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글라스 전망이 어둡다 (Google Glass is doomed)’. 미국의 유명 블로거 로버트 스코블(48)이 구글+에서 이런 충격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스코블은 잠잘 때를 제외하곤 줄곧 구글글라스를 끼고 살고, 샤워할 때도 벗지 않는다며 사진까지 찍어 공개했던, 대표적인 구글글라스 옹호자입니다. 그랬던 그가 마음을 바꾼 걸까요?
구글글라스가 공개된 건 2012년 6월 개발자 컨퍼런스(구글I/O) 때였죠.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스카이다이버들을 동원, 낙하하면서 하늘에서 구글글라스로 찍은 영상을 전 세계에 생중계했습니다. 지난해 구글I/O에서 특별히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상용화까지는 시간 좀 걸리겠구나’ 생각했는데 스코블이 이런 얘기를 했다니...
스코블의 구글글라스 사용소감을 몇 개 소개합니다. 2013.4.26. 2주간 사용소감. 지금부터 평생 단 하루도 구글글라스 없이는 살지 않겠다. 그 정도로 중요하다.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가격에 달렸다. 강연이 끝날 때마다 청중들한테 물어봤는데 가격이 2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다들 사겠다고 했다. 부정적인 반응이 거의 없어서 놀랐다.
2013.4.28. 구글글라스 끼고 샤워 했는데 젖지 않았다. 내가 구글글라스 벗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농담인 줄 아셨을 텐데, 젖지 않았다. 샤워하면서 물에 푹 젖게 했는데 여전히 제대로 작동했다. 비 내릴 때도 사용할 수 있겠다. (스코블은 이 글에 구글글라스 끼고 샤워하는 인증샷을 첨부했고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널리 퍼졌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 '전망이 어둡다'고 말한 이유는 뭘까요? 2013.12.31. 8개월 동안 배운 것. 거의 모든 사람이 써 보고 싶어한다. 현재 1500달러. 가격이 문제다. 그런데 2014년엔 500달러 밑으로 내려가진 않을 거라고 한다. 이래 가지고는 안된다. 값이 300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개량제품이 나온다면 시장이 반응할 것이다. 2016년쯤.
구글은 앱스토어를 열고 API를 전면 공개해 개발자들을 도와야 하는데 너무 느리다. 2014년에 안될 거라고 보는 이유는? 우선 기대가 너무 크다. 글라스를 아이워치랑 비교하면서 “구글글라스는 인기 없다"고들 써대지 않겠나. 사용법 익히기도 어렵다. 매장에서 한 시간 동안 설명을 들어야 한다면 잘 팔리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2014년에는.
앱도 부족하고, 개발자들은 시장이 너무 작다고 생각해 관망한다. 현재 UI로는 많은 앱을 수용할 수도 없다. 수백개 앱을 스크롤 하면서 찾을 순 없다. “오케이 구글, 사진 찍어"라고 말할 때 패스 앱한테 말하는지, 페이스북 앱한테 말하는지, 헷갈릴 것이다. 배터리 수명도 문제다. 비디오 찍을 땐 45분밖에 견디지 못한다. 게다가 뜨거워진다.
나는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쓰는데 글라스에선 쓸 수 없다. 글라스에 대한 첫번째 불만은 페이스북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글은 기대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 2020년쯤에나 진가를 발휘할 제품이라고. 2014년에 현재 디자인으로 600달러쯤에 나온다면 안팔릴 것이다. 2020년쯤이면 대단해질 텐데 경쟁 제품도 많이 나올 것이다.
제목에 ‘전망이 어둡다(doomed)’는 표현이 있어 '생각이 180도 달라졌나?' 했는데 글을 읽어 보니 글라스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고, 구글이 좀더 신속하게 움직였으면 하는 바램을 담았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렇다면, 길게 보면 구글글라스가 주력제품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예상과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구글은 2014년 중반께 구글글라스를 일반에 공개하려고 한다. 앱 개발자들에게는 이미 구글개발자키트(GDK)를 공개했다. 베타 버전은 투박하고 어색하지만 컴퓨터화된 글라스가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점차 주력제품이 될 거라고 본다. 얼리어답터들이 의료, 탐사, 사진 등에 활용하다 보면 점차 보편화될 것이다.
구글글라스 판매는 공식 런칭 후 급증해 2018년 2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본다. 단가를 500달러로 치면 1050억 달러(약 110조원) 규모의 시장이 된다. 앞으로 5년 동안 평균소매가격이 얼마나 빠르게 떨어지느냐에 따라 대중화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현재 1500달러인 가격이 2년 내에 600달러로 떨어지고 이후에도 떨어질 것이다.
앱 개발과 관련해서는 돈 버는 게 관건이다. 구글은 현재는 앱에 돈을 부과하거나 광고를 붙이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글라스에 광고가 허용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문화적 장벽도 문제다. 디자인, 프라이버시, 안전성 문제… 글라스가 가까운 장래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구글이 점차 이런 장벽을 극복할 것이다.
보시다시피 로버트 스코블의 생각이랑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전망이 상충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말 그대로 전망을 했고, 스코블은 현재 글라스의 문제는 뭔지, 이런 문제를 극복해 대중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썼습니다. 단기간에 대박이 나진 않는다, 그러나 길게 보면 주력제품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저는 구글글라스를 오래 사용해보진 못했지만 화면이 너무 작고 화질이 흐리다, UI가 불편하다, 터치 스크롤을 통해 원하는 앱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음성이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방향은 맞다,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해야만 보편화될 수 있겠다…이런 생각을 했고 지금도 생각은 같습니다. 두 글에 동의합니다. [광파리]
구글글라스가 공개된 건 2012년 6월 개발자 컨퍼런스(구글I/O) 때였죠.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스카이다이버들을 동원, 낙하하면서 하늘에서 구글글라스로 찍은 영상을 전 세계에 생중계했습니다. 지난해 구글I/O에서 특별히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상용화까지는 시간 좀 걸리겠구나’ 생각했는데 스코블이 이런 얘기를 했다니...
스코블의 구글글라스 사용소감을 몇 개 소개합니다. 2013.4.26. 2주간 사용소감. 지금부터 평생 단 하루도 구글글라스 없이는 살지 않겠다. 그 정도로 중요하다.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가격에 달렸다. 강연이 끝날 때마다 청중들한테 물어봤는데 가격이 2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다들 사겠다고 했다. 부정적인 반응이 거의 없어서 놀랐다.
2013.4.28. 구글글라스 끼고 샤워 했는데 젖지 않았다. 내가 구글글라스 벗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농담인 줄 아셨을 텐데, 젖지 않았다. 샤워하면서 물에 푹 젖게 했는데 여전히 제대로 작동했다. 비 내릴 때도 사용할 수 있겠다. (스코블은 이 글에 구글글라스 끼고 샤워하는 인증샷을 첨부했고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널리 퍼졌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 '전망이 어둡다'고 말한 이유는 뭘까요? 2013.12.31. 8개월 동안 배운 것. 거의 모든 사람이 써 보고 싶어한다. 현재 1500달러. 가격이 문제다. 그런데 2014년엔 500달러 밑으로 내려가진 않을 거라고 한다. 이래 가지고는 안된다. 값이 300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개량제품이 나온다면 시장이 반응할 것이다. 2016년쯤.
구글은 앱스토어를 열고 API를 전면 공개해 개발자들을 도와야 하는데 너무 느리다. 2014년에 안될 거라고 보는 이유는? 우선 기대가 너무 크다. 글라스를 아이워치랑 비교하면서 “구글글라스는 인기 없다"고들 써대지 않겠나. 사용법 익히기도 어렵다. 매장에서 한 시간 동안 설명을 들어야 한다면 잘 팔리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2014년에는.
앱도 부족하고, 개발자들은 시장이 너무 작다고 생각해 관망한다. 현재 UI로는 많은 앱을 수용할 수도 없다. 수백개 앱을 스크롤 하면서 찾을 순 없다. “오케이 구글, 사진 찍어"라고 말할 때 패스 앱한테 말하는지, 페이스북 앱한테 말하는지, 헷갈릴 것이다. 배터리 수명도 문제다. 비디오 찍을 땐 45분밖에 견디지 못한다. 게다가 뜨거워진다.
나는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쓰는데 글라스에선 쓸 수 없다. 글라스에 대한 첫번째 불만은 페이스북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글은 기대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 2020년쯤에나 진가를 발휘할 제품이라고. 2014년에 현재 디자인으로 600달러쯤에 나온다면 안팔릴 것이다. 2020년쯤이면 대단해질 텐데 경쟁 제품도 많이 나올 것이다.
제목에 ‘전망이 어둡다(doomed)’는 표현이 있어 '생각이 180도 달라졌나?' 했는데 글을 읽어 보니 글라스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고, 구글이 좀더 신속하게 움직였으면 하는 바램을 담았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렇다면, 길게 보면 구글글라스가 주력제품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예상과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구글은 2014년 중반께 구글글라스를 일반에 공개하려고 한다. 앱 개발자들에게는 이미 구글개발자키트(GDK)를 공개했다. 베타 버전은 투박하고 어색하지만 컴퓨터화된 글라스가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점차 주력제품이 될 거라고 본다. 얼리어답터들이 의료, 탐사, 사진 등에 활용하다 보면 점차 보편화될 것이다.
구글글라스 판매는 공식 런칭 후 급증해 2018년 2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본다. 단가를 500달러로 치면 1050억 달러(약 110조원) 규모의 시장이 된다. 앞으로 5년 동안 평균소매가격이 얼마나 빠르게 떨어지느냐에 따라 대중화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현재 1500달러인 가격이 2년 내에 600달러로 떨어지고 이후에도 떨어질 것이다.
앱 개발과 관련해서는 돈 버는 게 관건이다. 구글은 현재는 앱에 돈을 부과하거나 광고를 붙이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글라스에 광고가 허용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문화적 장벽도 문제다. 디자인, 프라이버시, 안전성 문제… 글라스가 가까운 장래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구글이 점차 이런 장벽을 극복할 것이다.
보시다시피 로버트 스코블의 생각이랑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전망이 상충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말 그대로 전망을 했고, 스코블은 현재 글라스의 문제는 뭔지, 이런 문제를 극복해 대중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썼습니다. 단기간에 대박이 나진 않는다, 그러나 길게 보면 주력제품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저는 구글글라스를 오래 사용해보진 못했지만 화면이 너무 작고 화질이 흐리다, UI가 불편하다, 터치 스크롤을 통해 원하는 앱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음성이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방향은 맞다,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해야만 보편화될 수 있겠다…이런 생각을 했고 지금도 생각은 같습니다. 두 글에 동의합니다. [광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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