면 열이 많이 날 텐데 냉각은 어떻게 하는지. 효율이 30% 개선된 새로운 냉각(팬) 기술을 개발했답니다. 성능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얇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밖에 배터리 사용시간은 9시간. 서피스2보다 10% 길어졌습니다. 멀티태스킹 지원, 복수계정 지원. 덧붙이자면 흔히 신제품을 기획할 땐 스펙, 일정, 비용 등을 따지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이 무얼 원하느냐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두 차례 쓴 잔을 마셨으니 소비자들이 무얼 원하는지, 무얼 보강해야 하는지 잘 알았겠죠.
마이크로소프트는 21일 마이크로소프트스토어와 미국 내 마이크로소프트 소매점, 베스트바이 등지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합니다. 이어 6월20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매하고 8월말쯤에는 한국을 포함한 26개 국가에서 추가로 발매합니다. 다음은 미국 판매가격.
1) i3-4GB RAM-64GB - 799달러 (약 82만원)
2) i5-4GB RAM-128GB - 999달러 (약 102만원)
3) i5-8GB RAM-256GB - 1299달러 (약 133만원)
4) i7-8GB RAM-256GB - 1549달러 (약 159만원)
5) i7-8GB RAM-512GB - 1949달러 (약 200만원)
서피스 프로 타이프 커버 130달러, 서피스펜 50달러.
서피스 프로 타이프 커버 130달러, 서피스펜 50달러.
어떻습니까? 스펙 만큼 성능이 나온다면 멋진 기기인데, 스펙 만큼 성능이 나올지... 무엇보다 가격이 걸립니다. 아이패드 에어가 62만원 내지 112만원. 서피스3가 50%쯤 비쌉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맥북에어와 비교하고, 같은 스펙 노트북에 비하면 비싸지 않다고 하는데, 그런 논리라면 중국산 고스펙 초저가 노트북과 비교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맥북에어와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맥북에어 11인치 가격은 113만~137만원입니다. 서피스3 제대로 쓰려면 130달러짜리 타이프커버까지는 사야겠죠. 게다가 한국 판매가격은 위에서 단순계산한 가격보다 높을 게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맥북에어보다도 비싸다고 봐야 합니다. 서피스3로 아이패드 에어와 맥북에어를 대적하기엔 버거울 수 있습니다.
어떻든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의 방향을 '노트북 대체'로 잡은 점은 박수치고 싶습니다. 방향을 잘 잡았습니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노트북보다는 스마트폰과 가깝죠. 가능성을 찾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절반 성공이라고 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기 사업을 강화해 레노버 HP 등 파트너들과 틈이 벌어지는 문제는 다른 얘기입니다. [광파리]
(추가1) 클리앙이 정리한 해외 전문가 평가 링크합니다.
(추가2, 6/18) 단언컨테 서피스프로3가 낫다는 글이 있어서 구글+에 메모했습니다. 베타뉴스 글인데 제가 요약해둔 걸 보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구글+ 메모 링크합니다.
(추가3, 7/10)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판매가격입니다.
코어 i3 CPU/ 4GB RAM/ 64GB SSD/ 90만원 대 후반 코어 i5 CPU/ 4GB RAM/ 128GB SSD/ 110만원 대 후반 코어 i5 CPU/ 8GB RAM/ 256GB SSD/ 150만원 대 중반 코어 i7 CPU/ 8GB RAM/ 256GB SSD/ 180만원 대 중반 코어 i7 CPU/ 8GB RAM/ 512GB SSD/ 230만원 대 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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