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레노버가 세계 최대 PC 메이커가 됐습니다. 가트너가 발표한 2013년 세계 PC 출하 실적(잠정치) 보고서를 보면 레노버는 16.9% 점유율을 기록해 16.2%에 그친 HP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분기로는 작년 2분기에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연간 1위에 오르기는 처음입니다. IBM PC사업을 인수한 2005년 후 8년만입니다.
레노버의 2013년 PC 출하대수는 5327만대로 2012년 5219만대에 비해 2.1% 늘렸습니다. 태블릿이 PC 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지난해 세계 PC 출하대수가 6.9% 감소한 것에 비하면 늘렸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죠. 지난해까지 1위를 지켰던 HP는 같은 기간 출하대수가 5651만대에서 5125만대로 9.3%나 급감했습니다.
세계 5대 PC 메이커는 레노버 > HP > 델 > 에이서 > 에이수스 순이죠. 중국 업체가 1위를 차지했고, 미국 업체가 2, 3위, 대만 업체가 4, 5위. 일본 도시바는 2013년에 5위권에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또 5대 메이커 중 레노버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의 출하대수가 줄었습니다. 에이서와 에이수스의 감소율은 28.1%와 17.7%나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만 메이커들이 변신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가트너 분석 자료를 보면 에이서는 크롬북 시장에서 선발주자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고, 에이서와 에이수스는 태블릿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아직도 PC가 주력이긴 하나 새로운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델은 개도국 소비자 시장을 노립니다.
PC 출하대수는 지난해 4분기에도 7.5% 감소했습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7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또 연간 감소율은 10.0%로 ‘역대 최악’이라고 합니다.
가트너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예리합니다. “태블릿 수요 급증이 개도국 PC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개도국에서 최초의 소비자용 ‘연결 기기(connected device)’는 스마트폰이고, 최초의 소비자용 컴퓨팅 기기는 태블릿이다. 개도국에서 PC 보급은 둔해질 것이다. 소비자들이 PC를 사지 않고 태블릿으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레노버의 선두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HP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레노버는 출하대수를 전년동기대비 6.6% 늘린 반면 HP 출하대수는 7.2% 감소했습니다. 그 결과 점유율이 레노버 18.1%, HP 16.4%. 레노버는 아태지역을 제외하곤 모든 지역에서 강한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합니다.
레노버는 IDC 자료(잠정치)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레노버 5377만대 17.1%, HP 5217만대 16.6%. 1년 전만 해도 HP가 16.6%로 1위, 레노버는 15.0%로 2위였고, 점유율 격차는 1.6% 포인트나 됐습니다. 레노버는 이 격차를 단숨에 뛰어넘고 왕좌를 차지했습니다. '포스트 PC 시대'에 'PC+ 전략'을 펼치고 있는 레노버. 대단합니다. [광파리]
One more thing. 태블릿이 PC 시장을 잠식했을까요? 잠식했습니다. 소비자가 쓸 수 있는 예산은 한정돼 있지요. PC 살 돈으로 태블릿 산 사람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실린 이 그래프 보십시오. 태블릿이 PC 시장을 잠식한 게 확실합니다. 그리고 레노버를 PC 메이커로만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레노버는 "PC+"를 기치로 걸고 포스트 PC 시대에 대비하고 있죠. 중국 시장에서는 삼성에 이어 2위 폰 업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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