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4일 금요일

애플 매킨토시 30주년…“OS X과 iOS는 따로 간다”


애플이 매킨토시를 내놓은지 오늘로 30년이 됐습니다. 애플은 1984년 1월24일 매킨토시를 내놓았고 저는 매킨토시의 후손인 맥북프로 레티나로 이 글을 씁니다. 매킨토시 30년사를 뒤돌아보기 위해 맥월드 기사를 읽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눈에 띄는 대목을 메모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를 내놓은 이듬해 애플에서 쫓겨났죠.

맥월드는 애플의 쿠퍼티노 캠퍼스에서 크레그 페더리기와 필 쉴러 부사장(SVP)을 만나 인터뷰 했는데, 쉴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맥을 시작했을 때 컴퓨터 만들었던 기업들은 지금은 모두 손을 뗐다”, “우리만 남았고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렇죠. IBM은 PC사업을 레노버에 넘겼고, 레노버는 지난해 세계 1위 PC 메이커가 됐죠.



맥의 30년은 순탄치는 않았다.  안을 들여다보면 운영시스템(OS)는 오리지널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난 1985년 넥스트를 창업했고 애플은 12년 후 궁지에 처하자 넥스트를 인수했습니다. 넥스트 OS와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샀다고 하는 게 맞겠죠. 잡스는 1997년엔 자문역, 1998년엔 CEO로 애플에 복귀했습니다.

오리지널 맥의 컨셉이 지금까지 이어졌을까요? 물론입니다. 오리지널 맥 개발팀 멤버인 버트 트리블 상무(소프트웨어 기술부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게 하는 것, 사람이 기술을 따르는 게 아니라 기술이 사람을 따르게 하는 제품 철학이 이어져 내려왔고 아이폰 등 다른 제품에도 깔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30년이 지나면서 애플 주력제품은 바뀌었습니다. 맥은 이젠 주력제품이 아닙니다. 2000년대 들어 아이팟이 주력으로 등장했고 지금은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주력제품입니다. 그렇다면 맥은 사라질까요? 필 쉴러, 버트 트리블, 그리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인 크레그 페더리기 등의 얘기는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트리블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드웨어 팀과 소프트웨어 팀이 새로운 모바일 제품을 함께 만들다 보니 맥 개발도 활기를 되찾았다는 겁니다. 하드웨어 팀과 소프트웨어 팀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맥의 활력이 되살아났다는 겁니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을 스콧 포스탈이 맡았던 때와 달리 두 팀 간의 협업이 잘 된다는 말로 들립니다.



또 하나 재밌는 얘기가 있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뜨면서 맥과 OS가 다르다는 게 문제인데 언젠가는 통합되지 않겠느냐, (스콧 포스털이 퇴사한 후) 페더리기한테 소프트웨어를 맡긴 것도 통합 과정이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있었는데 페더리기는 단호하게 부인했다고 합니다. 맥은 언제든 맥 그 자체로 남아 있을 거라고 했다네요.

맥 OS인 OS X과 아이폰/아이패드 OS인 iOS 인터페이스가 다른 것은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늦게 나왔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는 낡았고 다른 하나는 새롭기 때문이 아니다. 마우스+키보드로 작동하는 기기와 손가락 터치로 작동하는 기기는 다르다. PC에 터치스크린을 붙이거나 태블릿에 키보드를 붙이려는 시도는 모두 잘못됐다.

페더리기와 쉴러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가 CEO에서 물러나기 전에 했던 말과 비슷합니다. 쉴러는 OS를 통합하려는 시도는 에너지 낭비라고 말했다네요. 다만 맥과 iOS 기기 간 스위치를 방해하는 것은 적극 제거할 것이고, 양쪽에서 같은 메시징 앱과 캘린더 앱을 쓰는 게 일례라고 했다네요.

OS X과 iOS 통합과 관련해 페더리기는 “통합을 위한 통합을 하란 말이냐. 그건 결코 목표가 아니다(absolutely a non-goal)"고 말했다고 합니다. 명쾌하고 단호합니다. 맥이 갈 방향과 모바일 기기가 갈 방향은 다르다는 얘기죠. 두 기기의 목적이 다르고 강점이 다르다. 다만 소비자들이 기기 간에 쉽게 스위치할 수 있게 하겠다. 이런 얘기입니다.

다음은 필 쉴러의 말입니다. “폰도 쓰고, 태블릿도 쓰고, 컴퓨터도 쓸 수 있는 세상이다. 이 중에서 선택해야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기기들 간에 끊김없이(seamlessly) 옮겨다니게 하는 것이다. 노트북 쓰는 사람, 태블릿 쓰는 사람으로 나뉘는 게 아니다. 이렇게 가진 않을 것이다.” 다양한 기기를 편하게 쓰도록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맥월드 기사 재밌게 읽었습니다. 애플은 30년 전 매킨토시를 내놓아 마우스와 키보드로 PC를 편하게 쓰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앞으로 맥이 어떻게 진화할지 궁금했는데… ‘OS 통합’으로 가지 않고 컴퓨터로서 진화를 계속하면서 모바일 기기와 편하게 스위치할 수 있는 쪽으로 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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